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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바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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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7.01.02 00:10
최근연재일 :
2017.02.0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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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2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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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2)

DUMMY

저번 1회차의 게임과 달리 이번 게임은 개인전의 성격이 꽤나 짙었다. 물론 자신의 승점을 최대한 올리기 위해서는 그냥 둘이서 짜고 승점을 끌어올리면 되었지만 그 전략의 문제점은 둘 중 한명은 고득점을, 반대로 나머지 한명은 점수를 최하점을 얻는 것이 확실해지기 때문에 그걸 수락해줄 사람이 없다는 게 문제였다.


더군다나 지금 형영과 네온을 제외하고는 1등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찬가지로 꼴등을 굳이 하고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랬기에 어쩌면 1등으로 갈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 있음에도 거기까지 생각할 사람도 몇명 없었을 뿐더러 누군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전략이었기에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대가 역시 둘이서 짜고치는 그 전략에 대해서 생각은 해놓았었다. 하지만 그도 1등을 하고싶은 마음은 없었고, 부탁할만한 사람이 유자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그런 무리한 부탁을 하고싶지는 않았다.



"이거 그냥 일단은 아무렇게나 섞고 게임할 때 상의해서 해야겠는데."

"근데 괜히 이상하게 섞었다가 아무도 같이 안해줄 수도 있잖아요."

"이거 게임 자체가 이상한 게, 결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서로 합의 간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럼 점수를 따는 사람이 무조건 있고, 잃는 사람이 무조건 있는데 이걸 서로 카드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굳이 할까?"

"그러니까 서로 합의해서 하라는 거 아니에요. 이 형은 이상한 방법만 잘 찾고, 게임 이해는 잘 못하네."



철도는 이 게임의 방향성에 대해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이 게임 규칙에서 왜 서로 합의를 해서 결투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선뜻 가지가 않았다. 결국 그 규칙이 있기 때문에 서로 합을 맞춘 사람들만이 결투를 할 수 있는 것이었고, 결국 결투라는 게임의 이름 자체가 무색했다.


뭔가 흥미진진한 결투를 원했던 철도는 이번에도 저번 게임과 마찬가지로 쓸데없이 보이지않는 무언가와 씨름해야한다는 것에 김이 팍 새버리고 말았다. 카드를 어떻게 머리를 써서 짜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사람들과 입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해보였다.



"그래서 너흰 어쩌게? 너네 둘이라도 입을 맞춰야겠네. 이거 둘이서만 입 맞추면 중간 점수는 낼 수 있겠는데."



당연히 둘이서 입을 맞추는 것으로는 1등을 하는 것 밖에는 생각못한 대가는 철도의 말대로 일부러 중간 점수를 내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대부분이 1등도 꼴등도 아닌 중간 정도를 원하는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문제는 이 프로그램을 보는 입장에서는 참가자 전원이 그러고 있으면 정말 참담할 지경이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지만, 이들은 이 프로그램에서의 생존보다 보여지는 모습, 이미지가 더욱 더 중요했다. 물론 바보라는 공통된 이미지 하에 뭉쳐있는 집단이긴 했지만, 9명이서 죄다 비슷비슷한 점수를 내기위해 방송 시간 내내 그러고 있다면 누구도 곱게 봐줄 이가 없을 것 같았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흔히들 기대하는 생존을 위한 갈망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지금의 이 기형적인 생각과 행태 자체가 애초에 우승자가 떨어진다는 말도 안 되는 규칙 때문이었다.


대가는 생각하면 할수록 도대체 제작진이 무슨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굳이 최고의 바보를 가리기 위해서라면, 꼴등을 떨어뜨려도 먼저 떨어진만큼 바보라는 이야기의 방증이기에 상관없을텐데 이렇게까지 해야했는지 의문이었다.


너무 과도하게 컨셉을 밀다보니 일어난 참사였다. 앞으로 프로그램이 어떻게 나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앞길이 막막해 보였다.


그러나 이러니저러니해도 1등을 하고싶지않은 것은 대가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결국 중간 점수를 내는 쪽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 외에는 딱히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도않고 가장 무난한 방법이었다.



"근데 우리가 이렇게 둘이서 중간 점수 내면 철도 오빠는 어떡해."

"아. 그러네. 아니, 그럼 우리 셋이서 하면 되지. 둘이서도 할 수 있는데 셋이서 못할 게 뭐 있어."

"아니야. 그냥 난 나 혼자 어떻게 해볼게."



사실 둘이서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지만, 참가자 전원이 그렇게 하기에는 지금 남은 인원이 홀수라 성립이 불가능했다.


1회차에서 알게 모르게 짜여진 연합이 있어 둘둘이 합을 맞춘다면 대가와 유자, 지로와 형영, 네온과 희요, 나애와 태왕 이런 식으로 철도를 제외한 모두가 짝이 맞춰지는 것이 가능했다.


그랬기에 철도는 중간 점수를 내려면 계산은 복잡하겠지만 대가 쪽으로 붙는 것이 명백하게 최선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왠지 꺼려졌다. 방송 상에 보여지는 모습 때문이 아니라 괜히 이렇게까지 빌붙어 게임을 하고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과 달리, 나머지 사람들은 둘이서 합을 맞춘다는 그 생각에까지 다다르지않고 1회차에서의 연합 또한 거의 와해된지 오래였다.


지로는 이미 형영과 그다지 같이 할 마음이 없었고, 네온은 이번에도 1등을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않았던 저번과 달리 혼자서 돌파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 거기에다 나애와 태왕은 애초에 철배 때문에 묶여진 그룹이었을 뿐, 1회차에서조차 둘 다 제각기 행동했기에 딱히 연합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그렇다해도 지로는 이 게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잘 몰라 일단은 형영에게 기대보는 수 밖에 없었다. 게임을 같이 할 생각은 없었지만, 적어도 게임의 흐름 정도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해가야한다고 생각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형님. 제 생각에는요, 이 게임은 1등을 하려면 조커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한방을 노려야 해요."

"그걸 누가 몰라. 근데 조커로 한방 노리려면 1로 조커 이기는 방법 밖에 없잖아. 어떤 정신 나간 애가 자기 지금 카드가 조커인데 1이랑 붙으려고 하겠어."

"그러니까 그걸 속여서 게임을 해야된다는 거죠. 어차피 이번 게임은 거의 개인전이니까."

"야. 근데 한번 속이면 거짓말쟁이로 찍히잖아. 여기 화면에 다 표시된다는데. 저번 게임처럼 대놓고 속일 수가 없어."

"아. 그러니까 1이랑 조커 나올 때 그 때 한방을 노려야죠. 다른 숫자들로 뭐 막 잃고 짜잘하게 얻고 해도 1로 조커 한번 잡으면 한방에 뒤집을 수 있어요."



저번 게임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이번 게임은 초장부터 1등을 할 생각으로 가득했기 때문에 형영의 눈과 머리는 완전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형영은 아직 사람들끼리 합을 맞춘다는 생각보다는 카드 배치를 어떻게 기가 막히게 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


다른 카드들은 사람들이 보통 놔두는 순서대로 적절하게 배치한 뒤, 1 카드를 이용해 허를 찌르는 한방을 노리는 전략이었다. 조커로 1만 피해 무조건 이겨서 5점을 챙기고, 1로 조커를 이기기만 한다면 20점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럼 이 게임은 연기가 중요하겠네요."

"그렇지. 오히려 네온이 의외로 이런 데에 머리가 잘 굴러가네."

"오빠보다는 당연히 잘 굴러가겠죠. 저번에 꼴등하셨잖아요."

"야. 그··· 그건 내가 전략적으로 선택을 한 거야. 이번에 두고봐라. 내가 무조건 1등할 거니까."



형영이 그렇게 말을 하고나니 다들 합을 맞춘다는 생각은 염두에도 두지않은 채, 자기들 나름대로 카드 순서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주어진 시간은 1시간으로 넉넉했기 때문에 이리저리 고민할 시간은 충분했다.


그렇게 그들은 혼자서 온갖 생각을 다하면서 보이지도 않는 다른 사람의 카드 순서를 예측해가며 자신의 카드를 최대한 전략적으로, 효율적으로 구성해야했다. 물론 네온과 형영을 제외하고는 1등을 굳이 하지않아도 상관없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


심지어 태왕은 카드 놀이를 할 때 카드를 섞듯이 그냥 카드를 손으로 섞어 뭉치를 완성시켰다. 그 자신도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채, 바로 진행 요원에게 그대로 제출해버리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형영은 열통이 터져 그에게 가 따졌다.



"야. 태왕아. 그게 말이 되는 플레이냐."

"어차피 머리 아프게 생각하느니 이렇게 하는게 훨씬 편할 것 같았어요."

"다른 사람들이 너랑도 해서 서로 최대한의 시너지를 내야 할텐데, 너도 니 카드가 어떻게 되는지를 모르는데 너 어떻게 하려고 그래. 니가 망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너랑 할 기회를 잃은 거잖아."

"근데 진짜 이렇게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솔직히 너무 헷갈려요."



헷갈린다는 말에는 1등을 하려는 욕심도 없는데 괜히 중간 점수를 내려고 전전긍긍하느니, 확실하게 1등을 하고싶어하는 사람은 그 사람대로 보내주고 자신은 속시원하게 게임하겠다는 이야기였다.


듣고보니 괜찮은 생각인 것 같아, 희요는 태왕의 말을 듣자마자 자신도 카드를 섞기 시작했다. 한명이 또 카드를 섞기 시작하자 형영은 급기야 혈압이 오르기 시작했다.



"야. 너까지 그러면 어떡해."

"아. 근데 저는 섞고나서 어떻게 섞었는지는 보려구요. 근데 확실히 아무렇게나 섞은 다음에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어요."

"그게 어떻게 더 낫냐. 얘네 진짜 미치겠네, 정말."



사람들이 자신들의 카드를 어떻게 섞을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머리를 써가며 예측하려던 형영은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카드를 섞기 시작하자 자신의 전략이 점점 무의미해져버리고 있었다. 이제는 지로까지 동참해 카드를 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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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10) 17.02.07 192 2 10쪽
27 27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9) 17.02.01 293 0 9쪽
26 26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8) 17.01.31 246 0 10쪽
25 25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7) 17.01.30 180 1 10쪽
24 24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6) 17.01.27 241 1 9쪽
23 23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5) 17.01.26 274 1 10쪽
22 22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4) 17.01.25 345 1 10쪽
21 21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3) 17.01.24 305 1 10쪽
» 20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2) 17.01.23 353 1 10쪽
19 19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1) 17.01.21 330 1 10쪽
18 18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7) 17.01.20 248 1 10쪽
17 17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6) 17.01.19 214 1 10쪽
16 16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5) 17.01.18 304 1 9쪽
15 15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4) 17.01.17 215 1 9쪽
14 14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3) 17.01.16 29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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