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유나파파 님의 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병원 풍경...

어머니가 두부의 심한 대상포진으로 인해 결국 입원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통원치료를 하며 수시로 오갔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오다니는 그 수고가 이로 말로할 수 없을정도로 고됬다. 첫날 그 비싸다는 1인실을 거쳐, 5인실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다섯 환자 중에 칠순이 넘은 어머니가 아래에서 두번째 나잇대로 젊은축이었다. 그만큼 노인환자가 병동에 그득했고, 병환과 삶의 찌든 여파들이 사방에 풍겨났다. 이틀 후 새로 들어온 어머니 옆 침대의 사십대 중반의 젊은 여자는 저녁에 방문한 남편과 심하게 다투었다.

"왜? 퇴원하고 이혼해?"

"미쳤냐? 병원비 다내주고 이혼하게?"

"병이 나를 공격 한다자나!"

여자의 음성은 더욱 커져만갔고, 남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머니 대각선 건너 침대의 할머니의 딸은 나보다도 나이가 더 들어보였는데, 계속해서 한 숨을 내쉬고 수심이 그득한 것이 보였다.

"보험들었어?"

건너 침대의 안동에서 왔다는 할머니가 물었다.

"아뇨."

"제법 나올건데?"

"집 팔아서 메워야죠."

"허이고..."

몇 침대 건너서 엿듣고 있었지만 참으로 딱하기 그지없는 효녀였다.

"동생은 간병하다 직장에서 짤렸어요. 과장씩이나 되었었는데..."

미안함과 아쉬움이 목소리에 잔뜩 묻어나왔다.

간호사들은 바삐 오갔고, 병문안 온 방문객들과 가족들이 수시로 병동에 드나들었다. 식사때가 되어서 도시락을 사기 위해 아래로 내려오니 에스칼레이터에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한가득이다. 마치 공장 컨베어벨트 위의 제품들 같이 보였다.

십인십색의 얼굴들,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병원 내를 활보하고 다닌다...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39 내 일상 | 젊음 자체가 예쁜 거다. 19-07-10
38 내 일상 | 양치질 19-07-05
37 내 일상 | 지하철 19-06-21
36 내 일상 | 양말 *2 19-06-20
35 내 일상 | 간호사들 *4 19-06-19
» 내 일상 | 병원 풍경... 19-06-17
33 내 일상 | 19-06-15
32 내 일상 | 영화 기생충을 보고... *6 19-06-01
31 내 일상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중에서... 19-05-24
30 내 일상 | '악질 경찰'중에서... 19-05-23
29 내 일상 | 구급도장 *2 19-05-22
28 내 일상 | '중원 싹쓸이'중에서... *2 19-05-21
27 내 일상 | 재승박덕(才勝薄德) 19-05-19
26 내 일상 | 디자인의 발전 19-05-17
25 내 일상 | '경수산록'중에서... 19-05-17
24 내 일상 | '잔인하고 흉악하게'중에서... 19-05-16
23 내 일상 | 스탠바이 중인 서재 대문... 19-05-16
22 내 일상 | 나혼자 산다를 보고... 19-05-15
21 내 일상 | 삼중주차 19-05-14
20 내 일상 | 외출 19-05-09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