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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이번 정류장은 마왕성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헌킬
작품등록일 :
2020.04.08 21:25
최근연재일 :
2023.12.15 22:47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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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글자수 :
787,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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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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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Chapter 12. 이번 정류장은 마왕성입니다 (2)

DUMMY

한참을 대답하길 망설이던 미온은 끝내 결심한 듯 힘주어 답했다.


“알겠습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갑자기 자신을 죽여달라는 엔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미온.


방금 전까지 서로의 재회를 기뻐하던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둘의 눈매는 목석처럼 딱딱하다.


이건 장난 따위가 아니다.


미온은 내일 엔을 죽일 것이다.


웃기지 마!


방금까지 모성애를 운운하던 사람은 어디 갔는가!


본인이 죽어버리면 메이는 어쩌라고!


은인의 목에 칼을 들이대야 하는 미온의 마음은 생각해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건가!


내가 모르는 모종의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건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


“이유가 뭡니까.”


약간은 노기가 섞여 있는 내 물음에 엔은 입꼬리를 슬며시 올렸다.


“그런 너의 자상함이 마음에 든다. 손동현. 허나 이것은 너와는 관계없는 우리들의 미래에 대한 것이다. 그래도 들어볼 테냐?”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엔은 짧게 심호흡한 뒤 차분히 답했다.


“마족은 마족을 죽임으로써 선택적으로 상대의 마력을 갈취할 수 있다. 즉, 마족은 마족을 죽일수록 강해지는 것이다. 마족이 피와 죽음에 그만큼 친숙한 종족인 이유이지.”


엔은 테이블 위에 붉은빛이 도는 마력을 늘어놓았다.


마력은 춤추듯 흐느적거리더니 곧 글씨가 되었다.


“마족에게 이름은 특별하다. 마력에 그 이름이 각인되기 때문이지. 한번 정해지면 바꿀 수 없다. 다만, 자신과 비등하거나 더 강한 자의 마력을 갈취할 경우 이름 뒤에 그 마족의 이름이 붙게 된다.”


마력으로 쓰여진 글씨.


에마의 일기장을 읽었던 것처럼, 나는 글씨위에 손가락을 대었다.


“엔 에마.”


내가 쓰여진 글씨를 읽자 엔이 말했다.


“이것이 내 이름이다. 에마를 죽이고 그녀의 마력을 갈취했기 때문이지.”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세습을 하겠다는 거군요. 미온에게 당신과 에마의 마력을 계승하기 위해서요.”


“그래.”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걸론 납득할 수 없어요. 왜 하필 지금이죠? 당신에겐 메이가 있잖아요.”


순간적으로 그녀의 눈매가 누그러졌다.


“난 머지않아 죽는다. 너무 길었던 거다. 힘의 대물림이.”


그 순간 칼리파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힘의 대물림은 모체의 생명력을 소모해 자손의 마력을 증가시켜 주는 능력이야.】


그랬다.


엔이 낳은 자손은 수십만명.


그 이야기는 생명력 소모를 수십만 번 경험했다는 뜻이다.


“메이를 위해 그간 버텨왔으나 한계에 다다랐다. 오늘 절명해도 이상하지 않을 몸이지. 그러니 죽기 전에 이 힘을 미온에게 맡기고 싶다. 미온이라면 메이를 지켜줄 테니.”


엔은 그 말과 함께 미온을 바라보았다.


미온은 시선을 아래로 떨군 채 조용히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나는 엔을 바라보았다.


이제 겨우 그녀에게 빛이 들어왔는데, 스스로 그림자 속에 다시 들어가는 건, 너무나 가혹하고 비참한 일이었다.


물론 수천 년에 걸쳐 그녀가 참아왔을 고통과 고뇌를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그렇기에 말할 수 있다.


“포기하지 마세요.”


내 말에 엔이 고개를 돌렸다.


”그렇게나 소중히 여기던 메이가 돌아왔잖아요. 그리고 그건 메이에게도 마찬가지에요. 당신이 죽어버리면 메이는 어쩌라구요.”


“손동현.”


미온이 그만하라는 듯 목소리를 높였으나,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미온은 메이의 친구가 되어줄 순 있지만 그뿐이에요.”


“···”


”당신이 중요시 여기던 어머니의 사랑을 메이는 평생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갈 거에요. 후회 없으시겠어요?”


“메이만이 내 자식이 아니다.”


그 말을 끝으로 엔은 입을 다물었다.


그 역시 오랜 세월 수많은 고민 끝에 세워진 결론이리라.


미온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녀라면 내 말을 이해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어깨를 잡고 흔들었다.


“미온.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야. 메이에겐 엔이 필요해.”


“손동현. 너는 내일 심연으로 떠나라. 그때 너와의 계약을 종료하겠다.”


미온을 노려보았다.


시련장 앞에서 봤던 냉혹한 모습과 겹쳐 보였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엔에게 말했다.


“알아요. 당신에게 난 이세계에서 온 사람일 뿐인 거.”


“손동현···”


”하지만 전 이곳에서 누구보다 메이와 함께 지냈던 사람이에요. 고작 이십 년 남짓 살아온 인간일 뿐이지만, 그럼에도 말합니다. 메이의 곁을 떠나지 마세요. 겉으로는 마냥 순수할 뿐인 메이지만, 메이도 당신처럼 오랫동안 외톨이였으니까.”


엔은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지만 나는 말을 이었다.


”메이도 당신도 이제는 웃기를 바래요. 비록 짧은 순간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당신에게도 메이에게도 영원히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거예요.”


그렇게 하고 싶었던 말을 뱉어내곤 밖으로 나가버렸다.


어디든 좋았다.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라면.


막연히 걷다 비어있는 테라스로 이동했다.


알고 있었다.


나 역시 떠나는 사람 중 하나일 뿐.


미온도, 메이도 내가 남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소중한 만큼 레쉬메프도 소중하다.


나는 이들의 곁을 지킬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운명과도 같이 느껴져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미온도. 메이도. 이제는 볼 수 없으리라.


그때였다.


“손. 울어?”


옆을 돌아보니 메이가 있었다.


티 없이 맑은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는 메이.


나는 황급히 눈물을 훔치고 메이에게 말했다.


“메이. 안이나 밖이나 여전히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건 똑같네.”


“불쑥불쑥?”


“갑자기 막 나타나고 그러면 다른 사람한테 실례야.”


“그럼 어떻게 해야 해?”


“인사를 해야지.”


“인사?”


“안녕이라고 말하는 거야.”


“안녕? 놀이 같은 거야?”


“그래 맞아. 인사하기 놀이야.”


“인사하기 놀이! 하자! 지금!”


“안녕. 메이.”


“안녕! 손!”


“좋아. 다른 사람에게도 인사하기 놀이 해볼래?”


“응!”


도도도도.


메이는 그렇게 사라졌다.


인사하기 놀이.


유치원 다닐 때 선생님이 가르쳐준 놀이였다.


이 놀이로 나는 처음 인사를 배웠고, 그것은 언제나 내게 많은 친구를 가져다주었다.


그리고 메이에게도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게 해주리라.


---


---


이곳은 밤낮의 구분이 어려웠다.


항상 어둡고 우중충한 날씨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중이 말해주고 나서야 지금이 저녁 시간임을 알 수 있었다.


마계의 군주가 먹는 식사는 어떨까.


기다란 식탁 위에 펼쳐진 산해진미.


종류가 너무 많아 먹고 싶은 음식을 찾는 것도 어렵다.


손가락으로 먹고 싶은 음식을 가리키면 근처에 있던 시중이 날쌔게 음식을 덜어준다.


항상 배고픔을 호소하던 메이에겐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벨로크도, 미온과 엔도 대식가였다.


여기서 가장 깨작깨작 먹는 건 바로 나였다.


1인 1치킨도 못 하는 나는, 고작 음식 다섯 종류만 맛보고 포크를 내려놔야만 했다.


엔은 내일 죽을 사람치곤 무척이나 즐거워 보였다.


먹성 좋은 메이를 바라보며 꿀 떨어지는 듯한 얼굴을 하면서.


그것을 볼 때마다 나는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


식사를 마치고 배정받은 방은 여왕의 침실 못지않은 수준의 고급스러운 방이었다.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보다 더한 퀄리티를 자랑했다.


수십명의 시중들은 당연히 상시 대기 중.


룸서비스는 기본이었다.


그런 좋은 방에 묵으면서, 내가 하는 짓이라곤 그냥 침대에 누워 멍때리는 것뿐이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고,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천장에 있는 무늬 갯수를 세고 있을 때였다.


똑. 똑.


방문이 두들겨졌다.


들어온 이는 미온.


미온은 성큼성큼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나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내 옆에 앉더니, 나와 같이 침대 위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미온이 말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


“응.”


“널 잊지 못할 거다.”


“나도. 너와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


마지막이다.


마지막 밤이다.


남겨질 그녀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것뿐이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조용히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입술이 떨어지자 미온이 웃었다.


“네가 직접 내게 입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 아닌가?”


“그랬나?”


“아무튼 기분은 좋군.”


“그럼 다행이고.”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서기 전.


내게 한마디 했다.


“난 널 믿는다.”


---


---


여전히 밖은 깜깜했다.


시중이 낮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같은 날이라 여겼을 것이다.


“나 아빠랑 갔다 올게!”


“응. 메이 안녕.”


“안녕! 손!”


벨로크는 메이와 함께 크라케라로 떠났다.


그 사이 엔과 미온, 그리고 나는 마왕성 중심에 있는 정원에 도착했다.


엔은 내게 말했다.


“정원을 가로지르면 악의 연못이라는 곳이 나온다. 그곳이 심연이다.”


그리곤 미온의 앞에 무릎 꿇었다.


“자. 미온. 어서 내 목을 베어라.”


미온은 손톱을 길게 늘였다.


날카로운 칼날이 엔의 목 위에 얹어졌다.


하지만 거기까지.


미온은 칼날을 거두어들였다.


엔이 묻는 듯이 그녀를 불렀다.


“미온.”


“저는 엔님을 베지 않겠습니다.”


“어째서지?”


“쾌락은 제 스스로의 힘만으로 지킬 것입니다. 저는 엔 님의 마력에 의지하지 않겠습니다.”


“그런가···”


“메이 공주에게는 엔 님이 필요합니다. 어머니로서 메이 공주의 곁을 지켜주십시오.”


그 순간 엔의 눈가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마치 죄를 사면받는 이의 모습 같았다.


“내가··· 정말 그럴 자격이 있는 자인가··· 나 같은 것이 메이에게 어머니 행세를 해도 된다는 말인가···”


나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고 엔의 어꺠에 손을 대었다.


“당신은 메이의 어머니입니다. 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크흐흑···”


엔은 한참 동안 서럽게 울었다.


최강의 악마도 어머니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것이리라.


그리고 내 차례가 되었다.


심연.


다른 말로 악의 연못이라 불리는 이 칠흑 같은 구멍은, 환상 속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런 어둠뿐인 구멍을 아무렇지도 않게 뛰어든 디메시아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인간인 너는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지 못할 거다.”


그것은 이제 작별이라는 이야기였다.


엔은 내가 돌아서기 전 마지막으로 손을 내밀었다.


“잘 가거라. 손동현. 그리고 고맙다.”


나는 그녀의 손을 굳게 맞잡았다.


그리고 미온.


이제 진짜 안녕이다.


“손동현. 이제 너와의 계약을 종료하겠다.”


“응.”


그 순간 내 몸에서 검은 마력의 구슬이 튀어나왔다.


덥석.


그 순간 미온은 나를 껴안았다.


나도 그녀를 힘껏 껴안았다.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이것이 진짜 마지막이란걸.


“#$(*&”


그녀가 내게 무어라 말했지만, 나는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랬다.


여태껏 이세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와의 계약 덕분이었다는 걸.


나는 구멍 아래로 뛰어들었다.


떨어지면서 미온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나이스!”


그녀가 외쳤다.


“나이스!”


우리가 말이 통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어.


서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로의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우리는 그 단어를 쉼 없이 외쳤다.


곧 모든 것이 어둠에 휩싸였다.


---


---


뚝. 뚝. 뚝.


엔은 눈물을 흘리는 미온의 등을 쓰다듬었다.


미온은 약지에 끼어있는 반지를 소중히 어루어만졌다.


왼손 약지는 서큐버스에게 있어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


서큐버스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순간은, 이제 다시는 그 이외의 누군가에게도 사랑을 주지 않겠다는 맹세.


손동현은 떠났지만 미온은 혼자가 아니었다.


엔은 그것을 알 수 있었다.


디메시아가 예언한 것처럼.


메이를 데리고 온 사람은 세 사람.


미온의 뱃속에 자라는 그녀와 손동현의 아이.


손동현은 알아듣지 못했을 테지만, 미온은 그에게 확실히 전했다.


“우리 아이의 이름이야.”


나이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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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Chapter 13. 이번 정류장은 심연입니다 (2) 23.12.14 34 1 11쪽
119 Chapter 13. 이번 정류장은 심연입니다 (1) 23.12.13 31 1 13쪽
» Chapter 12. 이번 정류장은 마왕성입니다 (2) 23.12.11 32 1 12쪽
117 Chapter 12. 이번 정류장은 마왕성입니다 (1) 23.12.08 32 1 12쪽
116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10) 23.12.07 31 1 12쪽
115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9) 23.12.06 30 1 10쪽
114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8) 23.12.05 32 1 13쪽
113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7) 23.12.04 34 1 15쪽
112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6) 23.12.01 34 1 14쪽
111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5) 23.11.30 38 1 14쪽
110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4) 23.11.29 32 1 15쪽
109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3) 23.11.27 34 1 13쪽
108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2) 23.11.24 37 1 18쪽
107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1) 23.11.23 38 1 16쪽
106 Chapter 10. 이번 정류장은 쾌락의 층입니다 (26) 23.11.22 37 1 13쪽
105 Chapter 10. 이번 정류장은 쾌락의 층입니다 (25) 23.11.21 35 1 15쪽
104 Chapter 10. 이번 정류장은 쾌락의 층입니다 (24) 23.11.17 33 1 15쪽
103 Chapter 10. 이번 정류장은 쾌락의 층입니다 (23) 23.11.16 32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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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Chapter 10. 이번 정류장은 쾌락의 층입니다 (21) 23.11.13 33 1 13쪽
100 Chapter 10. 이번 정류장은 쾌락의 층입니다 (20) 23.11.10 35 1 14쪽
99 Chapter 10. 이번 정류장은 쾌락의 층입니다 (19) 23.11.09 33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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