밥 먹고 두어 시간만 게으름을 피우고 있어도 입안의 찝찝함과 갖가지 반찬, 국, 찌개가 혼합되어 치밀어 오르는 냄새와 불쾌감 때문에 결국 이빨을 닦게 된다. 게으름이 한참 절정을 피우던 철없던 시절에는 하루 이틀 안 닦는 정도가 아니라 일주일은 아무 감흥도 없이 버텼었던 것 같다. 끼니를 때우기가 무섭게 칫솔에 하얀 치약을 꾸역꾸역 짜 올려놓고 입안 구석구석을 문대기 시작한다. 하루에 세 번. 사십수 년을 반복한 짓이니 반가울 리 없는 바지런 떨기다. 그래도 그 바지런 떨기 끝에 얻은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득의만만하다. 얼마나 득의 만만하냐 하면 다음 끼니 전까지 게으름을 부리고 싶은 만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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