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23,143
추천수 :
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22 23:00
조회
220
추천
10
글자
11쪽

Story. 3 It's our war now

DUMMY

* * *


각기 다른 무늬의 갑옷과 투구를 쓴 수많은 병사들이 각자의 창, 검, 방패를 들고 행군하는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이곳은 바스티드 평원이었다. 붉은 모래먼지가 흩날리는 땅. 수많은 쇠와 사체가 부스러기가 되어 쌓여간 장소.

하지만 이곳에서의 전투는 없을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번엔 이쪽이 침공하는 쪽이었고, 그것을 요격하러 나온 이들은 아무도 없었기에, 이곳에서 흘릴 피는 없었다.




쿵-! 쿵-! 쿵-!




그런 병사들의 뒤를 따라 매캐한 흙먼지를 일으키며 행진하는 것은 사람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는 있었으나 결코 사람이라고 볼수는 없는 것. 바로 반-생명체인 골렘이었다. 마나와 자연에서 난 재료로 이루어진 수많은 골렘 군단은 그들 어깨와 머리등에 탑승한 골렘술사들에 의해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조종되고 있었다.

흙과 물을 섞어만든 진흙으로 이루어진 신체를 가진 머드 골렘들부터, 통나무를 잘라 마나로 이어붙인 우드 골렘, 어디서 굴러다니는 바윗덩이를 옮겨서 만들어 들쑥날쑥한 바위 골렘과 돌 자체를 깎아내어 만든 스톤 골렘까지.

대략 1천의 수는 넘어보이는 골렘들이 평야를 빠른 속도로 진군하고 있었다.




스르르르- 스르륵-




골렘들이 자아내는 땅의 진동을 지나, 바로 그뒤에서는 마법사들이 옷자락을 팔랑이고 스치는 소리만 내며 비행 마법으로 조용하게 뒤따르고 있었다. 골렘을 조종하는데 특화된 재능과 마법을 타고난 골렘술사들이 아닌 불덩이를 쏘아 날리고 번개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쏘아대며 많게 나아가서는 자연재해마저 자체적으로 일으킬 수가 있는 그런 마법사들이 수천명은 넘었다.




척- 척- 척- 척- 척-




그런 수많은 군대를 에워싸는 듯한 대형으로 진군하는 또다른 군대가 있었다.

가려뽑은 것을 다시 한번 더 가려뽑아낸 연합군의 초정예부대들이었다. 무거운 철갑옷을 두르고, 망치, 도끼, 대검과 롱소드를 허리춤이나 등에 맨채 중무장을 하고있는 초정예부대는 고된 행군에도 지친기색 하나 없어보였다.

아니, 비단 그들 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여기에서 행군하는 모두가, 공성병기의 거대한 부품을 옮기고 있는 이들도, 이 수많은 사람들이 먹을 식량과 쓸 무기를 운송중인 보급부대도, 하다못해 신중에 신중을 기울이며 약품과 포션을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끔 지켜내고 감시하면서 함께 행군해야하는 치료사들과 비교적 체력이 약한 사제들마저도 지친 기색이 없어보였다. 그들의 얼굴에서 피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되려 모두가 행군의 고된 길을 걸어가면서도 대화를 서로 나눌만큼 생기가 돌고 있었다.




"전쟁이 늘 이번만 같으면 좋으련만! 저번에 끌려갔을때는 정말 지옥같았어."




"너 그때 콱 무릎에 화살이나 박혀서 마을 경비병이나 했으면 좋겠다고 하지 않았냐? 근데 왜 또나왔어?"




"돌아가고 나니 내 무릎이 아까워져서 말이지."




"...아, 그래. 그러시겠지."




"표정이 어째 한대 치고싶게 생겼다? 한번 해보자는 거냐?"




"시끄러워, 새끼가 편하게 행군하더니 그만 돌아버렸나. 기운빼지 말고 폐하께 대가리를 박으며 감사하다고 절이나 하라고."




그랬다. 모든 일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병사들이 고된 행군에도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는 것. 대개 약품과 포션이 행군길에 그만 썩거나 깨져버려 현지에서 조달해야만 했지만, 이번만큼은 그러지 않아도 되는 것. 마법사들이 지나친 마법 사용에 의해 마나 회로가 과부하되거나 정신을 잃고 땅에 추락한 이들이 없는 것들도, 전부 단 한사람의 능력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바로 그 한사람은 지금, 군단의 정중앙에 있는 마차에서 가부좌를 틀고 명상을 하고 있었다.




"..."




근육질의 다부진 몸, 잘빠져 군살 하나없는 늘씬한 몸매, 새하얗지만 군데군데 큰 흉터와 잔상처가 많은 피부와 가늘은 턱선, 그리고 화려한 금발과 미려한 분홍빛 눈. 날카로운 눈매, 한눈에 봐도 비싼 보석이 박힌 귀걸이. 마지막으로 그를 상징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황금으로 이루어진 오른팔. 그는 바로 제국의 황제이자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폭군인 렉스 프로스테틱 아우리엠이었다.

뛰어난 공간계열 마법사인 그라면 이 모든 것들이 딱 맞아 떨어졌다.




마나만 받쳐준다면 얼마든지 군대 단위의 순간이동을 실시할 수 있을테니까, 무엇보다 시동어를 말하지 않고 단지 손짓만으로 마법을 발현시키는 경지라면 이미 말은 다한 셈이었다. 물론 그정도까지 하는데 있어서 황금 의수의 도움과 마법사 군단이 마나를 끌어모아 그에게 전달해줘야만 했던 것도 있었지만, 일단 그렇게라도 하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었다.




"....정말이지..."




그런 그의 뒤에서 아까부터 볼은 약간 붉히긴 했지만 그것과는 정반대로 심히 짜증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는 한 여성이 있었다. 민트빛깔의 긴 생머리, 맑은 하늘빛깔의 눈. 중무장하여 몸매가 어떤지도 모르는 술통 같은 갑옷을 입고 있었으며 옆에 깃발을 매단 긴 창대를 뉘여둔 연합의 선봉대장, 아키시온 시피어스피츠 그녀였다.

그녀는 볼멘소리로 명상을 하고 있는 렉스 황제에게 투덜거렸다.




"여기에 여성도 있다는 것쯤은 감안하셨으면 합니다, 노출증 황제님."




그녀의 말이 마차 안을 울리자 렉스 황제는 어깨를 흠칫 들썩이더니 가부좌를 풀고 고개를 뒤로 돌려 답하였다.

그의 목소리는 짙은 의문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것엔 진심이 가득했다.




"...? 대체 누굴 말하는 것이더냐?"




그의 말을 듣자마자 아키시온의 얼굴엔 어이없다는 감정이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미간을 한데 모으며 못마땅한 기색을 역력하게 드러내고 말했다.




"제가 여자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 말이시죠?"




"물론이다. 짐이 아직까지도 결혼을 안하는 이유가 다 너 때문이지, 여자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분쇄되어 가루가 되었으니.

해서 앞으로 착실한 독신주의자로 살아갈거라고, 저번에 내가 말하지 않았더냐?"




그의 말을 듣자마자 아키시온은 소리를 바락바락 내지르며 성을 내었다.




"그건 또 무슨 개소리에요! 맨날 저 부를때마다 계집이라고 불렀으면서! 말 끝마다 계집! 말 시작마다 계집! 그랬잖아요!"




그녀가 그렇게 화를 내자 렉스 황제는 정말 재미있다는 투로 마차 안이 떠나갈 정도로 크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하하하! 그런 사소한 것에도 일일히 발끈해서 어디 큰일을 할 수 있겠느냐, 이거야 원.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없이 농담이라곤 티끌만큼도 받아들일줄 모르는 계집이구나."




그는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그래도, 한결 같다는 것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난 너의 그런 점을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얼씨구, 하다하다 이젠 병주고 약주고에요?"




"뭐, 네가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결국 그런 것이겠지. 다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 것이다."




그의 말에 아키시온은 주먹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심장 부근에서 옅은 푸른빛을 띠는 김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제가 지금 이 주먹으로 때리고야 말거라고 마음 먹는다면?"




"오늘부로 아우리엠은 지도상에서 사라지겠지. 자아, 잡담은 이제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마. 슬슬 목적지 부근에 도착할 시간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는 땅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자신감을 넘어선 오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렉스 황제는 팔을 뻗어 마차 한구석에 걸려져있던 자신의 갑옷 상의를 집어들었다.




"후방에만 있는 주제에 이런 갑옷을 입어봤자 뭘하겠느냐만은, 그렇다고 반라로 수만명 앞에서 나서기는 좀 그럴수도 있겠지."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갑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리곤 갑옷을 다 입자, 마차 문을 열어제치고 밖으로 나섰다. 아키시온이 따라 나오며 그에게 물었다.




"갑자기 무슨 짓거릴 하실려고 밖에 나가시나요?"




그녀의 물음에 렉스 황제는 그저 씨익 웃어보이며 황금으로된 오른팔을 살짝 들어올렸다.




"똑똑하게 지켜보도록 해라 아키시온. 나, 렉스 프로스테틱 아우리엠이 어느정도의 경지에 이른 마법사인지 말이다.

공간계열 마법의 최대 최고의 선구자의 모습을 말이다."




그는 말을 끝마치곤 마나를 전력으로 끌어내기 시작했다. 마나에 휩싸이기 시작한 그의 몸이 서서히 공중으로 떠올랐다.

공기 중의 마나, 그가 명상으로 쌓고 회복한 마나, 그리고 주변의 마법사들이 주입해주기 시작한 마나까지. 그야말로 엄청난 용량의 마력이 그의 황금 의수에 빨려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의수를 거치며 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마력은 전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내뿜으며 그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자, 준비는 끝마쳤겠지. 똑똑히 보거라!"



[마력서클 활성화]

[공간계열 마법 토대 설립]

[마법진 : 공간이동식]

[연쇄진]

[마법진 : 공간이동식]

[연쇄진]

[마법진 : 공간사출식]

[연쇄진]




황금빛으로 물든 마나 덩어리들이 자체적으로 배치되며 기하학적인 식을 만들었다.

마력이 거미줄처럼 늘어뜨려지며 허공에 다각형 모양의 그림을 그렸다. 다각형 그림에서, 또 원형 모양의 그림을 그리고, 원형 모양에서 삼각형의 그림을 그렸다.




[마법진 : 공간이동식]

[연쇄진]

[마법진 : 공간이동식]

[연쇄진]

[마법진 : 공간사출식]




허공이 노을빛으로 물든 것처럼 온연한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제 그가 원하던 수량만큼의 식이 완성되었고, 그가 말하던 일생일대의 마법이 발현되기 시작한다는 징조였다.




"골렘술사들은 골렘에게서 떨어져라! 지금부터 사출을 시작한다!"




렉스 황제가 그렇게 소리치자 골렘술사들은 재빠르게 타고있던 골렘에게서 떨어져 대기하던 마법사들의 손에 안전하게 바닥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모든 골렘술사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황제가 곧바로 사출을 하기 위해 손가락을 튕기려던 바로 그순간이었다.




"사출을 시작한ㄷ...!"




렉스 황제는 시동어를 말하려다가 말고는 무언가를 본 듯이 급하게 손을 움직여 근처에 있던 완성식 마법진 하나로 자신의 머리를 가렸다.

그가 머리를 가린 직후 실로 순식간에 한줄기 빛이 꿰뚫듯이 마법진으로 빨려들어갔다.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던 공격은 마법진에서 다시금 되쏘아지며 황금빛 입자와 푸른 빛가루를 남긴채 저 멀리로 사라졌다.




"...아무래도 저쪽도 준비를 단단히 해온게 분명하구나."




모두가 급작스레 일어난 일에 하염없이 멍을 때리던 와중에 그는 홀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 Story. 3 It's our war now +2 19.07.22 208 7 11쪽
48 Story. 2 Inaccurate +1 19.07.21 225 10 10쪽
47 Story. 2 Inaccurate +1 19.07.21 195 8 12쪽
46 Story. 2 Inaccurate +1 19.07.20 196 7 12쪽
45 Story. 2 Inaccurate +1 19.07.20 211 7 11쪽
44 Story. 2 Inaccurate +2 19.07.19 222 8 10쪽
43 Story. 2 Inaccurate +1 19.07.19 201 9 10쪽
42 Story. 2 Inaccurate +1 19.07.18 227 8 11쪽
41 Story. 2 Inaccurate +1 19.07.18 222 8 12쪽
40 Story. 2 Inaccurate +2 19.07.17 247 11 11쪽
39 Story. 2 Inaccurate +4 19.07.17 212 12 14쪽
38 Story. 2 Inaccurate +1 19.07.16 219 7 10쪽
37 Story. 2 Inaccurate +1 19.07.16 228 10 10쪽
36 Story. 2 Inaccurate +3 19.07.15 259 10 12쪽
35 Story. 2 Inaccurate +1 19.07.15 272 9 18쪽
34 Story. 2 Inaccurate +2 19.07.14 258 11 13쪽
33 Story. 2 Inaccurate +1 19.07.14 241 10 11쪽
32 Story. 2 Inaccurate +2 19.07.13 241 9 12쪽
31 Story. 2 Inaccurate +1 19.07.13 257 13 14쪽
30 Story. 2 Inaccurate +2 19.07.12 270 11 10쪽
29 Story. 2 Inaccurate +1 19.07.12 277 10 10쪽
28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417 6 16쪽
27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268 7 8쪽
26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2 19.07.10 321 7 12쪽
25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10 328 12 13쪽
24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9 314 16 11쪽
23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9 306 13 10쪽
22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8 346 13 11쪽
21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8 327 15 19쪽
20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7 479 14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