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좀 많이 미운 오리 새끼
오리 둥지에 유독 크고 짙은 색의 알이 하나 있었다. 다른 형제들이 부화할 때, 그 알에서는 형제들과 달리 크고 못생긴 암컷 오리가 태어났다.
오리 부부는 새끼들이 화목하길 바랐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이들은 철이 없었고, 다른 오리들의 시선도 무시할 수 없었다. 오리 부부의 딸은 못생긴 오리로서 모두에게 미움받을 운명인 것처럼 보였다.
***
뭐, 그건 안데르센 동화 버전의 미운 오리 새끼고.
“허접♥ 물장구도 제대로 못 치는 쓰레기♥ 누르면 침몰할 거 같아♥”
“ ”
오리 부부는 시비를 걸어오는 오리들을 깔아뭉개 물속에 박아버리는 자기 자식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그랬다. 자신의 강점을 잘 파악한 미운 오리 새끼는 주눅 드는 대신 터프해지는 길을 택한 것이다.
게다가, 그게 그녀의 성향에 어울리기까지 했다.
“물에 뜨지도 않는 깃털♥ 오리털 파카나 되어버려♥”
다음 날도, 또 다음날도. 그녀를 놀리려 왔다가 거꾸로 물속에 처박혀 매도당한 나약한 수컷들은 흐르는 눈물을 억새풀에 닦으며 조용히 울었다.
회색의 불침함. 좀 많이 미운 오리 새끼는 그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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