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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님의 서재입니다.

바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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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123
작품등록일 :
2017.01.0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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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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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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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5)

DUMMY

ㅡ'시간차 가위바위보'는 가위, 바위, 보, 그리고 무효. 총 4개의 카드를 가지고 하는 가위바위보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가위바위보와 다른 점이라면, 선공과 후공을 정해 동시에 내는 것이 아닌 정해진 순서로 차례대로 낸다는 것입니다. 이 때, 서로의 패는 보여집니다. 선공, 후공은 동전 던지기로 정하며 1라운드에 선공이었다면 2라운드에는 후공으로, 이런 식으로 차례대로 갑니다.

"뭐야. 그럼 무조건 후공이 유리하잖아. 게임이 이상한데요?"

ㅡ4개의 패 중 '무효'는 게임의 승패와 상관없이 이번 판을 무효로 하고 넘어가는 일종의 찬스입니다. '무효'를 포함한 모든 패는 해당 라운드에 사용된 뒤, 다시 쓸 수 없으며 그렇게 총 4라운드의 게임을 실시합니다. 게임이 끝나면 더 높은 승점을 가진 사람이 승리합니다. 만약 동점일 경우, 다시 패를 받아 4라운드를 한 번 더 진행합니다.



어차피 이길 생각이 없는 둘은 규칙을 거의 귓등으로 넘기고, 탈락할 걱정이 없는 다른 이들이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자 본 게임에는 건성 건성하다가 이번 미니 게임을 주의깊게 들으며 온갖 전략법을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대가는 설명을 듣자마자 이 게임을 어떻게 이겨야 할지 대번에 생각이 나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거 그냥 후공을 잡으면 이기는 거네. 선공 내는 거에 맞서서 일단 첫판에서 이기기만 하면 무조건 이기는 거 아닌가? 다음 판에 무효쓰고 세번째에 또 이기면 끝나겠네요."



굳이 입 밖으로 꺼낸 대가 외에도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의 필승법에 대해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다지 시큰둥한 이유는 이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 사실 지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게임에 참가하는 철배와 태왕조차도 이기고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기에,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필승법이 아니라 필패법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선공에서 주먹을 냈는데, 다짜고짜 가위를 낸다는 것은 완전히 정신나간 짓이었다.


아무리 최종 우승자로 탈락하고 싶지않다지만, 방송에서 대놓고 그런 식으로 행동해버리는 것은 시청자들을 농락하는 행위였다. 결국 자연스럽게 패배를 하는 쪽을 택해야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후공이 유리할 줄 알았던 모두의 인식과 다르게 게임에 참여하는 입장에서는 후공이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선공이 무엇을 내는지 확연하게 확인을 할 수 있어 전략적으로 무승부나 무효를 내는 것까지는 상관없다 치더라도 아무 의미 없이 지는 것을 내는 것 자체가 기이한 행동이었다.


물론 4판 중 한판 정도는 패배하는 것을 버리는 패를 소모하기위한 나름대로의 전략이랍시고 써먹을 순 있겠지만, 뒤로 갈수록 낼 수 있는 패가 적어지는데다 두판을 고의적으로 패배하는 것은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짓이었다.


어차피 아무 생각 없이 게임에 참여하는 둘은 차라리 선공으로 정해져 첫판에서 걱정거리 없이 아무거나 낼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마저도 태왕은 게임 규칙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헷갈리고 있는 와중이었다.



ㅡ게임은 10분 뒤에 시작하겠습니다.

"바로 하면 안 될까요? 어떻게 하는지 알겠는데."

ㅡ10분 뒤에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쓸데없이 10분이 추가된 탓에 철배와 태왕은 어쩔 수 없이 자기들 나름대로의 전략을 짜야만 했다. 최대한 이기려고 노력하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 자연스럽게 패배하는 그림. 그들이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었다.


철배는 본 게임 '동전 뒤집기'가 끝나고나서 나애와 태왕에게 따질 틈도 없이 바로 서든 데스에 돌입하게 되어 머릿속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분명히 둘에게서 무언가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이 지경에 오게 된 것일텐데, 여전히 아무 생각 없어보이는 태왕은 그럴 것 같아보이지 않았고 나애가 가장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나 계획대로라면 나애가 무난하게 1등을 하는 그림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녀를 의심했다. 그러다보니 철배와 태왕은 연합이 있었음에도 완전히 와해되어버린 탓에 전략을 짜라고 준 10분 동안 누구와도 상의할 기회 없이 혼자서 고민해보아야 했다.


둘을 두고 나머지는 이 게임의 필승법에 대해서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었다. 그들도 철배와 태왕이 당연히 승리하고 싶지않아 할 것이라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일부러 언급은 하지않은 채 흥미로운 게임 규칙에 대해서만 얘기했다.


유독 이 게임에 관심이 많았던 대가는 어떻게 이겨야할지 확실하게 알겠다며 유자에게 간단하게 연습으로 한번 해보기를 제안했다. 워낙에 그가 방방 뛰다보니 참가자들은 자연스레 둘에게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혼자 고민하고 있던 철배와 태왕 역시 일단 게임의 흐름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말없이 그들을 구경했다.



"내가 후공할게. 이 게임은 후공 잡으면 무조건 이기는 게임이야."

"근데 후공 안 잡으면 끝인 거 아니야? 모르겠다 일단 해봐. 내가 주먹 낼게."

"그럼 내가 보를 내잖아. 그럼 1라운드 내가 승리지. 근데 여기서 다음판에 내가 무효를 냈어. 그럼 너 뭐 낼거야?"

"음···. 나도 무효 내지 뭐."

"뭐? 왜? 왜 무효를 내! 나중에 너 필요할 때 써야지 지금 써버리면 어떡해."

"그냥 지금 내고 싶은데."



두번째 라운드에서 자신이 생각했던대로 흐름이 흘러가지 않자 대가는 머리가 완전히 정지되어버리고 말았다.



"알겠어. 그럼 다음에 어떻게 할건데?"

"가위 내지 뭐."

"그럼 주먹 내고 끝나네."



어쨌든간에 승리한 것은 변함없었지만, 대가는 방금 유자와 연습 게임을 하면서 굉장히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게임은 이기는 것은 굉장히 쉬운데, 지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기려고 한다면, 후공 쪽에서 얼마든지 이길 수 있었지만 지려고 한다면 대놓고 패배하는 그림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지기가 어려웠다.


방금 연습 게임을 본 철배에게 선택지는 둘이었다. 최대한 남은 시간 동안 머리를 굴려 자연스럽게 패배하는 전략을 짤 것이냐, 아니면 일단 탈락만은 면하기 위해 대놓고 패배해버리느냐였다.


방송 상에 보여지는 모습을 생각한다면, 실컷 애를 쓰고도 패배하는 것보다는 모종의 이유가 있어 일부러 패배하는 쪽이 오히려 더 낫다 판단한 철배는 결국 대놓고 지는 쪽으로 방향을 택했다.



ㅡ1회차 서든 데스 '시간차 가위바위보'를 시작하겠습니다. 강태왕 씨, 박철배 씨는 앞으로 나와주시길 바랍니다.



탈락자가 결정되는 게임이기에 어쩌면 본 게임보다도 더 긴장되는 순간이 다가오자 모두들 흥미진진하게 둘의 싸움을 고대했다. 그런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철배는 무조건 지는 것을 낼 생각이었다. 그래서 별다른 전략도 전혀 구상해오지 않았다.



ㅡ동전 던지기를 통해 선공, 후공을 결정하겠습니다.

"어 저 동전 아까 게임에서 쓰던 거네."

ㅡ강태왕 씨가 선공, 박철배 씨가 후공으로 정해졌습니다.



후공이라는 얘기가 들리자마자 철배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기려고 하든, 지려고 하든 후공은 무효가 아닌 이상 그 라운드의 승리, 패배를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 유리했다.


비록 번갈아 간다고는 하지만 1라운드에 선취점을 따놓는 것은 굉장히 중요했다. 게임이 시작하자 태왕은 아무 생각 없이 보 카드를 냈다. 보 카드를 보자마자 철배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주먹 카드를 내 패배했다.


그 모습을 본 태왕을 포함한 다른 이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아무리 여기서 이겨버리면 탈락해버린다고 해도 너무 성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철배는 문화평론가라 방송인과 비방송인의 경계 사이에 걸쳐있는 자라 이렇게 한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비난받을 이유는 없었지만, 방금은 고민도 하지않고 자신이 지는 쪽을 택했기 때문에 더더욱 어이가 없었다.



"어이쿠. 져버렸네요."



1라운드에서 패배를 챙김으로써 반은 이미 챙긴 철배는 2라운드에서 바로 보 카드를 냈다. 어차피 다음 판에 후공이 잡힐 때 지는 쪽만 생각하면 되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아무거나 낸 결과였다. 그러나 이 판단으로 철배는 확실히 패배를 챙길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제발로 걷어찬 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철배와 마찬가지로 태왕 역시 철배의 보를 보자마자 시간차라는 게임의 이름이 무색하게 바로 주먹을 내 패배해버렸다. 그제서야 철배는 태왕 역시 시선을 신경쓰지않고 무조건 패배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리하다고 생각했던 판세는 어느새 똑같아져버렸다. 남은 라운드는 그냥 번갈아 무효를 내기만 하면 새로운 게임으로 넘어가야 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렇게 흘러가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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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7) 17.01.30 180 1 10쪽
24 24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6) 17.01.27 241 1 9쪽
23 23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5) 17.01.26 274 1 10쪽
22 22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4) 17.01.25 345 1 10쪽
21 21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3) 17.01.24 305 1 10쪽
20 20화 2회차 - 트럼프 결투 (2) 17.01.23 35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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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8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7) 17.01.20 248 1 10쪽
17 17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6) 17.01.19 214 1 10쪽
» 16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5) 17.01.18 305 1 9쪽
15 15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4) 17.01.17 215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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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1회차 - 동전 뒤집기 (1) +2 17.01.02 702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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