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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최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가 손을 물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SF, 공포·미스테리

니콜라스최
작품등록일 :
2018.04.30 19:07
최근연재일 :
2018.07.02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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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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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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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좀비가 손을 물었다(9)

과학과 미스테리가 만난 본격 SF 소설 '좀비가 손을 물었다' 입니다




DUMMY

프레드와 취재진의 숙소는 난민촌내에 마련되었다.

난민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취재하겠다는 요청을 당국이 기꺼이 받아들였고,

독일의 난민들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에 대한 홍보가 된다고도 판단했던 것이다.

단지 위치가 너무 안 좋았다.

난민촌 아주 깊숙한 곳에 있었다는 것이 사태를 악화시키는데 커다란 요인이 되었다.


프레드의 갈증은 첫날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프레드가 자는 사람들을 공격한 일은 프레드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난민촌에서의 첫날밤에 또 다시 찾아온 갈증을 느꼈을 때,

프레드는 동료들로부터 빨리 멀어져야 한다고 직감했다.

그리고 같은 방에서 자고 있는 동료들을 보지도 않고 뛰쳐나왔다.


숙소로부터 되도록 멀어지려 했던 프레드의 달음박질 때문에

오히려 나중에 희생자들이 발견된 위치는 무작위적이었다.

특정한 패턴이 생기지 않았다는 것 때문에 오히려 가해자를 찾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역학조사관이 나중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프레드가 한군데의 숙소를 들렀다가 다시 나와서 다른 곳을 찾아 들어가는데 걸린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CCTV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습격이 끝난 후에 프레드가 다시 본래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숙소를 찾아들어간 것은 불과 1시간 안쪽이었다.


다음날 독일군이 직접 조사에 나섰지만,

자다가 정체모를 존재에게 물려 죽거나 부상을 당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꽤 많았다.


특이한 것은 목을 물려 죽은 사람들은 꽤 깊은 상처를 입었지만,

부상을 당한 사람들은 목을 물리지 않았고,

상처도 깊지 않아 치료를 받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환자들을 치료한 의사 헬러는 이빨 자국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짐승의 것과 다르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 흔적이 사람의 이빨 자국 같다는 얘기는 차마 하지 못했다.

난민촌 안에 갑자기 늑대인간이 나타났다고 얘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을 것인가.

헬러의 그 소심한 판단도 비극이 잉태되는데 한 몫 했다는 것이 후일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어느 누구도 취재진의 입촌과 그 사건의 발생을 연결지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프레드는

불면증을 호소하며 의사 헬러를 만나 수면제 일주일 치를 처방받았다.

그리고 이틀 치를 한꺼번에 먹고 그날 밤 잠을 이뤘다.

다음날 해가 중천에 떠서야 간신히 동료들의 도움으로 일어난 프레드는

어젯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돌이켜보니 처음 개에게 물렸을 때보다 6일이 지나 있었다.

동료들을 처음 물어뜯은 것은 그로부터 3일 후였고,

오늘로 다시 3일이 지났다.

이제 남은 취재일정도 3일.

그 안에 다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 남은 수면제는 5알

3일이 되려면 한 알이 모자란다.

아마 헬러는 절대로 추가 처방을 해주지 않을 것이다.


취재가 시작된 지 3일째 되던 밤.

프레드는 다시 수면제 2알을 먹고 잠에서 헤어나지 못했지만,

쓰촨성의 마지막 날 프레드에게 공격을 당했던 세 명의 동료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도 프레드가 느꼈던 타는 듯한 갈증을 느꼈고, 거의 비슷한 시간에 눈을 떴다.

프레드로부터 바이러스를 건네받은 동료들이 각성을 한 것이다.

그날 밤, 난민촌에서는 잊지 못할 사건들이 벌어졌다.


군터가 자고 있던 방의 전화벨 소리는 새벽부터 심상치 않은 소리를 토해냈다.

170일이 남은 군터의 군 경력이 결코 조용하지는 않으리란 불길함까지 담아서.

초병들의 보고는 충격적이었다.

이틀 전 일어났던 몇몇 숙소에서의 습격이 이번에는 무려 이십 여개로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모두가 자고 있는 밤에 일어났기 때문인지

사태가 커지도록 사람들이 대처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후일 보고서에 기술되었다.

죽은 사람은 전혀 소리를 낼 수 없었고,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자는 중에 가벼운 공격을 받은 것이라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할 때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중에 상당수는 같은 숙소에 있던 가족들의 응급처치 후에 다시 잠이 들었다.


군터는 즉시 소속 부대원들에게 최상급의 경계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난민촌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전에 들어갔다.

분명 어딘가에 육식동물들이 숨어있다는 가정하에 시작되었고 결론을 내야 했다.


수색조로 참가한 프리드리히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다 드디어 참지 못하고 안톤에게 말을 건넸다.

“아무래도 이상한데. 육식동물이 공격했다면 사람을 먹어치웠을 텐데 왜 상처만 낸 거지?”

안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빨 자국이 짐승의 것이 아니라는 것 같아.”

“그럼, 뱀파이어라도 숨어들었다는 거야?”

“그것도 사실 그래, 뱀파이어가 사람을 물어 죽이거나 손을 물지는 않잖아?”

어느 것도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과 유사성이 없었다.


확성기로 난민들을 집안에서 나오게 한 다음,

중무장한 채로 앞장서서 수색을 맡은 팀이나,

경무장한 채로 뒤에서 습격에 대비하는 팀이나,

모두 도대체 찾아야 될 적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 과정을 취재진은 열심히 카메라에 담아냈고,

진짜 사정을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수색대는 그들을 등 뒤에 두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역학조사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좀비에 물린 사람이 좀비로 각성되기까지

걸린 평균적인 시간은 3일 정도였다.

좀비에 물린 사람들이 좀비로 다시 부활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는

목덜미를 심하게 물린 경우였다.

좀비로 처음 각성한 이들이 공격성을 조절하지 못하고 초기 단계에서

강하게 물어뜯은 경우는 다시 살아날 가망이 없었다.


그러나 상처만 입은 경우에는 좀비로 변성되는 과정이 일어났다.

변성이라는 단어는 영화속에서처럼 일단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태어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감염된 사람은 원래의 의식이 마치 블랙아웃이 일어나듯 점점이 끊기다가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좀비로서의 본능만 남아버린다.

이 바이러스 감염과 증식, 그리고 숙주조종이 일어나는 기간이 3일 정도였다.


이 사이클에 맞춰서 좀비의 수는 급격히 늘어났다.

독일 난민촌에 처음 취재진이 입촌한 지 이틀 만에

프레드에게 물린 취재진들이 좀비로 각성했고,

수색대의 전면 수색이 수포로 돌아간 지, 이틀 만에

다시 대대적인 좀비의 공격이 있었다.

이때는 프레드에게 물린 난민들이 합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날은 프레드의 동료들에게 물린 난민들도 합세했다.

이제 기하급수적 정도가 아니라 마른 들판에 불이 번져가듯 감염이 진행되고 있었다.


역학조사관은 보고서에 처음 좀비로 각성할 때가

생체활동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논렘 수면기에 집중된다고 기술했다.

맥박과 혈압, 체온이 감소되면서 바이러스에 의한 숙주조종이 의식을 지배하기 시작하고,

감염자는 심한 갈증을 느끼면서 잠을 깬다는 것이었다.

이 때, 원래의 자기 의식은 아직 온전히 깨어나지 않은 것이었고,

바이러스에게 조종되는 좀비로서의 의식만이 깨어나서 공격본능이 주를 이룬다고 했다.

나중에는 결국 원래의 의식은 논렘 수면기에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했다.


이 특징 때문에 난민촌에서의 공격은 초기에 야행성 맹수의 공격이라고 오인되었고,

얼마나 위험한 과정이 진행되는지 파악되지 못한 상태에서

수많은 감염자가 발생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기 각성 후에 3~4일이 지나면 원래의 의식은 바이러스에게 완전히 점령당하고,

오로지 하나의 개체에게라도 자신들의 존재를 더 옮겨주려는 본능만 남는 것이었다.


수색대의 전면 수색 이후에 습격이 더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고,

낮에도 희생자가 출몰하기 시작하자 군터는 수색대를 3교대로 종일 파견하였다.

그리고 그 중 한 개의 분대가 최초로 난민을 습격하는 좀비를 발견하였다.

습격자는 동물이 아니었고 난민도 아니었다.

PRESS 명찰을 달고 있는 취재진이었다.

순간 머릿속이 극도로 혼란해진 병사들은 멍한 느낌을 받았지만,

잘 훈련된 군인답게 바로 조치를 취했다.


병사들의 정지 명령과 위협사격에 대해

핏발이 선 눈을 부라리며 오히려 달려드는 취재진에게

평소의 훈련대로 사살을 피하기 위해 다리 대퇴부를 향해 권총사격이 있었지만,

아랑곳없이 다시 일어나서 달려드는 그의 머리에 결국 총알을 박아 넣을 때까지

여러 발의 총탄이 팔다리와 몸통에 가해졌다.

머리에 동전만한 구멍이 생기고 나서야 겨우 쓰러진 취재진을 보고,

몇몇 병사들은 다리가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다.


군터는 자기 귀를 의심했지만, 병사들의 보고는 모두 한결같았다.

남은 병사들이 위성전화를 통해서 전해오는 보고들은 더 놀라웠다.

난민촌 곳곳에서 제 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난민들이 무차별적으로 다른 난민들을 공격하고 있고,

그 중에 간간히 취재진이 끼어 있다는 것이었다.


군터는 여기서 또 하나의 결정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했다.

군터가 할 수 있는 최상의 지시는 타격대를 꾸려 바로 진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공격자들을 즉시 사살하고,

남은 사람들 중에서 습격자에게 물린 흔적이 있는 사람들을 격리해야 했다.

하지만, 군터는 전혀 다른 결정을 내렸고, 인류의 역사에 오점을 만들었다.




우리가 아는 좀비는 과연 사실일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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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70 에크나트
    작성일
    18.05.19 01:32
    No. 1

    저는 여기까지 보겠습니다. 너무나 긴 사건설명이 제 모든 흥미를 앗사가 버렸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니콜라스최
    작성일
    18.05.19 22:30
    No. 2

    참고해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찾아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절정아수라
    작성일
    18.05.19 10:05
    No. 3

    어떻게 좀비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퍼졌는가에 대한 이야기 진행이 흥미롭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니콜라스최
    작성일
    18.05.19 22:29
    No. 4

    감사합니다 그 부분에 대한 고심이 제일 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담천우
    작성일
    18.06.04 22:15
    No. 5

    여기에서 어찌 다른 지역까지 퍼져갔는지 저도 궁금하네요.
    시간이 3일이라...본인이 그렇게 변할 거라고 알게된다면 그시간이 아주 공포스럽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0 니콜라스최
    작성일
    18.06.04 22:37
    No. 6

    그전에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면서 이미 확산은 시작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김영한
    작성일
    18.08.06 11:04
    No. 7

    재밌긴 한데 이야기가 너무 돌아가는 느낌..

    주인공이 누군지 잊어버릴 정도.. ㅠㅠ

    그냥 초반엔 주인공 시점에서 쭈욱 전개하시면서 좀비 발병에 대해 차차 알아가되, 설명 지문식으로 말고 짧고 간단하게 나왔으면

    훨씬 몰입감 있었을 듯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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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운명(4) +6 18.06.09 545 10 13쪽
51 운명(3) +8 18.06.08 543 14 12쪽
50 운명(2) +13 18.06.06 560 13 14쪽
49 운명(1) +7 18.06.04 583 15 12쪽
48 인간의 경계(14) +8 18.06.03 581 14 12쪽
47 인간의 경계(13) +6 18.06.01 629 13 12쪽
46 인간의 경계(12) +2 18.05.31 579 12 12쪽
45 인간의 경계(11) 18.05.30 554 14 13쪽
44 인간의 경계(10) +3 18.05.29 557 14 10쪽
43 인간의 경계(9) 18.05.28 600 17 11쪽
42 인간의 경계(8) 18.05.28 613 16 13쪽
41 인간의 경계(7) +2 18.05.27 662 16 10쪽
40 인간의 경계(6) 18.05.24 686 14 10쪽
39 인간의 경계(5) +2 18.05.22 685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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