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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판금투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22
최근연재일 :
2023.06.24 22:2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41,363
추천수 :
4,256
글자수 :
254,220

작성
23.06.21 19:20
조회
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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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글자
16쪽

34화 수락산 전투(3)

DUMMY

뒤에 서 있던 약탈자가 보고를 마친 남성의 머리를 손망치로 내리쳤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퍽! 퍼버벅! 퍽퍽퍽-


사방에서 우르르 몰려든 약탈자들이 제 손에 든 무기로 그를 마구 난타했다.

피부가 찢기고, 살이 터졌으며, 뼈도 박살 났다.

죽엽산의 생존자는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렇게 죽었다.


"···미친놈들이네."


서은후는 들끓는 심정을 토해냈다.

놈들은 죽은 이의 피를 손바닥에 묻혀 얼굴과 몸에 처바르고 있었다.

그게 재밌다는 듯이 웃고 떠드는데 무척이나 역겨운 광경이다.


"원시 부족이 따로 없군. 전쟁을 치르기 전에 제물을 바치는 것도 아니고···. 아니, 그런 의식의 일종인가?"


옆에 같이 엎드리고 있던 김진섭도 눈앞의 참상에 몸서리를 쳤다.


"조장한테 바로 보고하는 게···."

"잠깐-"


은후가 진섭의 말을 끊고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저길 봐."

"······."


수풀 사이로 사람들이 끌려 나오고 있었다.

남녀노소로 이루어진 오십여 명의 무리.

다들 두려움에 몸을 떨었고, 멍 자국이 얼굴과 팔다리에 시퍼렇게 남았다.

절반 이상이 여자와 아이, 노인들이다.


"약탈자는 아닌 것 같은데···. 혹시 죽엽산의 생존자들?"

"일단은 좀 더 지켜보자고."


은후는 신중히 대답하고는 놈들이 하는 짓을 지켜봤다.

약탈자 둘이 빨간 천을 한 무더기로 가지고 오더니 사람들 머리 위로 뿌렸다.


"머리에 두건처럼 써!"

"빨리빨리 안 해!"


몇 차례 고성과 폭력이 오가자, 생존자로 보이는 이들이 떨리는 손을 겨우 움직여 빨간 천을 머리에 둘렀다.


"다 됐으면 이제 출발해."


험상궂게 생긴 상관의 명령에 약탈자 마흔 명이 그들을 이끌고 서쪽 숲길로 사라졌다.

현장에 남아있던 나머지 약탈자 역시 이동할 채비를 마치더니 다른 방향으로 출발했다.


"양동이다."


두 무리의 차이점을 빠르게 간파한 은후가 말했다.


"뭐?"

"먼저 출발한 놈들에겐 총이 없었어. 주력은 후발대야."

"확실해?"


마이비전의 줌인 기능으로 면밀히 살폈기에 확실하다.

도준명도 그런 은후의 주장에 동의했다.


<네 말대로야. 후발대는 모두 총을 지니고 있었어. 그놈들이 주력 부대인 게 분명해!>


은후는 그 내용을 진섭에게 그대로 전했다.


"양동이라면···."

"레드 스컬처럼 위장한 생존자들을 입구 쪽으로 몰겠지. 한 시간 뒤면 날이 완전히 어두워질 테니 쉘터에서도 제대로 분간할 수 없어."


은후는 숨을 작게 내쉬며 말을 이었다.


"총으로 무장한 놈들은 다른 방향에서 공격해 올 거야."

"···비탈 쪽을 말하는 거지?"

"아마도."


가파르다고는 해도 성인 남성이라면 군데군데 자리한 그루터기를 발판 삼아 오를 수는 있다.

대낮이면 경계조의 순찰에 발각될 위험이 크지만, 놈들이 공격할 때쯤이면 어두워진 뒤일 테니 문제가 되지도 않을 것이다.

게다가 적이 정면에서 몰려왔다고 생각한 쉘터의 주요 전력이 입구 쪽으로 다 가버린다면?

아무도 경계하지 않을 후방은 손쉽게 뚫리겠지.


"여기서 우리도 나뉘자."

"···그래야겠네. 쳇! 포로로 잡은 생존자를 이딴 식으로 써먹는다 이거지? 개새끼들!"


진섭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은후의 의견에 적극 동의했다.


"인벤토리."


은후는 생활 무전기 하나를 더 꺼내 진섭에게 건넸다.


"생존자들이 속한 무리를 쫓아가. 내가 주력으로 보이는 놈들을 뒤쫓을게."

"뭐, 난 이 두 주먹이 다니까 아쉬워도 어쩔 수가 없네."


진섭은 작게 웃으며 주먹을 앞으로 슬쩍 뻗었다.

은후는 거기에 제 주먹을 부딪쳤다.


"···무리하진 말고."

"너도 조심해. 총 든 놈들이잖아."


서로의 안위를 걱정해 주고는 곧바로 찢어졌다.


은후는 무장 집단의 뒤를 100m 이상 떨어져서 쫓으며, 무전기의 송신 버튼을 딸깍 눌렀다.


"해머, 여긴 슈터."


곧 동욱의 응답이 들렸다.


<말해.>


은후는 현재 상황과 예상하는 바를 일목요연하게 보고했다.


<알았다. 확인해 보고 다시 연락하지.>

"그래. 너희도 조심해."

<누굴 걱정하는 거냐. 이따 보자고.>


무전이 종료되었다.

은후는 앞서가는 약탈자들의 뒤를 조용히 뒤따랐다.



* * *



붉은 노을이 하늘을 가득 수놓은 시각.

이제 해가 완전히 지기까지 30분도 남지 않았다.

서녘에 끄트머리만 보이는 해를 보며 정찬현은 침음을 조용히 삼켰다.


약속한 시각이 다가온다.

레드 스컬과 교전이 벌어진 혼란을 틈타 내부에서 소총수를 하나씩 제거한다는 계획이었지만, 경기관총을 든 추종자의 등장으로 최우선 목표가 수정되었다.

전 인원이 그 추종자부터 해치워야만 했다.

어떻게든 이곳을 무너뜨려야···, 가족들의 목숨을 구할 수가 있다.


"마음의 준비 단단히들 해."

"···네."


천막으로 돌아온 정찬현은 함께 수락산으로 잠입한 다섯 명의 죽엽 멤버를 찬찬히 둘러봤다.

이들 역시 소중한 사람이 레드 스컬에게 인질로 잡혔다.

동맹을 팔아넘긴다는 생각에 다들 착잡해하는 얼굴이다.

정찬현도 그들의 속내를 헤아리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밤이 오길 기다리는데.


"죽엽 리더님. 안에 계세요?"


밖에서 정찬현을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싶어 입구를 들춰보니 한 소년이 앞에 서 있었다.


낯익은 얼굴.

정찬현은 소년이 누군지 금방 기억해 냈다.

수락의 리더인 김수진의 사촌 동생, 김경진이 분명했다.

좀비 사태 초창기 때 죽은 막내아들과 비슷한 나이대다.

괜스레 죄책감이 밀려왔다.


"···크흠! 그래. 무슨 일이냐?"


정찬현은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헛기침하며 물었다.


"누나···. 아니, 저희 리더가 의논할 게 있다고 회의실로 모셔 오라고 해서요."

"날?"


전력 배치와 화망 구성 등 전투에 관련된 건 한 시간 전에 결론이 났었다.


'변수라도 생긴 건가?'


계획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닐지 염려되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바깥 분위기로 보아 별일은 아닐 거라고 짐작하였다.


"알겠다. 지금 바로 나가마."

"아! 다른 분들도 오시라고 하던데요."

"우리도?"


죽엽산 멤버 한 명이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묻자, 김경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가보세."


자신들을 다 불러 모을 일이 뭐가 있지?


"어르신, 뭔가 불길한데요?"


죽엽의 수색대장인 홍윤수가 작게 말했다.

정찬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닐 걸세. 우리 정체를 알았다면 저 아이를 보냈을 리가 없지. 김수진의 유일한 피붙이야."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홍윤수는 바지 안에 얼른 회칼 한 자루를 숨겼다.

다른 네 명도 칼과 꼬챙이 같은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을 몸 곳곳에 은밀히 감추었다.


"음···, 가지."


정찬현은 일행을 데리고 나와 김경진의 뒤를 따랐다.


"여기에요."

"그래, 고맙구나."


안내받은 장소는 아까 회의가 열렸던 곳이다.

정찬현은 홍윤수와 눈빛을 주고받고선 입구를 들췄다.

김수진과 변유석이 탁자에 지형도를 펼쳐놓고 한창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 쉬시는 데 불러서 죄송합니다."

"아니네.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느긋하게 쉬고 있겠나."

"···그렇기는 해요. 일단 앉으시죠."


정찬현은 일부러 김수진과 가까운 자리에 앉았고, 홍윤수를 비롯한 나머지는 그 뒤로 가서 섰다.

유사시 김수진과 변유석을 수월하게 제압하기 위해서다.


"다른 분들도 앉으세요."


김수진이 재차 자리를 권했지만, 그들은 괜찮다고 사양하며 자리를 지켰다.


"그래. 무슨 일로 불렀나? 변경된 사항이라도 있나?"

"그런 건 아니고요. 간단히 여쭤볼 게 있어서 그래요. 그런데··· 한분이 안 보이네요?"


레드 스컬에게 전령으로 보낸 멤버의 행방에 대한 핑계를 미리 생각해 뒀었다.


"아아. 화장실을 갔다네. 배탈이 났는지 오후에만 대여섯 번 들락거리고 있지. 필요하다면 내 불러오지."

"아뇨. 안 그러셔도 됩니다."

"그래. 이제 물어보게나. 뭔가 궁금한가?"


김수진은 살짝 머뭇대다 입을 열었다.


"음···. 잠시만 기다리죠."

"왜, 올 사람이 더 있나?"

"예. 사람을 보냈으니 금방 도착할 겁니다."


그녀가 말한 방문객은 10초도 지나지 않아 천막에 들어왔다.


펄럭-


제복처럼 검정 롱코트를 걸치고 후드를 깊게 눌러쓴 두 사람.

황동욱과 임미연이 입구를 막고 서서 정찬현과 그의 일행을 조용히 쳐다봤다.


"무슨 얘기를 하려···."


정찬현은 김수진에게 시선을 돌리다 말을 멈췄다.


"······."


조금 전과 달리 차갑게 식은 눈빛.

그 시선을 마주한 순간, 정찬현은 직감했다.

자신들의 계획이 탄로 난 것을.



* * *



어둠이 짙게 내린 숲속의 좁은 길 위.

레드 스컬에서 대리의 직급을 달고 있는 조상학은 어렴풋이 보이는 수락산 쉘터의 울타리에 빙긋 웃었다.


"다들 준비시켜."

"네, 대리님."


주임급의 부하들을 시켜 죽엽산에서 포로로 잡아 온 생존자들을 숲길 끝에 줄줄이 세웠다.

달도 구름에 가려져 있기에 아무리 개활지라도 저들이 무고한 생존자인지 레드 스컬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적을 유인하기 위한 별동대를 맡게 된 조상학은 이번 양동 작전을 생각해 낸 자신의 상관을 떠올리며 히죽 웃었다.


"하 차장 그 인간, 씹다 뱉은 상판과는 다르게 대가리 하나는 빠릿빠릿 잘 돌아간단 말이지."


욕인지 칭찬인지 모를 그의 말에 주위의 사원급 약탈자들은 그저 직속 상사의 기분을 맞춰주듯 낮게 웃을 따름이다.


"준비가 다 됐습니다."


부하의 말에 조상학은 한껏 거만한 태도로 지시를 내렸다.


"진행시켜."


명령이 떨어지자, 약탈자들은 생존자들을 밖으로 몰기 시작했다.


"읍! 읍읍읍-"


양손을 뒤로 묶고, 입도 헝겊으로 막아놓은 터라 생존자들은 별다른 저항도 못 하고 앞으로 계속 밀렸다.


"이 새끼가 어디서 반항을 해!"


개중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몇몇이 걸음을 멈추거나 도망치려고 했지만, 귀신같이 알아챈 약탈자들에게 쥐어터지기만 할 뿐이다.


"으읍- 읍읍!"


생존자들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약탈자들이 의도한 울타리 방향으로 달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속으로 애원했다.

제발 공격하지 마.

난 약탈자가 아니라고!


탕! 탕탕탕-


그들의 바람을 외면하듯 잠시 후, 밤공기를 찢는 총성이 연달아 터졌다.


"크흐흐흐. 아주 좋아! 계획대로 되고 있구만."


조상학은 숲길 끝에 서서 그 광경을 기쁜 마음으로 참관했다.

그런데 그의 웃음은 오래가지 않아 멎었다.


"뭐야, 왜 공격을 하다 말아?"


이어지는 총성이 없다.

레드 스컬로 위장시킨 생존자들이 울타리에 거의 다다랐을 때까지도 말이다.


'그놈들이 성공한 건가?'


조상학은 죽엽산의 리더였던 늙은이와 떨거지들을 떠올렸다.

내부 정보나 알아 오라고 들여보낸 버림패였다.


"에이- 설마!"


내심 부정하는 그때, 총성이 다시 울렸다.


탕- 타다다탕! 탕탕탕탕탕-


조상학의 얼굴이 더욱 굳어갔다.

소리의 진원지가 생존자들을 몰아넣는 쉘터 입구 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훨씬 뒤쪽, 주력 부대가 급습하기로 한 쉘터 동쪽 경사 지대로 짐작되었다.


"씨발, 좆됐다!"


작전이 틀어진 게 분명했다.


"얘들아, 후퇴하자!"


위기 감지 능력이 뛰어나기로 조직 내에서 유명한 그였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길한 예감에 조상학은 곧장 도주를 결심했다.

안전한 곳까지 물러난 뒤에 부하들을 시켜 어떻게 됐는지 알아보면 된다.


'함정이 분명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처음 들렸던 총성도 자신들을 낚으려는 미끼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뭣들 해! 물러난다니까!"

"아, 네네!"


뜬금없는 명령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부하들은 조상학을 따라 움직였다.

그러나 그들의 도주는 숲길로 재입장하는 순간 이미 결말이 정해져 버렸다.


"어딜 내빼려고."


옆의 수풀 사이로 짙은 음영이 걸어 나왔다.


"누, 누구야?!"

"누구긴, 저승사자지!"


자기소개와 함께 그림자는 빠르게 약탈자 사이를 파고들었다.


퍼억! 퍽퍽!


일격필살.

난데없이 나타난 괴한의 주먹질에 부하들이 하나둘 나가떨어졌다.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로 기다란 옷자락이 언뜻 비쳤다.


"롱코트? 씨, 씨발! 추종자다!"


에덴의 사냥개들.

약탈자들 사이에서 그들의 악명은 자자했다.

조상학의 외침에 숲길 안쪽에서 인기척이 하나 더 들렸다.


"알아봐 주니 아주 눈물겹다. 개잡것들아!"


새로 나타난 실루엣은 덩치가 산만 했다.

한 손으로 쥔 무언가를 휘두르자, 파공음이 함께 울렸다.


빠각- 빠직!


슬레지해머다.

두 손으로 휘두르기도 만만치 않은 무게의 그것을 실루엣은 수수깡처럼 가볍게 흔들었다.


"켁-"

"으, 으아악!"


머리가 깨지고, 가슴뼈가 함몰되는 등 부하들은 해머 한 방에 피를 쏟으며 쓰러졌다.


"씨발 새끼들, 다 죽었어!"


도망치려고 몸을 트는 순간, 머리 위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떨어졌다.

조상학은 놀란 마음에 퍼뜩 고개를 들었다.

코앞까지 가까워진 누군가의 얼굴.


"무···?!"


서걱-


그는 뒷말을 뱉어내지 못했다.

날카롭게 벼려진 단도의 칼날이 목을 스치고 지나간 뒤였다.



* * *



탕- 탕타당- 탕탕탕탕!


"야 이, 씨발놈들아! 쏴. 쏘라고! 물러나지 말고 다들 응사하란 말이야!"


비탈 아래로 누군가의 고성이 간간이 들렸다.

물론, 그 소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언덕 위에서 쏟아내는 총알 세례에 잦아들었다.


"인벤토리."


지잉-


은후는 눈앞에 생겨난 파란 구슬을 움켜쥐며 K15 경기관총과 200발씩 든 플라스틱 탄통 두 개를 밖으로 끄집어냈다.


척- 처억!


양각대를 세우고 개머리판 길이를 몸에 맞게 조절한 뒤, 총 몸통 아래의 홈에 탄통 하나를 끼워 링크탄을 급탄 트레이에 올리고선 덮개를 닫았다.


"후-"


바위 위에 배를 깔고 사격 자세를 취한 후에 앞을 쳐다봤다.

약 120m 떨어진 경사 지대.

언덕 위와 비탈 아래로 나뉜 양측이 필사적으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아직은 레드 스컬의 수가 훨씬 많아 승패를 장담할 수 없지만, 그것도 시간문제다.


지리적인 이점도 뺏기고 선제공격까지 당했다.

절반이 넘는 약탈자들이 혼란에 빠져 제대로 된 대응조차 못 하고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나무 뒤에 숨거나 죽은 동료들 몸을 파고들기 바빴다.

저항하는 이들도 집중되는 총알에 하나둘씩 쓰러져 갔다.


야음을 틈탄 적들의 양동 작전.

몰랐다면 모를까 아군이 알게 된 이상 역으로 이용할 뿐이다.

달빛도 흐린 밤이지만, 적들은 몸을 숨길 곳을 찾지 못했다.


위이이잉-


준명의 애착 드론 길동이 약 100m 상공에서 하부의 조명 장치로 약탈자들을 비추고 있었으니 말이다.


"으아아악! 저것부터 떨어뜨려!"


누군가 발작하듯 총구를 위로 겨누지만, 준명이 요령껏 드론을 이동시켜 총알을 피해냈다.

은후가 나서지 않아도 상황은 이대로 종료될 게 분명했다.

굳이 아깝게 총알을 낭비할 필요도 없겠지.


"트, 틀렸어. 도망쳐야 돼!"

"씨발! 이런 데서 죽고 싶진 않다고."


전의를 상실한 약탈자들이 엉금엉금 기어 후방으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몇 시간 전, 제물 삼아 사람을 죽이고, 그 피로 광란의 의식을 치르던 모습과 몹시 대비된다.


쓱-


"······."


은후는 저들을 살려보낼 마음이 없었다.

나중에라도 발목을 잡고 늘어질 게 빤히 보이는 놈들이다.

기회가 왔을 때 수를 줄여놓는 게 아무래도 낫다.


전장을 이탈하려는 놈들을 조준선 끝에 담고선 방아쇠를 지그시 당겼다.


타르르르륵-


총구가 불을 뿜었다.




※ 본 작품은 픽션이며, 실제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일부 설정은 현실과 다소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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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뒷수습 +6 23.06.22 2,373 87 18쪽
» 34화 수락산 전투(3) +2 23.06.21 2,513 80 16쪽
33 33화 수락산 전투(2) +2 23.06.20 2,561 83 14쪽
32 32화 수락산 전투(1) +7 23.06.17 2,932 91 15쪽
31 31화 상봉 +8 23.06.16 3,044 103 14쪽
30 30화 에덴 +3 23.06.14 2,977 105 15쪽
29 29화 인턴십 +3 23.06.13 3,113 106 17쪽
28 28화 북한산으로 +5 23.06.10 3,272 114 18쪽
27 27화 추종자들(2) +6 23.06.09 3,308 117 17쪽
26 26화 추종자들(1) +4 23.06.08 3,344 125 16쪽
25 25화 시작점의 진실 +6 23.06.07 3,375 128 16쪽
24 24화 뜻밖의 만남(4) +8 23.06.06 3,381 124 17쪽
23 23화 뜻밖의 만남(3) +6 23.06.03 3,480 107 17쪽
22 22화 뜻밖의 만남(2) +5 23.06.02 3,518 111 13쪽
21 21화 뜻밖의 만남(1) +4 23.06.01 3,580 121 16쪽
20 20화 이사 +4 23.05.31 3,687 111 15쪽
19 19화 수락산 생존자들(3) +8 23.05.30 3,640 120 16쪽
18 18화 수락산 생존자들(2) +4 23.05.27 3,648 117 16쪽
17 17화 수락산 생존자들(1) +5 23.05.26 3,721 112 16쪽
16 16화 부대 앞으로 +4 23.05.25 3,769 111 15쪽
15 15화 대비책 마련(3) +4 23.05.24 3,821 115 14쪽
14 14화 대비책 마련(2) +4 23.05.23 3,865 117 15쪽
13 13화 대비책 마련(1) +5 23.05.21 3,937 111 16쪽
12 12화 귀국 +5 23.05.20 3,985 117 14쪽
11 11화 미국에서(3) +6 23.05.19 4,056 118 15쪽
10 10화 미국에서(2) +4 23.05.18 4,238 117 16쪽
9 9화 미국에서(1) +3 23.05.17 4,342 115 14쪽
8 8화 출국 +6 23.05.16 4,518 119 13쪽
7 7화 교차 검증 +3 23.05.15 4,597 11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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