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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금투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22
최근연재일 :
2023.06.24 22:2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141,991
추천수 :
4,256
글자수 :
254,220

작성
23.05.30 12:41
조회
3,657
추천
120
글자
16쪽

19화 수락산 생존자들(3)

DUMMY

페이스커버로 눈 아래를 다 가린 서은후.

그는 탄약고에 들어선 여성에게 맞은편 나무상자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대화가 길어질 수 있으니 일단 저기 앉지."

"···예."


여성의 음성은 살짝 떨렸다.

본인도 그걸 느꼈는지 미간을 찌푸린다.

상자에 앉은 여성은 조심스럽게 눈동자를 굴리다가 돌연 표정을 굳혔다.

상대 허벅지에 매달린 권총을 이제야 발견한 것이다.


<이 누님 뭐지? 아까 호쾌하게 사람 패시던 그분과 동일인 맞나?>


은후도 도준명의 말에 동의하면서 그녀를 유심히 관찰했다.

여성은 키가 제법 컸으며, 운동선수처럼 몸도 단련된 편이다.

태도를 보아 무모한 짓을 벌일 것 같지는 않지만, 혹시 몰라 방아쇠에 건 손가락은 그대로 뒀다.


"좀 전엔 뭐지? 같은 편 아냐?"


그녀의 얼굴이 조금 일그러졌다.


"아까 말한 그대로예요. 수색조가 무단으로 행동한 겁니다. 여기 물건에 관심 없으니까, 각자 갈 길 갔으면 해요."

"물건이라고 해 봤자."


은후는 발치로 옮겨둔 탄통을 툭 찼다.


"들인 품에 비하면 결과가 초라해. 소총 하나에 탄통 세 개가 다거든."


여성은 들인 품이란 대목에 움찔했다.


<왜 사람 기죽이고 그래. 근데 계속 반말할 거야? 딱 봐도 누님인데, 내가 널 그리 가르쳤니!>


준명의 충고는 무시했다.

일부러 위압감을 조성해서라도 기를 꺾어놔야 대화가 편하다.

저렇듯 알아서 위축되어 주니 은후로선 되레 고맙다.


"물어볼 게 있다. 대답 잘해주면 대가로 탄통 하날 주지."


뜻밖의 제안에 여성의 눈이 커졌다.


"정말요?"

"그래."


의심하는 눈치지만, 상대가 총 자루를 쥐고 있으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다.


"간략히 자기소개부터."

"···김수진. 이곳 수락산의 생존자 집단 리더입니다."

"생존자 집단? 그런 공동체가 근처에 많아?"

"아마도요. 제가 아는 곳만 다섯 곳은 되니까요."


김수진은 동쪽 산지의 동맹 집단 외에도 북한산과 도봉산의 생존자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자연히 약탈자 얘기도 나왔다.


"레드 스컬?"

"네임드죠. 그걸 모를 정도면···. 그쪽은 어디서 온 거죠?"

"질문은 나만 해."

"···알겠어요."


소총을 슬쩍 움직이며 위협하자 금세 저자세가 되었다.

한편, 은후의 머릿속도 복잡했다.


<어떡해? 북한산도 힘들겠는데.>


1호선을 따라 서울로 간다는 계획은 폐기했다.

회룡, 망월사, 장암역을 지나쳐 왔는데 예상외로 좀비가 많았다.

의정부가 이런데 천만 도시 서울은 말할 것도 없겠지.

수천, 수만의 좀비를 뚫고 나가는 건 가능 여부를 떠나 몹시 미련한 짓이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도봉산을 지나 북한산으로 남하하는 경로를 짰다.

산지에는 좀비가 드물 거라고 여겼는데, 생존자들이 근거지로 삼았을 줄이야.

산 전체를 감시하는 건 불가능해도 길목마다 인원을 배치했을 가능성은 높다.

그걸 일일이 피해 가는 것도 고역이다.


고심하던 은후는 확인 안 된 경로가 더 있다는 생각에 급히 물었다.


"여기서 남쪽은? 불암산 거기도 생존자들이 있어?"

"거긴 아무도 없을 겁니다."


김수진도 불암산을 타고 서울을 빠져나왔기에 그 부분은 확신했다.


<불암산? 음, 검암산과 구룡산 거쳐서 망우산, 아차산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타면 한강에 도착할 수는 있는데···. 목적지와 더 멀어지잖아.>


은후는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대신 지나쳐야 할 시가지는 훨씬 짧아지지. 강을 오래 타는 게 나을 수 있어.'


즉석에서 짠 새 경로로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선 다른 걸 물었다.


"서울 상황에 대해 뭐 좀 아나?"

"···서울로 가려는 건 아니죠?"

"이봐, 아까도 말했지만···."

"거긴 지옥입니다! 우리도 겨우 도망쳤다고요."


언제 적으로 돌변할지 모르는 상대인데도 걱정해 준 건 고맙지만, 은후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지옥보다 더한 곳이라도 가야 한다.

동생의 치료법을 알아내려면 병원 진료 기록이 꼭 필요했다.


"아는 걸 말해 봐."


김수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말려도 갈 생각이죠?"

"물론."

"···아는 건 1년 전까지의 상황뿐입니다."


꽤나 긴 이야기였다.


좀비 사태 발발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계엄령이 발동되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문자로 안내받은 여의도, 육군사관학교의 대피소로 모여들었다.

군과 경찰 병력이 철통같이 보호하던 안전지대.

하지만, 철옹성도 내부의 분열에는 모래성처럼 무너지기 마련이다.


국민을 지키기 위한 무력이 권력으로 변질되는 건 한순간이었고, 거기 붙어 아첨하는 이와 반대로 억압받는 이들이 생겨났다.

파국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개월.


"육사, 여의도 둘 다 무너졌어요. 한때 5만 명이던 강북의 생존자 중 얼마나 살아남았을 것 같아요? 절반 이상이 북쪽으로 도망쳤지만, 여기까지 무사히 도착한 건 53명뿐입니다."

"······."


좀비가 창궐하면 어떤 세상이 도래할지 대층 예상은 했지만, 전해 들은 실상은 더욱 참담하다.


"경찰과 군대는 어떻게 됐는데?"

"그딴 놈들 알게 뭐에요. 죽든지 말든지!"


많은 사람이 그들 때문에 목숨을 잃었고, 거기엔 그녀의 가족도 있었다.

은후는 분노하는 그녀를 말없이 바라봤다.


"안 좋은 모습을 보였네요."

"뭐, 충분히 이해해."

"궁금한 게 있으면 더 물어봐요."


은후는 신중히 입술을 뗐다.


"이게 마지막 질문이야."


약간 긴장한 김수진과 달리 은후는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좀비가 발생한 원인을 아나?"

"···예?"


황당한 말을 들었다는 표정이다.

대개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질문이 전혀 터무니없게 느껴졌거나, 상식처럼 익히 알려진 걸 물었거나.


은후는 후자의 경우이길 빌었다.

하지만, 대답은 전혀 엉뚱한 내용이었다.


"북한산 광신도들이나 할 질문이네요."

"광신도?"

"아, 오해하진 말아요. 그쪽이 광신도란 말은 아니니까."


은후도 오해하진 않는다.

다만, 북한산 광신도란 말이 궁금할 뿐이다.


"북한산 생존자 집단이 종교 단체란 소리야?"

"본인들은 부정하지만, 남들 보기엔 그렇죠."

"자세히 좀 듣고 싶은데?"

"메시아도 모르고 있겠네요?"


약탈자는 아니나 정상적인 생존자 집단으로 볼 수도 없는 사람들.

세상을 구원하러 내려온 메시아를 절대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집단이란다.


"메시아가 존재한다고?"

"그들의 일방적인 주장이죠. 저는 본 적 없어요. 대부분 믿지도 않고. 약탈자는 아니라도 마주쳐서 좋을 게 없으니까 다들 피해 다녀요."

"특징이라도 있나?"


김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복장이 특이해요."

"복장?"

"후드 달린 검정 롱코트. 항상 후드를 눌러써서 얼굴을 가리고 다니죠."


비교적 자세한 묘사에 은후가 되물었다.


"만나봤나 봐?"

"가끔 근처로 지나갈 때가 있으니까요."


북한산을 피해 가야 할 이유가 늘었다.


"방금 질문 말이죠. 좀비 발생 원인. 북한산 광신도들이 그걸 쫓고 있어요."

"···결국 아무도 모른다는 거네."

"그렇죠. 저도 꼭 알고 싶네요."


다시금 분노하는 그녀다.


<쉽지가 않네. 또 어디서 정보를 캔담? 광신도를 찾아갈 수도 없고.>


확신이 없는 이상 피해야 할 존재들이다.


"유용한 정보 고맙군. 이건 대가야."


탄통 두 개를 김수진에게 밀었다.

도합 1,680발의 5mm 보통탄.

총이 없으면 무용지물이지만, 막사를 잘 뒤지다 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행정반과 대대 지휘통제실 위주로 훑었으니 놓친 부분도 있을 거다.

바닥의 녹슨 총이라도 잘 닦으면 사용에는 문제없다.


"그쪽은 하나만 챙기겠다고요?"


못 믿어 하는 그녀에게 은후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전에 확보한 총알도 있어서. 싫으면 다시 돌려주든지."

"아뇨, 감사히 잘 쓸게요!"


레드 스컬의 위협이 존재하는 만큼 총알은 많을수록 좋다.


"용건도 끝났으니 이제 서로 갈 길 가자고."

"저기···."

"할 말이라도 있어?"


김수진은 잠시 고민하다 어렵게 입을 뗐다.


"유류고 쪽 화재, 그쪽이 한 거죠?"

"그런데?"

"유인조···, 그 사람들은 어떻게 됐나요?"

"뭐?"


이따금 위협적인 말과 행동을 보였지만, 김수진이 느끼기엔 상대가 나쁜 사람 같진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오해한 부분을 밝혔다.


"아하."


그제야 은후도 이해가 됐다.

탄약고에 들어서기 전부터 왜 그렇게 그녀가 긴장했었는지.


"왜, 다 죽여버리기라도 했을까 봐?"

"······."


짓궂은 물음에 김수진은 표정만 굳힐 뿐이다.

은후는 피식 웃으며 진실을 알려줬다.


"잘 숨어다니는 동료가 있어. 좀비를 유인한 건 그 친구 솜씨야."

"대체 어떻게···."


그녀가 되물으려는 순간.


탕!


"끄아악!"


총성이 울렸다.

은후는 재빨리 소총을 치켜들었고, 김수진도 벽 뒤로 몸을 숨겼다.


"야 이, 씨발년아! 당장 기어나와. 안 그러면 이 새끼 죽여버린다!"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니 바깥은 혼돈 그 자체였다.

다리에 총을 맞고 쓰러진 경계조장 변유석과 리볼버를 한 소년의 머리에 겨누고 있는 남상진.

소년의 정체는 김수진의 사촌 동생 김경진이었다.


"저 개새끼가-"

"잠깐!"


뛰쳐나가려는 김수진을 은후가 손을 뻗어 말렸다.


"무슨 뾰족한 수라도 있어?"

"······."


김수진은 거칠어진 호흡을 내쉬면서 고개를 저었다.


"그럼 잠시 기다려 봐. 특별히 이번만 도와줄 테니까."

"당신이 왜···?"

"나도 저런 놈은 싫거든. 준명아, 들리지?"


은후는 페이스커버 고정끈에 가려졌던 이어폰을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동료가 있다고 했잖아."


이어폰 너머로 힘찬 대답이 돌아왔다.


<옛썰, 캡틴! 분부만 내리십쇼.>



* * *



"조장? 지금 뭐 하는 거야!"


서울에서부터 함께한 수색조원이 경악했다.

남상진은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가만히 있어, 새끼야! 다 우릴 위한 거니까."


그로선 이럴 수밖에 없었다.

김수진의 행동을 봐선 이번 일을 그냥 넘길 것 같지 않다.

자신을 실각시키려 들 게 분명하다.

권력 뺏기고 찬밥 신세?

차라리 목숨 걸어서 도박하고 말지!


"누나. 흐흑-"


침입자가 나설지도 몰라서 김경진을 총알받이로 앞세웠다.

남상진은 총구로 인질의 머리를 누르며 외쳤다.


"나오라니까! 10초 안에 안 나오면 네 동생 대갈통 날려버릴 거야!"


김경진의 귀에도 조곤조곤 말했다.


"꼬맹이. 10부터 거꾸로 세. 그래야 네 누나가 구하러 나오지."

"흑···."

"어서!"

"시, 십! 구···."


느릿한 카운트지만 상관없다.

혈육이 부르짖는 초읽기에 김수진의 속은 타들어갈 테니까.

평소 성향을 봤을 때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죽여야지.'


경계조장인 변유석까지.


그 둘만 사라지면 수락을 온전히 손에 넣게 된다.

원래 계획은 총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리더에 오르는 것이었다.

김수진이 그걸 망쳤으니, 책임도 본인이 져야 했다.


침입자는 여자나 음식으로 잘 구슬려 방심시킨 뒤에 없애버릴 작정이다.

패거리가 아직도 안 나타나는 걸 보면 믿기 어렵지만 혼자 다니는 놈이 분명하다.

총을 가졌어도 고작 한 명.

어떻게든 죽일 수 있다.


"···사!"

"김수진- 동생 죽는 걸 구경만 할 거야?"


이내 카운트는 2에 이르렀다.


"멈춰!"


마침내 표적이 나타났다.

그녀의 벌레 씹은 듯한 얼굴을 보며 남상진은 히죽 웃었다.


'아직 아냐.'


40m 이상 떨어졌다.

유효 사거리이긴 해도 권총을 다뤄본 적 없으니 확실히 사살할 수 있는 거리까진 기다릴 참이다.


"굼벵이를 삶아 드셨나? 걸음이 왜 이리 느려! 얼른 안 오면 네 동생 머리 뚫린다."


총구를 다시 인질의 머리에 대고 누르자, 김수진의 걸음도 빨라졌다.


"씹새끼가···. 아까 죽여버리는 건데!"


남상진은 비릿하게 웃었다.


"이래서 계집 따위가 우두머리가 되면 안 돼. 그깟 희생이 뭐라고. 진작 내 말대로 여길 털었으면 오늘 같은 일도 없었어."


한 걸음, 또 한 걸음.

어느새 거리가 꽤 좁혀졌다.

남상진도 명중을 자신할 수 있는 간격이다.


"꺼져!"


남상진은 인질을 옆으로 내팽개치고는 두 손으로 리볼버를 감쌌다.

조준선을 김수진에게 향하며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이제 힘을 주기만 하면···.


퍽!


"어?"


정수리에 닿는 둔탁한 충격.

입으로 얼빠진 탄성이 흘러나왔다.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며, 다리 힘도 풀린다.


'뭐야?'


넘어지면서 머리 위에 떠 있는 괴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무슨 로봇팔 비슷한 게 달린 하얀 색의.


'드론?'


그 생각을 끝으로 남상진은 기절했다.



* * *



상황은 일단락되었다.


"큭-"

"괜찮아요?"


걱정 섞인 말에 변유석은 어색하게 웃었다.


"총을 맞아본 게 처음이라···. 총상 치곤 괜찮은 건지 아닌지 저도 잘."

"······."


동문서답에 김수진은 상처 부위를 더욱 단단히 동여맸다.


"아악! 아파요-"


치료를 마무리한 김수진은 주변을 한차례 둘러봤다.


"사내가 돼서 이런 일로 울고 그래. 뚝!"

"···뚝."


경계조의 주아름이 김경진을 달래주고 있었다.

수색조와 경계조 대부분은 막사와 군수창고로 무기와 식량을 조달하러 갔고, 남은 몇 명은 주먹만 한 돌을 맞고 기절한 남상진을 결박했다.


"그 사람은 정말 뭡니까?"


변유석의 물음에 김수진은 말없이 탄약고를 쳐다봤다.

페이스커버로 정체를 숨긴 외지인.

약속한 대로 그녀를 도와줬다.

그런 뒤에 홀연히 떠났다.


'드론이었을 줄이야.'


유인조의 정체가 드론이란 사실에 크게 놀랐다.

무고한 희생자가 없어서 다행스럽기는 했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남았다.

수많은 좀비를 불태운 연료는 어디서 났을까.


- 근처에 유류고 있었잖아. 거기 기름을 사용했지.


거짓말이다.

얼마 없던 유류고 기름을 작년 겨울에 자신들이 다 가져다 썼으니까.

더 캐묻기도 뭐해 대충 수긍하고 말았지만, 여전히 그의 정체가 궁금하다.


"윽!"


남상진이 깼다.

잠시 혼란스러워하던 그는 묶인 몸을 확인하고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남상진."

"?!"


김수진은 그의 앞에 가서 섰다.


"수락에 철칙이 하나 있지. 동료를 죽이거나 그럴 의도가 명백할 때."

"리, 리더. 잠시만!"


뒷말을 예상한 남상진은 급히 입을 열었다.


"간부 둘 이상이 찬성하면 즉결 처분한다."

"자, 잠깐! 내가 잘못했어. 아깐 화가 나서 그런 거야. 진짜로 죽일 마음은 없었어!"


그녀는 되지도 않는 변명에서 신경을 끊고 시선을 돌렸다.


"경계조장, 찬성합니까?"


변유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리더인 나도 찬성함으로써."


리볼버를 들어 올렸다.


"남상진, 널 즉결 처분한다."

"야, 이 씨발-"


탕!


단발의 총성과 함께 남상진은 뒤로 넘어갔다.

그의 파벌에 속했던 조원이 주검을 바라보다 김수진과 눈이 마주치자, 불에 덴 듯 얼굴을 돌렸다.


"하아-"


무척 고단한 하루다.

얼른 복귀해서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시체를 치운 뒤, 김수진은 현장의 사람들을 데리고 막사 쪽으로 향했다.


"리, 리더. 저기 과, 광신···!"


주아름의 호들갑에 김수진은 재빨리 그녀의 입을 막았다.

위병소 방향에서 걸어오는 낯선 방문객들.

후드를 깊게 눌러쓴 검정 롱코트 차림의 3인이다.

대다수가 광신도라 부르지만, 당사자 앞에서 그랬다간 큰일 난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렇게 불렀다.


"추종자?"


빠르게 다가온 추종자들은 김수진과 마주 보며 섰다.

가운데의 덩치 큰 남성이 손에 쥔 화살을 내밀며 말했다.


"묻고 싶은 게 있는데."

"······."


하루가 마무리되려면 한참 멀었다는 생각에 김수진은 마른침을 삼켰다.




※ 본 작품은 픽션이며, 실제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일부 설정은 현실과 다소 다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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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수락산 전투(3) +2 23.06.21 2,525 80 16쪽
33 33화 수락산 전투(2) +2 23.06.20 2,571 83 14쪽
32 32화 수락산 전투(1) +7 23.06.17 2,947 91 15쪽
31 31화 상봉 +8 23.06.16 3,057 103 14쪽
30 30화 에덴 +3 23.06.14 2,990 10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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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북한산으로 +5 23.06.10 3,285 114 18쪽
27 27화 추종자들(2) +6 23.06.09 3,321 117 17쪽
26 26화 추종자들(1) +4 23.06.08 3,357 125 16쪽
25 25화 시작점의 진실 +6 23.06.07 3,390 128 16쪽
24 24화 뜻밖의 만남(4) +8 23.06.06 3,400 124 17쪽
23 23화 뜻밖의 만남(3) +6 23.06.03 3,496 107 17쪽
22 22화 뜻밖의 만남(2) +5 23.06.02 3,536 111 13쪽
21 21화 뜻밖의 만남(1) +4 23.06.01 3,596 121 16쪽
20 20화 이사 +4 23.05.31 3,703 111 15쪽
» 19화 수락산 생존자들(3) +8 23.05.30 3,658 120 16쪽
18 18화 수락산 생존자들(2) +4 23.05.27 3,665 117 16쪽
17 17화 수락산 생존자들(1) +5 23.05.26 3,737 112 16쪽
16 16화 부대 앞으로 +4 23.05.25 3,785 111 15쪽
15 15화 대비책 마련(3) +4 23.05.24 3,838 115 14쪽
14 14화 대비책 마련(2) +4 23.05.23 3,882 117 15쪽
13 13화 대비책 마련(1) +5 23.05.21 3,954 111 16쪽
12 12화 귀국 +5 23.05.20 4,002 117 14쪽
11 11화 미국에서(3) +6 23.05.19 4,072 11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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