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23,124
추천수 :
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22 21:51
조회
207
추천
7
글자
11쪽

Story. 3 It's our war now

DUMMY

"...데하무트?"




그렇게 월영하고 헤어지고나서 서너시간쯤 뒤.

문득 다르칸은 어려워보이는 의학 서적을 집중해서 읽고 있던 데하무트에게 불쑥 말을 걸었다.




"어, 왜?"




다행히 귀는 열려있었던지, 데하무트는 책에 시선을 떼지 않은채로 대답했다.

그녀의 대답에 다르칸은 잠시 뜸을 들였다가 약간 착잡한 투로 말했다.




"월영을 보낸거...정말 잘한 선택이었을까 조금 의문이 들어서."




"그건 또 무슨소리야. 그때 너도 딱히 이견없었잖아?"




데하무트가 약간 짜증스런 목소리로 반박하자 그는 고개를 살짝 내저으며 말했다.

찰나의 행동이었으나 그 행동에선 약간의 불신이 묻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막연한 불신이 아니었다. 이유가 있는 불신이었다.




"맞아, 그것에 대해선 딱히 이견은 없어. 하지만 너도 잘 알다시피, 월영은 그리 정공법에 뛰어난 녀석이 아니니까.

더욱이 그녀석이라면 반드시 사벨레인님이 있으신 곳을 찾았을테고, 분명 그곳은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을게 분명하잖아?

그래서 좀...염려가 된다, 이말이지."




진심어린 걱정이 묻어나오는 그의 말에 데하무트의 눈매가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책을 턱- 소리나게 덮으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말에 동의한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대답은 그 행동과는 거리가 현저하게 멀었다.




"그래, 맞는 말이긴해. 하지만 그래서? 이미 멀리 떠나온 상태인데, 지금 뭘 더 어떻게 해볼 수나 있을 것 같아?

잊지마, 우리가 해야할 것은 단 두가지야. 지금 수송하는 물자를 안전하게 솔레스 요새까지 옮기고, 월영이 사벨레인 님과 함께 무사히 귀환하길 기도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마지막 한마디에 특히나 힘을 주어 쏘아붙인 데하무트는 다시 시선을 거두고 책을 펼쳤다.

더는 이 문제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기 싫다는 의미였기에 다르칸은 그저 걱정어린 한숨을 내쉬며 마차 밖을 바라보는 수 밖에 없었다. 왠지 이상하게 걱정이 되었다.




'큰일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가...자꾸 신경쓰이네.'




신경쓰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당장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은 그 어떤 생명체라고 할지라도 똑같으니까. 하지만 단지 그것 뿐이라기엔 너무나도 신경쓰여서, 지금 느껴지는 걱정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만 같다고 생각되었다.

어쩌면 월영의 전투 스타일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수도 있었다.

암습에 특화되어있는 월영이 어딘가를 정면으로 쳐들어가는 것은, 그것도 정보도 뭣도 하나 아는게 없는 곳으로 갔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었으니 더욱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괜한 걱정인가?'




하지만 이내 괜한 걱정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다른 한편에서 들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월영은 누가 뭐래도 당당한 제 1군단의 간부였으니까, 다르칸 그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이 터무니없이 높은 것일 수도 있었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친구가 그렇게까지 걱정받을 정도로 약해빠지진 않았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떠올랐으니까.

생각이 거기까지 이르러서야 다르칸은 마음 한구석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래, 괜한 걱정이겠지. 아무렴 그녀석이 누구인데...'





다르칸은 눈을 살며시 감으며 잡념을 떨쳐내려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어디 던져놔도 살아남을 녀석이니 분명히 괜찮을 것이라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유능력도 무려 비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던가. 그러니 괜찮을거라고 재차 못박아 생각하며 그는 점차 몰려오는 나른한 졸음에 몸을 뉘였다.

한번 풀어진 긴장감은 하염없이 늘어뜨려지고 있었다.



* * *



그렇게 몇시간이 더 흘렀다. 다시금 날이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할때, 바로 경계가 잠에 빠지는 시각.

먹을 적신듯한 구름 몇 점이 무리지어 하늘에 떠다니고, 밤하늘이라는 검은 점토에 가치를 매기기 힘든 보석이 셀수도 없이 많이 박힌 것처럼 예쁘게 반짝이는 별들. 그 중앙되는 자리에서 진주 조개가 입을 벌린듯 가장 크고 아름답게 빛나는 보름달이 떠올랐다.

그런 밤하늘 아래에서 수많은 무리들이 줄을지어 지나가고 있었다.




철컥- 철컥- 철컥-




쇠와 쇠의 마찰음이 살벌하게 울려퍼졌다. 금속제 갑옷의 이음새가 덜거덕거리며 서로 맞부딪치는 것이었다.

수많은 무리들은 단 한사람도 빠짐없이 갑옷으로 중무장을 한 채 일렬횡대로 줄을 맞추어 길을 걷고 있었다.




달그락- 다가닥- 달그락- 다가닥-




말발굽이 땅바닥에 부딪혀 나는 경쾌한 소리와 둥근 바퀴가 거칠게 굴러가며 흔들리는 물건들의 소란스런 소리가 일정하게 울려퍼졌다. 중무장을 한 수많은 무리들 사이 사이에 껴있는 것은 다름이 아닌 마차들이었다.

하나같이 거대하고 안에 무언가를 잔뜩 싣고있는 화물칸이 따로 있는 마차, 그런 마차를 끌고 걷고있는 말들도 잘 손질된 발굽과 든든한 갑옷을 입혀놓은 상태였다.




쿠르릉- 쿠르릉-




또 그런 마차들 사이에서, 유독 특별하게 보이는 마차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크고 아름다운 울림을 내며 힘세고 강한 소리를 쩌렁쩌렁하게 울려퍼뜨리는 바퀴가 거세게 굴러가는 마차. 전체적으로 어두운 밤을 모티브로 한 것인지 바퀴도 문도 벽면도 대부분 검게 칠한 마차였다. 테두리는 은과 섞은 금으로 제법 멋들어지게 장식했으며, 그럼에도 실용성까지 추구해 모서리마다 횃불을 안정적으로 꽂을수가 있었다.

문에는 백금빛을 띠는 방패 장식이 붙어있었다. 그것은 특이하게도 양 옆으론 날개가 돋아나 있었고, 정면엔 서로 꼭 맞는 모양의 십자가와 활모양이 새겨져 있었다.




쿠르릉- 쿠릉-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는 딱히 말을 하지 않아도 대부분 눈치챌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마왕군 내에서 한정해야겠지만.

이 중무장한 병사들의 행렬은 바로 솔레스 요새로 가는 지원군들의 행렬이었다.

당연 저 특이한 마차 안에 타고있는 이들은 다르칸과 데하무트, 그 둘은 모두 잠에 빠져있는 상태였다.




"..."




데하무트는 창틀에 책을 대고 머리를 기댄채로 편안하게 숙면에 든 상태였다.

자세가 오히려 보는 사람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삐딱하게 되어있기는 했지만, 정작 자고있는 그녀의 표정은 더할나위없이 편안해보였다.




"...."




다르칸 역시 마찬가지로, 창틀에 살짝 고개를 기댄채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는 그냥 앉아있던 그상태 그대로 잠들어있다는 것이었다.




사아아아- 사사삭- 사삭-




선선한 밤바람이 불며 나뭇잎들과 손뼉을 쳤다. 요란하게 흔들리는 나무들의 함성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졌다.

약간 시끄럽다고 느낄 수는 있어도, 전혀 기분나쁜 소음은 아니었다. 오히려 듣는 사람에게 평온을 가져다주는 기분좋은 자연의 속삭임이었다. 밤하늘에 떠오른 보름달이 오늘 밤은 편안할 것이라고 대변해주는듯 했다.

그렇게 고요하진 않아도 평온한 밤이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바로 그순간이었다.




"...?"




불현듯 잠들어있던 다르칸은 황급히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지난 여독이 채풀리지 않았음에도 전혀 피로하지 않은 기색이었다.

그는 창틀에 기댄채 그대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밖은 여전히 소음이 가득했지만 별다른 일은 없어보였다. 적어도 다르칸이 잠에서 깰만한 일은 전혀 없어보였다.




"...이상한데?"




다르칸은 그리 중얼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분명 무언가 심상치않은 것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났는데, 밖은 이상하리만큼 별다른 조짐이 없었다.한낱 갑옷의 마찰음과 나뭇잎들이 사각거리는 소음 때문에 깰리가 없었으므로 그는 곧장 창 밖으로 고개를 빠끔히 내다보았다.





사아아아-




기분좋은 바람이 나뭇잎들과 함께 그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신선한 풀냄새가 짙게 맡아졌다.

평화의 향취는 그의 코를 간질였다. 하지만 따라 그의 직감마저 간질였다. 다르칸은 그대로 문을 살며시 열고 나왔다. 아직 무엇도 확실치는 않은 상황이었으니, 적어도 깨웠다가 쏟아질 것이 분명한 잔소리는 피하기 위해서였다.




"엇! 다르ㅋ.."



"쉿."



"알겠습니다."




다르칸은 그가 잠에서 깬채 빠져나온 것을 본 병사에게 조용히하라는 신호를 보낸후, 조심스럽게 마차 천장으로 올라섰다.

그리곤 다시 주변을 한번 더 둘러본 후, 그대로 손모양을 동그랗게 말아 눈에 갖다대었다.




[엘프 고대 전투술 : 궁(弓)]

[바람의 관찰]




일순간 그의 손에서 녹빛의 은은한 빛이 분출되더니, 이내 눈에 보일정도의 선명한 바람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인 바람은 회오리처럼 다르칸의 손안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는 손안의 조그만 회오리의 뻥 뚫린 중심부를 통해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마치 그곳에 있는 바람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갖다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는 저 멀리에 있는 조그만 나뭇잎의 잎맥까지도 선명하게 보고 있었다.




"..별다른건 없는데...음?"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던 다르칸의 눈에 문득 아주 멀리에 있어 바람의 관찰로도 도저히 닿지 않는 곳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것이 언뜻 보였다. 말 그대로 언뜻 보인 것이었기에 확신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넘기고 지나가기에는 조금 그런 감이 있었다.




"방금건 대체 뭐지?"




석연찮았다. 석연찮아도 너무나도 석연찮았다. 알아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바람의 관찰로는 그 부근조차 도저히 닿을 수가 없는 곳에 있었기에 그 석연찮음은 배가 되었다.

자신이 잠에서 깬 이유가 마치 그것 때문인 것만 같았다. 그렇기에 다르칸은 아까부터 그를 흘겨보던 병사들이 다 보도록 잠시 멈추라는 의미로 한 손을 살짝 들어올렸다.




척- 달각-..




저 앞부터 맨 끝까지의 행렬이 일순간에 멈춰세워졌다. 발밑은 이제 흔들림없이 안정되었다.




"후우우.."




그는 숨을 고르며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다르칸은 천천히 활시위를 당기는 듯한 행동을 취해보였다. 그러자 그의 손목 부근에서 푸른 빛이 스르르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여든 빛은 마치 저 밤하늘의 별과도 같은 광채를 내뿜으며 서서히 화살의 모양으로 변해갔다.

빛살의 꽁지깃에서 두개의 가늘고 긴 빛이 늘어뜨려지며 포물선을 그렸고, 그건 시위를 당기는 다르칸의 손으로 잇어졌다.




[엘프 고대 전투술 : 궁(弓)]

[바위와도 같은 굳건함]

[침착한 숨고르기]

[흔들림 없는 뿌리]


[고유능력 - 성좌의 화살]



모든 준비를 끝마친 그가 시위를 놓았다.




파아앙-!

단숨에 공기를 꿰뚫으며 화살이 쏘아졌다. 별빛 반짝이는 가루가 사방에 흩날렸고, 빛살의 궤적이 선명하게 남아 새겨진듯 했다.

저 멀리 날아간 화살은 그대로 한줄기 빛이 되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한 십초쯤 지난듯 했다.




"!"




쉬이이이익-!

바람을 찢는 소리와 함께 그의 옆으로 빛살이 지나갔다. 너무나도 놀랐기에 그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그것은 분명 자신이 쏘아보낸 화살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궤적에는 짙은 황금빛이 조금씩 묻어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Story. 3 It's our war now +2 19.07.22 208 7 11쪽
48 Story. 2 Inaccurate +1 19.07.21 225 10 10쪽
47 Story. 2 Inaccurate +1 19.07.21 195 8 12쪽
46 Story. 2 Inaccurate +1 19.07.20 196 7 12쪽
45 Story. 2 Inaccurate +1 19.07.20 210 7 11쪽
44 Story. 2 Inaccurate +2 19.07.19 222 8 10쪽
43 Story. 2 Inaccurate +1 19.07.19 201 9 10쪽
42 Story. 2 Inaccurate +1 19.07.18 226 8 11쪽
41 Story. 2 Inaccurate +1 19.07.18 221 8 12쪽
40 Story. 2 Inaccurate +2 19.07.17 246 11 11쪽
39 Story. 2 Inaccurate +4 19.07.17 212 12 14쪽
38 Story. 2 Inaccurate +1 19.07.16 219 7 10쪽
37 Story. 2 Inaccurate +1 19.07.16 228 10 10쪽
36 Story. 2 Inaccurate +3 19.07.15 259 10 12쪽
35 Story. 2 Inaccurate +1 19.07.15 272 9 18쪽
34 Story. 2 Inaccurate +2 19.07.14 258 11 13쪽
33 Story. 2 Inaccurate +1 19.07.14 241 10 11쪽
32 Story. 2 Inaccurate +2 19.07.13 240 9 12쪽
31 Story. 2 Inaccurate +1 19.07.13 257 13 14쪽
30 Story. 2 Inaccurate +2 19.07.12 270 11 10쪽
29 Story. 2 Inaccurate +1 19.07.12 277 10 10쪽
28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417 6 16쪽
27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268 7 8쪽
26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2 19.07.10 321 7 12쪽
25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10 328 12 13쪽
24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9 314 16 11쪽
23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9 306 13 10쪽
22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8 345 13 11쪽
21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8 326 15 19쪽
20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7 477 14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