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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킬 님의 서재입니다.

이번 정류장은 마왕성입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헌킬
작품등록일 :
2020.04.08 21:25
최근연재일 :
2023.12.15 22:47
연재수 :
1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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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57
추천수 :
198
글자수 :
787,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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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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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7)

DUMMY

“쾌락의 여왕이야. 켄지. 그것만 명심해 줘.”


“여보. 왜 그래? 내가 누군지 몰라?”


“알지~ 그러니까 이렇게 딱 한 번만 부탁할게. 응?”


두손 모아 애걸복걸하는 샤크산 백작을 보던 그녀는 변덕스레 표정을 풀며 그의 볼을 꼬집었다.


“후훗. 알겠어. 우리 귀여운 여보가 그렇게 애원한다면야.”


“감동이야. 여보. 내가 내일까지 꼭 최고급 수인 가죽 가방 공수해 올게! 여보 사랑해!”


샤크산 백작은 호들갑스럽게 귀부인을 포옹했다.


그런 그의 재롱을 받아주는 귀부인.


크라켄 가문의 가주 크툴루 크라켄의 세 번째 딸.


켄지 크라켄 공녀.


부부 사이라 해도 절대적인 오만의 규율 앞에선, 샤크산 역시 한없이 작은 남자일 뿐이었다.


비록 그녀에게 아양을 떨어야 하는 삶이지만, 그 대가로 얻어진 명예와 권력은 상어족의 피를 이어받은 샤크산에게 있어 차원이 다른 세계였다.


다섯 가문의 본가와 피를 섞을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오만의 귀족들에게 있어 최고의 명예인데 혼인으로 맺어질 경우 거기서 얻어지는 권력과 인맥은 상상을 초월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크라켄 가문의 본녀와 결혼한 그는 가문의 자랑이었다.


그렇기에 이러한 이점을 허투루 날릴 수 없는 법.


켄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다만 한 가지만 제외하면.


켄지는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춘 최고의 신부지만, 그런 그녀에겐 치명적인 오점이 하나 존재했다.


오만의 피가 진하게 흐르는 오만의 귀족으로서 남에게 자신의 우월함을 인정받는 걸 좋아하는 그녀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에 대한 진심 어린 찬양을 받아야만 직성이 풀렸다.


여기서 『진심』이라는 것이 중요했다.


웃으며 남을 칭찬하는 일은 누구나 언제나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겉으로는 칭찬해도 속으로는 무념무상 하거나 욕을 할수도 있다.


문제는 켄지가 그 입에 발린 찬양을 귀신같이 알아챈다는 점이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진심』이 담긴 찬양과 경배.


그 정도가 아니면 아무런 감흥도 일으키지 못했으니, 켄지는 자신이 가진 돈과 명예와 권력을 통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결코 넘어서는 안될 선까지 넘어섰다.


고문.


어떤 생명이든 목숨을 위협받을 경우 본능에 의해 『진심』이 된다.


그것을 알게 된 켄지는 주민들을 납치 및 감금.


고문을 통해 뽑아낸 절박함이 묻은 광적 찬양으로 자신의 우월함을 인정받는 걸 즐기는 기괴한 습성이 있었다.


샤크산 백작도 원래는 기백 있고 나름 명망도 있는 사내로 처음엔 그녀의 습성을 바꿔보려 노력했으나, 그것은 그녀의 천성이었다.


결국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그 역시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가져다주는 권력과 명예의 달콤함이 어느 순간 그런 악행들을 당연시하게 만들었다.


탑을 쌓는 것은 어렵지만 무너뜨리는 건 쉬운 것처럼.


그의 정신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다.


그러나 완전히 타락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켄지의 악행을 숨기려는 그의 행동은 최소한의 양심이자, 이성적 사고의 결과물이었다.


쾌락의 여왕이 오만의 층을 유희하며 오만의 귀족들을 벌하고 있다.


여왕이라 할지라도 하층의 악마가 상층의 중추격 악마를 건드리고 다니는 것은 어불성설.


오히려 여왕이기에 정치적, 군사적인 문제로 연결될 수 있어 매우 조심해야만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행위가 가능한 이유는 단 하나.


엔 에마.


마왕 벨로크조차 함부로 하지 못하는 최강의 악마 엔 앞에 크라켄 가문은 그저 수하 중 하나일 뿐.


부패한 귀족의 처벌.


엔이 쾌락의 여왕에게 내린 지령이 분명하다.


그러니 숨긴다. 무조건 숨긴다.


혹여나 잘못 건드렸다간 자신은 물론, 상어족 전체의 목이 달아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들이 딴 길로 새지 않게 자신의 성에 묵도록 했다는 것.


의심 없이 겉으로 꾸며놓은 성에서 지내다 갈 것이다.


하필 서큐버스 여왕이라니. 운도 지지리도 없지.


만일 그녀가 쾌락의 여왕만 아니었다면 이런 걱정은 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샤크산은 켄지가 자신의 별채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부디 오늘 하루만 무사히 지나갈 수 있기를.


---


---


켄지는 난데없이 등장한 인간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 순간 어인들이 발작하듯 부르르 떨며 소리쳤다.


“케, 켄지 님··· 죄, 죄송합니다··· 저, 저희는 모르는 일입···”


파삭!


그 순간 어인의 몸이 마치 달팽이처럼 구부러지기 시작했다.


연체동물이 아닌 이상 불가능한 자세.


우드득. 찌이이익.


이윽고 어인의 몸에서 뼈가 박살 나는 소리와 함께 뼛조각이 살점을 찌르며 튀어나와 피분수를 뿜더니 곧장 절명했다.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툭 던져 물었다.


“얘. 뭐야.”


“사, 살려주십시오!”


파삭!


남은 어인도 똑같은 결말. 켄지는 시선을 인간에게 돌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인간의 뒤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마력.


어둠속에서 서큐버스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건을 쓰고 있어 상대의 강함의 정도를 한눈에 파악하긴 어려웠다.


다만, 최소 여섯 뿔 이상.


자그마치 수백 년 가까이 마력을 저장해둔 홈그라운드에서 자신과 비슷한 크기의 마력을 지녔다는 건 보통의 악마가 아니었다.


“호오. 마력만으로 짓이긴 건가. 이 성의 마력을 두른 것도 네놈이겠군.”


켄지는 자신을 마주하고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그들을 보며 극심한 불쾌감을 느꼈다.


“너. 정체가 뭐야.”


서큐버스에게 물었으나 대답은 인간이 했다.


“샤크산 백작에게 뭐 들은 거 없어? 왠지 얘기 해 줬을 거 같은데?”


켄지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여왕 어쩌구했던 것 같다.


인간은 남자니 그럼 저 여자가 여왕이겠네. 라고 간단히 생각했다.


그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었다.


“감히 인간 주제에 나 켄지 크라켄에게 반말을 해?”


바윗덩어리 하나 옮기지 못하는 벌레 중의 벌레인 인간족 꼬마가 자신에게 말을 놓았다는 것이 그녀에게 있어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켄지는 어인 시중에게 했던 것처럼 마력을 쏘아 어그러뜨리려 했으나 전혀 통하지 않았다.


곧 인간에게 마력이 둘러져 있음을 알아챘다.


그 마력은 서큐버스의 것이었다.


“하! 재밌네. 안 그래도 애들만으론 성에 안 차다 싶었는데. 너희도 가죽을 벗기면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해주겠지?”


“너. 정말 터무니없을 정도로 쓰레기구나?”


“뭐···?”


켄지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신을 상대로 반말을 할 뿐만 아니라 쓰레기라는 말로 모욕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신을 무시하고 서큐버스와 대화까지 하고 있었다.


“미온. 크라켄 가문은 다 이런 놈만 있는 걸까?”


“오만의 종족은 마왕을 수호하는 종족이다. 이런 허접한 녀석들만 있었다면 진작에 자리에서 쫒겨났겠지.”


“그럼 쟤는 좀 이상한 거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켄지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이이익! 감히! 감히! 날 무시해!”


켄지가 폭발하려 하기 직전.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오오··· 이런. 젠장!”


샤크산 백작이었다.


걱정돼서 와봤더니 역시나.


호수 밑까지 탐사했을 줄이야.


어떻게 말로 잘 구워삻은줄 알았는데, 결국 의심을 하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상대를 만만히 본 자신의 실책이었다.


서둘러 타개책을 찾았다.


이 상황을 무사히 넘길 방법.


그는 짧은 새에 주변을 훑었다.


수인 아이가 묶인 지하의 고문실.


다른 건 몰라도 절대로 들켜선 안 되는 곳이었다.


발뺌할 변명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두 가지뿐.


용서를 빌어 선처를 구한다. 또는 제거한다.


제거를 선택한다면 인간은 없는 셈 쳐도 상관없다.


문제는 서큐버스 여왕.


자신과 켄지가 합세해 공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곳은 수백미터 깊이의 수중 공간.


어인족인 자신들의 주 무대였다.


다만 걱정되는 건 여왕의 죽음으로 인한 엔의 분노.


그것만큼은 절대로 감당할 수 없는 일.


결국 고민 끝에 샤크산은 켄지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켄지. 침착해 봐요. 네?”


“여보! 저 녀석들이 감히 나보고 쓰레기라고 반말하고 무시까지 했어! 감히 크라켄 가문의 제 3공녀인 이 켄지 크라켄을 말이야!”


손부채질하며 고개를 사정없이 흔드는 그녀의 행동은 샤크산도 말리기 힘들었다.


“부탁이에요! 네? 저를 생각해서 참아주세요!”


“여보! 지금 쟤네 편을 드는 거야? 장난해?”


켄지는 갑자기 울먹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여보야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미안해요. 여보. 울지 마세요.”


샤크산은 속으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이런 기조면 충분히 그녀의 흥분을 자제할 수 있다.


그럼 이제 어떻게든 이 상황을 무마할 제안을···


“뭐하냐 너네? 아주 신파극을 찍어라. 현실은 납치에 고문에. 에라이 범죄자 새끼들아.”


샤크산은 인간을 노려보았다.


그의 존재가 매우 매우 거슬린다.


생각해 보면 오만의 법칙을 거론하며 자신을 설득했던 것은 서큐버스 여왕이 아니라 저 인간이었다.


만약 서큐버스 여왕은 부패한 귀족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면?


엔이 쾌락의 여왕에게 내린 지령이 아니라 단순히 더 인간의 오지랖이라면?


그렇다면 이야기는 쉬워진다.


어차피 문제 되는 건 쾌락의 여왕.


저런 인간쯤, 소리 소문 없이 죽는 다해도 어떻게든 여왕을 설득하면 되겠지.


생각을 마친 샤크산은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인간에게 달려들었다.


---


---


카드득! 카드드득!


붉은 잇몸 아래 수십 개에 달하는 날 선 이빨이 쉼 없이 톱질하고 있었다.


다만, 대상은 내가 아니라 몸에 둘러진 마력 보호막이었다.


샤크산이 본색을 드러낸 이상 내막은 전부 드러난 셈이다.


“이봐. 샤크산. 이런다고 해결될 것 같아?”


“큭큭! 그래! 네놈만 없애버리면 다 잘될 것 같거든!”


카각! 카가각!


엄청난 악력이었다.


수백미터 수압에도 견디던 마력 보호막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크하하하! 어떠냐! 이제 살려달라고 빌어봤자 소용없다!”


그때였다.


서걱!


일순간 절삭되는 소리와 함께 샤크산의 이빨이 모조리 날아갔다.


“무, 무슨!”


샤크산은 엄청난 스피드로 반응해 무사했을뿐더러 이빨 역시 순식간에 재생했다.


다만, 그는 자신을 공격한 자가 미온임을 꺠닫고는 당황스러워했다.


“왜 여왕인 당신이 한낱 인간을 위해···”


“손동현을 건드는 자는 반드시 죽는다.”


타오를 듯 피어오르는 분홍 눈동자의 안광.


그 모습이 어찌나 살벌한지 나조차 오금이 저릴 정도였다.


그러나 켄지는 그 말을 듣고 우리를 번갈아 보며 피식 웃었다.


“어쩐지. 마력으로 보호해 주더라니. 반지도 저 인간이 선물한 거 맞지? 약지에 낀···”


서걱.


“꺄아악!”


일순간 켄지의 팔다리가 잘려 나갔다.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죽는다.”


미온의 눈에서 쏟아지는 강력한 살기에, 켄지는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입술을 비틀며 웃기 시작했다.


“여보. 봤지? 저 연놈들은 처리해야 해.”


켄지는 곧 문어의 촉수 형태로 원래의 팔다리를 재생시켰다.


그녀의 말에 샤크산도 포기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겠어. 여보 말이 맞아. 일단 이 상황을 덮고 생각해 보자.”


그 순간 샤크산과 켄지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회색의 마기가 피어올랐다.


그들의 마기에 벽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시간을 오래 끌면 성이 무너진다.


그렇게 되면 이곳에 잡혀있는 주민들은 모두 죽을 것이다.


최대한 빠르게 결판을 내야 한다.


나는 미온을 돌아보며 말했다.


“미온. 이게 마지막이야.”


그녀는 진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샤크산이 내게 달려들었다.


“인간 따위가 감히! 7계층의 악마를 상대로 싸워보겠다는 거냐?”


“너 사람 잘못 건드렸어.”


검은 돌을 들어 올렸다.


《손. 드디어 피 주는 거야?》

“그래. 메이. 마지막이니까 실컷 마시게 해줄게.”


돌을 있는 힘껏 가슴에 대었다.


검은 돌이 몸에 붙으며 피가 빠지는 느낌과 함께 일순간 검은 마력이 몸을 휘감았다.


쿠웅!


그와 동시에 샤크산이 나를 들이받으며 마치 불도저처럼 지하의 단단한 벽을 뚫고 나아갔다.


과연 오만의 종족.


지금껏 만난 그 어떤 종족보다 강력한 피지컬과 흉포함을 자랑했다.


놈은 강화된 이빨로 마력 보호막을 박살 냄과 동시에, 벽돌을 과자처럼 깨부수며 사정없이 내 몸을 물어뜯으려 했다.


“크윽!”


내가 칼날로 공격을 전부 막지 않았다면, 몸이 갈기갈기 찢겨져 나갔으리라.


이빨 공격은 막아내고 있으나 미는 힘은 나도 어쩌지 못했다.


그렇게 놈에게 한참 동안 밀려 나가니, 어느 순간 호숫물이 들이닥쳤다.


그리고 이것이 놈의 의도라는 것을 알아챘다.


호수의 밑바닥은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바위로 누르는 듯한 강력한 수압이 온몸을 옥죄어오기 시작했다.


그에 반해 샤크산은 살판 난 듯 더 빠르고 강하게 나를 들이받으며 끊임없이 이빨 공격을 해왔다.


가속이 붙은 놈의 공격에 결국 나는 빈틈을 내주고 말았다.


아주 살짝 이빨이 피부에 닿았을 뿐인데, 팔뚝 전체에 긴 상흔이 생겼다.


“크하하! 어떠냐! 꼴에 마족 흉내를 낼 줄 아나 본데 여긴 우리의 주 무대다! 너 따위는 흔적도 없이 처리할 수 있지!”


“그래? 근데 왜 난 아직도 살아있지?”


“잘난척하는군! 지금쯤 서큐버스도 켄지에 의해 삼켜졌겠지. 저 위를 봐라!”


샤크산이 위를 가리키자 성채크기의 거대한 문어가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저것이 켄지의 본모습이다! 이 물속에서 크라켄을 이길 수 있는 자는 없어! 자! 이제 죽어라!”


“아주 꼴값을 떨어라.”


지금까지 내가 방어만 해 온 건 검기를 위한 최소한의 마력을 끌어모으기 위함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모아둔 단전의 마력을 칼날에 담아 보랏빛 검기를 놈에게 휘둘렀다.


서걱.


샤크산은 단 일격으로 반토막 나 가라앉았다.


검의 달인인 이브를 상대해 본 내게 녀석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수중 속 전투는 처음이라 한 번의 실수가 발생했던 것 뿐.


스칵―!


순간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파동 하나가 느껴졌다.


고개를 들자 일순간 분홍빛 섬광이 빛나더니 거대한 해류가 밀려들었다.


주변 돌 틈을 붙잡고 버티자 곧 절삭된 문어의 거대한 몸통이 바다 밑으로 분해되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로 미온의 찬찬히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사람 키만 한 기다란 손톱.


여왕이 되고 나서 비교도 안될 만큼 길고 얇아진 그녀의 손톱은 가히 무시무시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멍때리면서 그 모습을 보다가 물속이라는 걸 깨달았다.


수, 숨이···


내가 황급히 성으로 돌아가려 하니, 어느 순간 눈앞에 나타난 미온이 내 입에 자신의 입을 맞추었다.


따스한 숨결이 내 입안으로 가득 밀려 들어왔다.


나는 그녀가 전달해 준 산소를 충분히 마셨지만, 한동안 우리는 그렇게 물속에 떠 있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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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10) 23.12.07 31 1 12쪽
115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9) 23.12.06 3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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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6) 23.12.01 33 1 14쪽
111 Chapter 11. 이번 정류장은 오만의 층입니다 (5) 23.11.30 38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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