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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룡 님의 서재입니다.

굿바이 홍길동

웹소설 > 자유연재 > 퓨전

완결

중룡
작품등록일 :
2022.05.11 16:30
최근연재일 :
2022.08.10 09:05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21,069
추천수 :
472
글자수 :
528,736

작성
22.06.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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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
추천
3
글자
12쪽

36. 재벌3세와 고아

DUMMY

식사를 시작한 길동은 모든 음식을 조금씩 먹어보았다.

‘정말 맛있네!’


“모든 음식이 맛있어요!”


식사를 마친 길동이 도우미들을 향해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본 옥정화가 깜짝 놀랐다.

‘우리 길동이가 왜?’

길동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난 옥정화가 길동의 방으로

들어왔다.


“길동아! 다음부터는 도우미들에게 머리를 숙여서는

안 돼. 알았어?”

“왜요?”

“왜긴? 모두 다 네 아랫사람이니 그렇지.”


길동은 옥정화의 말에 깜짝 놀랐다.


“엄마!”

“응!”


“도우미분들이 돈을 받고 일은 하지만 엄마나 아버지가

지불하는 돈은 도우미분들의 수고에 비하면 아주 소소한

금액이에요. 음식을 하고 집안일을 돕는 부분만 지급했지

도우미분들의 눈에 보이지 않은 정성에 대해서는 지급하지

않았죠?”

“..그...그렇지!”

“엄마! 제가 도우미분들에게 인사를 한 이유는 그분들의

정성에 대한 제일 작은 예를 표한 거예요.”

“그..그렇구나! 알았어. 엄마도 내일부터 너처럼 할게.”

“감사해요. 엄마!”

“그럼 엄마는 그만 내려간다.”

“잠깐만요, 엄마!”

“또, 뭐?”


길동의 말에 당황한 옥정화는 빨리 길동의 방을 나가고

싶었다.


“운동하고 싶은데요.”

“음! 어디가 좋을까? 네가 맘에 드는 곳이 있는지

엄마하고 가보자.”

“예, 좋아요.”


길동의 방을 나온 옥정화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자,


“엄마! 계단으로 내려가요.”


길동의 작은 손이 옥정화의 손을 잡아끌었다.


“응, 그래!”


옥정화는 자신의 손을 잡은 길동의 작은 손에서 진한

따스함을 느끼며 미소를 지으며 길동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 안고 싶어요!”

“그래? 우리 길동이가 웬일이야?”


계단의 중간 지점,

길동은 옥정화의 목을 껴안았다.

‘조선에서 놓쳐버린 엄마의 정을 이제라도 느끼며

살아야지!’

옥정화의 목을 껴안은 길동의 작은 손이 옥정화의 등을

토닥거렸다.

‘사고가 나서 많이 놀랐지만, 성격이 따뜻한 아이로 변해서

너무 다행이야!’

이상하리만치 변한 길동의 행동에 조금 당황은 했지만

옥정화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길동아! 본채를 나서면 오른쪽에 있는 건물이 A동이고

왼쪽에 있는 건물이 B동이야, 그리고 B동 옆에 있는 조금

작은 건물이 C동으로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숙소이니

기억하고 있어.”

“예, 엄마! A동과 B동은 무슨 용도에요?”

“A동의 일 층은 운동시설이 있는 체육관이고 이 층은

도서관이다. 그리고 B동의 1층은 차를 마시는 공간을

제외하면 전체가 박물관이야.”

“빨리 가보고 싶어요.”


길동은 종종걸음으로 옥정화보다 앞서서 걸었다.

‘저런 모습을 보면 꼭 제 아빠를 보는 것 같아!’

한 번씩 뒤를 돌아보면서 빨리 오라고 손짓하는 길동을

보면서 옥정화는 남편 홍상준이 떠올랐다.


****


1989년 옥정화는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방송국의

기자로 입사를 했었다.

외모는 물론 말솜씨까지 뛰어난 옥정화는 방송국에서

인정을 받아 기자와 앵커를 겸하게 되었다.

방송국에 입사 한지 이년 후, 신년이 되자 옥정화에게

국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그것은 바로 좀처럼 언론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홍상준회장을

단독으로 인터뷰를 해오라는 것이었다.

‘벌써 떨리는데 회장실까지 어떻게 숨어서 들어가지?’

회장비서실에 홍상준회장의 단독 인터뷰를 요청했다가

단번에 거절당한 옥정화였다.

카메라를 든 옥정화는 일류그룹의 사옥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


‘이제 회장실에서 아버지를 보내드려야겠다.’

홍상준회장은 아버지 홍정철회장의 초상화와 함께

홍정철회장이 평소에 썼던 물품들을 치우고 있었다.

‘아! 아버지께서 쓰시던 담배와 라이터가 있었구나!’

홍상준회장은 갑자기 끊었던 담배 생각이 났다.

그래서 일류그룹의 사옥을 나와 담배를 샀다.

‘사옥 전체가 금연건물이라 마땅히 피울 곳이 없어!’

홍상준회장은 사옥 옆 화단 밑으로 가서 쭈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일류그룹의 사옥을 나와 있던 보안요원이 아까부터

사옥의 정문을 바라보고 있는 옥정화에게 손가락질하며

뭐라고 하는 듯 하자 옥정화는 보안요원의 시선을 피해

화단에 걸쳐 앉았다.


“무슨 회사가 정문 앞에 잠깐 서있다고 손가락질까지

하며 난리야?”


오랜 시간 서 있다 보니 온몸이 꽁꽁 얼어버린 옥정화는

짜증이 났다.

‘이게 무슨 냄새야?’

어디선가 날아온 진한 담배 연기가 옥정화의 콧속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옥정화는 담배 연기를 따라 머리를 아래로 쏘-옥

내밀었다.


“이봐요!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으-헉! 누구십니까?”

“나요? 나는 도심 속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취재 나온 기자예요.”

“.....,”

“일어나 보세요.”

“그..그냥 못 본 척해주면 안 되겠습니까?”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구부정한 자세로 선 홍상준회장이

양손을 모으며 말했다.


“뭐라고요?”

“그냥 한 번만 봐달라는 것입니다.”

“뭘 봐줘요? 혹시 일류그룹에 근무하세요.”

“예? 예!”

“그럼 내가 봐 드릴 테니 내 부탁 좀 들어줘요.”

“제가 부탁을 들어드릴 정도의 위치는 아니지만 말씀은

해보세요.”

“나는 천하방송국의 기자 겸 앵커에요, 오늘 홍상준회장과

인터뷰를 하게 해주면 댁이 이곳 금연 지역에서 담배 피우는

모습을 카메라에서 지워드릴게요.”

“여기는 금연 지역이 아닌데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잖아요? 댁은 진짜 공중파를

타고 싶어요?”

“.....,”

“댁이 공중파 뉴스에서 나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댁의 자녀들이 얼마나 창피하겠어요?”

“저는 아직 미혼인데요.”

“숨어서 담배나 피우니까 아직도 싱글인것이에요. 아무튼

빨리 홍상준회장에게 전화라도 해보세요. 천하방송국에서

미녀 앵커가 인터뷰하기 위해 사옥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화는 불가능하고 지금 회장실로 올라가시죠.”

“정말이죠? 사옥 안으로 들어가서 보안요원이라도 부르면

오늘 저녁 뉴스에서 댁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시겠어요?”

“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따라오세요.”

“호호! 보통 우리 회사에서는 남직원들이 나를 따라다니는데

남의 회사에 와서 댁을 따라가려니 많이 우습다! 그쵸?”


카메라를 챙겨 든 옥정화는 홍상준회장의 뒤를 따라

사옥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 이 사람은 정말 일류그룹의 직원이 맞구나!’

보안요원들이 홍상준회장을 향해 정중히 목례를 하자

긴장하던 옥정화의 얼굴이 안도하는 낯빛으로 변했다.

띠-링!

옥정화는 키가 큰 홍상준회장의 등 뒤에 바짝 붙어서

홍상준회장을 따라가느라 1층에 멈춰 서있던 엘리베이터에

회장 전용이라는 글씨를 보지 못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무턱대고 왔다고 쫓아내려고 할 텐데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까?’

엘리베이터가 위로 올라갈수록 옥정화는 초조해졌다.

띠-링!

30층,

회장 사무실 앞에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다.


“회장님! 어서 오십시오.”


자리에서 일어선 비서실 여직원이 홍상준회장을 맞았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옥정화는 홍상준회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나가자 얼른 뒤따라 나왔다.


“이봐요! 같이 가요.”


비서실 여직원이 홍상준회장에게 인사를 하는 순간,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옥정화는 여직원의 말을 듣지

못했다.


“뭐예요? 홍상준회장이 없잖아요? 그래서 내가 전화를

하라고 하니까, 이제 어떡해요?”

“.....”

“나는 여기서 기다릴 테니까 댁은 나가서 일을 보던지

알아서 하세요.”


풀-썩!

홍상준회장을 쏘아본 옥정화는 푹신한 소파에 엉덩이를

걸쳤다.

똑-똑-똑!


“들어와요.”


노크에 홍상준회장의 말이 끝나자 문이 열리고 여직원이

들어왔다.


“회장님! 차는 무엇으로 올릴까요?”

“미녀 앵커님! 무슨 차를 마시겠소?”


홍상준회장의 물음에 옥정화가 입꼬리를 틀었다.


“예? 헉! 딸-꾹 딸-꾹! 내가 이럴 줄 알았죠? 만나려는

홍상준회장은 오지 않고 이게 뭐야? 남직원이 여직원하고

서로 짜고 회장실에서 회장 놀이나 하고 말이야?”


다리를 꼰 옥정화가 두 사람을 노려보며 말을 하고 나서

씩씩거리며 눈을 감아버렸다.

홍상준회장이 옥정화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눈을 뜬

옥정화의 시선이 여직원에게로 향했다.


“헉! 저...저 사진은?”


옥정화는 여직원에게 뭔가 말을 하려다가 여직원의

뒤에 걸린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 사진은 홍상준회장과 홍정철이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

홍정철은 전 국민이 알 정도로 많이 알려진 사람이었다.


“..혹시 그...그쪽이 진짜 홍상준회장....님?”

“맞소? 내가 홍상준이오.”

“어-어-어!”


쿵!

홍상준회장의 말에 낯빛이 변한 옥정화가 탁자에 머리를

박으며 기절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옥정화가 다시 홍상준회장의 얼굴을 본

곳은 병원의 침대 위였다.


“홍상준회장님! 죄송해요. 설마 회장님이 화단 밑에

숨어서 담배를 피울 줄은 생각도 못 했거든요.”

“하하! 숨어서 피운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회장님! 이렇게 있을 것이 아니라 일어나겠어요.”


홍상준회장의 웃는 모습을 본 옥정화가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제 괜찮은 것이오?”

“예, 몸은 다 나았으니 인터뷰를 해주시면 안 될까요?”

“다 나았으면 나가서 밥이라도 먹으며 합시다.”

“예!”


이렇게 해서 스물일곱 살의 옥정화와 마흔다섯 살의

홍상준회장은 연인이 되었고 두 사람은 일 년 후 결혼하게

되어 옥정화가 서른 살이 되던 해에 길동이 태어났다.


****


미명보육원!

깨어 난지 한 달이 지나자 다섯 살의 임진용은 자신이 사는

곳이 보육원임을 알게 되었다.

‘그놈! 홍길동의 칼에 맞은 가슴부위가 아직도 아파서

저 아이들처럼 뛸 수가 없다니?’

벤치에 앉은 임진용은 심장이 있는 가슴부위를 문지르며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휴-우! 건강하지 않은 몸으로 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임진용이 생각에 잠겨있는데 아이들의 축구공이 임진용에게

날아왔다.

퍽 쿵!

임진용은 공을 받으려고 두 손을 뻗었으나 축구공은 양손

사이를 통과하여 임진용의 얼굴을 때렸다.

그 때문에 임진용은 벤치에서 떨어져 기절하고 말았다.

그래서 임진용은 원장부부와 함께 가까운 의원으로 갔다.


“이놈을 다른 보육원으로 보내야겠어!”

“나도 같은 생각이에요. 여보! 툭하면 아프고 툭하면

기절해서 너무 불안해요.”


정신을 차린 임진용은 원장부부의 말을

듣고 있었다.


“이놈이 달리 자주 아프고 기절을 한 것이 아니야.”

“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원장의 말에 원장사모가 물었다.


“조금 전 간호사한테 들었는데 정밀검사를 한 결과

치료가 어려운 심장병이래.”

“그럼 서둘러 이 아이를 보낼 곳을 알아보세요.”


임진용은 원장부부가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조용히

몸을 돌렸다.

‘이런 인간이 보육원의 원장이라니? 그런데 내 몸에

심장병이 있다고 하는데 심장병이 뭐지?’

임진용은 숨소리마저 죽여 두 부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오늘까지만 병원비를 무료로 해주겠다고 하니 진용이를

데리고 빨리 나가자고,”

“그래요? 알았어요.”


밖으로 나갔던 두 부부가 임진용이 있는 응급실로

들어왔다.


“야, 인마! 빨리 일어나.”

“예, 원장님!”


임진용이 가슴에 손을 대고 병원을 나왔다.

퍽!


“빨리 걸어. 인마! 뭐가 아프다고 엄살이야?”


원장의 손바닥이 임진용의 뒤통수를 쳤다.


“윽! 예, 원장님!”


임진용은 뛰다시피 걸어서 미명보육원의 스티커가

붙은 승합차 앞에 섰다.


“인마! 내가 문까지 열어줘?”

“아니에요, 원장님! 제가 탈게요.”


원장이 눈을 부라리며 말을 하자 임진용은 승합차의

문을 열고 얼른 승합차의 뒷좌석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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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 일봉회 22.07.10 171 2 12쪽
64 64. 임진용을 만난 길동 22.07.10 180 2 13쪽
63 63. 졸업 22.07.08 171 2 13쪽
62 62. 현주지가 2 22.07.08 167 3 12쪽
61 61. 현주지가 22.07.06 168 2 13쪽
60 60. 여동생 홍유주 22.07.05 171 2 12쪽
59 59. 제2 활인당 22.07.04 165 3 12쪽
58 58. 활인당의 의료봉사 22.07.04 175 2 13쪽
57 57. 두번째 치료 22.07.03 174 3 12쪽
56 56. 반상의 법도 22.07.02 233 3 12쪽
55 55. 길동과 일진 22.06.30 175 2 13쪽
54 54. 임진용의 변화 22.06.30 182 2 12쪽
53 53. 양신! 사람을 구하다 22.06.28 183 2 12쪽
52 52. 유체이탈 22.06.28 183 3 13쪽
51 51. 출양신 22.06.27 178 2 12쪽
50 50. 심양위를 가다 22.06.25 186 2 13쪽
49 49. 동생이 태어나다 22.06.25 195 2 12쪽
48 48. 영화출연 계약 22.06.24 184 3 12쪽
47 47. 전국 초등학생 무술대회 22.06.22 193 2 12쪽
46 46. 길동의 담임 이현서 22.06.22 187 3 12쪽
45 45. 길동과 임진용 22.06.21 192 2 12쪽
44 44. 말기암을 치료하다 22.06.20 187 2 12쪽
43 43. 친구를 돕다 22.06.19 186 4 12쪽
42 42. 임진용과 임동팔 22.06.18 190 3 12쪽
41 41. 힘을 기르다 22.06.16 196 3 13쪽
40 40. 괴맥 22.06.16 195 5 12쪽
39 39. 출소한 임동팔 22.06.15 213 4 12쪽
38 38. 임진용의 출생에 대하여 22.06.14 216 2 13쪽
37 37. 임진용을 도운 옥정화 22.06.13 221 3 12쪽
» 36. 재벌3세와 고아 22.06.12 24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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