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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전설급 마녀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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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작품등록일 :
2024.02.0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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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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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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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1,350

작성
24.05.0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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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DUMMY

아쿠아의 목에서 투명한 물거품이 들끓기 시작하더니, 곧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불어난 거품은 순식간에 배를 뒤덮었다.


거품은 배 위에 있던 사람들을 밀어내지 않고 감싸 안았다.


나와 그레이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품에 둘러싸이자 주변 소음이 잦아들었다.


작은 거품들은 모이고 모여 하나의 거대한 방울을 이루었다.


결과적으로 배가 거대한 방울 하나에 갇힌 꼴이 되었다.


나는 이 방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바로 알아챘다.


“이건··· 보호막이야···”


소음이 잦아들었던 이유.


그건 바깥의 환경을 원천 차단했기 때문이었다.


이 방울은 워터스파우트나 해일, 돌풍에 끄떡도 하지 않았다.


즉, 아쿠아는 방어 마법을 펼친 것이었다.


모두들 살아남았다는 것에 기뻐하는 것도 잠시, 배 위에 착지한 아쿠아를 주목했다.


그녀의 도움은 생각치도 못한 일이었다.


헤어진 이유가 그러했으니까.


아쿠아는 내 쪽으로 다가왔다.


“파이로온. 미안해애···”


그녀는 놀랍게도 훌쩍이고 있었다.


“괜히 고집부려서 미안해애···! 나는 파이로온도, 아티이도, 다른 아저씨이들도 죽는 거 싫어어···!”


그 순간 바닷속에서 거품에 덮인 선원들이 나타났다.


한참 전에 파도에 휘말려 바다로 떠내려갔던, 그리고 워터스파우트에 바람에 휩쓸려 날아갔던 이들이었다.


그들은 기절해 있었지만, 상태는 괜찮아 보였다.


‘그런 거였구나.’


아쿠아는 배를 떠난 게 아니었다.


줄곧 우리를 따라오고 있었다.


분명 사과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거다.


“내가 잘못했어어··· 그러니까 죽지 마아···”


나는 아쿠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쿠아는 훌쩍이면서 나를 끌어안았다.


“용서해 줄 거야아?”

“물론이지. 넌 내 친구인걸.”


그때 아티가 다가왔다.


“돌아와서 기뻐. 아쿠아.”


그러자 아쿠아는 고개를 푹 숙였다.


“미안해애. 아티이.”

”거짓말 한 건 나야. 나야말로 미안해.”


그 말을 들은 아쿠아는 아티에게도 쪼르르 달려가 끌어안았다.


아티 역시 웃으며 그녀를 안아주었다.


---


---


“울타리는 결계 같은 거야아. 외부의 존재가 넘어오지 못하게 막는 거지이. 물의 마녀의 도움 없이는 지나기 어려워어.”


울타리.


아쿠아는 이 초대형 워터스파우트 지대를 그렇게 불렀다.


“그러면 여길 넘어가야 한단 말이야?”

“으응. 우리가 사는 곳으로 가려면 여기를 지나야 해애.”


아쿠아는 그렇게 말하곤 뱃머리 위로 올라섰다.


곧 그녀의 발밑에 파란 마법진이 나타났다.


“텍트.”


아쿠아는 목에 걸린 큼지막한 소라 목걸이를 쥐더니 시전어를 뱉었다.


그러자 배를 감싼 방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배를 품은 방울은 유유히 ‘울타리'를 통과했다.


눈앞에 재해급 토네이도가 휘몰아치고 있는데도 방울은 여전히 끄떡도 하지 않았다.


“이것이 마녀님의 능력···”

“굉장하구먼···”


에스파다와 선원들은 그 모습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쿠아는 이곳을 지나는 게 어렵다고 표현했는데, 내가 볼 땐 물의 마녀의 도움 없이 이곳을 지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울타리'는 말 그대로 워터스파우트 천지였다.


아쿠아의 마법이 아니었다면 진작 가루가 되었을 거다.


”미지의 바다에서 살아남았더라도, 여기서 갈렸을 거야···”

“상상만 해도 끔찍하구만···”

”수백 년간 그 누구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던 이유로군···”


---


---


‘울타리’를 지나자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잔잔해졌다.


먹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세상을 밝게 비췄다.


아쿠아는 방울을 제거했다.


그러자 갑판 위로 상쾌한 바람이 불었다.


아쿠아는 우리가 들어선 이 바다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라고 소개했다.


물의 마녀들이 울타리까지 쳐가며 외부인의 출입을 막은 바다.


꼭꼭 숨겨둔 만큼 그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이렇게 맑고 깨끗한 바다는 지금껏 본 적이 없었다.


청록빛으로 빛나는 바다 아래, 오색찬란한 산호와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었다.


천혜의 자연을 보는 듯하다.


모두들 감탄사만 날리는 가운데 에스파다가 박수를 치며 주의를 끌었다.


“모두들 주목! 지금은 배 수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감탄하고 있을 시간 없어.”


그의 말이 맞았다.


배는 메인 돛대가 날아가고, 내부 골조가 드러날 정도로 만신창이였다.


사실상 바다 위에 떠 있는 게 신기할 정도.


선원들도 그것을 인지하고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그들이 바삐 움직이는 사이, 나는 그레이스를 도로 선실로 옮겼다.


선실은 지붕이 뜯겨져 날아갔지만, 침대는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서 남아 있었다.


나는 그녀를 침대 위에 눕히고서 상태를 다시 확인했다.


여전히 숨을 고르게 쉬고 있다.


간단히 말해 그녀는 잠을 자고 있었다.


다만, 호재가 있다면 그녀의 마력이 몸으로 느껴질 정도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었다.


물의 기운이라는 것에 적응하기 시작한 걸까.


그때 아쿠아가 선실에 들어왔다.


그녀는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레이스으. 괜찮아아?”

“응.”


나는 마침 잘됐다고 생각했다.


“아쿠아. 혹시 물의 기운이 뭔지 알아?”

“물의 기우운?”

“그레이스가 그것 때문에 의식을 잃은 것 같거든.”

“물의 기운은 그냥 물의 기운이야아.”


생각보다 싱거운 대답.


하지만 아쿠아는 내가 무슨 의도로 질문했는지 안다는 듯 말을 이었다.


“마녀들은 원소에 영향을 많이 받아아. 그레이스가 약해진 거언, 불이 물속에 있으면 식어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야아. 나도 불로 가득한 곳에 가면 힘들 거야아.”

“그렇구나···”

“그런 의미에서 파이로온은 신기해애. 불의 마녀이면서 어떻게 멀쩡한 거야아?”

“일단 나는 너희처럼 영체가 아니라 인간이니까 별로 영향 안 받는 게 아닐까?”

“그럴 수도 있겠다아.”


아쿠아의 눈은 초롱초롱해졌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빛.


“그러고 보니 아쿠아. 물의 마녀들은 어디에 있어? 이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라는 바닷속에 있는 거야?”


그러자 아쿠아는 고개를 저었다.


“입구가 있어어. 이쪽으로 가면 돼에.”


그녀가 가리킨 방향은 정확히 북동쪽이었다.


“여기서 거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으음. 글쎄에. 거의 다오긴 했거드은.”


더 캐묻진 않았다.


거의 다 왔다는 말만으로 충분했으니까.


“파이로온. 바닷속 구경해볼래에?”

“바닷속?”

“으응. 구경할 것도 많아서 재미있을 거야아.”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배가 수리될 때까지는 꼼짝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니.


아티까지 껴서 우리는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풍덩!


아쿠아는 바닷속에서 날아다녔다.


헤엄치는 모습이 마치 인어처럼 우아했다.


아티 역시 바다 사나이였기에, 아쿠아의 꽁무니를 따라갈 실력은 되었다.


두 사람이 시원스럽게 나아가는 것을 뒤에서 지켜보며, 나는 여유롭게 바닷속을 구경했다.


산호 속에서 열대 물고기와 문어, 불가사리, 해파리 등 수없이 많은 바다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형형색색 아름다운 것이 눈이 호강하는 느낌이다.


그것들을 구경하는 사이, 어느새 아쿠아가 내 근처에 다가왔다.


지느러미 귀를 뻐끔거리는 그녀의 모습은 영락없는 인어였다.


“파이로온.”


그녀는 바닷속에서 말을 할 수 있었다.


물속에서 어떻게 소리가 전달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되게 신기했다.


아쿠아는 숨 참고 있는 나를 보더니 소라 목걸이를 입에 대고 나팔 불듯 불었다.


그러자 소라 안에서 작은 방울이 튀어나왔다.


그것은 그대로 날아와 내 얼굴에 씌워졌다.


“이제 숨도 쉴 수 있고오, 말도 할 수 있을 거야아.”

“와. 정말이네?”


방울 안에는 산소가 들어 있었다.


게다가 말할 때마다 내 목소리가 바닷속에 퍼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신기해서 뭐든 말하고 싶었다.


그러다 문뜩 아쿠아에게 하고 싶었던 질문이 떠올랐다.


“아쿠아. 왜 여길 떠나서 이스트 대륙까지 온 거야?”

”바깥세상이 궁금해서어. 엄마가 밖으로 못 나가게 하거드은. 불결한 것들이 가득하다고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애. 여긴 재미도 없고 지루해애. 신기한 것도 없고오. 맨날 똑같은 것뿐이야아.”

“네 어머니라는 분은 누구야?”

”그거언.”


그때였다.


아쿠아가 갑자기 뭔가를 느낀 듯 표정을 바꾸고 어디론가 질주했다.


물거품을 일으키며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아쿠아.


나는 서둘러 그 뒤를 따라갔다.


멀리 아쿠아의 모습이 보였다.


아티도 있었다.


하지만 그곳엔 둘만 있는 게 아니었다.


아쿠아와 비슷한 푸른 마녀복을 입은 여인이 두 명이 있었다.


그중 톱날이 박힌 작살을 들고 있는 마녀가 아티의 목을 쥐고 있었다.


딱 봐도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산호에 몸을 숨긴 채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두 마녀는 아쿠아에게 말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어디 있었나 했더니 설마 울타리 밖으로 나갔던 거야? 이런 장난감도 들고 오고 말이야! 캬핫! 골 때리는데!”

“오션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저희와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아쿠아 아가씨.”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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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에테르 24.06.11 11 1 10쪽
87 시행착오 24.06.10 10 1 12쪽
86 원인 24.06.08 11 1 13쪽
85 선상 전투 24.06.07 11 1 12쪽
84 외양 24.06.06 10 1 11쪽
83 고민 24.06.04 11 1 12쪽
82 바다 송곳니 24.06.03 10 1 11쪽
81 크라운 피쉬 타운 24.06.01 11 1 13쪽
80 물과 기름 24.05.31 10 1 13쪽
79 물과 기름 24.05.30 9 1 10쪽
78 다음 단계 24.05.28 10 1 11쪽
77 악연 24.05.27 10 1 10쪽
76 악연 24.05.25 11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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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대양의 마녀 24.05.23 12 1 9쪽
73 엑자일 사이러스 24.05.21 11 1 9쪽
72 엑자일 사이러스 24.05.20 16 1 9쪽
71 엑자일 사이러스 24.05.13 16 1 10쪽
70 블루홀 24.05.11 17 1 9쪽
69 블루홀 24.05.10 14 1 6쪽
68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24.05.09 19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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