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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판금투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22
최근연재일 :
2023.06.24 22:2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41,373
추천수 :
4,256
글자수 :
254,220

작성
23.06.13 15:16
조회
3,113
추천
106
글자
17쪽

29화 인턴십

DUMMY

총성이 울리기 32분 전.


서은후는 앞서가는, 정확히는 노량진에서 구해왔다는 생존자 셋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직감처럼 저 남성들에게서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생존자라···.'


좀비 때문에 망해버린 미래 세상.

아포칼립스가 도래한 이곳에선 인간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눈다.


약탈자와 생존자.


두 진영은 좀비라는 공동의 적이 있음에도 서로 다른 행동 양상을 보였다.

살인, 강간, 약탈 등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욕망을 아낌없이 분출하는 약탈자.

그런 포식자에 맞서거나 피하며 하루하루 연명하려 고군분투하는 생존자.


소거법처럼 약탈자가 아닌 이를 생존자라고 뭉뚱그려 일컫지만, 사실 그들이라고 해서 살인과 약탈에서 무관한 건 아니다.

통조림 하나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일이 비일비재한 세상이니까.


생존자 역시 언제든 약탈자로 전향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군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분류법이 무슨 소용이겠냐 싶지마는.

에덴을 비롯한 생존자 집단들과 레드 스컬로 대표되는 약탈자 세력들의 생각은 달랐던 모양이다.

본인들의 아이덴티티를 잘 나타내는 약탈자와 생존자란 명칭으로 구분받길 원했고, 그것이 좀비 사태 1년이 훌쩍 넘어가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하나의 관습처럼 굳어졌다.


"······."


은후는 개인적으로 여기에 두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었다.

약탈자인 척하는 생존자와 생존자인 척하는 약탈자를.

전자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라면 후자는 단연코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의 보호색이겠지.


깜빡- 깜빡깜빡깜빡!


양쪽 눈을 길게 한 번 그리고 짧게 세 번 깜빡이자.


드르륵-


45도 아래쪽 전방에 52키의 반투명한 미니 키보드가 나타났다.

추종자들의 청력이 예상외로 뛰어나다는 걸 확인한 뒤, 도준명과 은밀히 대화를 주고받기 위해 마이비전에 추가로 세팅한 채팅 프로그램 '밀담'이다.


<왜, 무슨 일 있어?>


현실의 준명이 밀담이 실행되자 의아해하며 물었다.

은후는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붉은 점을 원하는 자음과 모음을 가리켜 눈을 깜빡이는 식으로 하나의 문장을 완성했다.


[앞의 세 생존자 움직임을 체크해 줘.]

<수상한 점이라도 있어?>


한쪽은 말로 빠르게, 또 다른 쪽은 공들여 한 글자씩 완성하다 보니 교신 속도는 느렸다.

그래도 자동완성 기능이 있으니, 메시지가 쌓일수록 시간은 단축될 것이다.


[그냥 직감이야.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닌 것 같아서.]

<여의나루역부터 시작해서 영상 쫙 훑어볼게.>

[그렇게 해줘.]


준명은 영상 폴더를 열어 은후 시점으로 녹화된 동영상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은후도 동시에 누구 들으라는 듯 입을 열었다.


"다솔아, 많이 힘들지. 삼촌이 업어줄까?"

"······?"


난데없는 말에 한다솔은 은후를 멀뚱히 올려다보곤 고개를 저었다.

곧 예상했던 반응이 왔다.


"흠···. 여기서 10분간 쉬었다 간다."


은후가 의도한 대로 황동욱은 일행들에게 휴식을 명했다.

이렇게 약간의 시간을 벌었다.

동행하던 세 남성은 길이 지체되는 게 영 못마땅한지 불만 섞인 눈으로 은후를 노려봤다.

그걸 의식하며 아이를 레일 위에 앉혔다.


"안 힘들기는. 삼촌도 다리가 아픈데."


은후는 다솔의 삼촌으로 위장했다.

한명우라는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로 연기 중이며, 사정을 들은 다솔도 은후를 삼촌인 양 대했다.

아울러 동욱을 비롯한 수색 3조와도 오늘 처음 만난 사이처럼 행동하기로 했다.


"저기···. 죄송하지만, 얼마나 더 가야 하는 겁니까?"

"다음 역이 종로3가니까 절반쯤 왔다."


물을 한 모금 들이켜던 김진섭이 킥 웃으며 동욱의 말을 받았다.


"거기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북한산 꼭대기까지 오른다고 생각하면 돼."

"넌 주둥아리 좀 닥쳐!"


임미연의 윽박에 진섭은 억울해했다.


"틀린 말이라도 했냐! 북한산에 비하면 세이프 로드는 껌이지."

"네 입에서 나오는 건 맞는 말도 왠지 거짓말처럼 느껴져."

"내가 양치기 소년이냐!"


둘이 아웅다웅하는 걸 한동안 지켜보는 사이 준명에게서 답신이 왔다.


<와, 너 좀 대단한데! 어떻게 안 거야?>

"······."


짧은 감탄사 뒤로 준명의 말이 이어졌다.


<일단 비리비리해 보이는 겉과 달리 셋 다 무척 건강한 것 같아. 단 한 번도 비틀거린 적이 없고, 걸음걸이도 안정적이야. 무엇보다···.>


준명은 잠깐 뜸을 들인 뒤, 결론을 말했다.


<여의나루에서 출발한 뒤로 앞의 추종자들과 3m 이상 떨어진 적이 없어.>


3m 이내라면 언제든 달려들어 공격하기 좋은 거리다.

시청역을 지날 즈음부터 느꼈던 위화감이 아무래도 그 간격이었던 모양이다.


"인벤토리."

"?!"

"······."

"야, 너 지금···."


아주 작게 속삭였는데도 추종자들은 즉각 반응해 왔다.

은후는 당황한 기색의 미연에게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파란 구슬을 손에 쥐었다.

다행히 세 남성은 자기들끼리 무언의 눈짓을 주고받느라 알아차리지 못했다.

은후는 머릿속으로 반출할 물건을 떠올리며 추종자들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저 셋이 수상해. 보기보다 훨씬 잘 걷는 것도 그렇고, 댁들과 일정 간격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하는 사람은 없었다.

동욱은 두 조원과 은밀히 시선을 주고받고는 휴식 시간이 지나자마자, 들고 있는 손전등을 돌렸다.


"다시 출발한다."


세 남성은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은후도 다솔을 챙기며 선로 위에 서는데, 오른쪽 바지춤이 아까와 달리 불룩해졌다.

그새 글록 한 정을 인벤토리에서 꺼내 숨겨둔 것이다.


저벅저벅.


한동안 선로 위로 여덟 명의 발소리만 이어졌고, 얼마 안 가 종로3가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3호선으로 갈아탄다. 잔해물이 많으니까 발밑을 조심하면서 따르도록."


3호선 플랫폼은 지하 4층으로 한 층 위다.

하지만, 5호선에서 환승하려면 지하 3층에 있는 대합실로 올라가서 다시 한 층 내려가야만 했다.

먼지와 돌 부스러기에 묻힌 환승로 표시를 따라 일행은 위로 향했다.

그리고 대합실에서 3호선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이른 순간.


탁! 타닥-


양끝에 선 두 남성이 옷 속에서 칼과 송곳 같은 흉기를 빼 들고 동욱과 진섭을 덮쳤다.

나머지 한 명도 품에서 쇳덩이 하나를 꺼내 들고 돌아섰다.


"?!"


리볼버다!

설마 총이 있었을 줄이야.

그들을 주시하고 있던 은후는 이미 글록을 빼든 상태다.

다솔의 앞을 막아서며 한결 조준하기 쉬운 몸통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퓩!


글록의 총성이 낮게 울리는 것과 거의 동시에.


탕!


리볼버도 미연을 향해 불을 뿜었다.


"끄억-"


두 총격의 결과는 전혀 달랐다.

상대의 심장을 뚫은 은후와 달리 남성이 쏜 총알은 천장에 부딪혀 뒤로 튕겨 나간 것이다.

미리 대비하고 있던 동욱과 진섭도 이변을 눈치채자마자 돌아서서 남성들을 제압했다.


"크학- 시, 실패야!!"


진섭에게 깔린 남성이 고함쳐 지원병을 불렀다.


타다다닥-


1호선 방면 모퉁이에 숨어있던 괴한들이 밖으로 쏟아지듯 나왔다.

그 숫자만 대략 열.


"총?!"


그들의 무장에 진섭이 놀란 듯 소리 질렀다.

괴한들 모두 리볼버를 들고 있었던 것.


"불 꺼!"


동욱의 지시에 진섭과 미연은 일제히 손전등을 껐고.


"쏴! 죽여버려-"


괴한들 사이에선 발포 명령이 떨어졌다.


"자, 잠깐만!"


제압당한 동료의 다급한 외침에도 괴한들은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전방을 향해 총구를 겨누더니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탕탕탕! 탕탕! 탕탕탕-


캄캄한 어둠 속에서 수십 발이 넘는 총성과 불꽃이 튀었다.

불과 10초 만에 탄창을 다 소비한 괴한들은 득의양양하게 챙겨온 손전등을 켰다.


"어?"


잠입조의 죽음은 예상했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작은 희생쯤은 감당할 만했다.

그런데 전리품으로 챙겨야 할 추종자들의 시체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그 너머에 자리한 것은.


"오리배?"


어디서 솟았는지 한강에 떠다녀야 할 것 같은 오리 형상의 작은 보트가 당당히 통로를 막고 서 있었다.

회녹색 호랑이 줄무늬의 옷가지를 군데군데 이어 붙인 게 특이해 보였다.


퓩-


"컥!"


괴한들이 어리둥절해하는 그때, 오리배 목 부근의 좁은 공간에서 불꽃이 연신 튀었다.


퓩퓩퓩!


"씨발, 총이야!"

"피해-"

"개새끼야! 옷 놔- 이 씨, 윽!"


저희끼리 몸 씨름해 가며 앞사람 뒤에 숨거나 엄폐물을 찾아 달려가다 총격에 하나둘 쓰러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괴한은 넷만 남았다.


"하, 항복! 항복할 테니까···."


푹-


번개처럼 날아든 단도가 투항하려던 괴한의 이마에 깊숙이 박혔다.


"총질한 주제에 어디서 항복을 씨불여!"


미연의 살기등등한 눈길이 살아남은 괴한들에게도 향했다.

그중 둘은 허둥대며 탄창의 탄피를 빼고, 주머니에서 총알을 한 줌 꺼냈다.


다다다다다-


그걸 가만히 두고 볼 추종자들이 아니다.

동욱과 진섭이 빠르게 달려가 제 손에 든 슬레지해머와 너클을 휘둘렀다.


콰직!


"꾸엑-"


빠각!


"켁-"


일격에 괴한 둘은 절명했다.

남은 한 명만 부들부들 떨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동욱과 진섭은 겁주듯 피 묻은 무기를 들어 보이며 그를 압박했다.


푹-


"······."

"···야."


심문하려고 살려뒀던 한 명마저 뒤이어 날아온 단도에 숨통이 끊겼다.


"아···. 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 손이 나가서."


동욱과 진섭은 그저 한숨만 길게 내쉴 뿐이다.


"다솔아, 괜찮아?"

"······."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긴 했지만, 다솔은 방금의 총격보다는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오리배가 더 신기한 모양이다.

은후의 눈치를 보면서도 손가락으로 몸체를 살짝 찔러본다.

그 모습에 은후는 말없이 머리만 한두 번 쓰다듬고는 바깥으로 나와 현장을 둘러봤다.


손전등이 바닥을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며 주검이 된 원래 주인을 비췄다.

시체를 비춰보던 추종자 셋은 이들의 공통점에 인상부터 찌푸렸다.


"역시 이놈들이었군."

"하아···. 무슨 바퀴벌레도 아니고! 왜 계속 나타나고 지랄인데?"

"넌 참 인정머리가 없어. 어떻게 사람을 바퀴벌레에 비유하고 그···."

"따까리는 좀 닥쳐!"


뭔가 싶어 확인한 은후도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두건처럼 머리를 싸맨 노란색 천.


"얘들 뭐야? 황건적도 아니고."


그에 동욱이 짧게 대꾸했다.


"레드 스컬."

"레드 스컬? 그놈들은 빨간 두건을 쓴다고 들었는데?"


홍건적처럼 말이다.


"정식 단원들은 아니고···. 수습? 일종의 인턴이지."

"···하."


진섭의 설명에 은후는 어이가 없었다.

약탈자에도 정식과 수습이 따로 있다니.


"바로 알아보는 걸 보니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닌가 봐?"

"자주는 아니더라도 두 달에 한 번 정도?"

"이 자들은 왜 이런 짓을 하는 건데?"


진섭은 은후의 물음에 어깨를 으쓱이곤 동욱에게 시선을 보냈다.

조장이 말하라는 것.

동욱은 닫힌 입술을 억지로 비틀었다.


"레드 스컬의 수습이 정식 단원이 되려면 선발 테스트를 통과해야 되지."

"테스트?"

"능력 검증이라고 보면 돼. 보통은 생존자 집단에 잠입해서 정보를 빼낸다거나 할당량만큼의 식량을 구해오는 쉬운 것부터 해서···."


다음 말은 미연이 끼어들며 이어갔다.


"생존자 집단을 망하게 하거나 추종자의 멱을 따오는 것까지 다양해. 통과한 테스트의 난이도에 따라 정식 단원이 됐을 때 직급이 달라진다고들 하더라."


인턴에 선발 테스트에 직급이라?


"회사도 아니고···."

"맞아."

"뭐?"


은후의 반문에 진섭은 심술궂게 웃으며 대답했다.


"레드 스컬, 근본이 회사가 맞다고. 그것도 그 유명한 삼우 그룹!"

"······."


재계 순위 4위의, 에너지 업계의 공룡이라고 불리는 재벌 기업이다.

그런 곳이 최악의 약탈자라고까지 불리는 레드 스컬로 탈바꿈되었다니.

은후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나저나 5조 녀석들은 뭘 하길래 생존자들 짐 검사도 안 했대?"


미연이 생존자로 위장했던 셋을 턱으로 가리켰다.

그걸 보는 동욱과 진섭은 심각한 표정들이다.

미연도 그 모습에 뭔가를 깨달았는지 금세 인상을 구겼다.


"설마 5조에 이 새끼들과 내통한 놈이 있는 거야?"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이 대단히 높지."

"씨발, 이것들이 죽으려고!"


자신들을 위협한 이가 같은 수색대원일 수 있다는 말에 미연은 분통을 터뜨렸다.


"되돌아가서 확인해야 되지 않아?"

"뭘 묻고 지랄이야. 당연히 돌아가야지!"

"음···."


진섭과 미연의 말에도 동욱은 선뜻 답을 내리지 못했다.

그를 대신하듯 은후가 둘에게 물었다.


"돌아가서 어쩌려고?"

"어쩌기는! 누군지 밝혀내서 요절을 내버리든가 해야지."

"어떻게 밝혀내려고?"

"그야 킥보이에게 물어서···."

"5조 전부가 배신한 거라면?"

"······."


은후의 반문에 미연은 말문이 막혔다.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자신할 수가 없어서였다.


"우린 곧바로 에덴으로 간다."


동욱은 지나온 방향을 돌아보고는 덧붙였다.


"그것도 최대한 서둘러서."


한시라도 빨리 이 사실을 수색대 본부에 알려 대책을 세워야만 했다.

그동안 에덴에 스파이나 배신자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수색대는 항상 결백했었는데 오늘 그 기록이 깨졌다.

이로 인한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알 수 없다.

동욱은 그저 바랄 뿐이다.

은후가 말한 최악의 상황은 아니기를.


무기를 회수하거나 오리배를 수납하는 등 빠르게 현장 수습을 끝낸 다섯은 3호선 선로로 내려갔다.


"꽉 붙잡아라."

"······."


동욱의 어깨에 올려진 다솔은 은후를 보며 울상을 지었다.

그에 은후는 안심하라고 웃으며 손짓했다.

아무래도 아이의 느린 걸음을 배려할 상황이 아니다 보니 일행 중 체력에 가장 뛰어난 동욱이 자처해 다솔을 업기로 했다.

그렇게 여덟에서 다섯으로 줄어든 은후와 동욱 일행은 녹번역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들이 사라지고 몇 분 후.

어둠을 뚫고 두 개의 실루엣이 나타났다.


"실패했네. 병신 새끼들."

"어쩔 거야? 쫓아가?"

"쫓기는. 우리가 쫓길 판국에."

"그렇지? 후- 남은 녀석들이 잘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고심하던 둘은 막힌 1호선 환승 통로로 향하더니 몰래 숨겨둔 개구멍을 따라 역을 빠져나갔다.



* * *



북한산 대성문.


녹번역으로 나온 은후와 동욱 일행은 약 5.2km의 직선거리를 한 시간여 만에 주파해 에덴 근거지로 가는 입구인 성문에 다다랐다.


척- 처억!


그 앞에 기다리는 건 수십 개의 소총을 겨누는 이들이었다.

초루와 성문 양쪽에서 총을 들고 나타난 에덴의 남문 경비대.

산길을 올라오면서 에덴의 내부 사정을 대충 듣기는 했는데···.


"이 개새끼들이!"

"참아. 경비대가 이러는 게 하루 이틀이야."


생각보다 더 가관이었다.


"수색대 3조 황동욱외 2명. 생존자들 데리고 지금 복귀했다."


그러면서 오른쪽 소매를 걷어 올려 팔뚝에 찍힌 낙인을 보였다.

삼각 도형 안 3-0이라는 숫자.

수색대 3조 조장임을 나타내는 표식이다.


대성문 수비를 맡은 남문 경비대의 대원 한 명이 털레털레 걸어오더니 그걸 확인하고 성문 방향으로 손을 두어 번 휘저었다.

그러고 나서야 다들 총구를 돌렸다.

총구를 겨눈 채 입으로 빵 소리를 내며 조롱하는 몇몇도 있었지만.


"으득!"


미연은 그게 몹시 분한 듯 이를 악물었다.

동욱과 진섭은 그런 그녀의 양쪽 어깨를 잡고선 질질 끌듯이 대성문을 넘었다.

앞서 동욱의 신분을 확인한 경비대원은 성곽 능선길로 이어지는 초입의 작은 오두막으로 그들을 이끌었다.


똑똑-


"들어와."


안에서의 허락에 경비대원은 문을 열고 들어가 보고했다.


"방금 수색대 3조 복귀했습니다."

"그래? 들여보내."


경비대원의 까딱이는 고갯짓에 동욱을 비롯한 수색 3조가 앞장서고, 은후가 다솔의 손을 쥐고 뒤따랐다.


40대 후반의 올백 머리를 한 남성.

그가 바로 은후와 다솔이의 에덴 입성 여부를 결정지을 남문 경비대장이었다.

부관과 하던 얘기를 잠시 멈춘 그는 일행을 한번 쓱 쳐다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무전 들어온 거랑 다른데? 다른 생존자 셋은 어디로 갔지?"


매서운 시선이 은후와 다솔을 한 차례 더 훑었다.




※ 본 작품은 픽션이며, 실제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일부 설정은 현실과 다소 다를 수 있음)


작가의말

‘꿈속에꿈’ 님, 후원 감사합니다!

부족한 글에 보내주신 응원, 잊지 않겠습니다.


독자분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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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동생 +10 23.06.24 1,981 83 13쪽
36 36화 예상치 못한 결과 +8 23.06.23 2,234 93 16쪽
35 35화 뒷수습 +6 23.06.22 2,373 87 18쪽
34 34화 수락산 전투(3) +2 23.06.21 2,513 80 16쪽
33 33화 수락산 전투(2) +2 23.06.20 2,561 83 14쪽
32 32화 수락산 전투(1) +7 23.06.17 2,932 91 15쪽
31 31화 상봉 +8 23.06.16 3,044 103 14쪽
30 30화 에덴 +3 23.06.14 2,977 105 15쪽
» 29화 인턴십 +3 23.06.13 3,114 106 17쪽
28 28화 북한산으로 +5 23.06.10 3,272 114 18쪽
27 27화 추종자들(2) +6 23.06.09 3,308 117 17쪽
26 26화 추종자들(1) +4 23.06.08 3,344 125 16쪽
25 25화 시작점의 진실 +6 23.06.07 3,375 128 16쪽
24 24화 뜻밖의 만남(4) +8 23.06.06 3,381 124 17쪽
23 23화 뜻밖의 만남(3) +6 23.06.03 3,480 107 17쪽
22 22화 뜻밖의 만남(2) +5 23.06.02 3,519 111 13쪽
21 21화 뜻밖의 만남(1) +4 23.06.01 3,580 121 16쪽
20 20화 이사 +4 23.05.31 3,687 111 15쪽
19 19화 수락산 생존자들(3) +8 23.05.30 3,640 120 16쪽
18 18화 수락산 생존자들(2) +4 23.05.27 3,648 117 16쪽
17 17화 수락산 생존자들(1) +5 23.05.26 3,721 112 16쪽
16 16화 부대 앞으로 +4 23.05.25 3,770 111 15쪽
15 15화 대비책 마련(3) +4 23.05.24 3,821 115 14쪽
14 14화 대비책 마련(2) +4 23.05.23 3,865 117 15쪽
13 13화 대비책 마련(1) +5 23.05.21 3,937 111 16쪽
12 12화 귀국 +5 23.05.20 3,985 117 14쪽
11 11화 미국에서(3) +6 23.05.19 4,056 118 15쪽
10 10화 미국에서(2) +4 23.05.18 4,238 117 16쪽
9 9화 미국에서(1) +3 23.05.17 4,342 115 14쪽
8 8화 출국 +6 23.05.16 4,518 119 13쪽
7 7화 교차 검증 +3 23.05.15 4,597 119 15쪽
6 6화 도서관 +4 23.05.14 4,721 129 14쪽
5 5화 도서관으로(2) +5 23.05.13 4,980 131 14쪽
4 4화 도서관으로(1) +8 23.05.12 5,285 137 13쪽
3 3화 당첨 +12 23.05.11 5,703 134 14쪽
2 2화 아포칼립스 +5 23.05.10 6,197 161 13쪽
1 1화 로그인 +8 23.05.10 7,648 1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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