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릉귤 님의 서재입니다.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강릉귤
작품등록일 :
2024.01.22 17:10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0
연재수 :
155 회
조회수 :
15,958
추천수 :
516
글자수 :
892,307

작성
24.05.16 18:00
조회
30
추천
2
글자
13쪽

리치, 카르셀(1)

DUMMY

- 이곳은 이 카르셀의 구역이다. 어디, 함부로 이곳을 차지하려 드는 것이냐!


생김새는 분명 흔하게 게임에서 볼 수 있는 해골 병사였다.


“보스처럼 생기지도 않았으면서, 보스처럼 말하고 있네. 저 스켈레톤···.”

< 스켈레톤···이 맞긴 한 게냐···. 아무리 기계로 된 몬스터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저것까지 기계로 대체될 줄은 몰랐구나. >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 몬스터 또한 정말 흔하디흔한 해골 병사였지만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마력량이 방대한데?’


그것이 풍기는 마력의 양은 일반 몬스터라기엔 상당히 거대했다는 것이다.


- 이놈! 짐을 감히··· 평범한 스켈레톤이라 표현하다니!

< 저··· 저! 저게 어디 감히 ‘짐’이란 표현을 쓰는 게냐! 얼른··· 저 불결한 것부터 처리하자꾸나! >

- 짐은··· 위대한···!

“고블리자!”


카르셀이라는 해골 병사가 한 마디 더 말을 내뱉으려던 순간, 나는 들고 있던 피어 이터를 뒤에서 앞으로 빠르게 내지르며 스킬을 사용했다.


그와 동시에 여러 개의 바람 칼날이 카르셀을 향해 날아갔다.


- 콰앙!

- 딸그락···.


그렇게 바람 칼날과 카르셀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며, 동시에 카르셀의 몸을 이루고 있던 뼈들이 하나씩 무너져 내렸다.


“이제 진짜 보스 몬스터를 찾으러 가야겠다.”

< 후··· 짐의 속이 다 시원하구나! >


스켈레톤 부류의 몬스터들이 언데드 몹으로 불리긴 했지만, 그들 또한, 전신이 무너져 내리면 죽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그렇게 해골 병사인 카르셀을 뒤로하고 다른 몬스터를 찾으러 가려던 때였다.


“여긴··· 먹을 만한 게 하나도 없겠지?”


공동묘지를 두리번거리던 내 뒤쪽으로, 다시금 방대한 마력이 뭉치는 게 느껴졌다.


- 방금은 잘도 짐을 공격했구나! 짐은 위대한 카르셀···. 그런 조잡한 기술에 죽을 몬스터가 아니다!


마력이 뭉치는 곳은 다름 아닌, 카르셀의 해골 조각들이 놓여있는 곳이었다.


그가 있는 방향으로 뭉치던 마력들은 곧바로 바닥에 무너져 내린 뼈들을 끌어모아 다시 형체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 짐은··· 톱니의 군주, 타키온 님에게 사랑을 받는 몸···. 그리 쉽게 죽을 것 같으냐!

“톱니의 군주?”

- 하하. 그대의 세계에서도 나의 군주님의 이름을 알고 있다니.

“아니··· 잘은 몰라···. 혹시 그럼··· 너 군단장이야?”


군단장이면··· 곤란해질 수 있었다.


군단장을 단신으로 상대하기엔, 내 힘이 충분히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의 질문에 카르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텅 빈 두 눈이 있어야 할 곳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 당황하고 있구나···. >

‘당황하고 있어···.’


그의 반응을 보아하니, 군단장까지는 올라가지 않은 것 같았다.


- 곧··· 머지않아··· 이 몸이!

“아니란 얘기네. 그럼 가서 이 게이트 보스부터 데려와. 해골 자식아. 샐러번!”


‘이전에 사용한 고블리자가 약하게 닿았나?’


나는 이번에 피어 이터를 앞으로 내지르며 ‘샐러번’을 사용했다.


- 어딜! 이 몸은 평범한 해골이···.

- 쾅!

- 딸그락···.


붉은색의 화염이 곧장 카르셀에게 닿았고, 카르셀은 또다시 폭발을 일으키며 무너져 내렸다.


“어우, 드럽게 시끄럽네···. 되게 수다쟁이 같아.”

< 그러게 말이다···. 한데··· 타키온이라···. 그자는···. >

“잠깐만, 저거 또 살아나나 봐.”


곰과 대화를 나누던 도중, 또다시 마력이 카르셀 주변으로 모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 하하하! 말하지 않았느냐! 짐은 타키온 님의 사랑을 받는 존재라고. 그런 공격에 당할 몸이 아니란 소리다!

“너··· 말이 너무 많아.”


다시 몸을 일으킨 카르셀. 그는 몸 곳곳이 샐러번의 효과로 활활 타고 있음에도 다시 몸을 움직이며 원래 모습을 되찾아 갔다.


- 그리고! 짐은··· 일반 해골 병사와 다르다는 것을 네놈은 모르고 있구나!

“오. 일반 해골 병사가 아니야? 하긴···. 해골···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너무 기계긴 하다. 그치?”

- 그 말이 아니지 않느냐! 이 몸은 리치란 말이다!


리치? 과일 말하는 건가?


아무런 반응도 하질 않자, 카르셀은 정말 당황한 듯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 과일···?”

- 과일이 아니다! 이 몸은 모든 해골 병사를 다스리는 위대한 마법사, 리치 카르셀이란 말이다!

“그니까··· 해골 병사 위에 있는 해골 병사?”


그때였다.


- 크하하하학! 짐을 희롱한 대가는 확실히 받아야겠구나! 지져져라! 라이트닝!


카르셀이 들고 있던 지팡이가 순간 반짝하더니, 방대한 양의 전기 한 줄기가 내 쪽을 향해 뻗어 나왔다.


- 파즈즈즉···.


그러나 야심 차게 준비한 것 같은 카르셀의 공격은 내 쪽으로 날아오더니, 곧바로 김빠지는 소리를 내며 그대로 사라졌다.


“아···. 전기 저항···.”


아이언비클을 잡아먹고 얻었던 전기 저항 덕분에 아무런 데미지를 받질 않은 것이었다.


- 네놈··· 도대체 무슨···.


그러더니 이번에는 다른 마법을 사용하려고 하는지, 지팡이 주변으로 마력을 응축시키는 게 느껴졌다.


‘저건··· 대비해야겠다···.’


마법이 날아오는 순간, 하늘 위로 솟구친 다음, 피어 이터를 집어던져야겠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머릿속으로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 이번엔 가볍게 받을 수 없을 게다! 타버려라! 파이어!

“끼룩끼··· 뭐야, 불꽃인가?”


카르셀이 곧바로 스킬을 사용하자, 그의 지팡이 끝에는 불꽃이 한 아름 모여들었다.


그리곤 곧장 내 쪽으로 불꽃이 날아들었다.


샐러맨더한테 얻은 불 저항이··· 저것도 버틸 수 있을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을까 궁금하던 찰나, 나는 이번에도 리치의 공격을 맞아보기로 결정했다.


< 너무 무모한 것 아니냐. >

‘넌 내가 저런 수다쟁이한테 질 것 같아?’

< 흐음···. 그건 아니다만···. >


카르셀의 화염은 곧바로 내 몸에 닿았고, 큰 소리를 내며 폭발을 일으켰다.


- 화르으윽.


그리고 내 몸에 닿은 화염은 전기 공격과 마찬가지로 매가리 없는 불길이었다.


“이것도 되네···. 그럼 저항은 어디까지 저항인 거지? 나도 용암 샤워가 가능한 건가?”


태연한 내 모습과 반대로 카르셀은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 이, 이··· 위대한 카르셀의 공격을 다 막아버리다니···.

“막은 게 아니라···. 아, 아니다.”

- 그, 그럼···!!


이번엔 어떤 스킬을 사용하려는 걸까.


나는 그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 이렇게 된 이상, 이 공간에 짐과 영원히 함께하는 것이다! 어떻냐!


카르셀, 톱니의 군주인 타키온의 사랑을 받는 자. 모든 스켈레톤을 다스리는 자, 죽어도 죽지 않는 자.


그러나 그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공격이 없는 모양이었다.


“응, 싫어. 샐러번!”


나는 곧바로 피어 이터를 투창 자세로 고쳐잡곤, 샐러번을 사용함과 동시에 피어 이터를 카르셀의 방향으로 날려 보냈다.


- 콰아아아앙!

- 화르르르륵. 화륵.

- 딸그락···.


붉은빛의 잔상을 남긴 피어 이터는 곧바로 카르셀의 머리 정중앙에 박힌 채 폭발을 일으켰다.


그리고 또다시 그의 몸을 구성하던 모든 뼈가 무너져 내렸다.


“이제 진짜 끝났겠지?”

- 아직이다! 네놈! 네놈이 감히 짐을 죽일 수 있을 것 같으냐!

“하···. 돌아와.”


다시 몸을 재구성하는 카르셀.

나는 한숨을 내뱉으며, 멀리까지 날아간 피어 이터를 회수했다.


“안 죽는 몬스터란 말이지?”


그리고 왜인지, 몸 안에서는 희열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 * *



- 사악, 사아악. 삭, 사악. (잘하고 계십니다, 군주. 그렇게 창을 회전시키면서 날리면 좀 더 퍼포먼스 점수가 높을 것 같습니다.)

- 쨔아! 쨔아악! 샤아앙! (머싯다! 보쯔! 배쩜! 배쩜이야!)


게이트에 들어온 지 두 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아직까지 카르셀과 전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내 공격으로만 안 죽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소환한 드라코, 아신의 공격으로도 카르셀은 죽지 않고 다시 몸을 부활시켰다.


그렇게 30분을 더 사냥하고 나서야, 듀라한과 똑같이 ‘코어’ 역할을 하는 ‘무언가’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코어야 뭐, 공동묘지를 부수다 보면 언젠가는 발견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어떤 새x 때문에 화풀이할 대상이 필요해서···.’


그리고 내 쪽엔 인력도 많았다.


- 제발··· 제발··· 짐을 농락하지 말아다오···.


몇 번의 죽음이 반복되었을까.


카르셀은 결국 바닥에 주저앉아서 빌기 시작했다.


“저러니까 좀 미안해지는데?”

- 저··· 정말이냐?

“그러니까 우리 대화 좀 할까?”

- 그럼 죽이지 않을 것인가?

“대화 좀 나눠보고 결정할게.”


내 말에 카르셀은 곧바로 무릎을 꿇고는 내 말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분고분한 그의 모습에, 나는 괜히 심술을 부리고 싶어졌다.


나는 옆에서 아신과 뒹굴거리는 드라코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고,


“삭···, 사아악? 사악, 사악. (아··· 되게 샌드백으로 활용하면 좋을 거 같은데, 얘도 데려갈까?)”


드라코는 고개만을 까딱이며 내게 대답했다.


- 사아악, 스윽. 스으윽. 슥, 스윽. (전술 훈련장에 배치하면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저자는 게이트의 보스지 않습니까.)

“아··· 그렇네.”


나는 하는 수 없이 카르셀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너가 정말 군주의 사랑을 받는 몬스터라고?”

- 어허! 그러하···.


- 콰직.


- 아흑···! 아뇨. 아닙니다. 저는 그저, 제 몸을 오롯이 보존시켜 주신 군주님을 모시는 졸개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여전한 태도에 피어 이터를 휘둘러 팔 한쪽을 날리자, 카르셀이 몸을 움찔거리며 진실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래, 그렇게 하면 죽는 일은 없을 거야.”

- 예···. 아무렴요. 네!


어쩐지, 카르셀은 말투까지 바뀌었다.


“이름은 카르셀이 맞는 거지?”

- 예! 그건 제 본명이 맞습니다.

“드라코가 그러던데, 그쪽 세계에서··· 헌터들의 존재를 안다고?”

- 예! 제 눈으로 똑똑히 봤어요! 전장으로 떠나는 전사들이 말하던 걸요!


‘몬스터들이 헌터들의 존재를 알고 있다? 심지어는 그들이 사용하는 전술까지···.’


하긴···. 듀라한은 여태까지 상대한 몬스터들과는 다른 형태긴 했다.


나는 다시 입을 열어 카르셀에게 물었다.


“그럼······. 몬스터를 뜯어 먹는 사람에 대해서는 들은 거 있어?”

- 아···. 그 자식이요? 몬스터가 보는 앞에서 그들을 잔인하게 뜯어 먹고, 비웃으며, 그들의 스킬을 빵빵 쏘아대며 나대는 놈 아닙니까!

“오호···. 내가 그런 식으로 소문이 났다고?”


나에 대한 소문도 이미 몬스터들 사이에 퍼져 있는 것 같았다.


그제야 실버가 왜 내게 그런 자세로 자신의 아이들을 맡긴 것인지 이해가 되는 기분이었다.


반면에, 본인이 지금 누구 앞에서 욕을 한 것인지 깨달은 카르셀은··· 다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럼··· 톱니의 군주는 어떤 몬스터야? 그리고··· 다른 군단장들에 대해 아는 게 있어?”

- 사실 제가 아는 게··· 별로 없어서.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저는 졸개 중 한 명입니다.

“······아는 게 없다?”


혹시라도 다른 정보를 알 수 있을까 싶어서 말을 꺼낸 것이었지만, 카르셀은 아는 것이 없었다.


“어쨌든 나는 게이트를 닫아야 하니까··· 너는 죽어야 해···. 마지막으로 멋지게 네 코어가 어딨는지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아.”


내 물음에··· 몸을 한 번 움찔하던 카르셀은 이전에는 들어본 적 없는 새로운 사실을 말해주었다.


- 제가 게이트를 닫고 얌전히 물러나겠습니다.


보스는 자신의 의지로 게이트를 닫을 수 있다는 것을.


작가의말

역시...

하성우 에피소드에서 많이 빠졌네요 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몬스터를 뜯어 먹는 기생충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5 사라진 하성우(2) 24.05.24 26 3 15쪽
124 사라진 하성우(1) 24.05.23 30 3 11쪽
123 고장 난 아기즈(5) 24.05.22 28 3 12쪽
122 고장 난 아기즈(4) 24.05.21 24 3 13쪽
121 고장 난 아기즈(3) 24.05.20 28 3 12쪽
120 고장 난 아기즈(2) 24.05.19 26 3 12쪽
119 고장 난 아기즈(1) 24.05.18 29 3 14쪽
118 리치, 카르셀(2) 24.05.17 32 3 12쪽
» 리치, 카르셀(1) 24.05.16 31 2 13쪽
116 유도진과 하성우(2) 24.05.15 25 3 13쪽
115 유도진과 하성우(1) 24.05.14 30 3 13쪽
114 광신도(5) 24.05.13 32 3 13쪽
113 광신도(4) 24.05.12 28 2 13쪽
112 광신도(3) 24.05.11 26 3 12쪽
111 광신도(2) 24.05.10 25 3 12쪽
110 광신도(1) 24.05.09 33 3 13쪽
109 유도진, 진짜 휴일(4) 24.05.08 28 3 12쪽
108 유도진, 진짜 휴일(3) 24.05.07 33 3 13쪽
107 유도진, 진짜 휴일(2) 24.05.06 36 3 13쪽
106 유도진, 진짜 휴일(1) 24.05.05 37 3 12쪽
105 S급 헌터(4) 24.05.04 41 3 12쪽
104 S급 헌터(3) 24.05.03 40 3 13쪽
103 S급 헌터(2) 24.05.02 40 3 12쪽
102 S급 헌터(1) 24.05.01 49 3 11쪽
101 칠흑의 갑옷, 듀라한(6) 24.04.30 43 3 12쪽
100 칠흑의 갑옷, 듀라한(5) 24.04.29 44 3 13쪽
99 칠흑의 갑옷, 듀라한(4) 24.04.28 46 3 12쪽
98 칠흑의 갑옷, 듀라한(3) 24.04.27 47 3 13쪽
97 칠흑의 갑옷, 듀라한(2) 24.04.26 46 3 13쪽
96 칠흑의 갑옷, 듀라한(1) 24.04.25 53 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