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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백만잔의 서재

슈퍼 멍청한 판타지 모음집 2 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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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백만잔
작품등록일 :
2022.12.11 22:06
최근연재일 :
2023.10.17 11:33
연재수 :
225 회
조회수 :
10,536
추천수 :
387
글자수 :
551,006

작성
22.12.15 23:43
조회
83
추천
4
글자
3쪽

9. 곰

DUMMY

‘자, 여행을 떠나자!’


평범한 마을 사람이었던 그는 부푼 꿈을 가지고 모험을 떠났다.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고, 모든 게 선명한 색채로 보였다. 넘쳐나는 기운으로 모든 걸 순조롭게 해낼 수 있을 거 같았다.

여행 시작 후 3시간 만에 길 한복판에서 곰과 조우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큰일이다! 그러고 보니까 곰하고 마주치면 죽은 척을 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곰이 왜 길 한복판까지 나왔는지 생각할 겨를은 없었다. 여행자는 멋진 공중제비 후에 바닥에 납작 엎드려 죽은 척했다.


***


한편,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는 서커스단에 염증을 느껴 탈주한 곰은 앞에서 고꾸라진 여행자를 보고 긴장했다.


‘저것은 숲의 고수가 썼다던 패왕류의 절초, 로얄와룡(Royal臥龍)! 두렵구나. 허술하게 보일수록 허초의 극이라 하더니, 정말로 약점밖에 없어 보여!’


서커스에서 근거 없는 이상한 말만 들어온 곰은 멋대로 착각하면서 대책을 강구했다.

하지만 곰의 상상 속 로얄와룡은 상대를 끌어들여 살해하는 궁극의 반격기.

곰은 서커스에서도 평이 좋았던 두뇌를 활용해 14만 가지 정도의 가능성을 그려봤지만, 시뮬레이션 속에서 곰이 이기는 미래는 딱 하나밖에 없었다.

바로, 죽은 척이었다. 뒤로 쓰러진 곰은 혀까지 내밀며 죽음을 연기했다.


***


잠시 후, 흉악하게 생긴 용병 둘이 지나갔다.


“큭큭큭. 이봐! 여기 누가 쓰러져 있다고!”

“과연 그렇군. 헤에, 돈 좀 있어 보이는 초보인 거 같은데. 곰하고 싸우다 죽은 건가.”


두 용병은 사악하게 들리는 웃음소리를 흘리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런 곳에서 객사하다니. 정말 불쌍하군. 케헤헤······. 정말 불쌍해. 이봐, 묻어주지 않겠어?”

“친구. 네 얼굴과 전혀 상관없는 마음 씀씀이는 싫어하지 않는다고.”

“큭큭. 사돈 남 말 하는군.”

“그런데 죽은 것 치고는 묘하게 따뜻하지 않아? 피도 안 나왔군.”

“크크크······. 분명, 굶어서 방금 죽은······. 걸 거야. 케켁······.”

“크크크······. 정말이지, 이렇게 안쓰러울 수가!”


덩치나 생김새에 맞지 않게 닭강정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 두 용병은 길옆에 구덩이를 팠다. 그리고는 여행자와 곰을 정성스레 묻어주고 나무막대로 급조한 나무막대로 마무리했다.


“케케켁. 다음 생애엔 잘해보라고!”

“편안한 저승길이 되었으면 좋겠군!”


마치 방금 사람을 죽인 살인자 같은 눈을 한 둘은 고개 숙여 묵념한 후, 가던 길을 마저 갔다.


***


20분 후.

용병들의 흉악한 얼굴과 무기에 겁먹어 끝까지 죽은 척을 고수했던 여행자와 곰은 질식사 직전에 땅을 파헤쳐 지상으로 생환했다.

흙투성이에 찢어진 손톱. 완전히 엉망이 된 꼴을 확인한 곰과 여행자는 뻘쭘하게 서로를 바라보다, 적의가 없음을 확인하고는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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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53. 메리 크리스마스 10연발 22.12.24 67 3 2쪽
24 24. 적성 22.12.24 60 2 2쪽
23 23. Cool 22.12.24 62 2 1쪽
22 22. 슈퍼 트롤리 딜레마 +3 22.12.23 64 2 8쪽
21 21. 거위와 농부 +2 22.12.23 64 2 5쪽
20 20. 게임판타지에서 흔?한 +2 22.12.22 67 2 4쪽
19 19. 전설의 무기 22.12.22 70 1 3쪽
18 18. 마신 +1 22.12.21 66 1 3쪽
17 17. 귀족 영애 22.12.20 70 3 3쪽
16 16. 무사고 +2 22.12.20 81 1 5쪽
15 15. 채소를 먹도록 하렴 +1 22.12.19 87 2 4쪽
14 14. 여자아이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1 22.12.18 110 3 2쪽
13 13. 약점 22.12.18 81 2 3쪽
12 12. 추리소설에서 흔한 22.12.18 84 3 3쪽
11 11. 달의 피 +1 22.12.17 85 2 2쪽
10 10. 세계 차이 +1 22.12.16 77 2 2쪽
» 9. 곰 +1 22.12.15 84 4 3쪽
8 8. 취직 +1 22.12.15 83 2 3쪽
7 7. 좀 많이 미운 오리 새끼 +2 22.12.14 100 3 2쪽
6 6. 행복 22.12.14 111 3 3쪽
5 5. 악마의 열매 +1 22.12.13 140 3 4쪽
4 4. 마왕 +2 22.12.13 134 1 2쪽
3 3. 비스트 테이머 22.12.12 156 3 2쪽
2 2. 회의 +1 22.12.12 209 5 4쪽
1 1. 폭풍우 치는 밤에 +4 22.12.11 401 3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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