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과학을 모르는 사람

사랑은 어째서 돌려말하는 걸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라이트노벨

완결

되는게뭐야
작품등록일 :
2016.07.25 01:45
최근연재일 :
2016.09.11 23:51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7,922
추천수 :
78
글자수 :
132,401

작성
16.08.18 22:10
조회
103
추천
2
글자
7쪽

./

DUMMY

"아직 2주일 정도 남았는데 벌써부터 이럴 필요 있나~?"

"공부 잘하는 동현아, 오늘 집에 있어봤자 침대에서 뒹굴거리기만 할 것 같아서 불러봤다"

동현의 말이 정곡을 찔렀다. 피차 마찬가지 아니냐며 반박하자 가볍게 수긍하는 지훈. 지금 모이는 3명은 집에 있어봤자 할 게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독서실이라고 하면 오래전부터 학생들의 피신처로 이용되는 곳이다. 이게 왜 그렇게 되는가 하면, 보통 시험기간이 되면 학생들은 놀지 못한다. 주위로 부터 노골적인 감시를 받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님으로부터. 이때, 놀기 좋아하는 학생들이 독서실에 간다고 거짓말하고 2,3시간씩 피시방에 가고는 한다. 엄격하신 '지훈이의 부모님'이 독서실의 실태를 안다면 절대로 보내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독서실이 꼭 모든 학생들에게 피신처로 쓰인다는 것은 아니다. 극소수지만 독서실을 이용하는 학생들 중 20% 정도는 정말 착실하게 독서실 대여 비용만큼 공부한다.

결론적으로, 독서실은 중간에 샐 수 있는 길이 많으므로 선생님들로부터 비추천을 받는게 현실이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모인 3명은 철저하게 공부만 할 것 같다.

"톱이 모였네, 막 껴달라고 하는 친구는 없더냐?"

"나한테 오는 건 다 거절했지, 솔직히 걔네랑 같이 공부하면 다음 시험 망하거든, 꼬오옥 공부 가르쳐 달라는 애들이 1시간동안 앉아서 폰질하다가 피시방으로 새더라"

"죄송합니다"

처음 지훈이와 독서실로 갔다가, 피시방에 갔던 일이 기억나 무심코 지난 날의 과오를 반성한다.

"그럼 이번에 내가 열심히 공부한 것은 세아덕분인가?"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정도 밖..?..어.."

편의점에서 생수를 사들고 뚜껑을 열던 지훈이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진다.

"응? 세아가 뭐?"

"으앗! 차거!"

목덜미에 드라이아이스를 갖다 붙인 느낌과 함께 뒤쪽에서 세아의 새침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차가운 물건에 닿고 도리어 열이 오르는 몸을 지훈이 쪽으로 황급히 이동시키며 차가운 물기가 묻은 목덜미를 붙잡는다.

"안녕! 그런데 내 덕분이라고? 뭐가?"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아이스 커피를 들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 있는 세아를 보고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그녀가 하는 말을 들으니 분명히 내가 하는 말을 들었다.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이세아의 이름을 성을 빼고 부른 것으로부터 화제를 돌린다.

"어~ 저번에 1등한거, 너 덕분인가 해서 그러고 보니 나만 마실 게 없네 하하 사와야 겠다"

"아까전에 세아라고.."

멀어지는 세아의 목소리를 들으며 편의점으로 피신한다. 더운 날씨가 아니였지만 나는 음료수 중에서 가장 시원해 보이는 것으로 하나 고른다. 빠른 걸음으로 지훈이와 같이 대기하고 있던 잎 사이로 빛이 새는 나무 아래로 다가가서 독서실의 행방을 묻는다.

그러고서 세아가 입을 열기전에 재빨리 건물 안으로 지훈을 끌고 들어간다.

별모양이 그려져있는 타일 위에 3명이 서자마자 승강기의 층을 바라보던 세아가 말을 건다.

"그런데 아까 내 이름을 성을 빼고 부르지 않았어?"

"아마 잘못들었을걸..요"

"흐응~ 나 없는 데서는 그렇게 부르고 다니는 구나? 나를"

"끄으응..엘레베이터가 늦네.."

오늘따라 승강기가 왜 7층까지 가 있는 거지.. 하면서 1층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 어느새 내가 지훈이를 가운데에 두고, 세아에게 쫓기며 빙글빙글 돌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늘따라 세아가 너무 적극적이였다. 한 순간의 말실수를 계속 물고 늘어지는 그녀가 부담스러워서 정신이 혼미하다.

"왜 세아라고 불렀을까? 보통 이름만 부르는 경우는 친한 사이이거나 아니면.."

"근데 동현이 또 빈손으로 왔네"

중간에 화제를 돌리며 흐름을 끊는 지훈이를 바라보며 '나이스 어시스트!'라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아~ 동현이는 공부는 잘하는데 공부에 관심이 없다니까.."

"어..억? 지..지금"

느닷없이 내 이름을 부르는 그녀에게 한방 먹은 표정을 짓는 지훈.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승강기도 깜짝 놀랐는지 띵ㅡ 소리를 내며 문을 연다. 씨익 웃어보이는 세아가 먼저 탑승하며 말했다.

"왜, 먼저 그렇게 불렀잖아? 이걸로 쎔쎔이다"

'감사합니다 이름만 불러주셔서'라고 외치고 있는 나의 전전두엽은 결코 쎔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리고 머뭇거리며 승강기 안에 탑승하고, 층을 올라가면서 세아 쪽에서 이름만 부르자는 제안을 받고, 그 제안에 나는 최대한 무심한 척하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던가"

"어? 얼굴이 붉어졌는데?"

그러면서 시선이 마주치는 것을 피해 그녀의 반대쪽을 바라보던 나는 그대로 세아의 눈을 마주쳐버렸다. 도대체 누가 승강기에 거울을 갖다 붙이기 시작해가지고는..

당황한 나는 누가봐도 믿지 않을 급조한 거짓말을 더듬거리며 내뱉었다.

"가, 감기기운이 있어가지고.."

"흐응~ 그렇구나, 감기기운 때문인거구나"

"지훈아, 나대지 말자"

승강기 입구에 딱 붙어서 표정을 숨기고 눈 앞의 얼룩무늬 철문을 바라보자, 지훈과 세아가 마주보며 키득거리고 있는 게 흐릿하게 반사되어 보였다. 항상 나를 골려먹는 또 하나의 지훈이가 탄생한 것 같아 저절로 한숨이 새어 나왔다. 그러자 승강기가 멈추고, 나의 한숨을 받은 철문이 열렸다.

어린이 날에도 운영하고 있는 독서실은 보기보다 리모델링 된지 얼마 안되 보였다. 입구부터 깔끔하고, 단조로웠다. 그리고 독서실 답게 조용했다. 뒤에서 들리던 웃음소리도 자연스레 음소거 되었다. 입구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지훈을 앞장 세워 들어간 3인용 독서실은 무척 어두웠다. 전등을 켜자 온화한 노란색의 불빛이 벽을 밝혔다.

"이 계란판 같이 생긴 건 방음벽인가?"

독서실에 처음 와 본다는 세아가 벽을 가리키며 묻는다. 두 번째로 와 보는 나도 이런 벽은 처음 본다. 가운데 책상에 묵직한 가방을 둔탁한 소리를 내며 내려놓은 지훈이 방음벽이 맞다고 대답한다. 원형 책상 한가운데의 하얀 등을 켜고, 스터디가 시작되자, 저번 시험때와 별다를 바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나는 질문하고, 그들은 정성껏 가르쳐주었다. 그러다가 의문을 가진 세아가 종이에 놀리던 펜을 멈추고 말한다.

"그런데 동현이는 우리보다 공부 잘하잖아.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건가?"

"쟤는 기초는 되 있는데, 기초만 되어 있는 것 같아 심화문제는 도움없이는 못 푸는 것 같던데"

"커흠, 커흠. 정숙해주세요, 아, 이것도"

소란스러워지는 분위기에 정숙을 부탁하는 나 자신도 자신이 전교1등을 한 이유에 대해 의아한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사랑은 어째서 돌려말하는 걸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4명을 위한 공지 16.09.05 165 0 -
공지 자유 연.. 일일 연재로 바꾸겠습니다 16.07.25 285 0 -
41 에필로그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6.09.11 200 1 6쪽
40 ㅡ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마른하늘에 눈 16.09.11 204 1 8쪽
39 80% 16.09.04 153 1 7쪽
38 36 16.09.03 140 1 7쪽
37 35 16.09.01 136 1 7쪽
36 34 16.08.31 230 1 7쪽
35 33 16.08.30 150 1 9쪽
34 32 16.08.29 179 2 8쪽
33 31 16.08.28 159 2 8쪽
32 30 16.08.27 193 2 7쪽
31 29 16.08.26 163 2 9쪽
30 스물여덟 16.08.25 158 2 7쪽
29 27 16.08.24 106 1 8쪽
28 26 16.08.23 152 2 7쪽
27 25 16.08.22 216 2 7쪽
26 24 16.08.21 152 2 8쪽
25 23 16.08.20 142 2 7쪽
24 22 16.08.19 156 2 7쪽
» ./ 16.08.18 104 2 7쪽
22 ? 16.08.17 253 2 7쪽
21 21% 16.08.16 243 2 10쪽
20 20% 16.08.15 218 2 7쪽
19 19% 16.08.14 212 2 7쪽
18 18% 16.08.13 213 2 7쪽
17 17% 16.08.12 278 2 7쪽
16 16% 16.08.11 279 2 8쪽
15 15? 16.08.10 179 2 8쪽
14 14% 16.08.09 186 2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