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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쓴것] ‘강강강’ 브랜다오, UFC 챔피언 라울러에 비친 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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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고 브랜다오의 경기 모습 캡처

‘강중약 중강약약’

국내 인기 만화가 김성모 화백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있다.

작품 속 캐릭터가 마치 대전 격투게임을 하듯 콤비네이션을 구사할 때 종종 언급된다. 다소 과장된 설정이지만 이 같은 패턴은 사실 UFC 등 격투기에서는 무척 중요하다. 실력이 월등히 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뻔히 눈치 채는 공격으로는 상대를 때려눕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UFC 페더급 디에고 브랜다오(28,브라질)에게 절실히 요구된다. 연승을 달리던 브랜다오는 3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95’에서 브라이언 오르테가(24,미국)에게 트라이앵글초크를 허용하며 3라운드 1분 13초만에 패했다.

브랜다오는 UFC 기대주다. 성적도 나쁘지 않을 뿐더러 파이팅 스타일도 화끈하다. 초반부터 화끈하게 양훅을 휘두르며 치고 들어가 상대를 박살내는 것을 선호한다. 거칠게 달려들어 타격전을 거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 마리 맹견이 연상될 정도다.

브랜다오는 헤비급 복싱의 전설 마이크 타이슨과 종합격투계의 레전드 중 한 명인 반더레이 실바를 존경한다. 어쩌면 그의 이러한 파이팅 스타일은 신장은 크지 않지만 폭발적인 탄력을 바탕으로 큰 선수들을 잡았던 실바를 따라하고 싶은 욕심도 깔렸다.

하지만 현재의 브랜다오는 지나치게 강공일변도라는 지적이다. 기선을 제압하는 것은 좋지만 초반부터 너무 우직하고 강하게 나간다. 정타가 제대로 들어가면 바로 흐름을 잡아가는 효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중반 이후로 들어가면 체력적 어려움에 직면한다. 단순한 ‘강강 패턴’으로 인해 상대가 공격에 적응하는 악순환도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좀 더 위를 노리고 있는 브랜다오 입장에서 반드시 고쳐야한다. 중하위권 랭커들에게는 통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붙게 될 상위 수준의 파이터들에게는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르테가와의 경기는 이러한 브랜다오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브랜다오는 오르테가를 맞아 초반부터 큰 펀치를 휘두르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1라운드 그림만 놓고 봤을 때 브랜다오의 일방적인 페이스처럼 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에 들어선 오르테가는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은 듯 냉정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1라운드 때처럼 뒤로 물러서는 경우도 현저히 줄었다. 브랜다오의 ‘예상할 수 있는 수’에 제대로 적응했기 때문이다.

앞손 잽을 잘 활용해 짧은 공격으로 브랜다오의 얼굴에 거푸 정타를 꽂으며 흐름을 잡아갔다. 결국 이 같은 냉정한 경기운영을 바탕으로 오르테가는 3라운드에서 서브미션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브랜다오의 이 같은 맹공 스타일은 실속 면에서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라운드에서 그는 겉으로 보이는 그림에서는 임팩트가 넘쳤지만 정작 흐름을 잡아가지는 못했다. 무시무시해 보이는 큰 궤적의 펀치들이 보기보다 오르테가에게 데미지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크게 휘두르는 브랜다오의 묵직한 훅은 대부분 오르테가에게 보였던지라 가드에 걸리든지 스치거나 밀리듯이 들어갔다.

브랜다오의 우상인 타이슨이나 실바도 이처럼 마구잡이로 큰 펀치를 남발하지는 않았다. 타이슨같은 경우 잔 공격은 많지 않았지만 끊임없이 머리와 어깨를 움직이며 상대에게 보이지 않는 속임수 동작을 많이 취했고 결국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한방과 연타를 작렬시켰다. 실바 역시 ‘붕붕훅’이라는 단순패턴으로 유명했으나 경력이 쌓일수록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며 펀치를 크게 칠 때와 작게 칠 때를 잘 구분했다.

브랜다오는 웰터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의 진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펀치 외에 다양한 킥과 그래플링까지 있는 브랜다오에 비해 라울러는 그야말로 거의 펀치밖에 없는 복서형 파이터다. 그럼에도 상대들은 라울러를 맞아 많은 공격을 허용한다.

최근의 라울러는 잽 등 앞손 공격을 적절하게 사용하며 상대를 차근차근 압박하다가 빈틈이 보였을 때 묵직한 정타를 잘 꽂아 넣는다. 근거리와 원거리를 오가는 스탭도 더욱 노련해졌으며 자신의 공격이 들어간 이후 상대는 때리기 어렵고 자신은 다음 공격을 치기편한 쪽으로의 각을 잡는 움직임도 더욱 좋아졌다는 평가다.

강자들이 즐비한 페더급에서 브랜다오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강강’이 아닌 ‘강중약’이 적절히 가미된 템포 조절이 절실하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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