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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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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최근연재일 :
2024.06.04 22:20
연재수 :
83 회
조회수 :
3,595
추천수 :
99
글자수 :
437,541

작성
24.05.1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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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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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블루홀

DUMMY

형형색색의 산호와 발광하는 암석으로 꾸며진 바다 밑 궁전.


입 벌린 대왕조개 안에, 한 여인이 옆으로 길게 누워 있었다.


짙은 코발트빛 머리칼과 눈동자를 지닌 여인은, 표독스러운 눈으로 자신에게 무릎꿇은 어인을 노려보았다.


흰색과 오렌지색 비늘이 줄무늬로 덮힌 흰동가리 어인은, 두손을 바닥에 대고 납작 엎드린 채 입을 열었다.


“대양의 지배자이시자 모든 바다생물의 주인이신 오션님이시여! 그 존안을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웁고 감회가 일며···”


톡. 톡. 톡.


“···모든 바다 생물들을 굽어살피시고 바다의 순환을 이끄시니, 미천한 저로서는 그 지고하신 생각을 헤아릴 길이 없으며···”


톡. 톡. 톡. 톡.


“···부디 만수무강하시옵고 앞으로도 지배자로서 한없이 군림하시기를 간절히 바라며···”


조개껍데기를 두들기던 오션의 손가락이 멈췄다.


“아! 거 말 진짜 많네! 용건이나 말해! 내쫒아버리기 전에!”


어인은 황급히 입을 열었다.


“샤, 샤크 일당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침입하여 저희 흰동가리 일족이 살고 있는 영역을 습격하고 있습니다! 오션님을 존경하는 저희 일족의 아이가 부모를 잃고 어찌나 슬퍼하던지요···!”


오션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부디 샤크 일당을 내쫒아주십시오!”

”내가 너 또 그말할 줄 알았다. 별것도 아닌 일로 엄살은!”

”오션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십시오! 저희는 샤크 일당에 대항할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션은 옆에 서 있는 마녀를 불렀다.


“타이드! 저 모지리를 내 눈앞에서 안 보이게 해!”

”오션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니네들은 손이없냐 지느러미가 없냐? 산호 청소 좀 한다기에 영역에 들여놨더니만, 허구언날 이거해 달라 저거 해달라··· 그런 것쯤은 니네들끼리 지지고 볶고 알아서 적자생존 하라고!”

”하, 하지만···”

”아! 듣기 싫어! 꺼져!”


어인은 물길에 이끌려 강제로 떠밀려 나갔다.


어인을 내보낸 오션의 수하 타이드는 무언가를 전해 듣고 있다는 듯 귀를 기울이더니 입을 열었다.


“오션님. 1구역 정찰조의 방문 요청입니다.”

“걔들은 또 왜? 뭐 발견한 거라도 있대?”

”그것이··· 아쿠아 아가씨를 모셔 왔답니다.”


오션의 표정이 급 화색이 되었다.


“당장 들여와.”


타이드가 손을 튕기자, 방 내부에 물길이 형성되었다.


흐르는 물길을 타고 세 명의 마녀가 나타났다.


오션은 그들 중 가운데에 서 있는 아쿠아를 발견하고 한걸음에 달려갔다.


“아이구우~ 우리 딸~ 어디 갔었엉~”

”엄마아. 이러지 마아.”


아쿠아의 저항에도 오션은 그녀를 꽉 끌어안고 얼굴을 부볐다.


“우리 딸. 갑자기 사라져서 엄마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어? 어디 갔었는지 엄마한테 솔직하게 말해줄래?”

”자, 잠깐 엑자일이랑 같이 놀고 있었어어.”

”엑자일? 응. 그랬구나. 그럴 수 있지.”


그때 옆에 있던 웨델이 입을 열었다.


“아닙니다. 오션님. 아가씨는 인간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나갔다 오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자 샥스핀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재빨리 입을 열었다.


“하하···! 오, 오션님! 아닙니다! 아가씨 말대로 입니다! 웨델이 잠시 머리가 이상해진 것 같네요! 아하하하!”


샥스핀은 필사적이었지만 이미 오션의 표정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오션은 아쿠아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우리 딸~ 잠깐 놀이방에서 기다릴래? 엄마가 잠깐 일만 보고 갈게~”

“알았어어.”

“타이드.”

“예. 아가씨는 제게 맡겨주십시오.”


타이드는 아쿠아를 데리고 대전을 나갔다.


차분한 표정의 웨델과 억지웃음을 짓고 있는 샥스핀.


오션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둘을 내려다보았다.


그 순간 웨델과 샥스핀이 뒤쪽으로 튕겨져 날아갔다.


두 마녀는 한쪽 벽을 박살 내며 주변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커헉!”

“크윽!”


두 마녀의 입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염병! 웨델! 내가 오션님 앞에서는 입조심하라고 했지!”


“닥쳐. 샥스핀.”


목소리는 두 사람의 머리 위에서 들렸다.


어느새 오션이 머리맡에 서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션은 황급히 입을 다무는 샥스핀을 건너뛰고 웨델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


“눈치 좀 키워. 웨델. 누가 몰라서 물은 줄 알아?”

”···. 죄송합니다. 오션님.”

”샥스핀. 너도 마찬가지야. 쓸데없이 눈치 부릴 시간에 보고나 확실히 해.”

”알겠습니다!”

”알았으면 둘 다 꺼져.”


두 마녀는 급히 일어서서 허리를 숙이고 그대로 사라졌다.


---


---


나는 그레이스를 끌어안은 채 침대 밑에 숨어있었다.


검은 구멍 밑으로 추락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침대를 붙잡았다.


그것은 옳은 판단이었다.


침대는 철 나사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서, 사실상 선실에 남은 유일한 구조물이었다.


다른 물건들은 추락과 동시에 뻥 뚫린 지붕 밖으로 모두 튕겨져 날아갔다.


배는 거의 수직으로 추락하고 있다.


온통 어둠뿐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중력의 작용으로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물살을 타는 소리가 들린다는 점이었다.


배가 워터슬라이드처럼 비스듬히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배가 부서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이대로 끝까지 내려간다면 밑바닥까지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섣부르게 안심할 생각은 없다.


이 끝에 마그마로 가득 찬 지옥이 펼쳐질지 누가 알겠는가?


당장에 막다른 길이 나오면 추락하는 속도 그대로 부딫혀 즉사할 수도 있다.


이 아래가 무한한 허공일 수도 있다.


어쩌면 이대로 죽을 때까지 추락만 할지도 모른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엄청난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보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다.


추락하는 속도가 줄어들었다.


각도도 수직이 아니라 약간 60도 정도로 완만해졌다.


적어도 추락할 일은 없는 모양이다.


그리고 한 시간이 더 지났다.


추락하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더니 이내 멈춰 섰다.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나 해서 조금 더 기다려보았다.


하지만 별다른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드디어 도착한 걸까?


밖은 완전한 어둠이 아니었다.


어디서 빛이 나오는지 모르겠는데, 갑판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그레이스를 업은 채, 조심스레 침대에서 기어 나왔다.


구멍 안으로 들어왔으니 사방이 막혀 있어야 했지만, 천장도 벽면도 보이지 않았다.


여기는 또 다른 바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공간이었다.


물론 태양은 없었다.


이곳을 비추는 건 바다였다.


바다는 청록빛으로 환히 빛나고 있었다.


갑판을 비추던 빛의 정체가 이것이었다.


검은 하늘과 빛나는 바다.


신비롭기 그지없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가 탄 배만이 망망대해를 홀로 떠다니고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바다 밑은 너무 밝아서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추가로 발견한 것은 없었다.


그때 해치가 열리며 에스파다가 고개를 내밀었다.


“백작님! 무사하셨군요!”


만신창이가 된 그를 보자니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지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예상대로 아티를 비롯한 선원들 모두 엉망진창의 모습으로 갑판 위로 올라왔다.


그래도 모두 크게 다친 곳 없이 무사해서 다행이었다.


“여긴 도대체 어디입니까?”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여기가 블루홀의 밑바닥이라는 건 확실해요.”


모두가 신기해하며 구경하고 있을 때였다.


“이제 저희는 어떡하죠?”


아티의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배는 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처참한 상태였다.


돛은 전부 부서져 날아가 버렸고, 남아 있는 노도 없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때 선원 중 하나가 소리쳤다.


“바다에 뭔가 있다!”


그의 말대로 뭔가가 바다 위에 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고깔모자를 쓴 탁한 녹빛 머리의 여인이 바다 위에 서 있었다.


그녀는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마, 마녀다···!”


정체를 알아챈 선원들이 기겁했다.


“우릴 보고 있어···!”


초록빛의 마녀는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동시에 마녀의 손에서 기다란 유리 막대가 솟아올랐다.


나는 본능적으로 그게 어떤 행위인지 알아챘다.


마법을 쓰려는 것이다.


“텍트. 증식하는 맹독의 세포. 큐보조아.”


그 순간 유리 막대에서 솟아난 초록빛의 물줄기가 우리에게 쏘아졌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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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고민 24.06.04 2 0 12쪽
82 바다 송곳니 24.06.03 3 0 11쪽
81 크라운 피쉬 타운 24.06.01 4 0 13쪽
80 물과 기름 24.05.31 5 0 13쪽
79 물과 기름 24.05.30 4 0 10쪽
78 다음 단계 24.05.28 5 0 11쪽
77 악연 24.05.27 5 0 10쪽
76 악연 24.05.25 6 0 16쪽
75 대양의 마녀 24.05.24 5 0 11쪽
74 대양의 마녀 24.05.23 7 0 9쪽
73 엑자일 사이러스 24.05.21 7 0 9쪽
72 엑자일 사이러스 24.05.20 9 0 9쪽
71 엑자일 사이러스 24.05.13 12 0 10쪽
» 블루홀 24.05.11 13 0 9쪽
69 블루홀 24.05.10 10 0 6쪽
68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9 12 1 10쪽
67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7 8 1 9쪽
66 미지의 바다로 24.05.06 9 1 8쪽
65 미지의 바다로 24.05.04 15 0 14쪽
64 미지의 바다로 24.05.03 13 1 12쪽
63 소라 고동의 마녀 24.05.02 14 1 12쪽
62 마르코 플란데 24.04.30 13 1 13쪽
61 수습 24.04.29 18 1 15쪽
60 반란 24.04.27 18 1 13쪽
59 반란 24.04.26 15 1 9쪽
58 재회 24.04.25 19 1 8쪽
57 재회 24.04.23 19 1 11쪽
56 워터 제국 24.04.22 17 1 10쪽
55 렉시벨 왕국 24.04.20 16 1 10쪽
54 렉시벨 왕국 24.04.19 15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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