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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바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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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7.01.02 00:10
최근연재일 :
2017.02.0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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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7,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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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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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24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6)

DUMMY

사실 형영은 네온의 카드가 10이든 아니든 별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지금 자신의 목적은 3 카드를 빼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혹여나 그녀가 어이없이 1이나 2였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았고 아니라 하더라도 1점을 잃을 뿐이었다.


어차피 형영이 노리고 있는 것은 1로 조커를 이기는 단 한번의 대박이었다. 누군가 다음 카드가 조커라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카드를 순환시키는 것이 더 중요했다. 저번 태왕과의 결투에서 3점을 잃은 것은 뼈아팠지만, 그 한번으로 충분히 만회가 가능하다 판단했다.


그렇게 나온 네온의 카드는 예상대로 10이었다. 뭔가 반전도 없고, 밋밋하게 정말로 10이 나오자 모두들 김이 팍 새버리고 말았다. 기껏 이제서야 뭔가 심리전 같은 심리전이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아무 반전이 없자 오히려 다들 실망한 눈치였다.


하지만 네온 입장에서는 형영이 3을 내준 덕분에 1점을 챙긴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당당하게 테이블에 올라와서는 3으로 왜 자살을 했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뜻밖의 이득이었다.



"그럼 난 내려갈게."



벌써 마이너스 4점이 되어버린 형영은 이제 누군가가 낼 카드가 확실해질때마다만 나갈 생각이었다. 네온이 다음 카드도 공개한다면 머무를 생각이었지만, 네온은 형영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어 같이 내려와버리고 말았다.


자꾸 이런 식으로 흐름이 끊기자 사람들도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아직 소모된 카드는 극소수인데 반해, 사람들은 벌써 흥미가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걸 감지한 지로는 이런 식으로는 시청자들에게서도 반응을 얻지 못할 것 같아 카드 순환을 빠르게 돌리기 위해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자. 모여 봐. 이렇게 찔금찔금 하지말고 우리 그냥 지금은 여기서 결투할 사람을 모집해서 딱 딱 나가서 하자. 방금처럼 테이블에 올라간 다음에 찾으면 뭔가 시간이 오래 걸리잖아."

"그거랑 이거랑 무슨 차이에요. 어차피 구하는 건 똑같은 거 아니에요?"

"당연히 다르지. 그냥 아무나랑 아무렇게나 하는 게 아니라 올라가기 전에 미리 몇판을 할지 딱 정하고 가면 이렇게 간볼 필요가 없을 거 아냐. 이게 진짜 은근히 크게 작용할걸? 나중엔 뭐 알아서 하고 지금 조금만. 자. 지금 아직 한판도 못한 애 누구 있어. 걔부터 하자."



아직 희요가 단 한판도 하지않은 상태였다. 누가 몇판을 했는지 그들이 일일이 기억할 수는 없지만, 이번 게임에서는 화면에 친절히 표시가 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누가 아직 결투를 한번도 안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럼 희요 일단 나가고, 그리고 또 아직 많이 안 한 사람 누구 있어. 아니, 이렇게 물어볼 게 아니라 딱 보면 알지. 어디 보자. 뭐야. 네온 너 한판 밖에 아직 안 했네. 둘이 일단 해라."

"네? 갑자기 왜요? 저희도 생각할 시간을 가지고 해야죠."

"뭘 생각할 게 뭐 있어. 어차피 희요 얘는 아무렇게나 막 섞었잖아. 생각하는 게 의미가 없을걸? 아직 판수 적은 사람부터 이렇게 돌아가면서 해야 지루할 틈이 없지."



계속해서 한판씩 자잘하게 간만 보면서 하느니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 긴장감도 있고 빠른 진행이 가능하긴 하겠지만, 1등을 노리고 있는 네온 입장에서는 이런 식으로는 절대 1등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가뜩이나 희요는 아무렇게나 섞었기 때문에 그녀와 하는 것 자체가 그냥 운에 맡기고 게임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식으로 할 수는 없는 네온은 지로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전 그렇겐 못 해요. 자유롭게 게임을 해야죠, 이렇게 돌아가면서 무작위로 막 정해서 하면 이게 무슨 게임이에요."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거지. 우리끼리 룰을 만들어가면서 해야 될 거 아냐. 저번에 그 가위바위보 할 때 봤잖아. 이런 식으로 규칙을 추가 안 하면 제작진이 게임을 이상하게 만들어서 밑도 끝도 없이 우리끼리 빙빙 돌다 끝난다니까. 뭔가 흥미 유발 요소를 넣어야 해."



네온과 결투를 하는 것에 희요는 그다지 거부감이 없어 갑자기 격양된 분위기에 네온에게로 다가가 자신의 카드 목록을 보여주었다. 희요는 카드를 아무렇게나 섞긴 했지만, 자신의 카드 순서도 모르는 태왕과 달리 카드 목록을 미리 써놓았었다.


그러나 이미 한번 감정이 상한 네온은 그녀의 종이를 보지않고, 지로의 말에 반박하는 데에 집중했다. 어차피 그녀는 지로와 별 인연이 없는데다, 평소에도 할말을 당당히 하고 사는 성격이라 그런지 그런 그녀의 모습이 이상해 보이지는 않았다.



"우리끼리 정하는 게 아니라 지로 오빠 혼자서 다른 사람들한테 묻지도 않고 지금 정하려는 거잖아요. 이러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야. 사람들 누구랑 할지 잘 몰라서 다들 헤매고 있는데 초반에 이렇게 하자는 거지. 끝까지 이렇게 하자는 게 아니잖아."



지로의 이 제안에는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네온처럼 불만인 사람도 있었다. 형영 역시 1등을 노리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막무가내의 지로의 제안은 절대 수용하고싶지 않았다.


반면 생각하기가 귀찮은 다른 이들은 오히려 이런 식으로 점지를 해주는 것이 속편하기도 했고, 어차피 본격적인 점수가 벌어지기 전인 초반부에만 이렇게 하자는 것이었기 때문에 서로 눈치만 보면서 답답하게 하느니 지로가 말한대로 초반 카드를 소모하는 쪽이 더 좋았다.


그렇게 다들 속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지목이 된 네온은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기로 했다.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지만 이렇게 있다가는 지로에게 계속 휘둘릴 것만 같았다.


그 때, 네온에 이어 나애까지 합세했다. 뭔가 진취적으로 해나가고싶던 그녀들은 지금 이렇게 치고 나가야 앞으로 사람들한테 휘둘리지 않을 것 같아 단단히 잡을 필요성을 느꼈다. 결국 지로는 자신의 의견을 철회하는 수 밖에 없었다.



"아니, 난 좋은 뜻에서 하자는 건데 그렇게 싫으면 할 수 없지. 그럼 오늘 다 집도 못 가고 하루 종일 해야 돼."

"차라리 그게 낫죠. 그렇게 그냥 두뇌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무슨 예능 복불복 게임이랑 다를 바 없잖아요."

"야. 근데 우리가 지금 두뇌 게임 하고 있는 것 맞긴 맞냐? 지금 두뇌 쓰고 있는 애들이 있긴 있어? 아니, 그 전에 이 게임이 두뇌를 써야 뭐 건덕지가 나오는 건가?"



애초에 지로는 바보 게임을 똑똑하고 상황 판단력 좋은 사람들이 나와 펼치는 여타 다른 두뇌 서바이벌 게임과 같은 선상에 놓지 않았다. 틀은 비슷하게 두되, 그 안에서 반대로 멍청한 사람들끼리 아둥바둥하는 것을 포착하려고 만들었다고 알고 있었다.


제작진과 처음부터 이 프로그램의 제작에 깊게 관여한 만큼, 분명히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목적은 지로가 생각한 대로가 맞았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이제 이 프로그램을 단지 웃긴 상황만을 연출하려는 예능 프로그램 그 이상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다들 1등은 하지 않으려고 드니, 방송이 재밌을래야 재밌을 수가 없었다. 결국 이 딜레마를 파타해보고자 지로는 늘 하던대로 자신이 진행에 개입해 흔히들 예능 프로그램에서 건질 수 있는 재미라도 건져볼려고 했지만, 결국 저지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럼 어떡하려고. 이제 누가 할려고? 희요 넌 언제 결투할건데?"

"전 사실 안 그래도 이제 나가려고 했어요."

"그래. 어차피 결국은 지금 9명 다 자기 카드를 써야 한다니까. 이렇게 써야지 속편하다니까."



예능 초보인 희요 입장에서는 지로 말대로 딱딱 시켜서 하라는대로 하는 것이 훨씬 편하긴 했다. 그랬기에 강하게 반발하는 네온의 입장을 거들어주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어찌됐든 지로의 제안은 무산되었지만, 자신도 이제 슬슬 결투를 하긴 해야 했기에 그녀는 주춤거리며 테이블 위로 나섰다. 가만히 있어도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는 첫번째 게임과 달리, 이번 게임은 능동적으로 나서야 하다보니 그녀에겐 테이블 위로 올라서는 것 자체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으로 자신의 예능 경험, 인맥, 입지를 넓혀보고자 한 야망이 있었던 만큼 당당하게 올라섰다. 하지만 그녀는 막상 올라오고나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전혀 세우지않은 채 올라왔다보니 어쩔 줄을 몰라했다.


저번 1회차에서는 그냥 네온을 따라 계속 같이 행동했었고, 자신이 고정으로 출연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그저 대본대로 따라 움직이기만 했었다. 애초에 데뷔조차도 가수인 친구를 따라 했었기 때문에 방송에서 혼자서 어떤 대본 없이 무언가를 해보는 것은 어쩌면 지금이 처음이었다.


그런 그녀의 용기에도 불구하고 방금 전 지로와의 말다툼 때문인지, 사람들은 아무 조건도 내걸지않고 그냥 나가만 있는 희요를 향해 결투를 선선히 나가질 않았다. 지금 희요는 이기든 지든 상관이 없었다. 그냥 누군가 나타나 자신을 구원해주기만을 바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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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10) 17.02.07 192 2 10쪽
27 27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9) 17.02.01 293 0 9쪽
26 26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8) 17.01.31 246 0 10쪽
25 25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7) 17.01.30 180 1 10쪽
» 24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6) 17.01.27 241 1 9쪽
23 23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5) 17.01.26 274 1 10쪽
22 22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4) 17.01.25 345 1 10쪽
21 21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3) 17.01.24 305 1 10쪽
20 20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2) 17.01.23 352 1 10쪽
19 19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1) 17.01.21 330 1 10쪽
18 18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7) 17.01.20 248 1 10쪽
17 17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6) 17.01.19 214 1 10쪽
16 16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5) 17.01.18 304 1 9쪽
15 15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4) 17.01.17 215 1 9쪽
14 14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3) 17.01.16 289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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