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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폭주기관차' 두경민, 브레이크 파트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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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민 ⓒ 원주동부

 

'거침없는 폭주기관차, 브레이크도 필요하다!'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에서 새얼굴들의 돌풍이 거세다. 특히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경희대 3인방 김종규(LG·207cm)-김민구(KCC·191cm)-두경민(동부·183cm)은 나란히 신인드래프트에서 1·2·3위에 뽑혔던 실력을 프로에서 그대로 입증하는 모습이다. 하나같이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데뷔하자마자 소속팀에서 핵심전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농구도사' '민구치' 김민구다. 그는 외곽슛-돌파 등에 두루 능한 전천후 공격수이면서 어지간한 정통 포인트가드 이상 가는 시야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패스만 잘하는게 아닌 템포를 조절하며 동료들 전체를 살려주는 능력의 소유자다.

이를 입증하듯 어시스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으며 리바운드-스틸 등 수비적인 면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는 중이다. 공격력과 사이즈가 보강된 이상민이라는 평가가 과언이 아닌 듯하다.

LG 김종규는 아직까지 기록적인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지만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국가대표 빅맨으로서의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토종 빅맨에 목마른 LG 입장에서는 보물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LG라는 팀 자체가 워낙 선수층이 두터워 누가 감독을 하든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있는 만큼 그로인해 시너지효과도 상당할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거기에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선수가 있으니 다름 아닌 두경민이다. 경희대 시절부터 김민구-김종규에 밀려 3인자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프로에서의 적응도만 놓고보면 위 두 선수 못지않다. 화려함은 다소 떨어질지 몰라도 정확한 슛과 과감한 돌파를 바탕으로 득점을 쌓아나갈 수 있는 실속형 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있다.

두경민의 최대 장점은 엄청난 체력을 바탕으로한 활동량이다. 끊임없이 뛰어다니면서도 어지간해서는 지치지 않는다. 이를 바탕으로 공수에서 쉬지 않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라 동부의 에너자이저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딱히 약점을 찾기 힘든 김민구와 달리 두경민은 장단점이 뚜렷한 유형의 가드다. 부지런하고 배짱이 두둑한지라 공격적인 부분(평균 14득점, 3점슛 전체 1위)에서는 나무랄 데 없지만 가드치고 시야가 좁고 패스능력도 좋지 않다. 본인의 몫은 충분히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으나 전체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는 것. 키작은 포워드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희대 시절부터 두경민에게 붙은 별명 중 하나는 '두동근'이다. 울산 모비스 베테랑가드 양동근과 외모(?), 플레이스타일 등이 닮았기 때문, 실제로 프로에 입성해 펼치는 경기 색깔 역시 영락없이 신인시절 양동근을 연상시킨다.

양동근의 등장은 굉장히 신선했다. 이전까지 활약했던 1번들은 특유의 패싱센스나 게임조립 능력을 통해 경기를 이끌어갔지만 양동근은 달랐다. 어설픈 패싱게임으로 경기를 풀어가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선두에 서서 강한 파워와 스피드로 상대팀의 수비진을 허물어버렸다. 직접 공격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았고 어시스트 역시 자신에게 수비수가 몰린 상황에서 확실하게 빈공간이 나오면 찔러주는 정도였다.

현란한 드리블과 센스로 상대를 속이는 이전 정통파 가드들과 달리 양동근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순간적인 스피드가 좋아 동선을 간파당해도 어렵지 않게 뚫어버렸으며 한발 앞서 잽싸게 막아서는 상대는 몸싸움으로 밀어내 버렸다.

그와 몸싸움을 벌이는 대부분의 상대 가드들은 월등한 힘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소속팀에서도 이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주문하기도 했다. 여기에 빼어난 슈팅력과 강한 체력까지 갖춰 돌파와 슛을 반복하며 상대를 농락하기 일쑤였다.

이러한 양동근의 힘-체력-스피드는 수비시에도 크게 빛을 발했다. 엄청난 활동량으로 빠르고 강하게 압박하다 보니 어지간한 상대는 평소의 기량을 펼치기 어려웠다. 경기 시야가 더 넓고 패싱센스가 좋은 가드라 할지라도 일단 맞상대에서 밀려버렸는지라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양동근같은 투사형 가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수조건이 있다. 좁은 시야와 떨어지는 센스를 커버해줄 적절한 파트너가 있어야 한다. 양동근의 신인시절에는 역대 외국인 선수중 최고의 센스파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포인트 포워드 크리스 윌리엄스(33·194cm)가 함께했으며 현재는 '빅 히프' 함지훈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유재학 감독 특유의 꼼꼼한 전략전술도 약점 커버에 한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두경민 역시 양동근 같은 스타일로 성공하기위해서는 윌리엄스-함지훈 같은 컨트롤타워형 동료가 필요하다. 경희대 시절에는 김민구가 함께했기에 자신의 플레이를 맘껏 펼칠 수 있었다. 아쉽게도 현재 동부에는 외국인선수를 포함해도 이러한 스타일을 찾기가 쉽지 않다. 김주성이 건재하다면 그런 역할이 가능하지만 잦은 부상과 노쇠화로 인해 정상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거침없는 플레이로 '폭주기관차'같은 포스를 발휘하고 있는 두경민, 그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브레이크를 걸어줄 동료 혹은 팀 시스템이 시급하다.


 

-문피아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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