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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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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최근연재일 :
2024.05.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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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930

작성
24.05.0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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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DUMMY

아가씨라니.

마녀들 사이에도 신분이 나뉘어 있는 걸까.


잘 모르겠다.

마녀들의 사회는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 본적도 들어본 적도 없으니.


다만, 확실한 건 저들이 아쿠아를 대하는 것이 윗사람을 대하는 것과 같다는 점이었다.


“싫어어. 안 갈 거야아.”

“거참. 또 이러시네.”


작살을 든 마녀가 삐쭉 선 단발머리를 박박 긁었다.


“아가씨! 아가씨가 안 따라오면 오션님한테 또 엄청 깨진다고!”


오션.

상위에 속하는 마녀일 것이 분명했다.


저들은 왜 아쿠아를 그 마녀에게 데려가려 하는 걸까.


작살 든 마녀는 옆에 잠자코 서 있던 마녀에게 소리쳤다.


“웨델! 아가씨 좀 어떻게 해봐! 너 이런 거 잘하잖아!”

”이런 거라뇨?”

”말싸움 말야! 너 맨날 나를 말로 이겨 먹잖아! 난 입으로 떠드는 건 쥐약이라고!”


“샥스핀. 말싸움이 아니라 논파란 겁니다. 상대방이 주장하는 가설을 논리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이치에 맞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고 이해시키는 거죠.”

“그러니까 그거! 그걸로 아가씨 좀 어떻게 꼬드겨 보라고! 내가 힘으로 끌고갈 순 없잖아!”


“뭐라고 말하든 안 갈 거야아.”


세 마녀가 자기들끼리 떠드는 사이, 아티는 괴로운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야 아쿠아가 방울을 씌워줘서 아무렇지 않았지만, 아티는 숨을 참고 있었다.


아티가 마녀들에게 잡히기 직전에 숨을 쉬고 있었더라도 이미 3분은 넘게 지났다.


잠수를 오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슬슬 위험한 시간이다.


아쿠아는 오션이라는 마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아티에 대해선 잊어버린 듯했다.


‘끼어들까.’


이대로면 아티는 숨 막혀 죽는다.


아쿠아가 정신 차리지 않는 한, 아티를 도울 사람은 나뿐이다.


하지만 쉽사리 나설 순 없었다.


샥스핀은 아티를 장난감이라고 불렀다.


게다가 아티의 목을 움켜쥐는 태도로 보아, 인간에 대해 적대적일 가능성이 농후했다.


만약 전투라도 벌어지게 되면 최악이다.


그레이스도 없는 상황에서, 두 명의 마녀를 상대로 이길 승산은 없었다.


아쿠아가 도운다곤 해도, 나는 그녀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


그녀를 믿고 도박하기엔, 상대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작살을 쥔 샥스핀이라는 마녀에게선 강렬한 마력이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전투로 단련된 마력의 기질.


샥스핀은 사냥꾼이다.


바닷속에서 저 마녀와 싸우게 된다면 그것보다 최악인 일은 없었다.


내가 고심하는 사이, 마녀들은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었다.


저들 중 웨델이 가장 건설적인 제안을 했다.


“저희와 가주신다면 아가씨의 장난감을 놔드리겠습니다.”


반대로 거절한다면 아티를 죽이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아쿠아보다 곁에 있던 샥스핀이 더 난리를 피웠다.


“웨델! 인간을 놔주다니! 절대 안 돼! 오션님께서 아시면 혼나는 걸로 안 끝날 거라고!”

“샥스핀. 아가씨는 마음먹은 것을 쉽게 놓지 않으십니다. 무언가를 얻고자 하면, 포기해야할 것도 있는 법입니다. 오션님께서 인간을 제거하지 않은 것과 아가씨를 보고도 데려오지 못한 것중 어느 것에 더 화를 내실까요?”

“에잉! 알았어!”


웨델이 샥스핀을 주무르는 사이, 아쿠아는 주저하고 있었다.


정말 원하지 않은 눈치였지만, 그녀는 아티를 보고서 고민하고 있었다.


나도 아쿠아가 저들을 따라가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상황에선 그것이 최선이었다.


아티의 얼굴색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이대로면 죽는다는 걸 깨달았는지, 아티는 몸을 버둥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샥스핀은 목을 조이는 것으로 제압하려 들었다.


문제는 그 순간 아티의 입에서 숨이 빠져나왔다는 것이었다.


아티의 몸부림이 격렬해졌다.


한계에 임박했다는 뜻.


이대로 아티가 익사하게 둘 순 없었다.


그들에게 모습을 드러내려는 순간.


“알았어어. 가면 되잖아아.”


아쿠아가 순순히 두 마녀들에게 다가가자, 샥스핀은 아티를 풀어주었다.


“잘 생각했어! 아가씨!”

”오션님께서 기뻐하실 겁니다. 블루홀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웨델과 샥스핀은 아쿠아를 에스코트하며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아티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상태.


“크흡! 읍!”


아티는 필사적으로 헤엄치려고 했지만, 어째서인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티!”


아티는 내가 다가 온 줄도 모르고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있었다.


나는 머리에 쓰고 있는 방울을 아티에게 씌웠다.


“흐읍! 케헥! 켁!”


아티는 방울 속에서 기침하며 바닷물을 뱉어내는 동시에 숨을 크게 들이켰다.


“형···?! 형이구나···! 고마워! 진짜 나 죽는 줄 알았어!”


아티에게 방울을 내줬기에 나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뭔가가 몸을 붙잡고 있어! 그것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어!”


아티의 말은 사실이었다.


녀석의 몸 주위로 무언가가 만져졌다.

단단하고 차가운 것이 얼음이 분명했다.

물과 분간이 안 되다 보니 투명해서 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나는 얼음을 부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얼음은 사람의 힘으로는 부술 수 없는 두께였다.


거기에서 살의가 진하게 느껴졌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웨델이란 마녀의 짓이 분명했다.


‘애초부터 아티를 살려줄 생각이 없었어.’


어찌 됐건 아티를 구하려면 얼음부터 없애야 한다.


방울 속에 있는 산소도 한계가 있을 테니 지체할 시간은 없다.


나는 왼손을 들어 올렸다.


바닷속에서 푸른 불꽃 마법이 발현될까.

한 번도 실험해 본 적 없었다.

하지만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부글부글.

왼손에서 하얀 거품이 일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품만 일어날 뿐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이걸론 부족해···’


나는 마력을 더욱더 강하게 끌어올렸다.


그 순간 주변을 지나던 물고기들이 빠르게 도망쳤다.

물의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는 걸 알아챈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이 정도 온도로는 얼음을 녹일 수 없었다.


‘조금만 더···!’


전신에 흐르는 마력을 왼손에 집중했다.


동시에 불꽃의 온도를 극한으로 높였다.


그 순간 기포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물은 차오르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기화되며 작은 공간을 만들어 냈다.


푸른 불꽃은 그 공간 안에서 타올랐다.


나는 불꽃을 얼음에 대었다.


얼음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자유로워진 아티와 함께 바다 위로 헤엄쳤다.


그러나 힘을 너무 많이 소모한 탓일까.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형!”


내 쪽으로 헤엄쳐 내려오는 아티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시야가 완전히 흐려졌다.


---


---


“아티. 정말 아쿠아님이 어느 방향으로 사라졌는지 모르는 건가?”

“네. 선장님. 저는 그런걸 확인할 상황이 아니었어요.”

“흐음. 그렇다면 곤란한데. 동쪽으로 무작정 갈 수도 없고.”

”일단 가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

“하지만··· 만일 동쪽이 아니라면 낭패야. 시간 소모도 문제지만, 잘못했다간 길을 잃고 말 거야.”


눈을 뜨니 선실에서 에스파다와 아티가 대화하고 있었다.


“형!”

“백작님! 깨어나셨군요!”


나는 그레이스와 함께 침대에 눕혀져 있었다.

아티는 내가 기절한 사이 있었던 일을 전부 설명한 모양이었다.


“백작님도 혹시 그 마녀들이 어느 방향으로 사라졌는지 보셨습니까?”


그때 나침반을 들고 있었다면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마녀들이 어디로 향했을지 알고 있다.


아쿠아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입구가 있다고.


그곳은 웨델이 말했던 ‘블루홀’이라는 곳이 분명했다.


“아쿠아가 동북쪽으로 가면 입구가 있다고 했어요. 마녀들은 거기로 갔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리로 향하겠습니다. 마침 배도 수리를 마친 상황이니 바로 출발할 수 있을 겁니다. 아티. 선원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라.”

“네!”


아티가 먼저 나가고, 나는 에스파다와 함께 갑판 위로 나왔다.


그의 말대로 배는 항해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대신 속도가 조금 느렸다.

메인 돛이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보조 돛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선원들은 노를 저어 부족한 속도를 보충했다.


배는 동북쪽으로 나아갔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광대했다.

날이 저물 때까지도 블루홀은 나타나지 않았다.


선원들은 피로에 지쳐, 식사를 마치자마자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에스파다와 난 선실에서 초를 켜고 해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희 위치는 해도에 표시할 수 없습니다.”

”해도 밖에 있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굳이 위치를 표시한다면 이쯤 되겠지요.”


에스파다는 해도의 겉 테두리를 지나 탁자의 어느 부분을 가리켰다.


“이동 방향과 시간, 속도를 계산해 본 결과, 저희 위치는 이쯤 됩니다. 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라는 바다가 얼마나 넓은지는 가늠할 수 없습니다만···”


에스파다는 탁자에 가상의 그래이트 배리어 리프를 그렸다.


끝을 알 수 없기에 부채꼴 형태로 넓어지는 바다.


“그러고 보니 아쿠아가 거의 다 왔다고 말하긴 했어요. 본인이 이동하는 속도를 기준으로 한 거 같긴 하지만요.”

“그렇군요. 사실 저는 아쿠아님이 바다에서 헤엄치는 속도를 측정해 두긴 했습니다.”


에스파다는 해도에 낙서처럼 적어둔 40노트라는 단어를 가리켰다.


“거의 다 왔다는 기준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하루 이내에 도착할 것을 염두해 두고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는 재량껏 탁자에 그린 지도를 수정했다.


반지름이 1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바다가 탁자에 그려졌다.


“그 블루홀이라는 입구가 이 바다의 중심에 있다면 대충 이런 그림이 그려지는군요.”


에스파다는 바다의 중심에 점을 찍고 블루홀이라고 적었다.

그리고 해도로부터 이어진 우리 배의 이동 경로와 블루홀 사이의 거리를 계산했다.


“저희가 중심까지 가려면 대략 사흘 조금 넘게 걸리겠군요.”


---


---


사흘이 지났다.


에스파다의 계산은 딱 들어맞았다.


블루홀.


그 정체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저, 저게 블루홀···?!”

“세상에··· 이런 미친···”

“저길 어떻게 들어간단 말이오···”


모두가 넋을 잃었다.


쏴아아아아―!


직경만 수십 킬로미터.

지평선을 가득 채울 만큼 거대한 물의 소용돌이.


블루홀은 나선으로 회전하는 바다 위의 블랙홀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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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엑자일 사이러스 24.05.21 2 0 9쪽
72 엑자일 사이러스 24.05.20 4 0 9쪽
71 엑자일 사이러스 24.05.13 8 0 10쪽
70 블루홀 24.05.11 9 0 9쪽
69 블루홀 24.05.10 7 0 6쪽
»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9 9 1 10쪽
67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7 5 1 9쪽
66 미지의 바다로 24.05.06 6 1 8쪽
65 미지의 바다로 24.05.04 12 0 14쪽
64 미지의 바다로 24.05.03 9 1 12쪽
63 소라 고동의 마녀 24.05.02 11 1 12쪽
62 마르코 플란데 24.04.30 10 1 13쪽
61 수습 24.04.29 15 1 15쪽
60 반란 24.04.27 15 1 13쪽
59 반란 24.04.26 12 1 9쪽
58 재회 24.04.25 16 1 8쪽
57 재회 24.04.23 15 1 11쪽
56 워터 제국 24.04.22 13 1 10쪽
55 렉시벨 왕국 24.04.20 12 1 10쪽
54 렉시벨 왕국 24.04.19 12 1 8쪽
53 위치 영지 24.04.18 12 1 10쪽
52 아스펜 영지 24.04.16 13 1 10쪽
51 아스펜 영지 24.04.15 12 1 11쪽
50 아스펜 영지 24.04.13 13 1 13쪽
49 술먹은 그레이스 24.04.12 14 1 14쪽
48 아이 산맥 24.04.11 14 1 8쪽
47 아이 산맥 24.04.09 27 1 12쪽
46 여행 준비 24.04.08 12 1 10쪽
45 여행 준비 24.04.06 13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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