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늬파랑 님의 서재입니다.

천재미드필더 삼촌의 미친패스가 지렸다

웹소설 > 작가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새글

늬파랑
작품등록일 :
2024.06.03 22:19
최근연재일 :
2024.06.26 12:1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53,968
추천수 :
1,015
글자수 :
149,197

작성
24.06.09 20:45
조회
2,618
추천
41
글자
12쪽

죽여주는 플레이

DUMMY

7화



조광 그룹 회장 조수광은 원래 축구에 그리 관심이 없었다.


수년 전 아버지한테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물려받는 데 성공했다.


자신처럼 이름 끝에 돌림 자 ‘광’이 들어가는 형제들을 모두 물리치고 해낸 일생의 쾌거였다.


그리고 패자인 형제들을, 수년 동안 달랠 사람은 달래고 내칠 사람은 내치며 내부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자신을 정점으로 하는 그룹 내 지배 관계를 확실히 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그가 가장 먼저 주목한 건 월드컵이었다.


8년 후 월드컵 개최지가 미정이다. 원래 중국에서 개최 예정이었는데, 중국이 최근 소수 민족 박해 및 각종 지정학적 문제로 주변국과 갈등을 일으켜 얼마 전 월드컵 개최 자격을 박탈 당했다.


월드컵을 유치한 국가가 예정된 자격을 박탈 당하는 건 흔한 일은 아니지만 아예 없는 일도 아니다.


모종의 정치적 이유로 특정 국가 팀의 입국을 반대한 국가의 월드컵 개최 자격을 피파는 박탈한 적 있고, 개최국 선정 과정 중 뇌물 등 비리가 드러나면 역시 자격을 박탈한다고 엄중 경고한 사례도 있다.


그리하여 중국이 박탈 당해 다른 동북 아시아 국가인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이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쓰고 있는 중이었다.


중국은 자격 박탈에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대체 후보지로 대만이 선정될 시에는 군사 작전까지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광 그룹을 이끌고 있는 조수광은 생각했다.


결국 8년 후 월드컵 개최국은 일본 아니면 한국이다. 만약 한국이 월드컵 유치에 성공하면, 기업에 떨어질 먹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빠르게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그 중 첫 번째 대상이, 조광 그룹 소유의 프로 1부 리그 팀인 서울 조광이었다.


서울 조광이 다행히 1부에 잔류했다. 그런데 그 중심에, 놀랍게도 은퇴가 예정된 정호성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정호성이 아니었다면 팀은 2부 리그에 처박힐 것이었다.


조수광은 물론 정호성이라는 선수를 그 전에는 알지도 못했다.


아니, 그는 평소 축구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서울 조광 소속 선수를 거의 다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알아야만 했다. 다음 해 1부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그동안 일종의 명예직으로만 여기고 있던 팀 구단주로서, 실질적으로 대한민국 축구계에 목소리를 높여 향후 월드컵을 개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되면.


나아가 실제 월드컵이 개최되면 조광 그룹의 입지는 지금보다 훨씬 상승할 것이었다.


이야말로 십년대계였다. 지금은 비록 국내 재계 서열 3위인 조광이지만, 계획대로만 되면 그때는 2위, 아니, 1위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런 마음으로 조수광은 정호성을 만났다.


“10억.”


그런데 정호성이 돌아이라고, 조수광은 생각했다.


“10억은 받아야 합니다.”

“···”


조수광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거참.’


그는 생각한다.


‘뭐 좀 대접해 주니, 뭣도 모르고 깝죽대는군. 화딱지 나는데 그냥 자르고 다른 좋은 선수 영입해? 내가 뭐가 아쉬워서 이러고 있나?’


틀린 생각은 아니었다.


조수광은 대기업의 회장이다. 즉 돈이 많다.


진작 축구에 뜻이 있었으면 얼마든지 서울 조광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까지 그러지 않은 이유는 축구가, 정확히 하면 대한민국 프로 축구가 별로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홍보 등 오로지 기업에 득이 되는 쪽으로 생각하면 한국에서는 축구보다는 야구가 훨씬 돈이 됐다.


그리고 축구를 할 거면, 국내가 아닌 해외 축구 쪽에 스폰서로 있는 게 훨씬 효과가 좋다.


그렇지 않아도 조광은 영국에 한 팀, 네덜란드에 한 팀 스폰서로 있었다. 그들 유럽 팀들은 조광 그룹의 로고가 달린 유니폼을 입고 전 세계 사람들이 보는 카메라 앞에서 필드를 뛰고 있었다.


‘···하지만.’


수광은 생각한다.


‘감독도 그렇고, 단장도 그렇고 팀에서 이 사람 비중이 꽤나 크다고 했지. 오랫동안 후보 선수지만, 나이가 있고 카리스마도 있어서 동료 선수들이 잘 따른다고··· 결정적으로 승격 매치에서도 그렇게 활약을 했으니 참···’


쉽지 않다. 수광은 호성이 쉽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호성 씨.”


수광이 입을 열었다.


“예.”

“10억은 너무 과하지 않습니까?”

“회장님.”

“···”

“회장님 자산은 얼마나 있습니까?”


하고서 정호성이 핸드폰을 꺼내 무언가를 검색한다.


“거 잠깐 찾아 보니, 주식 자산만 4조라고 나오네요, 4조.”


호성은 어이가 없는지 홀로 웃는다.


“어휴, 4조. 회장님, 저는 그 돈이 얼마인지 실감도 안 납니다. 근데 고작 10억을 못 줘요? 회장님한테는 그냥 햄버거 하나 값 정도 되지 않습니까? 아닌가? 더 푼돈인가?”

“···”


조 회장이야 말로 어이가 없었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사람은 정말 처음 봤다.


아니, 애초 이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처음이다.


아주 어릴 때부터, 수광은 사람들이 자기를 대하면 굽실거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록 형제들과 그들을 따르는 소수의 사람들은 수광을 경계하고 때로는 적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렇듯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사람은 처음이다.


더군다나 후계자 구도가 확정되고 그룹의 회장이 된 후로는 더욱더 생소하다.


‘···뭐지, 이 사람은.’


수광은 생각한다.


‘원래 이런 사람인가. 배짱이 두둑한 거야, 아니면 진짜 또라인 거야.’


그러고서 잠시 한숨을 쉬는 수광.


호성은 그런 수광이 재밌다는 듯 오히려 입꼬리를 올린다.


“호성 씨.”

“예.”

“제 자산과 서울 조광의 운영 비용은 전혀 별개의 돈입니다.”

“하하, 그래요?”

“···정말 10억을 원하십니까?”

“그럼요. 저는 농담 같은 거 안 해요, 회장님.”

“···”


수광이 잠시 호성을 보고서는, 즉각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응, 나다. 올해 리그 선수들 연봉 데이터 좀 가져와 봐, 얼른.”


수광이 전화하기가 무섭게, 채 5분도 안 되어 한 남자가 종이를 몇 장 들고 온다.


“흠.”


수광이 그 종이를 유심히 보더니 말한다.


“···작년 한 해 1부 리그 전체 선수의 연봉이 평균 3억.”

“···”

“최고 연봉은 국내 선수가 15억, 해외 선수는 스타가 한 명 있어서 30억.”


수광이 눈빛을 반짝이며 호성을 본다.


“그럼에도 저에게 지금 10억을 달라고 하시는 겁니까, 호성 씨?”

“최고 30억이라고? 아, 그럼 30억을 부를 걸 그랬나.”

“···!”

“싫으면 관둬요. 난 강원도 땅 보러 가야 되니까, 지금.”


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호성.


“그리고 내가 네 살짜리 애가 생겨서 말이지. 이래저래 좀 바빠졌어요. 마트도 들러야 하고. 라면이 다 떨어졌네.”

“···호성 씨!”


조 회장이 호성을 급히 부른다.


“잠깐 앉아 보십시오!”

“···왜요?”


호성은 못 이기는 척 멈춘다.


“잠깐 있어 봐요, 얘기를 좀 더 합시다.”

“결론부터 말하세요, 10억 주실 겁니까? 안 주실 겁니까?”

“···드, 드리겠습니다!”

“···”

“그러니 일단 자리에 앉으십시오!”


호성은 천천히 자리에 앉는다.


그의 표정은 변화가 없다.


“드리겠습니다, 드릴 건데 한 가지 제안을 하겠습니다.”

“···제안이요?”

“네. 5억. 먼저 5억을 드리겠습니다. 그러고서 우리 서울 조광이 내년 시즌에서 3위 이상을 차지하면 나머지 5억을 추가로 드리겠습니다.”

“흐음.”

“어떻습니까, 괜찮으십니까?”

“나쁘지 않네요.”

“···하지만.”

“하지만?”

“만약 3위 이상을 차지하지 못하면, 추가 5억은 지급되지 않는 것은 물론 기 지급한 5억 원 중 3억 원을 반납하셔야 합니다.”

“···”

“원래 저의 제안대로 2억 원만 받게 되는 겁니다.”


호성은 잠시 생각한다.


“계약, 하시겠습니까? 이것이 최선입니다, 호성 씨. 저는 기업인입니다.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는 말이죠. 장사의 기본 원칙이 뭔지 아십니까? 손해를 보면 안 돼요. 절대,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말이죠. 그래서 불가피하게 이것이 저의 최선임을,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빠르게 말을 내뱉는 조수광.


호성은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한다.


“좋습니다.”

“···!”

“한 해 더 뛰도록 하지요.”


이것으로 호성은 은퇴를 번복하게 됐다.


*


개, 이 씨X.


우리 팀의 구단주이자 조광 그룹의 회장인 조수광을 만나고 밖으로 나오는 길.


하마터면 나는 X나게 소리를 지르며 발광을 할 뻔했다.


10억, 조건이 달려 있긴 하지만 어쨌든 10억을 받게 됐다.


먼저 5억이 지급 되고 내년 팀 성적이 좋으면 5억을 추가로 받게 된다고 한다.


나는 놀랐다.


구단주라는 사람이 냅다 내게 전화를 다 해 독대를 하고, 또 냅다 2억 원을 제시하며 재계약을 제안하기에 혹시나 해서 10억을 불러 봤는데 이게 먹혔다.


언젠가 일본의 한 책팔이가 쓴 협상 잘하는 법이라는 책을 반 쯤 읽다가 던져 버렸는데.


처음엔 무조건 블러핑으로 조건을 높게 제시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 게 기억이 났다.


그런데 이게 그대로 됐다.


크크큭.


기분이 좋다.


내가 저번 승격 매치를 잘 하긴 했나 보다.


하기야 내 딴에는 정신과 의사한테 미친놈 소리까지 들었으니, 말 다했다.


10억이라니.


물론 팀 성적이 좋아야 10억이지만 이게 어디냐.


그런데 조 회장이 내 제안을 받아 들이지 않으면, 나는 정말 계획대로 은퇴를 하려 했다.


2억도 작은 돈은 아니지만, 솔직히 별로 축구에 미련이 없거든.


뛸 만큼 뛰었다고 생각한다. 뭐, 한 번도 제대로 주인공이 된 적은 없지만, 그래도 내 삶은 꽤 오랫동안 어쨌든 축구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다른 삶을 살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강원도 밭이며 마당 있는 집이며 개새끼며 그런 말은 다 구라지만.


하여간 이렇게 된 거, 1년 더 뛰기로 하자.


마지막 경기 때처럼, 내 머릿속에 이상한 것들이 펼쳐지며 죽여주는 플레이를 하면 3위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몸도 확실히 가벼워졌잖아.


나는 건물에서 나와 뛰기 시작했다.


어제 밤 초희를 재우고 혼술을 달려서 아침에 숙취가 있었다. 그래서 차를 끌고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잘한 것 같다. 운동 차원에서 한 번 집까지 뛰어 보자고.


기다려라, 꼬맹이. 내가 간다. 10억짜리 계약을 성공시킨 정호성이 간다.


***


정호성은 공식적으로 은퇴를 번복해 서울 조광과 계약 기간을 한 해 더 연장했다고 언론이 알렸다.


그러고서 시간이 지나, 호성은 서른 살이 되었다.


서른 살이 되어도 별반 달라질 건 없었다. 계획과 달리 서른 살에도 필드를 뛰게 됐지만, 그와 같은 선택은 호성의 인생 사 가장 뛰어난 선택으로 남게 된다.


그리고 동계 훈련 중, 평가전을 갖게 된 서울 조광.


상대 팀은 작년 리그 3위인 서울 해승 즉 더비 매치였다.


해승은 조광처럼 서울을 연고지로 했다. 서울 해승은 강남을 서울 조광은 강북을 대표하는 오랜 라이벌이지만.


최근 몇 년 간은 서울 해승이 항상 서울 조광을 압도했다.


그런데 이날 평가전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아니, 뭐야.”


국가 대표 출신의 서울 해승 감독.


필드 위 정호성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한다.


“···회춘이라도 했나? 아예 다른 사람이 됐는데···?”


그리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RSR]
    작성일
    24.06.20 01:22
    No. 1

    그래 능력있는데 국내팀에서 뛰게 할거면 서사를 이정도는 만들어야지 뭔 되도 않는 헛소리러 개연성 박살내고 뇌내망상 끄적거리는 소설로 만드는게 태반이니..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9 bpolt
    작성일
    24.06.22 09:51
    No. 2

    그래 조카 맡으면서 돈돈거리는 놈이 뭔 강원도 밭이냐 했는데 구라였네 진짜 개도라이구나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천재미드필더 삼촌의 미친패스가 지렸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합니다 24.06.05 1,684 0 -
24 억누를 수 없는 NEW +1 15시간 전 824 36 13쪽
23 왓더퍽 +1 24.06.25 1,295 37 13쪽
22 오늘 부로 알려 준다 +1 24.06.24 1,488 36 14쪽
21 일단 정신 교육부터 24.06.23 1,615 47 20쪽
20 대단한 무기 +3 24.06.22 1,739 43 12쪽
19 내 조카 맞다 +3 24.06.21 1,946 44 14쪽
18 아주 환상적인 +4 24.06.20 1,899 37 12쪽
17 심 봉사 수발들 듯 +1 24.06.19 1,972 45 12쪽
16 무슨 개떡 같은 +4 24.06.18 2,082 40 16쪽
15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2 24.06.17 2,128 42 14쪽
14 서울의 왕자 +2 24.06.16 2,135 37 13쪽
13 다 필요 없고 +2 24.06.15 2,153 39 12쪽
12 봄날의 벚꽃처럼 +2 24.06.14 2,302 43 16쪽
11 혓바닥이 길다 +1 24.06.13 2,368 42 14쪽
10 배수의 진 +1 24.06.12 2,412 41 14쪽
9 달려라, 호구 +1 24.06.11 2,487 42 14쪽
8 나는 삼촌이다 +1 24.06.10 2,605 49 19쪽
» 죽여주는 플레이 +2 24.06.09 2,619 41 12쪽
6 힘 좋고 딴딴한 +3 24.06.08 2,706 44 12쪽
5 내가 정호성이다 +2 24.06.07 2,830 44 13쪽
4 눈깔이 하나 더 달린 듯 +2 24.06.06 2,886 45 13쪽
3 패르가즘 +1 24.06.05 2,937 48 12쪽
2 돈도 안 되는데 +1 24.06.04 3,088 48 14쪽
1 삼촌 아니다 +4 24.06.03 3,439 4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