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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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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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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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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위치 영지

DUMMY

“보고하겠습니다. 영주님.”


줄리아는 양피지를 펼쳐 들고 말을 이었다.


“영지의 유지 관리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합산한 결과, 현재 거둬들이고 있는 세금을 3분의 1로 줄여도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3분의 1이나 줄여서야 밸런스가 맞다니.

어이가 없었다.


“그동안 얼마나 쥐어짜고 있었던 거야?”

”제가 기록 해둔 바에 따르면, 영지민 1657명에게 매달 1골드씩 징수했고, 체벌을 통한 협박을 병행하여 매달 천 골드 이상 걷어냈습니다.”


이 작은 영지에서 매달 천 골드를 뜯어내다니.


한스.


알면 알수록 교활하고 악랄한 놈이었다.


놈이 들고 튀려 했던 금고 안에는 영웅 지원금 천 화이트와 오백 화이트가 들어있는 자루, 그리고 금괴와 보석, 금화 사천개가 들어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평생은 놀고먹을 돈.


놈은 그걸로도 만족하지 못하고 나를 속여 끝까지 영지민들에게서 돈을 뜯어내려 했던 것이다.


“성에 있는 사치품도 전부 팔아버려. 최소한의 여윳돈만 남기고 모든 돈은 영지 발전을 위해 사용해도 좋아.”

”알겠습니다.”


한스가 내게 한 거짓말 중 하나는 영지민들이 외화벌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능력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론 농업과 사냥을 통한 풍족한 식량을 다른 영지에 공급하여 충분한 외화벌이를 하고 있었다.


식량 생산량이 높은 만큼 자급자족도 가능해 내수 시장은 탄탄했다.


내 영지는 충분히 성장할 잠재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줄리아는 역마차 환승소를 신설하고 도로를 개척해, 외지인의 유입을 끌어들이자 제안했다.

그렇게 되면 시장이 커져 영지가 빠르게 발전할 거라고 했다.


그녀의 말은 옳았다.


내 영지의 경우 제국의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

즉, 국경과 맞닿아 있어, 외국 사람과 제국을 떠나는 제국민들을 상대로 장사할 수 있다.


“줄리아. 그 건에 대해선 너에게 일임할게. 자금이 수용할 수 있는 한, 얼마든지 투자해도 좋아.”

”알겠습니다. 영주님.”


줄리아는 보고를 이어 나갔다.


“아스펜에서 위치로 지명을 개정하였습니다. 영주님의 부임과 관련하여 영지민들에게도 공지하였고, 정보 길드에도 이 사실을 알렸으니 제국 전체에 개정된 지명이 알려질 것이며 지도도 새롭게 수정될 것입니다.”

”음. 좋아. 이제는 위치 영지라 불러야겠네.”

”예.”


나는 그녀의 보고를 차례차례 듣다가 문뜩 떠올린 생각을 말했다.


“우리 깔끔하게 영지부터 개선하는 게 어떨까?”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씀이십니까?”

”영지 외벽을 벽돌로 다시 세우자. 나무로 지어져서 좀 허술한 거 같더라고.”

”이곳은 변방에 위치해 있긴 하나, 외세의 위협에는 노출 된 적이 없는 평화로운 지역입니다.”

”하지만 이젠 달라질 거야. 영지가 발전하면 파리 떼들이 꼬일 테니까. 그리고 영지 내 도로도 깔자. 흙길이라 비가 오면 물건을 실은 마차들이 지나다니기 힘들 거야.”


그러자 줄리아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섣불리 영역을 확장하기보다 내실을 확실하게 다져놓아야 한단 말씀이로군요.”

”응. 그거야. 우리에겐 초기 자금이 넉넉하니까 급할 필요는 없지.”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줄리아는 양피지에 메모했다.


“그리고 영지 개선 사업에 지원하는 영지민들에게 보수를 후하게 쳐줘.”

”후하게라고 말씀하시면 어느 정도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평균적인 노동비의 두 배 정도면 적당할 거 같아.”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하나는 그간 부당하게 거둬들인 세금을 돌려준다는 느낌인 거고, 다른 하나는 영지민들에게 간접적으로 자금을 풀려는 거야.”


나도 한때 사회인으로서 경제에 대한 기초 지식은 알고 있다.


수입이 많아지면 소비는 늘어난다.

소비가 늘어나면 시장은 활발해진다.

시장이 활발해지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커진다.


그 뜻을 이해했는지 줄리아의 눈이 빛났다.


“내수 경제를 지금보다 훨씬 더 키우시겠다는 거군요!”

”맞아.”

”그렇게 되면 시장의 안정성은 확실히 커질 거예요. 영주님의 고견에 탄복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 영주와 한스의 행실관 정반대의 성격을 띤 일이다.


새로 부임한 영주에 대한 영지민들의 호감도는 극대화될 것이다.


거기다 보수가 많으니 일꾼들의 만족도도 올라갈 것이고, 그만큼 작업 속도도 빨라지겠지.


줄리아가 양피지에 개선 사업에 대한 내용을 적는 사이, 집무실에 요한이 들어왔다.


“영주님. 병력을 개편하였습니다. 평시에는 경계조와 순찰조, 대기조와 훈련조로 나누었다가, 전시에는 모두 투입될 수 있도록 조치하였습니다.”

”잘했어. 요한. 근데 병사 모집은 잘 돼 가고 있어?”

”예. 지원자가 스무 명 가까이 됩니다.”

”확실하게 뽑아.”

”예! 알겠습니다!”


나는 그의 갑옷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수리를 했다지만 낡고 헤진 것이 보기 좀 그랬다.


”줄리아. 대장장이에게 자금 일부를 대서 요한과 병사들에게 새로운 갑옷을 맞춰줘. 재단사에게도 멋진 망토를 제작해달라고 주문하고.”

”네.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이번엔 요한에게 말했다.


“그레이스한테서 대련훈련을 받았으면 해.”

”대, 대련훈련 말씀이십니까?”

”응. 그레이스. 해줄 수 있지?”


그러자 쇼파에 앉아있던 그레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요한과 그의 병사들은 이미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내 병사들이니만큼, 좀 더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특히나 요한에겐 더더욱.


그는 소드 마스터의 자질을 가지고 있으나, 그에 걸맞은 검술 실력을 가지고 있진 않았다.


나는 그가 장차 소드 마스터 이상의 뛰어난 기사로 성장했으면 한다.


“최선을 다해 임하겠습니다!”


요한은 대련 상대가 그레이스라는 사실에 당황한 기색을 금세 거두고, 호승심에 불타는 눈을 했다.


그에게도 성장에 대한 욕망이 있을 터.


그리고 그레이스 역시 재밌겠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


---


일주일에 걸쳐 대대적인 영지 개선 사업이 이루어졌다.


영지를 둘러싼 나무 울타리를 철거해 벽돌을 쌓아 외벽을 만들고, 도로를 개간해 벽돌길을 만들었다.


영지민들의 대다수가 동원되었고, 그들은 하루 일당으로 10실버씩 받아 갔다.


그레이스와 함께 영지로 시찰을 나갔을 때,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그들의 밝은 표정이었다.


모두들 영지 개선 사업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분위기가 달라졌군.”

“이건 시작에 불과해.”


줄리아가 추진하는 도로 개척과 역마차 환승소까지 신설되면 상인이나 모험가, 용병들까지 들어와 영지는 더욱 활기를 띨 것이다.


이미 그런 기조를 느낀 모양인지 영지에 입점을 원하는 외부 상인들도 생겼다고 줄리아가 보고했었다.


도토리 주점에도 가봤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욕지거리로 가득했던 그곳은 이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영주님께서 우리 영지를 정말로 아끼고 계신 모양이야! 영지 개선 사업이라니!”

”한스 놈도 쫒아냈다지? 성군일세! 성군이야!”

”집에 돌아온 내 딸이 영주님께선 참으로 사람 좋으신 분이라 하더군! 어찌나 감사하던지!”

”이 사람아. 울지 말게. 영주님께서 힘쓰고 계시는 데 우리도 최선을 다해 일하면 돼!”


영주로서 굉장히 뿌듯함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레이스와 나는 모험가 복장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체를 들키진 않았다.


그래서 조용히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려 했을 때였다.


문이 열리고 요한이 병사들과 함께 나타났다.


순찰 나온 모양인데, 가게 안까지 들어올 줄은 몰랐다.


열심히구나 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는 대뜸 주인에게 다가가 돈을 건넸다.


“미안하오. 이건 지난 행패에 대한 죗값이니 받아주시오.”


아무래도 그간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과하는 모양이었다.


“듣던 데로 완전 다른 사람이 됬구먼. 지나간 일이니 더는 생각 말게. 앞으로 우리 영지를 잘 지켜주게.”


주점 주인은 흔쾌히 그를 용서했다.

그러자 손님들도 맞장구를 치며 동조했다.


그도 이제 같은 영지민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그때였다.


“기사 요한! 영주님을 뵙습니다!”


우리를 발견했는지 요한이 대뜸 경례하며 소리쳤다.


그러자 영지민들의 시선이 모두 내게 쏠렸다.


“오오! 저분이 우리의 영주님이신가!”

”무척이나 젊으시구려!”


그들은 금세 몰려들었다.


”미천한 저희들을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주님! 덕분에 제 딸아이와 3년 만에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들은 영주님만 믿고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나는 그들의 악수를 일일이 받아주었다.


“그래요. 모두 열심히 살아주세요. 저도 여러분들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유세를 떨치는 정치인들은 이런 느낌이었을까.


나는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연발하는 영지민들을 바라보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


---


“줄리아. 내가 없는 동안 영지를 잘 부탁해.”

”기대에 보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믿을게. 너라면 분명 잘 해낼 거야.”


나는 그레이스와 함께, 준비된 마차에 올랐다.


떠나기 전, 요한이 군례를 올리며 다가왔다.


그는 하늘빛 갑옷과 푸른 불꽃이 그려진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조심히 다녀오십시오. 영주님.”

“영지를 잘 지켜줘. 요한.”

”걱정마십시오. 저는 영주님께서 인정해 주신 기사입니다. 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해 영지를 지켜내겠습니다.”

”믿는다.”

”예!”


마차는 성문을 나섰다.


떠나는 마차를 배웅하는 영지민들의 모습이 창 너머로 보였다.


이곳에 머무른 지 2주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정이 들었는지 아쉬움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가야 한다.


셀레나가 있는 이스트 대륙으로.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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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재회 24.04.25 16 1 8쪽
57 재회 24.04.23 1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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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아스펜 영지 24.04.13 12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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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아이 산맥 24.04.09 1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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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여행 준비 24.04.05 1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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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장밋빛 캠퍼스 라이프 24.04.01 1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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