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가 이전에 비해 얼마나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MBC 스포츠플러스 방송화면 캡처
‘얼음 황제’ 에밀리야넨코 표도르(39·러시아)가 돌아왔다.
표도르는 지난달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서 열린 '라이진 FF(RIZIN FF)'에서 싱 자이딥(28·인도)을 맞이해 1라운드 3분 3초 만에 TKO승, 3년 6개월만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효도르는 예상보다 더 쉽게 승리를 따냈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와 기나긴 공백기, 장신의 스트라이커와의 대결로 자칫 고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표도르는 그라운드에 약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낙승했다. 표도르 이름값에 눌린 탓인지 지나치게 경직된 움직임으로 일관했던 자이딥의 자세도 완승의 요인이 됐다.
팬들과 관계자들은 불혹의 나이에 돌아온 표도르의 기량이 어느 정도일지 많은 관심을 보였다. 전성기와 비교해 얼마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향후 행보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현 시점에서는 표도르의 기량을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 경기 전부터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상대 자이딥이 너무나 무기력하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표도르의 기본 패턴은 여전히 비슷했다. 표도르는 상대의 체격이나 파이팅 스타일을 따지지 않고 전진 스텝을 밟으며 압박을 즐긴다. 궤적 큰 펀치를 힘차게 휘두르며 기선을 제압하고 거리가 좁혀지면 상대의 몸통을 잡고 클린치를 시도하며 좌우로 흔들다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다.
이른바 러시안 훅 스타일인 표도르의 펀치는 간결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다. 워낙 크게 휘둘러 빈틈투성이다. 허점을 노려 정교하게 꽂아 넣기보다는 가드 안팎으로 마구 몰아친다. 그럼에도 많은 상대들이 제대로 된 카운터도 꽂지 못한 것은 표도르의 놀라운 신체능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전성기 표도르는 마구잡이로 휘둘러대는 것 같으면서도 스피드와 균형이 잘 잡혀있고 부드러워 누구도 쉽게 빈틈을 파고들지 못했다. 전광석화처럼 이뤄지는 테이크다운 콤비네이션도 한몫했다. 클린치 상황에서는 상대의 퇴로를 한 곳으로 좁힌 뒤 도망가는 길목에서 콤비네이션을 쏟아내기도 했다.
표도르의 콤비네이션은 종류도 다양하고 막힘없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더욱 곤혹스러웠다. 라이트훅을 휘둘러 중심을 흔들고 허리를 싸잡아 옆으로 돌려 테이크다운 시킨 후 일어나려는 상대의 머리를 누르고 사커킥을 가하는 데는 불과 3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표도르가 무조건 압박 공격만 가하는 파이터는 아니다. 근거리에서 상대 공격을 흘리고 카운터를 치는데도 능했다. 빼어난 동체시력과 고무 같은 탄력으로 고개를 살짝 젖히는 정도로 펀치를 피한 후 바로 중심을 앞으로 바꾸며 타격을 적중시켰다. 무엇보다 공격과 수비의 흐름이 하나가 된 듯 끊어지지 않는지라 상대가 타이밍을 잡기가 너무 어려웠다.
스탠딩뿐 아니라 그라운드에서도 빠르고 부드러웠다. 레슬러나 주짓떼로처럼 확실하게 포지션을 점령해가며 경기를 운영하기보다는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상대를 공략했다.
특유의 핸드 스피드를 이용해 풀스윙으로 파운딩을 휘둘렀으며 조금의 틈만 있으면 삽시간에 리버스 암바를 작렬했다. 스탠딩,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다’는 말을 가장 제대로 실천한 파이터라 할 수 있다. 상대가 생각하고 대처할 틈을 좀처럼 주지 않았다.
이 같은 표도르의 파이팅 스타일은 유연하고 빠른 신체능력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프라이드 붕괴 후 말년의 표도르는 현저히 움직임이 느려지며 알고도 못 막던 자신만의 패턴을 제대로 구사하기 어려웠다. 단발의 파괴력을 키우고 카운터의 비중을 높이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작은 체격과 레슬링 부재의 한계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았다.
표도르도 자신의 신체 변화를 모를 리 없다. 때문에 어떤 점을 보완하고 변화를 줬는지에 대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던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아쉽게도 자이딥은 그러한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너무도 약했다. 그러나 시간은 많다. 표도르가 이전에 비해 얼마나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표도르가 싸워야 되는 상대들은 자이딥보다 강하다.
굳이 희박한 UFC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동 대회 헤비급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무하메드 ´킹모´ 라왈을 비롯해 이리 프로차즈카, 바딤 넴코프, 테오도라스 옥스툴리스 등 붙어볼만한 상대는 많다. 특히, 킹모는 표도르의 약점 중 하나인 레슬링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상대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은 것으로 2015년을 마무리한 것만으로도 2016년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살아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표도르는 지난달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서 열린 '라이진 FF(RIZIN FF)'에서 싱 자이딥(28·인도)을 맞이해 1라운드 3분 3초 만에 TKO승, 3년 6개월만의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효도르는 예상보다 더 쉽게 승리를 따냈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와 기나긴 공백기, 장신의 스트라이커와의 대결로 자칫 고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표도르는 그라운드에 약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낙승했다. 표도르 이름값에 눌린 탓인지 지나치게 경직된 움직임으로 일관했던 자이딥의 자세도 완승의 요인이 됐다.
팬들과 관계자들은 불혹의 나이에 돌아온 표도르의 기량이 어느 정도일지 많은 관심을 보였다. 전성기와 비교해 얼마나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향후 행보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현 시점에서는 표도르의 기량을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 경기 전부터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상대 자이딥이 너무나 무기력하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표도르의 기본 패턴은 여전히 비슷했다. 표도르는 상대의 체격이나 파이팅 스타일을 따지지 않고 전진 스텝을 밟으며 압박을 즐긴다. 궤적 큰 펀치를 힘차게 휘두르며 기선을 제압하고 거리가 좁혀지면 상대의 몸통을 잡고 클린치를 시도하며 좌우로 흔들다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다.
이른바 러시안 훅 스타일인 표도르의 펀치는 간결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다. 워낙 크게 휘둘러 빈틈투성이다. 허점을 노려 정교하게 꽂아 넣기보다는 가드 안팎으로 마구 몰아친다. 그럼에도 많은 상대들이 제대로 된 카운터도 꽂지 못한 것은 표도르의 놀라운 신체능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전성기 표도르는 마구잡이로 휘둘러대는 것 같으면서도 스피드와 균형이 잘 잡혀있고 부드러워 누구도 쉽게 빈틈을 파고들지 못했다. 전광석화처럼 이뤄지는 테이크다운 콤비네이션도 한몫했다. 클린치 상황에서는 상대의 퇴로를 한 곳으로 좁힌 뒤 도망가는 길목에서 콤비네이션을 쏟아내기도 했다.
표도르의 콤비네이션은 종류도 다양하고 막힘없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더욱 곤혹스러웠다. 라이트훅을 휘둘러 중심을 흔들고 허리를 싸잡아 옆으로 돌려 테이크다운 시킨 후 일어나려는 상대의 머리를 누르고 사커킥을 가하는 데는 불과 3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표도르가 무조건 압박 공격만 가하는 파이터는 아니다. 근거리에서 상대 공격을 흘리고 카운터를 치는데도 능했다. 빼어난 동체시력과 고무 같은 탄력으로 고개를 살짝 젖히는 정도로 펀치를 피한 후 바로 중심을 앞으로 바꾸며 타격을 적중시켰다. 무엇보다 공격과 수비의 흐름이 하나가 된 듯 끊어지지 않는지라 상대가 타이밍을 잡기가 너무 어려웠다.
스탠딩뿐 아니라 그라운드에서도 빠르고 부드러웠다. 레슬러나 주짓떼로처럼 확실하게 포지션을 점령해가며 경기를 운영하기보다는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상대를 공략했다.
특유의 핸드 스피드를 이용해 풀스윙으로 파운딩을 휘둘렀으며 조금의 틈만 있으면 삽시간에 리버스 암바를 작렬했다. 스탠딩,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다’는 말을 가장 제대로 실천한 파이터라 할 수 있다. 상대가 생각하고 대처할 틈을 좀처럼 주지 않았다.
이 같은 표도르의 파이팅 스타일은 유연하고 빠른 신체능력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프라이드 붕괴 후 말년의 표도르는 현저히 움직임이 느려지며 알고도 못 막던 자신만의 패턴을 제대로 구사하기 어려웠다. 단발의 파괴력을 키우고 카운터의 비중을 높이는 등 변화를 시도했지만 작은 체격과 레슬링 부재의 한계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았다.
표도르도 자신의 신체 변화를 모를 리 없다. 때문에 어떤 점을 보완하고 변화를 줬는지에 대해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던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아쉽게도 자이딥은 그러한 변화를 끌어내기에는 너무도 약했다. 그러나 시간은 많다. 표도르가 이전에 비해 얼마나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표도르가 싸워야 되는 상대들은 자이딥보다 강하다.
굳이 희박한 UFC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동 대회 헤비급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한 무하메드 ´킹모´ 라왈을 비롯해 이리 프로차즈카, 바딤 넴코프, 테오도라스 옥스툴리스 등 붙어볼만한 상대는 많다. 특히, 킹모는 표도르의 약점 중 하나인 레슬링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상대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 않은 것으로 2015년을 마무리한 것만으로도 2016년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살아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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