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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쓴것] 명가 뉴욕의 한시대를 장식했던 최종병기 '트리플 테러'

명가 뉴욕의 한시대를 장식했던 최종병기 '트리플 테러'

[명승부 역사 속으로①] 2000~2001시즌 NBA 정규리그 뉴욕 vs 밀워키

 

NBA(미 프로농구) 전통의 강호 뉴욕 닉스, 한때 전통센터 '킹콩' 패트릭 유잉(52·213cm)을 중심으로 높이농구를 구사하던 그들은 이후 포스트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공격편대를 결성한다.

지금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트리플 테러'가 그것으로 3명의 걸출한 공격수들이 일거에 상대팀을 폭격하는 무시무시한 화력을 자랑했다. 물론 농구는 공격만으로는 되지않는다. 닉스는 수비등에서 약점을 드러내며 우승까지 달리는데는 실패했지만 팬들에게 화려하고 다이나믹한 농구를 선보이는데는 일정 부분 성공했다.

폭발적인 돌파능력이 압권이었던 라트렐 스프리웰(44·196cm), 유연한 몸놀림에 기교넘치는 플레이가 일품이었던 슈팅머신 앨런 휴스턴(43·198cm), 역대급 3점슈터 글랜 라이스(47·203cm)로 구성된 '트리플 테러'는 컨디션이 좋은날은 어떤 강팀이와도 난타전에서 밀리지않으며 승리를 가져갔다.

2000년 12월 18일,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서 이들과 맞붙은 상대는 밀워키 벅스(원정 팀)다. '빅 도그(Big Dog)' 글랜 로빈슨(41·201cm)과 '만랩 슈가' 레이 알렌(35·196cm)이라는 당시 물오른 신예 스타들을 선봉으로 한창 파워를 과시하는 팀이었다. 그것을 입증이라도 하듯 당시 경기 전까지 리그 강호로 꼽히는 유타, LA, 토론토 등을 연파하며 4연승의 고속 비행 중이었다.

2000~2001시즌 NBA 정규리그
뉴욕닉스(홈팀) vs 밀워키 벅스(원정 팀)

뉴욕과 밀워키.jpg
 뉴욕 닉스 vs 밀워키 벅스
ⓒ NBA

 


1쿼터: 뉴욕은 슈팅 가드 스프리웰이 주로 게임 리딩을 맡으며 잦은 턴 오버를 양산했다. 이에 반해 밀워키는 안정적인 게임 리딩이 돋보이는 '외계인' 샘 카셀(45·191cm)이 경기를 안정적으로 조율하며 대조를 보였다.

그러나 비록 경기운영은 매끄럽지 못했지만 스피드와 개인기가 탁월했던 스프리웰은 공격의 일선에 서서 전매특허인 속공에 이은 드라이브 인을 연속해서 성공시켰고 더불어 속도가 붙은 뉴욕은 휴스턴이나 라이스등 다른 '트리플 테러' 멤버들의 공격력까지 배가시키며 잦은 턴 오버-공격자 파울 등을 상쇄시켜 나갔다. 밀워키는 안정적으로 경기는 끌어나갔으나 공격력이 잘 살아나지않으며 뉴욕을 앞서나가지 못했다. 알렌 정도만이 좋은 슛 감각을 뽐냈을 뿐 팀내 주포 로빈슨의 활약상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고감도 슛으로 유명한 라이스는 연이은 외곽 슛을 터트려 쾌조의 슛 컨디션을 시위했고 스프리웰의 스피드하고 다이나믹 한 속공쇼는 그칠줄을 몰랐다. 과거 시카고 불스 3연패의 주역이었던 호주 출신 백인센터 룩 롱리가 뉴욕 백업센터로 출전했으나 별다른 활약은 없었다.

뉴욕 31 - 29 밀워키

​2쿼터: 1쿼터 반칙을 2개나 범한 스프리웰이 나오지 않아 밀워키로서는 호재를 맞는 듯 했으나 로빈슨이 쉬운 슛을 연달아 놓치고 설상가상으로 심판에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까지 범하는 실수를 범하며 밀워키 선수 진에 묘한 불안감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러한 불안 징조를 증명이라도 하듯 휴스턴의 미들 슛과 캠비의 더블 클러치가 터지며 뉴욕이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더불어 스프리웰이 다시 투입되자 뉴욕의 다이나믹한 스피드 쇼는 탄력을 받기 시작하고 주전 래리 존슨의 공백을 메꾸고 있는 커트 토마스의 골 밑 플레이가 밀워키 진영을 연신 괴롭히기 시작한다. 골 밑 동료의 활약에 고무된 듯 캠비의 활약도 점점 강도를 더해갔다.

이런 상황에서 밀워키는 전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해 파울 트러블로 몸이 위축된 로빈슨마저도 뺄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 봉착한다. 뉴욕은 핀치에 몰린 밀워키를 끝장내겠다는 듯 캠비의 골 밑과 라이스의 외곽이 조화를 이루며 더욱 거일게 밀어부쳤다.

밀워키는 그런 상황에서도 로빈슨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초반 좋아 보였던 알렌의 외곽 슛도 난사만 거듭할 뿐 낮은 적중 율을 보인다. 이러한 경기양상은 그대로 스코어로 이어져 뉴욕은 2쿼터를 크게 앞서며 전반을 마친다. 전반 야투성공률 54% : 34%, 리바운드 31 : 15에서도 볼 수 있는 듯이 뉴욕이 월등한 우세를 보이며 기선을 제압했다.

뉴욕 60 - 44 밀워키

​3쿼터: 2쿼터가 뉴욕의 시간이었다면 3쿼터는 밀워키의 반격타임이었다. 다시 살아난 로빈슨의 득점 포를 앞세운 밀워키는 트리플 테러가 갑작스러운 부진을 보이는 뉴욕의 진영을 맹폭격했다. 뉴욕은 갑자기 난조에 빠졌고 밀워키의 두 배가 넘는 턴 오버를 양산하였다. 전반 최고의 슛 감각을 보인 라이스는 변변한 슈팅찬스 조차 맞지 못했다.

이에 반해 밀워키는 득점력이 살아난 로빈슨에 슈팅능력이 좋은 장신 스윙 맨 팀 토마스가 공격을 연거푸 성공시키고 더불어 전반 부진하던 카셀이 연속적으로 득점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는다.

설상가상으로 뉴욕으로서는 가뜩이나 안 풀리는 경기에 백업 센터 롱리의 어설픈 공격실패가 이어지면서 전반 벌려놓은 점수를 다 까먹으며 2점 차까지 쫓기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을 맞게됐다. 뉴욕이 3쿼터에 올린 점수는 고작 10점이었다.

뉴욕 70 - 68 밀워키

4쿼터: 3쿼터 부진에 위기감을 느낀 탓일까? 시작과 동시에 휴스턴이 장거리포를 명중시키며 뉴욕팬들의 주먹을 불끈 쥐어지게 했다. 그러나 뉴욕의 진짜 위기는 4쿼터부터 시작된다. 로빈슨과 알렌의 득점이 주를 이루었던 밀워키에 새로운 전사들의 맹활약이 터진다. 휴스턴의 슛이 터지기 무섭게 밀워키 백업 슈터 린제이 헌터가 과감한 3점포로 응수하고 이어서 역시 백업선수인 팀 토마스가 슛을 성공시키며 73-73 동점을 만든다.

전반 크게 앞서던 뉴욕으로서는 힘이 빠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동점을 허용했다는 당혹감 때문인지 뉴욕은 스프리웰이 트래블링을 범하고 휴스턴이 공격자 파울로 공격권을 넘겨주는 등 우왕좌왕 한다. 그러한 시점에서 헌터의 3점 슛이 다시 터지며 드디어 밀워키는 역전에 성공한다.

당황한 뉴욕은 스프리웰이 또다시 공격자 파울로 공격권을 밀워키에 헌납하고 밀워키는 팀 토마스가 다시 3점 슛을 성공시킨다. 벤치멤버들의 미친듯한 활약으로 79대 73으로 달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헌터가 3점 슛을 또 터트리고 팀 토마스도 미들 슛을 보탠다.

헌터는 완전히 슛 감각에 불이 지펴졌는지 시간에 쫓긴 3점 슛마저도 백보드에 맞고 들어가는 등 놀라운 슛 컨디션을 보여준다. 이러한 벤치 파워에 로빈슨과 알렌 두 간판스타의 얼굴가득 웃음이 지어진다.

92대 82, 밀워키가 10점을 앞서나가며 승부의 추는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명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공격력이 완전히 실종 된 줄 알았던 뉴욕의 대반격이 이어진 것이다. 뉴욕은 라이스가 침착하게 3점 슛을 터트렸고 이에 홈 관중들은 엄청난 열광으로 성원해준다. 정통적으로 역전의 명수인 뉴욕 팀에 대한 믿음을 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뉴욕은 라이스의 3점 슛이 다시 터지고 앨런 휴스턴도 미들 슛으로 지원사격을 한다. 그리고 이후 혼전의 분위기 속에서 카셀이 자유투를 1개만 성공시킨 가운데 종료 5초를 남기고 뉴욕은 공격권을 얻는다. 밀워키가 3점을 앞서는 상황에서 이제는 볼 것도 없이 무조건 3점 슛을 성공시켜야 될 상황이었다.

밀워키는 '트리플 테러'를 압박하며 마지막 공격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여기서 또 반전이 일어났다. 휴스턴은 자신이 쏠 듯 하다가 빈공간에 있던 에릭 스트릭랜드에게 볼을 넘겨줬고 침착한 3점포로 이어지면서 경기종료 0.6초 전 기적 같은 동점상황이 벌어진다. 뉴욕의 홈 팬들은 광란의 함성을 질러댔고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연장전: 긴장한 탓이었을까? 뉴욕과 밀워키는 번갈아 가면서 공격에 실패한다. 5분의 연장경기에서 절반이 넘는 3분 동안 양 팀은 겨우 한 골 씩밖에 성공을 못시킨다. 뉴욕은 마지막 골의 영웅인 스트릭랜드의 베이스 라인돌파에 이은 골밑슛이었고 밀워키는 알렌의 미들 슛이 전부였다.

이후 지루한 소모전이 반복되다가 휴스턴이 베이스 라인 점프 슛을 성공시키며 뉴욕이 3점차로 앞서나간다. 당황한 밀워키는 파울작전으로 나갔고 그들의 의도대로인지 뉴욕의 9번 선수는 두 개를 다 실패하고 만다.

남은 시간은 9.3 초, 4쿼터 마지막 순간과 같은 양상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숨막히는 상황 속에서 밀워키는 당일 가장 좋은 외곽 슛 컨디션을 보인 헌터가 마지막 클러치 3점 슛을 쏜다. 하지만 타이트한 뉴욕 수비진에 막혀 제대로된 자세로 슛을 던지지 못한다. 결국 헌터의 3점 슛은 골 망을 외면했고 승부는 뉴욕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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