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바보 게임

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게임

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7.01.02 00:10
최근연재일 :
2017.02.07 00:3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10,119
추천수 :
42
글자수 :
117,166

작성
17.02.01 21:10
조회
293
추천
0
글자
9쪽

27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9)

DUMMY

형영의 카드가 J가 아닐 확률도 있긴 있었지만, 네온은 지금 여기서 그가 갑자기 거짓말을 할 이유는 없다고 봤다. 심지어 J가 아니어도 그다지 상관이 없을 것이, 그녀의 지금 카드가 Q이기 때문에 이미 K가 빠진 형영을 상대로는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카드였다.


예상대로 형영의 카드는 J였다. 이번엔 문자 카드끼리의 결투라 3점씩이 오고가면서 형영에게는 꽤나 큰 손해가 발생했다. 벌써 마이너스 7점인 그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남은 7장의 카드에서라도 어떻게든 점수를 챙긴 다음, 유자와 약속한대로 하고나면 지금 점수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 달리, 카드를 까는 족족 그는 패배하고 있었다. 무려 8장이나 소모하는 긴 결투였지만, 형영이 압도적으로 패배하고 있자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구경거리였다.


가뜩이나 형영은 저번 게임에서부터 사람들에게 미운 털이 많이 박혔기 때문에 갑자기 진지하게 게임에 임했음에도 원하는대로 되지않아 좌절하는 그의 모습이 안쓰럽다기보다는 오히려 통쾌했다.


계속되는 승리에 네온은 어쩌면 이대로 1등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생겼다. 처음의 막연한 걱정에서 이제 우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더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냥 이대로 끝장까지 결투하실래요?"

"뭐? 완전 빨아먹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약속했던 여덟장까지만 까자. 아직 네장 남았잖아. 남은 네장에서 너 완전히 털릴 수도 있어."



숫자 카드로 세번을 더 패배해 어느덧 형영의 점수는 마이너스 10점으로 압도적인 꼴등을 달리고 있었다. 이대로는 저번 게임처럼 또 열심히 헛짓거리만 하다가 비참하게 꼴등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다른 상대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자신과 결투를 해줄 사람이 있을지도 의문이었고 다른 사람을 찾는다고해서 이길 확률이 올라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남은 네장의 카드로 마이너스 10점의 벽만 허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에 형영은 포기하지않고 그녀와의 결투를 계속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단 1점만을 먹은 뒤, 연달아 또 계속 패배하면서 마이너스 13점이 되고 말았다.



"아니, 어떻게 카드를 이렇게 짜온 거야. 미치겠네."



네온은 긁적거리며 자신도 모르게 형영을 완벽하게 무너뜨린 자신의 카드 순서에 자신도 감탄했다. 그냥 우연일 뿐이었지만, 너무 기가 막혀 괜히 이 정도까지 해낸 자신이 뿌듯해졌다. 벌써 점수가 9점이나 되면서 아직 1등까진 아니더라도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만한 점수가 되었다.


반면 형영은 1로 조커를 이겨 20점을 먹어도 겨우 7점 밖에 되지않는 최악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물론 7점이라는 점수로 지금 1등인 태왕의 점수를 비슷하게 따라잡을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게임은 형영에게 1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게임이었다.


그에게 2, 3등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1회차에서 맛본 굴욕을 멋있게 되갚아 화려하게 우승으로 졸업하는 것이 그의 단 하나의 목적이었다. 압도적인 점수차로 1등을 하는 것은 그렇게 불가능해져버리고 말았다.


지금부터라도 찔금찔금 점수를 올려 우승을 하는 것이 완전히 무리는 아니었으나, 바라던 압도적인 1등은 불가능했다. 어찌됐든 형영의 목적은 자신의 1이 나올 때까지 카드를 소모하는 것이었다.


가장 1차원적인 목표는 일단 해결된 셈이었기 때문에, 아쉬운 것은 아쉬운대로 접어두고 테이블 밑으로 내려왔다. 형영은 생각대로 되지않는 이 상황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울분이라도 토해내고 싶었지만, 최대한 냉철하게 보이기 위해서 차분하게 행동했다.


어차피 그에겐 유자의 조커가 있었다. 굳이 유자가 아니더라도 이제 형영의 다음 카드가 1로 맞춰졌기 때문에 누구든 조커를 찾기만 하면 됐다. 마침 유자가 선뜻 조커를 내주겠다고 했기 때문에 더할 나위가 없었다.


1을 상대로 조커를 내주는 순간 20점을 한번에 잃어버리기 때문에 자신의 조커를 선뜻 내주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참이었다. 대가와 유자 둘이서 점수를 맞추려고 하다가 실패한 것을 형영이 포착했기 때문에 유자에게 바로 망설임 없이 접근이 가능했다.


어차피 그 둘은 1등을 할 생각 없이 둘이서 점수나 맞추려고 한다는 것을 웬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형영은 내려오자마자 방금의 비참한 연패는 잊어버리고 바로 유자에게로 갔다.



"바로 하자."

"잠깐만요. 근데 왜 조커랑 하시려는 거에요? 지금 1이신거죠?"

"···."



형영은 갑자기 말문이 턱 막혔다. 아까 전엔 아무 거부감 없이 결투를 해주겠다고 했던 유자가 갑자기 이유를 물어보자 대답할 말이 없었다. 당연히 누가봐도 형영의 카드가 1이고, 그녀의 조커를 먹기 위해서 제안한 것이었다.


방금 유자의 질문은 형영의 1과 결투를 하는 것이 조금 꺼려진다는 뜻이 담겨져있어 보였다. 형영은 당연히 유자가 20점을 원래 잃어버리려고 했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잃는 것도 크게 다를 것 없다 생각하고 있을 줄 알고있었다.



"응. 맞아. 어차피 너 원래 여기서 20점 잃으려고 했었던 거잖아."

"그렇긴 한데···."

"그럼 상관없잖아. 자. 바로 결투하러 가자."



유자는 못내 꺼려하면서도 형영에게 거의 끌려가다시피 테이블 위에 올라섰다. 형영이 처참한 결투를 마치자마자 바로 다음 상대를 구해온 것이 속이 뻔해 보이긴 했으나 워낙에 점수를 많이 잃은 탓에 그리 나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불쌍해보일 정도였다.


다만 그 상대가 유자라는 것이 사람들은 조금 거슬렸다. 누가봐도 가장 만만해보이는 상대를 골라 억지로 끌어왔다는 것이 다분해보였다. 가뜩이나 형영의 이미지는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와중에 유자를 골라온 것이 탐탁치않아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미 벼랑 끝에 내몰릴대로 내몰린 형영에게 더이상의 선택지는 없었다. 지금 앞에 있는 사람들이나 시청자들이 매정하다고 생각해도 별 수가 없었다. 그런 시선들 때문에 여기서 괜히 물러섰다가는 오늘 게임에서 어쩌면 더이상의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자. 바로 한장만 딱 까자. 오케이?"

"알겠어요."

"까주세요."



눈앞에서 20점을 잃게 생긴 유자를 안타깝게 여겼지만, 아무리 형영이 거의 억지로 끌어오다시피 했어도 그녀가 테이블 위로 올라선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유자의 카드는 조커가 아니었다. 그냥 아무 의미도 없는 8 카드가 나와있었다. 이 어이없는 상황을 지켜보던 대가는 유자와 입을 맞춰 작성해놓은 종이를 다시 확인해보았다.


8 전에 나왔던 K는 조커 후에 나올 카드였고, 8은 K 후에 나와있었다. 결국 K와 조커의 순서가 뒤바뀐 것이 아니라 조커 자체가 다른 곳으로 가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그렇게 마지막 기회까지 허무하게 날려버린 형영은 괴성을 안 지를 수가 없었다.



"아니, 이게 뭐냐고! 조커라며. 다음 카드 조커라며."

"전 조커일 것 같다고 했었어요. 제가 순서를 헷갈려서 조커를 그 다음에 넣은 줄 알았는데 완전히 뒤죽박죽이 되었나봐요."

"와. 큰일났네."



1까지 허무하게 날려버린 형영에게 더이상의 기회는 없었다. 남은 카드들을 이용해 어찌어찌 꼴등을 피해볼 수는 있겠지만, 1등을 하는 것은 절대 무리였다. 심지어 점수가 이제 마이너스 14점이라 꼴등을 벗어나는 것조차 힘들었다.


쓸데없이 이번 게임에서 힘을 주고 해서 자신이 바보같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려했었던 형영은 오히려 사람들에게 진짜 바보로 낙인찍혀버리고 말았다. 차라리 원래 계획했던대로 힘을 빼고 진지하지않게 게임을 했다가 이 지경이 되었더라면 차라리 우스꽝스러웠을 뿐, 이렇게 비참하진 않았을 것이었다.


형영은 테이블에서 내려온 뒤에 게임을 거의 반포기하고 구석에 가 주저앉아버렸다. 더이상 게임을 할 의지가 없어보였다. 꼴등이 그렇게 확실시 된 이상, 이제는 1등 싸움이었다.


저번 게임과 다르게 이번 게임에서는 지금 1등이 누구인지 언제든지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카드를 아무렇게나 섞었음에도 사람들이 결투를 아무렇게나 하는 바람에 졸지에 1등이 된 태왕은 슬슬 불안했다.


1등을 하지않을 생각으로 아무렇게나 섞은 것이었는데 게임이 이렇게 흘러갈 줄은 전혀 몰랐다. 그가 1등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에 자신의 점수를 깎기도 힘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1등과 2등, 그리고 그 나머지의 점수차들도 다들 고만고만하다는 것이었다. 아직 쟁쟁한 카드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잘만 조절한다면 충분히 1등에서 내려올 수는 있었다.


그러나 1등인 그와 괜히 결투를 해서 그의 점수를 깎아줄 사람은 없었다. 그나마 1등을 하려는 형영과 네온이 있었지만, 형영은 이제 게임을 포기했고 남은 사람은 네온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바보 게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공지 +2 17.02.07 324 0 -
공지 바보 게임 소개 17.01.02 527 0 -
28 28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10) 17.02.07 192 2 10쪽
» 27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9) 17.02.01 294 0 9쪽
26 26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8) 17.01.31 246 0 10쪽
25 25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7) 17.01.30 180 1 10쪽
24 24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6) 17.01.27 241 1 9쪽
23 23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5) 17.01.26 274 1 10쪽
22 22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4) 17.01.25 345 1 10쪽
21 21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3) 17.01.24 305 1 10쪽
20 20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2) 17.01.23 353 1 10쪽
19 19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1) 17.01.21 331 1 10쪽
18 18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7) 17.01.20 248 1 10쪽
17 17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6) 17.01.19 214 1 10쪽
16 16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5) 17.01.18 305 1 9쪽
15 15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4) 17.01.17 216 1 9쪽
14 14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3) 17.01.16 290 1 9쪽
13 13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2) 17.01.14 641 1 9쪽
12 12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1) 17.01.13 287 1 10쪽
11 11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0) +1 17.01.12 468 3 10쪽
10 10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9) 17.01.11 456 1 9쪽
9 9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8) 17.01.10 428 1 10쪽
8 8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7) 17.01.09 315 1 10쪽
7 7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6) +1 17.01.07 527 3 10쪽
6 6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5) 17.01.06 317 2 10쪽
5 5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4) 17.01.05 422 1 10쪽
4 4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3) 17.01.04 380 4 10쪽
3 3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2) +2 17.01.03 522 2 11쪽
2 2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 +2 17.01.02 702 4 10쪽
1 1화 프롤로그 17.01.02 604 4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