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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서재입니다.

열개의 문: 마족환생기(魔族還生記)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완결

급로불사
작품등록일 :
2023.05.20 23:10
최근연재일 :
2023.08.14 21:35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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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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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8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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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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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인간의 시대 <83> - 운명(7) 완결

DUMMY

“스승님, 혹시.. 제가 잘못되면 제 처와 아들 지학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세익아.. “


대청법사가 당황해 하는 사이에 세익이 마족을 향해 달려간다.


“으아아아아”


공중에 뜬 채로 세익을 내려다보던 수리타하는 달려오는 세익을 향해 구체모양의 검은 연기 뭉치를 몇 개 쏘아부었다.


“대천자결 폭(爆)!!”


세익의 검술에 어지러이 날아들던 검은 구체 두 개가 그자리에서 폭발해 흩어졌다가 다시 수리타하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나머지 한개는 세익의 가슴팍을 파고 들어 그대로 감싸버린다.


“아아악··· 쿨럭”


세익의 가슴을 물폭탄처럼 감싼 검은연기에서 황금빛이 번쩍하더니 검은연기가 소멸해버린다. 아마도 항마사의 기운이 마의 기운을 몰아낸 것인 듯 하였다.


“쿨럭”


세익의 입에서 피가 주르륵 흐른다.


이때였다.


쿵 와르르르르 쾅 쾅 쾅


담벼락 기둥에 거대한 개나찰이 날아가 그대로 박혀버리고 건물이 무너져 쓰러져 그 위를 덮친다.


삼기호신도 함부로 덤벼들지 못하고 저만치서 노려만 보고 있다.


어디선가 멀리서 식신들이 다시 절로 들어와 승려들을 학살하던 여우들과 싸우고 있다.

확실히 식신들이 나찰이나 마족의 상대는 되지 않았지만 떼로 덤벼 여우들을 혼란하게 만드는 효과는 있었다. 그 사이에 승려들이 계속 도망가거나 같이 여우와 싸울 수 있었다.


“이.. 이 놈이···”


와르르르


건물더미 아래서 개나찰이 툭툭 털면서 일어난다.

화가 잔뜩난 모양새였다.


“됐다. 내가 나서마.”

마족 수리타하가 입을 열었다.

이전에도 들었었던 몇 명인가가 겹쳐 말하는 듯한 목소리, 도저히 인간의 목소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너희 나찰들도 사바세계에서의 한계가 명확하구나, 너마저 잃으면 내가 귀찮아지니 내가 처리하마.”


우우우우우웅


수리타하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오더니 하늘위로 올라간다.


콰콰콰콰콰쾅


실로 무시무시한 기운이 아닐 수 없다.

금새 귀주사 하늘에 먹구름이 잔뜩끼고 하늘이 밤처럼 깜깜해지고 천둥 벼락이 내리기 시작했다.


‘젠장, 하늘의 일기도 조정하는 것인가? 내 운천결이랑은 비교가 안되는 자연재해구나.'


세익이 생각했다.

세익의 운천결도 하늘에서 낙뢰를 유도하는 초인의 기술이었지만 그야말로 자연재해같은 마족의 위력앞에서는 입을 다물 수가 없을 뿐이었다.


세익은 마족을 본 순간 이미 각오했다.

오늘 살아서 여기를 벗어나기 어렵겠구나라고..


갑자기 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나는 미륵의 아이를 지키는 수호령이라 하셨다. 그래서 항상 내게 미안하다고 하셨다. 이제서야 내가 본분을 다 할 때가 왔구나.’


이때 수리타하가 공중을 걸어 이쪽으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화가 잔뜩 난 세하가 허공답보로 공중으로 도약했다.


“흥, 그딴 잡기술가지고 사람을 놀래키려고? 태풍찢기!!”


세하가 소마검을 십자모양으로 휘두르자 가뜩이나 검은 하늘에서 모래바람이 일어나 수리타하에게 맹렬하게 날아갔다.


퍼퍼퍼퍼퍽


그러나 수리타하는 손으로 세하의 공력을 모두 분산시키고 만다.


‘아냐, 자세히 보면 손으로 한게 아니라 손에 그 검은 연기를 두르고 한 것이다. 저번에도 봤지만 아무리 마족이라고 해도 몸은 인간의 몸이다. 결국 내구성에는 한계가 명확해.’


세하는 연속기를 펼쳤다.

세익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대천자결의 폭결과 섬결을 계속 운용하며 동에번쩍 서에번쩍하며 수리타하를 공격하고 있었다.


펑 펑 펑 펑


이미 귀주사는 쑥대밭이 되고 있었다.


두 형제의 무시무시한 협공을 수리타하는 시종일관 여유있게 받아내고 있었다.

양손에서 검은 연기를 무시무시하게 뿜어내 2대1로 싸우고 있었는데 세익은 항마사 옷과 칠성귀검으로, 세하는 항마사 옷과 칠성보주로 마족의 마기와 맞서 싸우고 있었다.


세하는 형이 걱정되어 견딜 수 없었다.

지혈을 했다고는 하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흘린데다 최강의 초식만을 연속기로 사용하니 몸이 버틸 턱이 없었다.


세익은 입에서 피를 연신 토하고 있었다.


쿨럭, 쿨럭




수리타하가 주문을 외우니 손에서 팡 소리가 나더니 눈에 보이지 않는 충격파가 두 형제를 밀어낸다.

"तुम्हारी आत्मा को छिन्न-भिन्न कर देगा"


콰당, 쾅


“얘들아, 괜찮느냐?”


대청법사가 형제를 일으킨다.


“괜찮습니다, 스승님.”


이때 수리타하가 지상으로 가볍게 내려와 형제를 쳐다본다.


지난 번 바루자와는 다르게 이마에 뿔은 없는 사람의 모습이었는데 갓과 두루마리를 걸친 영락없는 조선 선비의 모습이었다.


“내가 왜 이 조선땅에 왔는지 궁금하다고 했나? 알려주지, 나는 조선땅까지 온게 아니고 이 조선에서 이 자의 몸을 빌려 환생한 것 뿐이다.”


“조선에서 환생을 했다고?”

세하가 깜짝 놀랐다.


“거짓말마라, 조선 어디에서 마족이 환생을 하는 의식을 했다는 말이냐?”

세익이 이를 악물고 묻자 수리타하가 다시 말한다.


“환생의 의식은 필요없다. 이미 바루자가 환생하며 천계의 길을 열었다. 적당한 대상자가 있고 시기가 맞는다면 간단한 주술만으로도 우린 환생할 수 있다. 그 주술은 여기 술신이 거행했지.”

수리타하가 뚜벅뚜벅 걸어온다.


“여기 미륵의 아이가 있다고, 바루자를 죽이는데 일조한 녀석들이 있다고 하여 들렸다. 네가 진정한 미륵의 아이라면 우리 천족들이 애를 먹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오늘 네가 죽을 것이다.”


이때 대청법사가 석장을 버리고 목탁을 두들기며 항마의 불경을 외우며 수리타하에게 걸어갔다.


“스승님 안됩니다.”


“반야바라밀다···”


푸욱, 푸욱


수리타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가 어느새 대청법사의 몸을 그대로 관통해버린다. 그러나 대청법사는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목탁을 치며 주문을 멈추지 않고 다가간다.


“중, 목을 날려주마 네가 목이 날아가도 주문을 외울 수 있는지 보자.”


“하아앗”


두 형제가 동시에 몸을 날려 수리타하에게 덤벼들었다.


세익은 칠성귀검으로 목을 노리고 세하는 칠성보주로 보호막을 형성해 두 사람을 같이 보호했다.


치이이이익


칠성귀검을 손으로 잡은 수리타하의 손에서 살이 타는 냄새가 진동을 했다.


“죽어라!!”


세익은 단전의 모든 기운을 뽑아내어 칠성귀검을 그대로 내려찍고 있었으나 수리타하의 손은 요지부동 꿈쩍을 하지 않았다.


세하역시 칠성보주의 보호막으로 사람들을 보호하며 소마검으로 베어 들어갔다.


그러나 그 역시 수리타하의 연기에 막히고 말았다.


푸욱


“말··· 도 안돼.”


수리타하의 검은 연기가 칠성보주의 황금빛 보호막을 뚫고 들어와 대청법사의 가슴을 또다시 관통했다.


대청법사는 목탁을 땅에 떨어뜨리고 쓰러지는 듯 하더니 이를 악물고 마지막 한 발을 내밀어 손바닥을 수리타하의 가슴에 대었다.


“닿았다, 파마(破魔)의 인”


팡!!!!


수리타하의 가슴이 번쩍하며 세 사람이 동시에 뒤로 나가 떨어진다.


수리타하의 가슴에 불이 붙으며 검은 연기가 순간적으로 와해되었다가 다시 모여들어 구멍난 상처를 메운다. 바루자 때와 비슷했다.


“스..스승님”


세익이 얼른 쓰러져있는 대청법사에게 다가갔으나 대청법사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스.. 스승님.. 흑흑”


챙그랑


세익은 수리타하가 던져버린 칠성귀검을 몸을 구르며 겨우 한 팔로 잡았다.

이제 귀주사에는 두 형제밖에 남지 않았다.


제압하던가 도망가야 하는데 둘 다 여의치 않다.

등 뒤에서는 삼기호신과 개나찰이 지켜보고 있다.


‘여기서.. 끝인가? 우리 형제는 진정 여기서 끝이란 말인가?’


세익이 고민을 거듭하다 세하에게 말했다.


“세하야, 우리 힘으로는 저 마족을 이길 수 없어, 형이 길을 만들테니 너는 도망가서 훗날을 도모해라. 네 형수와 지학이를 좀 보살펴 주고..”


“형, 무슨 소리야? 그걸 말이라고 해? 난 어디에도 안가. 이제와서 우리 형제가 또 갈라질 수는 없어.”

세하는 말을 끝내더니 그대로 뛰어올라 최고의 비기를 시전한다.


“아아아아아 천풍!!”


소마단 풍문에서도 풍문주 옥자하와 세하만이 시전가능하다는 최고의 광역기였다.


“이건 피해야겠군.”

뒤에서 구경하던 삼기호신이 어느덧 몸을 날려 도망간다.


개나찰도 몸을 일으키지도 못한채 보호막으로 몸을 둘러 양팔을 가로막아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


콰콰쾈 쾅!!!!!

태풍이 귀주사 일대를 모조리 휩쓸었다.


수리타하역시 세하처럼 공중에 날아올라 검은 연기를 연속으로 폭사하고 있었다.

"मृत्यु गोला'


콰콰콰콰쾅


세하의 몸이 땅으로 떨어진다.

검은 연기를 몇 방 맞았는데 다행히 칠성보주와 항마사의 가호로 치명상은 피한 듯 했다.


“쿨럭”


세하도 피를 토했다.


“움직이지마 늑골이 몇 군데 부러졌어.다리도..”


수리타하의 몸은 이미 검은연기가 가득 휘감고 있어서 타격은 있는지, 살아 있는게 맞는지 사람인지 요괴인지조차도 분간할 수 없었다.


‘저자는 스승님의 법력을 맞고 세하의 천풍을 맞았다. 육신은 인간의 몸이니 몸에 분명히 타격이 있을 것이야.’


세익은 세하를 벽에 자상하게 기대주고 얼굴을 한 번 쓸어 내려주며 웃었다.


“형이 미안하구나 세하야, 끝까지 지켜주지를 못해서..”


“형···”


“형이 미안하구나, 너의 재능을 시기해서···”


“형.. 무슨 말이야 형..”


“세하야, 너는 이미 형의 경지를 넘어선지 오래야, 형도 알고 있었다. 여우의 저주를 받은 이후에 내 몸과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어. 미안하구나.”


“형.. 뭐 하려고? 아.. 안돼.. 안돼.”


세익은 다정하게 동생의 뺨을 쓸어 내리더니 고개를 돌려 수리타하를 바라보았다.


“(지금 저 놈은 몸을 수복중인 것이야, 지금 쳐야한다.) 하앗”


“풍운천결(風雲天抉)”


순간 세익의 모습이 사라지더니 무수한 검의 회오리가 되어 수리타하를 향해 날아갔다.


“아.. 안돼.. 보주야 형을 지켜줘.. 아악”


세하는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허리춤에서 칠성보주를 꺼내 형의 등 뒤로 던졌다. 보주가 황금빛 빛을 발하며 세익과 수리타하를 향해 날아갔다.


번쩍


검은 연기에 황금빛 빛이 폭사해서 태양이 터지는 듯한 빛의 폭발이 일어났다.


커커컥


세익의 칠성귀검은 분명히 수리타하의 심장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꿰뚫고 있었다. 수리타하의 가슴에서 붉은피가 솟구쳐 올랐다.


피우우웃


그러나 수리타하는 갓을 쓴 채 사악한 미소를 띄우며 한 손으로 세익의 목을 잡아 들어올리고 있었다.


“우리 천족들이 인간의 육체를 빌렸다고 인체가 죽으면 죽을거라고 생각하나? 심장을 찌르고 목을 베면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아니야, 아니야, 이 심장이 터져도 나는 마천(魔天)의 기운으로 심장을 다시 쥐어짜서 살릴 수 있다네.”


“커.. 커헉..”


세익의 입에서 거품이 나왔다.


늑골과 다리가 부러진 세하는 움직일 수 없었다. 눈에서 한 없이 눈물만 쏟아져 나왔다.


“형.. 혀어엉.. 야이 미친새끼야, 개잡놈의 마족 새끼야, 우리 형을 나 줘, 혀엉!”


수리타하는 세하를 쳐다보며 미소지었다.


“인간의 육체란 얼마나 덧없이 약한 것인가··· 인간이란 얼마나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무력한 존재인 것인가, 그렇지 않나 꼬마?”


말을 마친 수리타하가 주문을 외우며 손에 힘을 준다.

"मरना"

두드득


세익의 고개가 뒤로 꺾였다.

꺾여서는 안 되는 방향으로 꺾이며 돌아간 눈이 세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아아아악, 이 개새끼야!!! 아아아악!!!!!”


세하는 손에 들고 있던 소마검에 모든 공력을 실어 내던졌으나 수리타하는 가볍게 피해버렸다.


“하하하하, 하하하하하 꼬맹아 너희 인간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 너희같은 하등한 종족이 무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네가 뭔 짓을 해도 좋아. 평생을 산에 숨어서 뒤에서 나를 저주하건, 죽을 각오로 노력해서 내 앞에 다시 나타나 찢겨죽던 너의 선택이다.”


수리타하는 세익의 시체를 구석으로 던져버렸다.


철퍼덕

“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세하가 비명을 지르며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쓰러진 세익쪽으로 기어간다.


“아아아악, 형, 형··· 형아.. 아아아아악”


눈물, 콧물,피가 범벅이 되어 조금씩 기어가 세익의 시체위를 더듬는다.


"형.. 아아아악... 형, 형.. 눈을 떠 봐, 형... 아아아악"


이때 개나찰 술신이 수리타하에게 말한다.


“천족이시여, 저 아이를 살려두실 생각이십니까?”


수리타하는 개나찰을 보며 말한다.


“미륵의 아이니 뭐니 하는게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허언인지 지금 잘 보지 않았느냐? 저런 것들이 우리 천족의 걸림돌이 될 거라 생각하나?”


개나찰은 고개를 숙였다.


“가자, 술신, 꼬맹아, 나는 명나라 북경에 있을테니 언제든 찾아오너라, 아니면 평생 숨어서 개처럼 웅크리고 살던가, 하하하하 내 언제든 놀아주마.”


수리타하가 개나찰과 함께 검은 연기 사이로 멀어져간다.


“으으으으으 개새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이미 눈이 돌아간 세하는 형의 시체위에 엎드려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수리타하의 뒷모습을 쳐다본다.


이때 영영과 율령이 저 멀리서 달려온다.


“오라버니.. 허억”


영영은 이 참담한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미 모든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때 멀찍이 숨어있던 삼기호신이 나타나 쓰러져있는 세하 앞에서 이빨을 드러낸다.


“마족들은 너를 버리고 갔지만 나는 너희 형제를 용서할 수 없다. 크르르릉”


이 때 영영이 눈에 쌍심지를 키고 세하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래? 어디 한 번 해봐. 내 천룡안에 걸고 맹세하는데 네가 지금 세하 오라버니를 건드리면 내가 전국에 있는 모든 여우를 하나도 남김없이 산채로 가죽을 벗겨 죽이고 말테야. 어디 한 번 해보자.”


고오오오오~


영영의 분노와 투기로 옷과 머리카락이 모두 곤두서고 천룡안에 피가 맺혔다.


크르르르릉


영영과 삼기호신의 눈싸움이 계속된다.


이때 삼기호신이 몸을 홱 돌리면서 말한다.


“그래, 우리의 원한은 서로 이쯤에서 끝내자, 서로 소중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잃었다. 나도 더이상 관여하지 않으마.”


멀어져가는 삼기호신과 여우떼를 바라보며 영영은 그제서야 살기를 거두었다.

·······················


며칠이 지나고 세익과 대청법사, 그리고 무고하게 희생된 승려들의 장례가 열렸다.

귀주사는 절 전체가 아예 박살이 나 버렸다.

그나마 공부하던 아이들이 다치지 않은게 다행이었다.


주영은 몇 번이나 혼절하고 깨어나기를 거듭했다.

평소에 심지가 굳고 강하기로 유명한 주영이었지만 남편의 비참한 죽음에는 넋을 잃고 말았다.


몇 번이나 따라죽으려 은장도에 손을 댔지만 젖먹이 지학이를 두고 혼자 갈 수 없었다.


가슴과 다리에 붕대를 메고 치료중인 세하는 그 이후로 거의 말 수가 없어졌다.


장례식장에는 함경도의 저명인사들이 많이 찾아왔다. 대청법사의 죽음은 그만큼 함경도 전체에도 큰 충격이었다.

그 중에 함경 절제사 양정이 와서 세하에게 고개를 숙였다.


“내 자네 형과의 약조는 반드시 지킬 것이니 걱정하지 말게나.”

“약조라니요?”


세하가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게 있다네.”

양정은 예를 다하고 돌아갔다.


세하는 형의 장례를 치루고 주영에게 가서 인사를 올렸다.


“도련님은 어찌 하실 건지요?”


“저는 영영이와 함께 곤륜의 소마단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제 앞으로의 인생은 마족을 멸하는데 모두 쏟을 것입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에요, 도련님이 더 잘 아시잖아요?”


그러나 세하는 굽히지 않았다.


“상관없습니다. 그게 저의 운명입니다. 그렇게 싸우다 죽는 것도 저희의 운명이겠지요.”


세하는 이야기하며 영영의 손을 꼭 잡았다.

이번에는 영영이 주영에게 말했다.


“언니, 우리 부모님한테도 언니를 잘 보살펴 주라고 이야기 해 놨어. 지학이 공부 문제는 걱정하지마. 그리고 세하오빠네 집에서도 돌삼이와 말순이 중심으로 언니를 계속 도울거야.”


“그래, 고맙구나 조심하렴.”


“그럼 형수님, 몸 건강히 지내십시오. 가끔 소식 전하겠습니다.”

“도련님도요, 조선에 돌아오면 꼭 제일 먼저 들러주세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하와 영영은 손을 잡고 다시 함경도를 떠나기 시작했다.


‘인간의 시대가 끝났다고? 너희 마족들의 시대는 반드시 내 손으로 끝내주마.’


유세하는 소마검과 형이 쓰던 칠성귀검, 그리고 칠성보주를 허리춤에 챙긴 채 석양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붉은 노을이 험난할 두 사람의 뒷모습을 쓸쓸히 비추어 주고 있었다.


<열개의 문 1부 인간의 시대 끝>


작가의말

그간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열개의 문 마족환생기(魔族還生記)의 1부 인간의 시대의 막을 내립니다.

연재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후기를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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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인간의 시대 <82> - 운명(6) 23.08.13 114 0 11쪽
82 인간의 시대 <81> - 운명(5) 23.08.12 113 0 11쪽
81 인간의 시대 <80> - 운명(4) 23.08.11 109 0 10쪽
80 인간의 시대 <79> - 운명(3) 23.08.10 129 1 10쪽
79 인간의 시대 <78> - 운명(2) 23.08.09 115 0 10쪽
78 인간의 시대 <77> - 운명(1) 23.08.08 125 1 10쪽
77 인간의 시대 <76> - 수구촌(壽九村)(4) 23.08.06 131 2 11쪽
76 인간의 시대 <75> - 수구촌(壽九村)(3) 23.08.05 117 0 10쪽
75 인간의 시대 <74> - 수구촌(壽九村)(2) 23.08.04 124 0 10쪽
74 인간의 시대 <73> - 수구촌(壽九村)(1) 23.08.03 122 0 10쪽
73 인간의 시대 <72> - 귀환(2) 23.08.02 119 0 9쪽
72 인간의 시대 <71> - 귀환(1) 23.08.01 130 1 11쪽
71 인간의 시대 <70> - 마족강림(3) 23.07.30 126 0 11쪽
70 인간의 시대 <69> - 마족강림(2) 23.07.29 114 0 9쪽
69 인간의 시대 <68> - 마족강림(1) 23.07.28 12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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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인간의 시대 <63> - 십이신장 대 십이천존(4) 23.07.22 129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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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인간의 시대 <61> - 십이신장 대 십이천존(2) 23.07.20 135 0 11쪽
61 인간의 시대 <60> - 십이신장 대 십이천존(1) 23.07.19 12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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