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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김동현, 우들리 앞 재확인…마지막 해답은 '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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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에 완패한 김동현에게 필요한 것은 '퓨전'이다. ⓒ 게티이미지

김동현(32)의 허무한 우들리전 TKO 패배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동현은 23일 중국 마카오서 열린 ‘UFC Fight Night MACAO’ 대회 코-메인이벤트에서 웰터급 랭킹 4위 타이론 우들리(32·미국)를 맞이해 1라운드 1분 1초 TKO패에 울었다.

한바탕 클린치 싸움 이후 벌어진 스탠딩 격돌에서 우들리의 강력한 펀치를 안면에 허용한 뒤 연이은 파운딩에 그대로 무너졌다. 어려운 상대인 만큼 패배라는 결과 자체보다 내용이 더 아쉬웠다. 전략의 실패라는 의견부터 당초 정상권을 노리기에는 기량이 부족했다는 회의론까지 패배의 그늘을 휘감고 있다.

레슬러 출신이기는 하지만 UFC에서의 우들리 주특기는 타격이다. 김동현은 그간 맷 브라운-아미르 사돌라-네이트 디아즈-파울로 티아고-에릭 실바 등 타격에 능한 상대를 잘 잡아왔다. 하나같이 테이크다운 방어에 약한 편이라 압박형 그래플링으로 포인트를 쌓고 그에 따라 파생되는 상대의 부담을 이용해 넉아웃 경기도 빚었다.

하지만 우들리는 이제껏 붙었던 어떤 상대보다도 파워가 강하고 폭발적인 운동신경과 탄력을 보유했다. 무엇보다 까다로웠던 점은 공격적인 레슬링은 강하지 않다 해도 클린치싸움과 테이크다운 방어가 무척 뛰어나다는 것. 따라서 싫든 좋든 타격전은 피할 수 없었다.

잠깐의 클린치 싸움에서 우들리의 무시무시한 완력을 느낀 김동현은 스탠딩 상태에서 달려들며 백스핀 블로우를 구사하다 카운터를 얻어맞고 쓰러졌다. 그리 빠르지도 탄력이 좋지도 않은 김동현이 무모하게 달려든 것을 염두에 둔 전문가들은 김동현이 역카운터를 계산하고 돌격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달려들면 우들리가 펀치를 낼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백스핀 블로우를 통해 역으로 카운터 싸움을 걸었다는 얘기다. 타이밍만 맞았다면 충격을 받고 다운된 것은 우들리가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들리의 반응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더 빨랐고 반대로 김동현의 움직임은 마음을 따라가지 못했다. 동작이 큰 만큼 빈틈도 많았다. 결국, 백스핀 블로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간발의 차이로 펀치를 맞았고 승부는 거기서 갈렸다.

물론 김동현이 지나치게 성급했던 것은 사실이다. 테이크다운이 어렵다고 판단했더라도 신장과 리치에서 우위에 있던 만큼 아웃파이팅을 펼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아웃파이팅은 단순히 키만 크다고 펼칠 수 있는 게 아니다. 거기에 맞는 스텝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 기계 같은 거리조절 능력도 필요하다.

단순히 신장이 크다고 할 수 있는 게 아웃파이팅이라면 ‘UFC판 세미 슐트’로 불리는 장신파이터(211cm) ´고층건물(Skyscraper)´ 스테판 스트루브(23·네덜란드)는 벌써 챔피언에 등극했어야 했다.

서툴게 아웃파이팅을 고집했다가는 치고 빠지는 속도가 빠른 우들리에게 어설픈 펀치 거리에서 큰 공격을 허용했을 수도 있다. 김동현 입장에서는 자신의 약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에 그 상황에서 승부수를 걸었다는 평가다.

우들리전에서 드러났듯, 김동현은 정상권을 노리기에 그래플링-스탠딩 등에서 모두 ‘2%’부족하다. 중상위권 파이터들을 상대로는 충분히 통했지만 이번에 패배를 안겨준 우들리를 비롯해 이전 적수인 카를로스 콘딧, 데미안 마이어 등에게는 역부족이었다.

그렇다고 김동현이 그라운드와 타격능력을 현재보다 더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노력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게임과 다르기 때문에 의도대로 기량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일부에서는 그래플링과 스탠딩의 조화를 진화의 대안으로 내놓기도 한다. 예전부터 김동현은 그라운드와 타격이 따로 노는 경향이 짙었다. 그라운드가 잘 될 때는 그라운드로, 타격컨디션이 좋을 때는 타격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전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나 상위권을 위협하던 카를로스 콘딧 등처럼 타격과 그래플링이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가는 움직임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극강의 장점을 지니지 못한 만큼 자연스러운 연계동작 등을 갖춰야만 우들리 이상의 상대들과 승부가 가능하다. 본래 대전 상대였던 헥터 롬바드(36·쿠바)는 우들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불리고 있으며 현 챔피언 ‘빅 리그(BIG RIGG)’ 조니 헨드릭스(31·미국)는 하드펀처이자 강력한 레슬러면서 기술적으로도 완성된 상대다. 이번 우들리전은 김동현과 정상권 괴물들과의 격차를 확실하게 보여준 교훈의 장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과연 김동현이 매미권과 스턴건의 혼합스타일인 ‘매턴건(팬들이 붙여준 또 다른 애칭)’을 완성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 애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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