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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정(蘭亭)서재입니다~

내 일상


[내 일상] 처용의 노래

 

철썩이는 파도에도 꿈쩍 없이 서있는 처용암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와 같다는 소문으로 백성의 관심을 모았던 경문왕의 아들이 제49대 헌강왕이 되어 만 11년간 재위하면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지요.”

 

당시의 신라는 태평성대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귀족들의 집은 모두 기와집으로 단장되었고, 장작대신 숯을 땔 만큼 문화생활을 누리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서민층은 빈궁했고 귀족들의 호화생활에 불만을 가진 반역도 일어났었다. 그러나 민심은 안정에 기울어 있었기 때문에 반란은 곧 진압되고 백성의 태평가는 높아만 갔다. 헌강왕은 불교를 신봉하여 황룡사에서 백고좌강경(白高座講經)을 베풀고 친히 동참하여 법문을 들었다. 뿐만 아니라 국학(國學)에 대한 관심이 깊어 박사(博士)로 하여금 강론하게 했다. 때로는 행차하는 곳마다 시()를 지어 바치게 해서 문화행정을 펴는 데도 앞장을 섰다. 한 마디로 말해서 헌강왕은 가무와 시문을 즐기는 문화인이었다. 때문에 인간의 내면을 표출해낸 처용가와 처용무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헌강왕이 포석정(鮑石亭)에 행차했을 때였다. 빙 둘러앉아 임금과 신하가 술을 건네는 동안 여흥이 무르익어 갔다. 그들은 임금님이 시키는 대로 시를 한 수씩 지어 읊으며 마음자락을 풀어대기 시작했다. 인간의 본성과 자연과의 만남을 토로하는 자리엔 이미 임금과 백성이라는 겉옷을 입은 자가 없었다. 사람의 신분과 격식을 나누어 놓는 관복과 겉옷을 벗어 던지고 속살이 보이는 속옷만을 걸치고 인간으로 마주 앉아 흥에 젖어들고 있었다.

 

누가 오늘의 흥을 정리하겠는가?”

전하! 이곳 포석정은 나라를 지키는 호국신인 남산의 산신을 제사지내는 굿당이 아닙니까?”

옳거니, 그래서 어떻다는 것인가?”

임금이면 천하의 주인이신데 남산의 산신이 나와서 예를 갖추지 않으니 이래도 되겠습니까?”

과연 대인의 안목이로고, 누가 남산의 산신을 불러내겠느냐?”

소신들이 무슨 도력으로 산신을 불러낼 수 있겠습니까? 지엄하신 어명으로 나투라 하심이 옳을 것입니다.”

옳지! 그대들이 짐의 도력을 시험하려는 것이로구나.”

소신들은 이미 전하의 도력을 알고 있기에 여쭙는 것입니다.”

그래? 그렇다면 산신을 부르리라.”

 

헌강왕은 잔뜩 취한 몸을 일으켜 세운 뒤 남산을 향하여 큰소리로 명령하였다.

 

남산의 산신은 들으렷다!”

 

포석정의 연회석은 조용해졌다.

 

간들간들 흐르는 물에 시를 부치거니 시를 받거니

흥청망청 흥에 취하신 임금님의 호출명령

신령아, 남산 산신령아, 이리 나와 춤을 추렷다.

 

가는 듯 아니 가다가 수염이 지리다도도파*

서는 듯 아니 서고 옷깃이 지리다도도파

사르르 날갯짓 빙의되어서 서릿발로 나부끼는

 

지리다도도파(智理多逃都波) : 지혜[]로써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 미리 사태를 알아채고 모두[] 달아나[] 도읍[]이 곧 파괴[]된다는 뜻(삼국유사).

 

 

당장 이리 나와 춤을 추어라. 그대가 춤춘다면 짐이 따라서 추겠노라.”

 

사람들이 눈을 두리둥실 뜨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산신령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헌강왕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참으로 신비한 춤사위였다. 가는 듯 아니 가고, 서는 듯 아니 서고, 그러면서도 서고 가는 춤사위가 마치 하얀 수염을 쓰다듬으며 사뿐 사뿐 몸을 놀리는 신선과도 같았다. 그들은 경탄했다. 헌강왕의 눈에는 산신이 보이고 있다고 믿었다. 산신이 나타나되 아무나의 눈에 다 뛸 리가 없다. 지존하신 임금님의 눈에만 보일 게 뻔한 일이 아니던가. 임금의 춤사위가 그것을 증명시켜 주고 있었다. 헌강왕의 춤사위는 인간의 몸짓이 아니었다. 분명히 산신의 춤을 보며 따라하는 몸짓이었다. 헌강왕의 춤사위를 기록하여 훗날에까지 전해지게 되었는데 이것을 상염무(霜髥舞)라 한다. 상염무는 산신탈굿으로 정리되어 무당춤에 의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데 임금이 춘 춤이라 하여 어무산신(御無山神)이라고도 한다.

가무와 시문을 즐기는 헌강왕은 가는 곳마다 연회를 베풀고 백성과 함께 태평가를 불렀다. 헌강왕은 울산의 포구에 나가 한바탕 가무를 즐겼다. 쾌청한 해변의 날씨는 뭉게구름과 갈매기의 동참으로 더욱더 시심이 깊어갔다.

여흥을 길에 늘어뜨리며 서울(경주)을 향해 올라가려는데 갑자기 먹구름과 물안개가 바다를 덮고 산천을 휘감아 지척을 분간할 수가 없게 되었다.

헌강왕은 천문을 잘 아는 일관에게 물었다.

 

청명한 날씨가 갑자기 캄캄해졌으니 무슨 까닭인고?”

 

이런 일은 흔한 일입니다. 바닷가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기후현상입니다. 잠시만 머물러 계시면 곧 앞이 트일 것입니다. 이렇게 말해야 하는 일관인데도 그는 자연의 현상을 더 깊은 의미로 끌어들여 하나의 시문처럼 풀어 답변했다. 그도 아직 여흥에서 깨어나지 않았던 것이었다.

 

동해 용왕이 조화를 부리고 있는 것 같사옵니다.”

동해 용왕이 왜 조화를 부렸느냐?”

임금님의 태평성대를 즐기는 자리에 산신은 초청하고 용왕은 불청했으니 꽤나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옳거니, 듣고 보니 그럴 만도 하구나! 어찌하면 용왕의 섭섭함을 풀어줄 수 있겠느냐?”

이 고을 사람들을 위해 뭔가 은혜를 베푸심이 좋을 듯합니다.”

그대 말이 옳다.”

헌강왕은 고을 관리를 불러 어명을 내렸다.

동해 용왕을 위해서 이 근처에 절을 세우고 백성에게 널리 알리도록 하라.”

 

그러자 캄캄했던 구름과 물안개가 걷히고 빤히 들여다보였다. 그래서 그 자리를 개운포라 부르게 되었으며, 그 절을 지은 뒤 이름을 망해사(望海寺)라고 했다.

 

동해 용왕이 신통력이 대단하구나! 즉시 쾌청해진 걸 보니 짐의 말을 들은 모양인데, 그런데, 여봐라, 동해 용왕은 귀만 있고 눈은 없다더냐?”

 

듣기만 하고 형상을 나타내지 않으니 어찌 되었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러자 관리가 즉시 말했다.

 

이곳은 본래 우시산국의 땅으로 대대로 내려오던 이 고을을 지키는 무당이 있습니다. 동해 용왕에게 제사를 드리기 때문에 용의 탈을 쓴 무당으로서 모두 용왕이라고 부릅니다. 그 용왕신과 일곱 왕자들이 임금님께 인사를 올리기 위해 와 있습니다.”

당장 데려오너라.”

 

용의 탈을 쓴 우시산국의 후예인 용왕신을 모시는 무당과 그의 일곱 아들이 주르르 다가와 엎드려 절을 올렸다.

 

저는 동해의 용왕입니다. 조금 전에 임금님을 놀라게 하여 죄송합니다. 이곳 백성을 위하고 저희를 위하여 절을 지어 주신다니 그 높은 은혜를 어찌 잊겠습니까? 감사의 뜻으로 저희의 가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참으로 기특하도다.”

 

용왕과 일곱 왕자는 손에 손을 잡고, 때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용춤을 추었다.

지금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별천지의 춤이었다. 여덟 명이 하나가 되어 추는 춤사위는 마치 큰 용이 꿈틀거리는 것과 같았다. 참으로 신비경을 자아나게 하는 춤이었다.

 

서라벌에서 동해어귀까지 이어진 흥겨움에

주섬주섬 뭉게구름 베어 물던 갈매기도

눈시울 바르르 떨다가 구름 한 입 놓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온 바다가 캄캄해지고

먹구름 와그르르 물안개도 스믈스믈

불청객 용왕의 조화, 토라짐의 상징이란다.

 

용왕을 위해 절을 세우고 백성에게 널리 알려라

고을 관리 불러와 그 어명을 내리자마자

그제야 먹구름 말짱히 걷혀 사방팔방 투명해지더라.*

 

높은 은혜에 보답삼아서 춤 한 판 벌입지요.

임금님을 놀라게 한 죄, 벌 받아 마땅하거늘

오히려 절을 지어주시겠다니 무지무지 황공무지하와서

용왕변신무당과 일곱 아들이 손에 손을 잡았다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가 듣도 보도 못한

춤사위 덩실덩실 두둥실 용트림을 빚어내더라.

 

잠깐 섰거라! 이대로 헤어질 순 없노라.

춤이 끝나 물러가려는 그들을 임금이 가로막자

용왕 왈, 정녕 그러시다면 막내 처용을 데려가소서.

 

 

*하여, 구름이 걷힌 포구라는 뜻으로 그 자리를 개운포라 부르게 되었고 그 절을 망해사라 부르게 되었음. 또는 처용을 위해 세운 절이라 하여 신방사라고도 했음.

 

 

용춤을 마쳤으니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잠깐! 그대들과 이렇게 헤어짐이 매우 섭섭하구나!”

정녕 그러시다면 아들 하나를 임금님께 드려 일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고맙구려! 어느 아들을 내어 주겠는가!”

처용을 드리겠습니다.”

 

그날로 처용은 임금님을 따라 서라벌로 돌아왔다. 그는 용모가 빼어나고 슬기로워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처용에게 벼슬을 내리고, 신라에서 제일가는 미녀와 짝을 짓게 하리라.”

 

처용은 미모의 여인에게 장가들었다. 왕을 도와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춤과 노래로 사람들과 어울려 놀기도 했다. 남녀노소간에 처용의 가무를 싫어하는 이가 없었다. 그는 관에서 하청을 하면 즉시 사람들에게 불려가 밤이 늦도록 가무를 즐기며 그들을 흥겹게 해주었다. 그만큼 그의 가무는 매혹적이고 감동적이었다.

달 밝은 밤이면 사람들이 모여서 처용의 가무에 감동되었다. 그의 청아한 노랫소리와 신비스러운 춤사위에 흘러가던 구름도 멈추어 지켜보았다고 전할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그의 가무가 매혹적일수록 처용의 아내는 외로워져 갔다.

 

 

도란도란 흐르는 시냇물소리 그 노랫가락에

구름도 가다가 멈출 두루미의 몸짓으로

처용무 화려해질수록 외로워지는 처용 아내

 

홀로 있기에 더더욱 사무치는 향이 번져나서

달빛마저도 넘실넘실 넘보게 된 아내를

모르고, 꿈에도 모르고서 남편은 가무중독증

 

한 사내놈도 들창 밑에서 발이 딱 붙어버렸는데

밤이면 밤마다 사람으로 둔갑한 역신이라나.

저 혼자 이부자리 펴놓은 여인에게 홀려버린

 

 

처용의 아내는 빼어난 미녀였다. 이 아름다운 여인이 외로워할 때는 달빛도 지나가지 못하고 그 집 방문을 어슬렁거리며 기웃거릴 정도였다. 그러니 사람의 발걸음이야 떨어질 리가 있겠는가. 밤마다 처용의 아내가 외로워하는 창밖엔 어느 남자의 발이 바싹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그의 미모에 흠뻑 반해 버린 역신이 남자로 변신하여 밤마다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많은 사람을 매료시키던 처용의 가무도 그 그림자 속에서 외로워하는 아내를 행복하게 매혹시키지는 못했다. 처용이 남들을 위해 매력을 발휘하며 즐거워할 때, 그의 아내는 외로움과 고독으로 달빛 같은 이부자리를 펴놓고 은밀히 젖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날이었다.

처용은 그날 밤도 밤늦도록 춤을 추고 놀다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목소리도 피곤하고 몸놀림도 지치고, 마음마저 시들어진 처용이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라 두 눈을 비비고 또 비벼댔다. 희미한 불빛에 보이는 아내의 다리는 두 개가 아니라 네 개였다.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는 조용히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는 마당 한 가운데 서서 온갖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음의 움직임, 이를 어찌할꼬! 집에 불을 질러야 하나? 도끼를 들고 들어가 다리를 잘라야 하나?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도록 고함을 쳐야 하나? 어떤 짓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그의 마음이 이렇게도 변하고 저렇게도 변했다. 그러나 그는 박아 놓은 말뚝처럼 꽂혀만 있었다.

 

~ 이를 어찌할꼬?’

 

밤마다 한 중우가랑이에 두 다리 끼운 채로

사내놈은 들창 밑에 발이 딱 붙어버렸더냐?

저 혼자 이부자리 펴고 펴는 내 아내에게 홀렸더냐?

 

밤늦도록 공연하느라 가무중독증에 덜미 잡혀

목소리도 몸놀림도 기진맥진하여 퇴근하였는데

, , , 환시인가 착시인가? 눈비비고 또 비벼대며

두 개는 내 것 맞는데 두 개는 누구 것인고?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선 채로 용이 되어 한 동작 두 동작 허기진 마음을 달래기 시작했다. 사랑과 질투와 미움과 분노가 하나로 뭉쳐 꿈틀거리다가 용서로 눈물을 지으며 그녀로부터 한 발짝 두 발짝 멀어져가는 몸짓을 시작했다.

 

물끄러미 바라만 보다 허위허위 되돌아 나와서

한 복판 마당에 선채 망설망설하며 춤도 못 추고

본척할까 못 본척할까. 걸음걸음마다 번뇌 싣고서

너덜너덜해진 마음문이야 펄쩍펄쩍 여닫아가며

화르르 이글거리는 질투란 놈 다독거린다.

 

그는 지금까지 추었던 춤사위는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남을 보여주기 위한 거짓 동작임을 알았다. 그가 바람난 아내를 용서할 수밖에 없어 한 발 두발 뒤로 물러서려는데 그 몸짓은 이미 흉내 낼 수 없는 위대한 춤사위였다. 그는 시를 읊으며 한 발을 디디고 또 옮기며 사랑과 미움을 버리고, 용서의 미소 안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배신 따위는 모르쇠로 가둬두고

핑그르르 돌고 돌아 팽개치듯 몸서리치듯

춤사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도끼날이 되건 말건

 

서라벌 달 밝은 밤에 늦도록 노닐다가

집에 돌아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세.

둘은 내 것이지마는 나머지 둘은 뉘 것이던고?

말아라, 본디 내 것이라도 빼앗긴 걸 어이 하리.

 

처용은 이제 무아지경으로 빠져 들었다. 사람이 찾는 작은 희열을 털어버리고 저 높은 하늘과 맑은 달빛을 받으며 허탈한 발걸음으로 한 발 한 발 어딘가를 향해 옮겨가야 하는 아픔의 춤사위가 성스럽기조차 하였다. 그래서 산천초목도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처용의 시를 듣고 놀라 깨어난 두 사람은 문틈으로 보이는 그의 무용을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가무의 춤사위가 칼날처럼 보였다가 도끼처럼 보였다가 번개칼로 보였다. 그러나 그 칼날이 몸을 치지 않고 가슴속을 도려내어 뼛속까지 저린 아픔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게, 아프게 아름다워짐을 느꼈다.

두 사람은 문을 열고 나와 너울너울 춤을 추듯 마당으로 쓰러져 내려 무릎을 꿇었다.

 

자포자기 나의 노래에 소스라치게 놀랐느냐?

문틈으로 내다보고 안절부절못하던 비천함이여

차라리 곧추세운 달빛칼날로 이 가슴을 뚫어라

 

가슴에 구멍을 둥실하게 뚫어놓고

눈길게 어슷비슷 새끼줄 비벼 꼬아,

그 구멍에 그 새끼줄 넣고 두 놈이 두 끝을 마주잡아

이리로 훌근 저리로 훌젹 훌근훌젹

나남적대든 말든*

천흉국** 귀인이라 격상시켜 나를 꿰어 들고 다녀라.

 

 

*청구영언833/가곡원류605/고금가곡282/변안렬의 한문표기 시 불굴가//

**산해경 해외남경에는 관흉국이 질국 동쪽에 있는데 그 사람들은 가슴에 구멍이 나 있다.”라고 되어있는가 하면, 주치중의 이역지에는 천흉국은 성해(聖海)의 동쪽에 있는데 가슴에 구멍이 있어서 존귀한 이는 옷을 벗고 비천한 것들로 하여금 대나무로 가슴을 꿰어 들고 다니게 한다.”라고 되어있다.

 

 

마음속에 드리워졌던 검은 구름이 걷히고 오직 아름다운 마음만이 산천처럼 또렷하게 비치었다.

남자는 목숨을 땅에 깔고 말했다.

 

그대의 이름만 들어도 모든 역신들은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의 그림만 보아도 모든 역신들은 물러갈 것입니다. 하물며 처용의 가무를 보고 어찌 물러가지 않겠습니까?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역신은 이렇게 말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이런 일이 있은 뒤로 신라 사람들은 나쁜 역신을 쫓아내고 경사스러운 일을 맞아들이기 위하여 집집마다 문 앞에 처용의 형상을 그려 붙이기 시작했고, 처용가와 처용무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해지게 되었다. ()

 


댓글 2

  • 001. Personacon 二月

    16.05.26 13:59

    '임금님은 당나귀 귀'는 헌강왕이였군요!
    처용가 사료 전문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 002. Lv.49 난정(蘭亭)

    16.05.26 21:14

    2월님의 서재에 갔다가 문득 생각나 올린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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