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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판금투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22
최근연재일 :
2023.06.24 22:2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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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38
추천수 :
4,256
글자수 :
254,220

작성
23.06.0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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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글자
16쪽

21화 뜻밖의 만남(1)

DUMMY

지난달 27일, SDG 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이자 고용주인 서은후와 도준명이 귀국했다.

그 직후부터 앤드루 강은 회사 운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었다.


고액 연봉으로 영입을 제안했던 펀드 매니저 둘에게 확답을 받아냈고, 릭 톰슨의 도움으로 법과 행정적인 절차도 잡음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개업일인 8월 3일 이전까지 해야 할 일은 이제 하나만 남았다.


'말도 안 되는 투자 계획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내고야 만다!'


시장 예측 정보를 보내겠다는 은후의 말이 그토록 무섭게 들릴 줄은 미처 몰랐다.


초기 납입 자본금만 5억 7,602만 달러.

이 돈의 향방에 따라 앞으로 자신의 연봉과 성과급이 결정될 것이다.

이른 나이에 맡게 된 회사지만, 기왕 시작한 이상 허투루 할 생각은 없었다.

또한, 회사의 명운을 초심자의 안목에만 기대고 싶지도 않았다.


앤드루는 자료가 도착하기 전, 발 빠르게 움직였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주식 시장의 동향과 유가 및 금 시세에 곡물 가격까지 조사해 가며 사실에 입각한 데이터를 차곡차곡 모았다.

잘못 예측한 자료에 반박하기 위한 앤드루의 눈물겨운 노력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8월 1일.

마침내 한국에서 한 통의 메일이 날아왔다.

발신자는 서은후.

회신 메일을 어떤 식으로 보낼까 궁리하며 첨부된 문서파일을 열어 내용을 살폈다.

그런데?


"···어라?"


희망도 없는 판도라의 상자일 거라는 애초 예상과 달리 자료의 내용과 수치는 의외로 신뢰할만했다.

며칠간 준비한 앤드루의 데이터와 비교해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인, 아니 오히려 더 나은 면도 있는 분석 데이터였다.

한눈에 봐도 아마추어 솜씨가 아니다.


'억세게 운만 좋은 벼락부자는 아니네?'


불안한 감은 있지만, 앤드루는 일단 개업 직후 2주간의 투자 활동을 은후가 보내준 자료를 토대로 진행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투자가용 자금 전액을 쏟아붓기엔 그래도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해 약 ⅓에 해당하는 1억 9,000만 달러를 초기 투자금으로 정하고, 주식시장에 한정하여 거래를 이어 나갔다.


매달 1일, 16일에 자료를 보내준다고 했으니, 2주간의 투자 결과를 보고 향후 회사 운영 방침을 결정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지난주까지의 주식 거래 결과는.


[현재 가치 : $ 427,535,500]

[손익 금액 : $ 237,535,500(▲125.02%)]


잔고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고작 2주 만에 회사를 41% 이상 성장시킨 것이다.


"보스, 회의하자면서요?"

"어, 왔어? 다들 회의실로 들어가자고."


조셉 랭던의 말에 앤드루는 상념에서 벗어났다.

절반가량 남은 에스프레소를 단번에 들이켠 뒤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회의실로 향하는 그의 손에는 대주주가 보내준 투자 자료가 꼭 쥐어져 있었다.


그날 앤드루는 두 직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 방식을 공표했다.

능력 있는 펀드 매니저들도 나가떨어진다는 선물시장, 그곳이 타깃이다.

미래를 예지하지 않는 한 절대적인 승자는 없다고 알려진 아수라장.

숱한 투자자들을 패망의 길로 이끈 전장에 앤드루는 깃발을 꽂았다.


결과는?

대성공으로 이어졌다.

8월 31일 기준, SDG 인베스트먼트의 자산 가치는 20억 달러를 넘어섰다.


"후후후-"


만족스러운 성과에 앤드루는 문서를 작성하는 내내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2026년 8월 SDG 인베스트먼트 투자 현황]


그건 바로 대주주인 은후와 준명에게 보낼 결산보고서였다.



* * *



광명시로 이사한 지 3일째 되는 날.

행정구역이 다른 경기도로 이전했음에도 구로동의 한마음병원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신림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보다 더 짧게 느껴질 정도다.


"뭐야, 무슨 일 있었어? 오늘따라 왜 이리 힘이 없어?"


남들이 보기엔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무표정한 얼굴이겠지만, 은후는 동생의 감정 변화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지금 서은호의 기분은 무기력, 의기소침, 의욕 저하?

이런 상태이지 않을까.


[평소와 같은데 무슨 소리야]

"그래? 내가 착각했나 보다."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은후의 직감은 예리한 편이다.

노트북까지 한쪽에 치워놓은 모습이 신경 쓰였다.

평소라면 소설 쓴다고 한창 키보드를 두들겼을 텐데.


예상되는 바는 있지만, 은호가 화제로 삼는 걸 싫어할까 봐 모르는 척 넘어갔다.

그러다 오전 11시 무렵에 도착한 한명식을 휴게실로 몰래 데리고 나갔다.


"아, 은후 씨에겐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한명식은 난처해하다 어렵게 말을 꺼냈다.


"은호가 전부터 쓰던 작품으로 공모전 나간 건 알죠?"

"네. 전에 들은 적은 있어서. 아이디와 필명도 알려주지 않아서 어떤 작품인지는 모르지만요."

"형에게 보여주긴 부끄러워서 그러겠죠. 암튼, 이제 3주 지났습니다. 연재라는 걸 처음 해보는 거니 성적에 연연하진 않는 모양인데, 그게···. 흠, 악플이 좀 달렸어요. 그것 때문에 심적으로 좀 힘들어합니다."

"악플이요?"


웹소설 작가를 목표로 하는 이들에게 숙명과도 같은 벽이다.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참아줄 필요는 없지만, 보편타당한 지적을 신랄한 논조로 평한다고 뭐라 할 순 없다.

이겨내냐 못하냐는 전적으로 당사자인 은호에게 달렸다.


모르는 척 지켜봐 주는 게 맞는데···.

그래도 확인은 필요했다.

어떤 내용의 악플인지.


"은호 필명이 아니, 작품 제목을 알려주세요."

"그게···. 은호가 알면 싫어할 텐데요."


어찌할지 망설이는 얼굴이다.

은후는 은근한 미소와 함께 말을 건넸다.


"지난번 위스키는 어땠습니까? 향이 좀 세거나 하진 않았나요?"

"아, 아뇨. 제 입에 딱 맞았어요. 와이프도 눈독 들여서 몰래 숨겨 마시고 있습니다. 하, 하하."

"조만간 같은 라벨의 상품으로 선물 들어올 게 있는데, 어떻게? 한 병 나눠드릴까요?"


당연히 직접 구매하는 거다.


"네에? 아이고, 괜찮습니다. 그 비싼 걸 또 받을 순 없죠."

"밤낮으로 저희 은호 돌봐주시는 데 술 한 병이 대수겠어요. 또 제가 위스키를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여러 병 들어오니 괜찮습니다."

"큼큼! 은후 씨가 그렇게까지 권하신다면야···."


한명식도 눈치가 없는 건 아닌지 핸드폰을 슬쩍 꺼내 웹소설 사이트로 들어갔다.


[내가 쓴 소설 속 등장인물이 자꾸 찾아옴]


웹소설답게 아주 직관적인 제목이었다.


"전 아무것도 말씀드린 게 없습니다."

"그럼요. 저도 전혀 들은 게 없어요."


둘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는 것으로 은밀하게 거래를 마쳤다.


"아, 맞다! 은후 씨 보면 이걸 보여준다, 보여준다 생각만 하고 계속 깜빡했네요."

"뭔데요?"

"잠깐만요."


한명식은 활짝 웃으며 갤러리 앱을 실행해 하나의 짧은 동영상을 은후에게 보여줬다.


- 은후 삼촌, 고맙습니다!

- 사랑해요!


영상 속에는 작고 귀여운 남매가 나와 제 몸만 한 블록 상자를 안고 해맑게 웃고 있었다.

뒤이어 자신들이 만들 수 있는 가장 큰 하트를 완성하기 위해 짧은 팔을 낑낑대며 뻗는 모습에 은후는 작게 소리 내 웃었다.


"엄청 마음에 들어 합니다.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으면 진작에 사주는 건데. 그동안 제가 참 무심했어요."

"아홉 살이랑 일곱 살이라고 했죠?"

"네. 둘째 녀석이 오빠 장난감까지 다 뺏으려고 들 정도로 말괄량이인데, 은후 씨 덕분에 한동안 가정이 평화롭습니다. 하하."

"다행이네요."


은후는 그와 십여 분 더 대화를 나누고선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


평소였다면 헬스장으로 직행했을 테지만, 오늘은 그걸 미루고 은호가 출품했다는 웹소설부터 읽어내렸다.


20화까지 연재된 이야기.

처음 글을 쓴다는 게 티가 날 정도로 어색한 표현과 불필요한 문장이 많았다.

그래도 소재는 흥미로웠고, 전개 속도도 초보치고는 양호했다.

실제 몇몇 악플을 빼면 대부분 재밌다고 칭찬하는 응원의 댓글들이다.


마음 같아선 추천 게시판에 홍보라도 해주고 싶은데, 지인 추천의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어 참았다.

한명식의 조언대로 은후는 댓글을 남기는 대신 플랫폼에 올라와 있는 전 회차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뒤이어 선플엔 찬성을, 악플엔 반대를 누르며 남몰래 동생을 응원했다.



* * *



부우웅-


경차만큼 좁은 공간.

구동음과 함께 옅은 진동이 몸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바람과 물결에 따라 상하좌우로 흔들리는 승선감도 맛봐야 했다.


현재 은후는 한강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 수단으로 쓰이는 건 양화나루의 수상레저 업체에 2백만 원을 지불하고 이틀간 대여한 한 척의 배다.


이 배의 장점을 꼽자면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조종면허가 필요 없을 정도로 조작이 간편하고.

태양광 전지판이 부착되어 있어 연료 걱정도 없으며.

무엇보다 소음이 적어 좀비와 생존자의 이목도 피할 수 있다.


은후의 니즈를 상당 부분 만족시키는 이 배의 정체는 바로!


<꽥꽥->


전동 오리배다.

이런 은후의 선택을 놀리듯 준명은 시종일관 오리 울음소리를 흉내 냈다.


<꽥꽥- 꽥!>

"그만해라."


몰고 있는 것 말고도 네 대나 더 인벤토리에 보관 중이다.


<차라리 모터보트나 제트스키를 빌리지!>

"그걸 말이라고."


준명의 핀잔에 은후는 가소롭다는 듯 비웃었다.


모터보트와 제트스키.

은후도 처음엔 그 둘 중에 선택하려고 했다.

그런데 직접 가서 보니 소음이 예상외로 컸다.

아직 재앙이 닥치지도 않은, 생활 소음이 일정하게 발생하는 현실에서도 시끄럽게 느껴지는데 아포칼립스에선 더할 것이다.


"좀비와 약탈자에게 광고할 일 있냐. 그에 비해 이건 정숙 그 자체지. 은밀하게 강을 지나기에 이만큼 좋은 게 어디 있어."

<좋기는 개뿔! 지렁이 기어가듯 느려터졌으면서. 내 속이 다 터지려고 그런다!>


그 부분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최대 시속이 6km밖에 되지 않으니까.


은후의 계획은 한강을 횡단하여 안양천으로 접어든 뒤, 쭉 남하하여 한마음병원이 자리한 구로동 근처 신구로생태공원에서 내리는 것이다.

아차산대교 아래 강변에서 안양천 초입이라고 할 수 있는 염창교까지만 해도 대략 30km 가까이 되니, 오리배를 이용해선 병원까지 하루 만에 도착하기는 어렵다.


1시간 남짓한 주행 시간과 지붕의 태양광 전지판으로 축전지를 다시 충전하는 데 걸리는 것까지 감안하면 시간은 더 지체되겠지.

그런데도 은후는 오리배를 고집했다.

괜히 이목을 끌어 귀찮아질 바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조용히 움직이는 게 낫다고 확신하니까.


물론,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다.

무엇보다 한낮 온도가 37도에 육박하는 8월 한여름 날씨 속에선 말이다.


이런 땡볕 더위 속에서도 혹시 있을지 모를 생존자나 약탈자의 저격을 의식해 방탄조끼 여러 벌을 이어 좌우와 앞뒤의 모든 뚫린 부분을 막아야만 했다.

밖을 볼 수도 없게 되었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다.

오리배 위 150m 상공에 떠 있는 길동이와 마이비전으로 간간이 시야 공유를 하며 진로를 수정하고 있으니까.

진짜 문제가 되는 건 찜통처럼 달아오른 오리배의 실내 온도였다.


"인벤토리."


우웅-


은후는 눈앞에 생겨난 파란 구슬을 쥐고 밖으로 빼낼 물품을 생각했다.

그런 뒤에 구슬을 놓자마자 손바닥 위로 반쯤 얼린 2ℓ 생수병이 나타났다.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방책이다.

인벤토리 안에는 100병도 넘는 얼음물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었다.


"후- 시원하다."


이런 식으로 열을 식히며 나아가는 수밖에.


<독한 놈.>


준명의 신랄한 평이 뒤따랐다.


"근데 네가 말한 360도 전방위 감시 체제는 언제 완성되는 거야? 적용한 지도 꽤 지났잖아."

<그게 말처럼 쉬운 줄 알아.>

"프로그램은 완벽하다면서?"

<프로그램만 완벽하면 뭐 해. 실전 데이터를 쌓는 과정을 거쳐야 원하는 결괏값을 도출할 수 있지.>


드론 카메라가 담아내는 모든 현상에 색인을 붙이듯 이건 뭐고, 저건 뭐라고 명시해 놓아야 제대로 된 360도 감시 체제가 확립된다는 설명이다.

좀비만 해도 개체별로 행동 양상이 조금씩 다르니 얼마나 많은 데이터 축적 시간이 필요할지 가늠이 되질 않는다.


"후- 당장은 어렵다는 말이네."

<뭐, 아무리 짧아도 한두 달은 예상하고 있어.>


한두 달이라.

그전까지는 결국 드론이 알려오는 보고에 일일이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오리배의 항행은 해가 질 무렵까지 이어졌다.

어느덧 마포대교를 지나 밤섬 근처를 지나고 있었다.


"오늘은 여기 정박하자."

<밤섬에?>

"어."


오리배에 탄 채로도 로그아웃은 가능하지만, 그랬다간 다음 로그인 때 강물에 풍덩 빠지겠지.

밤섬에 오른 은후는 오리배를 인벤토리에 수납했다.


상공에서 드론으로 살펴보니 몇몇 오래된 시체 외에는 좀비 하나 보이지 않았다.

장시간 앉아 있어 뻐근해진 몸을 풀 요량으로 은후는 밤섬을 한 바퀴 크게 돌았다.

그러다 밤섬 북쪽의 서강대교 아래를 지날 즈음.


"?!"


은후는 걸음을 멈추고 강 건너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왜 그래?>

"방금 말소리가 작게 들렸어."

<뭐, 어디서?>


은후는 소리가 들린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위이이잉-


준명은 바닥에 내려놓으려던 길동을 다시 상승시켜 은후가 말한 곳으로 카메라를 확대했다.

그리고 발견했다.

십수 마리의 좀비에게 쫓기고 있는 생존자들을.


<밤섬공원 쪽이야! 한강 자전거 도로로 도망오고 있는데?>

"······."


은후는 고민했다.

개입하느냐 마느냐.


은밀히 따져서 둘은 이곳 세상에 속하지 않은 영원한 이방인이다.

같은 과거를 지닌 현재와 미래로 나뉘었다지만, 좀비 발생 원인을 알아낼 때가 아니면 되도록 이곳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수락산 군부대에서 김수진을 도운 것은 정보 제공에 대한 감사의 의미였을 따름이다.

이번에는 어떡해야 할까?


"시야 공유 부탁해."

<돕게?>

"상황 봐서."

<연결했어!>


한계 거리 가까이 북쪽으로 이동한 길동의 시선으로 아래를 내려다봤다.

생존자는 둘이었다.

커다란 가방을 짊어진 남성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이 특징인 그의 옆으로는 작은 실루엣 하나가 함께 달리고 있었다.


"아이?"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

좀비가 아닌 살아있는 아이는 아포칼립스를 접한 이후로 처음이다.


<어쩔 거야?>

"···구해야지."


비슷한 외형을 한 좀비를 쓰러뜨릴 때도 마음이 몹시 불편했는데, 버젓이 살아있는 아이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오리배를 꺼낸 은후는 서둘러 강을 건너 그들에게 향했다.

이윽고 도착했을 땐 좀비에게 거의 다 따라잡힌 상황이었다.


퓩! 퓨퓨퓩-


은후는 망설임 없이 글록을 빼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하나둘 머리가 터져 나가는 좀비들.

탄창 하나를 거의 다 비웠을 때, 주위에 멀쩡히 선 건 세 사람뿐이었다.


"누, 누구십니까?!"


도움을 받았음에도 남성의 경계심은 상당했다.

생존자와 약탈자가 구분 안 될 정도로 흉흉한 세상이니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는 은후의 권총을 불안한 눈빛으로 힐끔 바라봤다.


"······."


은후는 아무 말 없이 그의 얼굴을 뚫어져라 보다가 이번엔 시선을 옮겨 여자아이를 내려다봤다.

아이는 남성의 다리 뒤에 숨어 얼굴만 빼꼼 내밀었다.


잠시 후, 고개를 든 은후는 확인하듯 남성에게 물었다.


"···한명식 씨?"


익히 알고 있는 얼굴들이었다.




※ 본 작품은 픽션이며, 실제와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일부 설정은 현실과 다소 다를 수 있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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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예상치 못한 결과 +8 23.06.23 2,247 93 16쪽
35 35화 뒷수습 +6 23.06.22 2,384 87 18쪽
34 34화 수락산 전투(3) +2 23.06.21 2,526 80 16쪽
33 33화 수락산 전투(2) +2 23.06.20 2,574 83 14쪽
32 32화 수락산 전투(1) +7 23.06.17 2,948 91 15쪽
31 31화 상봉 +8 23.06.16 3,058 103 14쪽
30 30화 에덴 +3 23.06.14 2,991 105 15쪽
29 29화 인턴십 +3 23.06.13 3,129 106 17쪽
28 28화 북한산으로 +5 23.06.10 3,286 114 18쪽
27 27화 추종자들(2) +6 23.06.09 3,323 117 17쪽
26 26화 추종자들(1) +4 23.06.08 3,359 125 16쪽
25 25화 시작점의 진실 +6 23.06.07 3,391 128 16쪽
24 24화 뜻밖의 만남(4) +8 23.06.06 3,401 124 17쪽
23 23화 뜻밖의 만남(3) +6 23.06.03 3,499 107 17쪽
22 22화 뜻밖의 만남(2) +5 23.06.02 3,537 111 13쪽
» 21화 뜻밖의 만남(1) +4 23.06.01 3,598 121 16쪽
20 20화 이사 +4 23.05.31 3,704 111 15쪽
19 19화 수락산 생존자들(3) +8 23.05.30 3,660 120 16쪽
18 18화 수락산 생존자들(2) +4 23.05.27 3,667 117 16쪽
17 17화 수락산 생존자들(1) +5 23.05.26 3,738 112 16쪽
16 16화 부대 앞으로 +4 23.05.25 3,787 111 15쪽
15 15화 대비책 마련(3) +4 23.05.24 3,839 115 14쪽
14 14화 대비책 마련(2) +4 23.05.23 3,884 117 15쪽
13 13화 대비책 마련(1) +5 23.05.21 3,955 111 16쪽
12 12화 귀국 +5 23.05.20 4,003 117 14쪽
11 11화 미국에서(3) +6 23.05.19 4,073 118 15쪽
10 10화 미국에서(2) +4 23.05.18 4,255 117 16쪽
9 9화 미국에서(1) +3 23.05.17 4,358 115 14쪽
8 8화 출국 +6 23.05.16 4,539 119 13쪽
7 7화 교차 검증 +3 23.05.15 4,620 119 15쪽
6 6화 도서관 +4 23.05.14 4,742 12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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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화 당첨 +12 23.05.11 5,725 134 14쪽
2 2화 아포칼립스 +5 23.05.10 6,221 16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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