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최근연재일 :
2024.05.13 22:20
연재수 :
71 회
조회수 :
3,065
추천수 :
99
글자수 :
376,616

작성
24.04.19 22:20
조회
11
추천
1
글자
8쪽

렉시벨 왕국

DUMMY

“멈추시오!”


마차가 멈춰서자 병사가 다가섰다.


그는 투구 덮개를 올리며 창 너머 젊은 남성과 여성을 주의 깊게 살폈다.


“어떤 용무로 국경 밖을 나가려는지 물어봐도 되겠소?”


고풍스런 차림새로 보아, 부유한 상인 또는 귀족일 확률이 높았기에 그의 말투는 조심스러웠다.


남성은 대답 대신 양피지를 건넸다.


그것을 받아들고 찬찬히 훑던 병사.


곧 눈을 번쩍 뜨며 소리쳤다.


“시, 실례했습니다! 백작 각하!”


병사는 급히 군례를 올리고 선, 후임에게 문을 열도록 지시했다.


문이 열리자, 마차는 유유히 국경 검문소를 빠져나갔다.


---


---


‘참 편리하네.’


나는 신분증명서를 혁대에 도로 집어넣었다.


영지를 떠나기 전에 줄리아가 꼭 가져가야 한다고 해서 기다렸다 받은 공문서였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없었으면 꽤 귀찮을 뻔했다.


제국 밖으로 나온 이상,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매번 설명해야 할 테니.


그녀의 선견지명 덕분에 이제는 이 양피지만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나는 지도를 펼쳤다.


제국을 벗어났으니 곧 렉시벨 왕국 국경이 나온다.


렉시벨 왕국은 제국과 동쪽 바다 사이에 위치한 왕국이다.


우린 그곳의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 이스트 대륙으로 넘어갈 것이다.


잠시 후.

렉시벨 왕국의 국경 검문소가 나타났다.


역시나 이번에도 마찬가지.

신분증명서 하나로 별다른 절차 없이 검문소를 넘을 수 있었다.


파이어 제국은 미드 대륙을 지배하는 강국.


이에 렉시벨 왕국과 같은 소왕국들은 제국과 우호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일부 분쟁지역을 제외하면, 파이어 제국의 귀족은 어느 왕국이든 자유로이 오갈 수 있었다.


렉시벨 왕국에 들어서니 평범한 길이라도 분위기가 달랐다.


땅덩어리가 작아, 국경과 맞닿은 지역이라 할지라도 도로가 잘 닦여 있고 사람들도 꽤 많이 지나다녔다.


여관이 있는 마을도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자주 나오니 길바닥에서 노숙할 일은 없었다.


그렇게 사흘쯤 갔을까.


저 멀리 언덕 아래 바다가 보였다.


마침내 렉시벨 왕국의 수도 브뤼헤에 도착한 것이다.


장장 한 달이나 걸렸다.

대륙의 중심에서 동쪽 끝까지.


전생에서도 이렇게까지 멀고 오래 걸리는 여행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선 감회가 새로웠다.


“그레이스. 우리가 드디어 대륙 끝에 도착했어.”

“그렇군.”


---


---


수도 경비대에게 물어보니, 워프 게이트는 왕성에 있다고 했다.


사실 예상하고 있었다.


워프 게이트는 공간 이동 마법의 결정체.


게이트를 구현하는 것도 어렵지만, 한 번 이용할 때마다 방대한 마력석이 소모된다.


아무나 만들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만들어 냈다 하더라도 이용할 때마다 매번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것이다.


헐리웃 배우가 개인용 제트기를 타는 것과 같이, 사치와 편리를 둘 다 챙긴 고급 이동 수단이랄까.


그러니 이런 소왕국에선 비용적인 면에 민감할 것이다.


기껏해야 왕족이나 고위 귀족들이 외교를 위한 수단으로만 쓸 것이고, 그렇다면 왕성에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타국의 귀족이 함부로 이용할 수 있느냐.


가능하다.


파이어 제국의 귀족들은 예외다.


세계 각국의 워프 게이트는 대부분 파이어 제국의 마법사들에 의해 구현된 것이니까.


인프라를 구축해 준 대가로 파이어 제국이 얻는 이득 중에 하나인 것이다.


잘 닦인 왕도를 따라 왕성의 입구에 도착했을 땐, 이미 해가 저물고 있었다.


나는 마차에서 내려 마부에게 금화 하나를 건네주었다.


“수고했어. 적당히 휴식하고 영지로 돌아가도록.”

”감사합니다. 영주님.”


마부는 마차를 끌고 사라졌다.


왕궁 입구에는 검은 늑대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그 아래 검은 갑옷을 입은 수많은 기사들이 성벽을 지키고 서 있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성문에 나와 있던 말단 병사가 다가왔다.


나는 그에게 신분증명서를 건넸다.


증명서를 유심히 살피던 병사는 곧바로 성의 쪽문으로 들어갔다.


일정 시간이 흐른 후 성문이 열리며 지위가 높아 보이는 고위 기사가 적은 수의 기사들을 데리고 나타났다.


“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위치 경.”


가볍게 인사를 건네며 다가온 그는 투구를 벗어 허리춤에 끼었다.


갈빛 머리에 갈색 눈동자를 지닌 그는, 중후한 분위기를 풍기는 중년 남성이었다.


그는 자신을 왕실 기사단장 카일 판 페니실리온이라 소개했다.


”왕성까지는 어쩐 일로 찾아오셨는지요?”


돌려 말할 것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곤란한 표정을 짓는 페니실리온.


“안타깝지만, 왕가의 허가서가 필요합니다.”


그럴 것 같긴 했다.


제국이 구현해 줬다고 해도 결국 소유자는 각 왕국의 왕족들.


제국의 귀족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허가 없이는 이용할 수 없는 것이다.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순 없었다.


“어떻게 안 될까요?”


그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그는 내 부탁을 듣고 곧바로 투구를 고쳐 썼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마침 루네티나 공주님께서 근처에 계시니 알현을 부탁드려보겠습니다.”


병사와 함께 사라진 그는, 해가 완전히 저물어 어둑해졌을 때가 되어서야 돌아왔다.


그의 옆에는 갑옷 차림의 공주가 서 있었다.


흑발에 고혹적인 미모를 갖춘 그녀는, 갑옷을 걸치고 있었음에도 단연 눈에 띄었다.


“다시 만나서 반갑군요. 위치 경.”


그녀는 내게 아는 척을 했다.


루네티나 후프 렉시벨.


사실 그녀와는 구면이었다.


황실의 연회장에서 스쳐 지나가듯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


“갑작스레 찾아와 송구합니다. 공주님.”


내가 무릎 꿇고 예를 표하니 그녀는 적당히 받아넘겼다.


가벼운 인사치레가 끝나자, 루네티나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고자 하신다고 들었습니다만. 행선지를 알 수 있을까요?”

”워터 제국으로 갈 생각입니다.”


그녀는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더 말하지 않았다.


그녀도 알고 있는 것이리라.

워터 제국이 겪고 있는 비극을.


“저는 마수를 토벌하러 갈 생각입니다. 그러니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게 해주십시오.”

”···”


루네티나 공주의 침묵은 길었다.


그녀는 나를 지긋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가 입을 열었다.


“대재앙에서 파이어 제국을 구해내신 것도 모자라, 마수 침공에 허덕이는 워터 제국마저 구하려 하시다니. 위치 경. 당신은 진정 영웅이로군요.”


그녀의 목소리가 작게 떨렸다.


“소녀. 감동했습니다. 당신의 위대한 여정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워프 게이트의 허가 정도는 일도 아니지요.”

”감사합니다. 공주님.”


루네티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옆에 서있는 페니실리온에게 말했다.


“내일까지 워프 게이트 사용 준비를 마쳐두세요.”

”예!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위치 경. 오늘은 늦었으니 저희 성에 머무르다 가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루네티나 공주의 배려 덕분에 우리는 워프 게이트 이용은 물론, 왕성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싱싱한 해산물로 가득한 저녁 식사.

화려하고 깨끗한 욕탕.

고급 가구들로 채워진 손님용 침실까지.


왕성에서 제공해 준 것들을 만끽하고, 만족스럽게 침대에 누웠을 때였다.


또각. 또각.


문밖으로 구둣소리가 들렸다.


순찰을 도는 기사들의 발소리라면 모르겠는데, 구둣소리는 아무리 봐도 수상했다.


이런 야심한 시각에 어떤 여성이 돌아다닌단 말인가.


적어도 나와는 연관이 없길 바랐다.


그러나 구둣 소리는 정확히 내 방문 앞에서 끊겼다.


똑. 똑.


문 두들기는 소리.


나는 일부러 자는 척 무시했다.


그러나 문 두들기는 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러다.


덜컥. 끼이익.


방문이 조용히 열렸다.


침실과 복도는 어둠에 휩싸여 있고, 달빛만이 창가를 통해 방을 비추고 있었다.


문 앞에 푸른 신형이 어렴풋이 보였다.


“누구세요?”


나는 일어서서 방에 들어온 이를 살폈다.


그녀는 루네티나 공주였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1 엑자일 사이러스 NEW 5시간 전 0 0 10쪽
70 블루홀 24.05.11 4 0 9쪽
69 블루홀 24.05.10 4 0 6쪽
68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9 7 1 10쪽
67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7 5 1 9쪽
66 미지의 바다로 24.05.06 6 1 8쪽
65 미지의 바다로 24.05.04 9 0 14쪽
64 미지의 바다로 24.05.03 9 1 12쪽
63 소라 고동의 마녀 24.05.02 11 1 12쪽
62 마르코 플란데 24.04.30 10 1 13쪽
61 수습 24.04.29 15 1 15쪽
60 반란 24.04.27 15 1 13쪽
59 반란 24.04.26 12 1 9쪽
58 재회 24.04.25 16 1 8쪽
57 재회 24.04.23 15 1 11쪽
56 워터 제국 24.04.22 13 1 10쪽
55 렉시벨 왕국 24.04.20 12 1 10쪽
» 렉시벨 왕국 24.04.19 12 1 8쪽
53 위치 영지 24.04.18 12 1 10쪽
52 아스펜 영지 24.04.16 13 1 10쪽
51 아스펜 영지 24.04.15 12 1 11쪽
50 아스펜 영지 24.04.13 12 1 13쪽
49 술먹은 그레이스 24.04.12 14 1 14쪽
48 아이 산맥 24.04.11 14 1 8쪽
47 아이 산맥 24.04.09 18 1 12쪽
46 여행 준비 24.04.08 12 1 10쪽
45 여행 준비 24.04.06 13 1 12쪽
44 여행 준비 24.04.05 15 1 12쪽
43 이별 24.04.04 13 1 10쪽
42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2 13 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