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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조회수 :
23,137
추천수 :
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20 06:00
조회
210
추천
7
글자
11쪽

Story. 2 Inaccurate

DUMMY

1/2



Arrrr-----! 쾅-! 쾅! 콰쾅! Trrrr-------!!!




땅이 거세게 울리고 벽에 소리가 부딪히며 공명한다.

여기가 어딘지도 모를 당최 짐작가지않는 깊은 암흑 속에서, 나는 자세를 최대한 낮춘채로 숨을 죽이고 있었다.




"빌어처먹을..."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처럼 쿵쿵대는 심장 박동에 나는 나지막하게 감정을 한껏 응축한 욕설을 읆조렸다.

내 실책으로 인해 랜턴은 부서졌고, 골렘을 단단히 화가 난채 뒤에서 난동부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안그래도 눈 앞이 깜깜하여 무엇도 보이지 않는터라, 어쩐지 골렘이 바로 뒤에 있는 것처럼 더욱 크게 들려오는듯 했다.

안타깝게도 지금 나는 어둠을 밝힐만한 그 무엇도 갖고있지 않았기에 내 두 눈이 서둘러 어둠에 익숙해지기 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AUu----! Oo----!




연이어 내지르는 골렘의 고함소리로 듣고 판단하건대, 아까는 유추조차 못할 단순한 잡음정도에 불과한 것이 지금은 뚜렷하게 무언가 단어 비스무리 한 것을 외치고 있었다. 즉, 점점 골렘이 미약하게나마 지성을 회복하고 있다는 거다.

또 그것은 이제부터 내게 일종의 시간제한이 걸렸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골렘이 어느정도 지성을 되찾는 즉시 난동을 멈추고 침입자인 나를 찾아나설테니 말이다.




'시끄럽지만 않았어도 소리와 파장을 이용해서 길이라도 찾겠건만...'




문득 시야가 없어도 길을 찾을만한 괜찮은 방법이 머릿속에서 떠오르기는 했지만, 이렇게 주변이 진동하고 흔들리는 와중에는 도저히 써먹을 수가 없는 방법이었기에 금방 뇌리에서 지워버렸다. 방법 하나를 폐기처분하자 이윽고 따라오는 것은 막막함, 그리고 가장 중요한 랜턴을 챙길 생각을 못했던 미련한 나 자신에 대한 미약한 분노였다.




'내가 판단을 조금만 더 잘했어도...여기서 시간을 낭비하진 않았을텐데...!'




한 수 앞은 생각했지만, 그것을 넘어 두 수를 생각하지 못하여 이렇게 발목이 붙들려버린 내가 너무도 한심하기 짝이 없게 느껴졌다.




'공적인 일에 고작 내 팔 한 쪽, 차피 다시 자라날 날개 하나쯤 희생하는게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망설인거냐...! 젠장, 젠장, 젠장할!'




나는 나 스스로가 너무도 실망스럽게 느껴졌다. 지금의 목적은 한시라도 빠르게 사벨레인 님을 찾는 것인데, 고작 그런 말도 안되는 이유로 이리 시간을 허비하게 되다니. 이래놓고서 무엇이 사벨레인 님의 측근이라고, 어떻게 당당히 제 1 군단 소속이라고 자부할 수가 있을까.




'....혐오스럽군.'




나 스스로에게 이젠 혐오감마저 들기 시작했다. 한번 불길처럼 번진 부정적인 감정은 그야말로 산불처럼 머릿속에 번져나갔다.

하지만 나는 간신히 머릿속 자리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이성 한조각으로 그것을 억눌러야만 했다.




'일단...진정해야만 한다. 지금은 반드시 진정해야해...'




왜냐하면 그런건 현재의 난관을 타개하는데 있어서 손톱만큼도 쓰잘데기 없는 감정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속으로 천천히, 천천히 어르고 달래서 삭여야만 했다. 지금 내게는 한줄기의 빛과 피가 싸늘하게 식고도 남을만큼의 침착함이 제일 필요했기에, 결국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후우..."




안에서 울화라는 불씨로 인해 서서히 치솟는 열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듯이 숨을 여러번 들이마시고 내쉬며 심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온 지하의 차갑고 약간은 습기찬 공기가 폐부에 깊숙하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마치 불씨를 잠재우려는 듯한 느낌, 속에서 뜨뜻한 무언가가 약간이나마 가라앉은 느낌은 덕분에 나를 약간이나마 침착하게 만들어주었다.




'...우선, 생각을 조금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주변은 여전히 소란스러웠기에 나는 일념에 집중하기 위해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 난관을 타개하기 위한 계책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서? 아니다. 내가 생각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골렘은 아직 지성이 없으니, 계속 두드리며 방어를 깎아먹다가 어느정도 충분히 약화되었을때 내 품속에 있는 화염구 마법 스크롤을 찢어서 타격을 입히면 그만이다. 내가 그러지 않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희생될 시간들이 너무나도 아까웠기 때문이었다.




'사벨레인 님이 왜 저 골렘을 남겨놓으셨던 건지. 그게 의문이로군.'




그리고 그것은 내가 생각하고자 하는 것과 연결되는 것이기도 했다.

도대체 사벨레인 님은 어째서 저 골렘을 남겨놓으셨던 것일까? 마치 내가 올줄 알고 있었다는 것마냥 통상적인 독이나 암습은 아무런 쓸모가 없는 반-생명체를 남겨놓으셨다.

만일 내가 아닌 다른, 다르칸이나 데하무트 였다면 골렘은 수문장 역할은 커녕 과자 부스러기만도 못하게 될 것이었다.




다르칸의 고유능력은 시위를 당기고 쏘는 시늉만 하면 빛의 화살이 날아가 꽂히고, 곧장 밤하늘을 수놓는 그 별빛과 함께 터진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만들어낸 기술인 '유성락(流星落)'은 정말로 별이 땅에 떨궈진 것만 같은 말도 안되는 위력을 보여준다. 더욱 말도 안되는 것은, 그것은 마나로 만들어낸 방어막 같은 것을 말 그대로 투과한다는 것이다.

당연 마나로 이루어진 결속력과 자가생성 방어막이 내구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골렘에게 참으로 훌륭한 대화수단이 아닐 수가 없었다.




데하무트는 살상력이 없는 그녀의 고유능력 대신, 풍부한 의학, 약학 지식들로 바위를 녹이고, 마나를 풀어헤치며 조직을 융해하는 약물을 만들어 골렘에게 뿌리면 그만일 것이다. 재료만 다 갖춰지면 몇초만에 약물 하나를 완성해내는 녀석이니 충분히 실전에서도 통할 것은 두 말하면 입이 아플 것이다.




반면에 나는? 쓰는 무기는 독을 바른 강화단검, 전투법은 암습, 단지 하늘을 비행하는 것일뿐인 고유능력.

독은 통하지 않고, 암습에 성공해도 약점은 몸 안에, 단단하기 짝이 없는 외피, 돌주먹에 한대만 맞아도 꺾여 부러질 것이 뻔한 날개까지, 그런 점들을 놓고 보았을때 나에게 골렘 수문장은 상성이 최고로 안좋았다.




'물론 이런 점들만 놓고 본다면 그냥 내 운이 안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길 지나간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사벨레인 님이시지. 잘 생각해본다면...사벨레인 님께서 고작 골렘을 부수기 귀찮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저 제압만 해둔 것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아니다' 단 하나로 귀결되었다.

본래 압도적인 힘을 가진 존재라면 오히려 그 힘을 조절하고 죽지 않을만큼 제압하는 것이 더욱 어려운 법이다.

그저 한번 힘주어 때리면 단숨에 부서져 그 명을 달리할 것이 뻔한데, 굳이 힘을 조절하면서 제압만 해두었다는 것은 어떠한 연유가 있지 않고서야 납득하기 힘든 종류의 것이었다.




'그런데 굳이 그럴만한 연유가 있는건가.'




솔직히 그런 귀찮은 일을 사서 할만한 이유가 딱히 있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오히려 더 미궁속으로 빠진 것만 같은 느낌이기에 나는 사건의 발단부터 거슬러 올라가 다시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했다.




'그분께서 일언반구도 없이 이곳으로 향하시고 나서, 우린 이 부근을 샅샅히 수색했다. 하지만 백방으로 노력해도 그분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지, 그렇게 밤까지 새고 나서 이곳에 나만 남았다. 마지막으로 남은 구역을 수색한 결과 마침내 이곳을 찾아냈다.

난 당연히 이곳에 들어왔고, 제압되있던 골렘을 마주했...잠깐만.'




저 대목에 이르자 문득 이유없는 불쾌감이 엄습해오는듯 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도 남는 불쾌감은 내게 다시금 아까 했던 생각들을 되짚어 보게끔 유도하는듯 했다.




'난 당연히 이곳에 들어왔는데, 골렘을 마주했다...?'




정답에 근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기에 그동안 했던 모든 생각들을 다시 되짚어보았다.

사벨레인 님께서 골렘을 제압만 해두시고 죽이지 않은 이유와, 사건의 발단부터 지금까지의 정리를 합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그분께선 그저 지나가는 지푸라기 만도 못한 골렘을 굳이 번거롭게 제압을 해두시고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셨다. 그리고 뒤이어 내가 도착했고, 마치 약속한듯 제압되었던 골렘은 때맞춰 깨어났다.'




-달칵,하고 머릿속에서 무언가 맞춰지는 소리가 뇌내에 울려퍼졌다.

실로, 불쾌감은 내게 정답을 은연중에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 그것은 결코 이유없는 불쾌감이 아니었다. 내 머릿속은 이미 정답을 깊숙하게 내포하고 있었고,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거부했기에 불쾌하다 느낀 것이었다.




'사벨레인 님께서 골렘을 제압만 해두신 이유가...'




당연히 내가 내린 결론은 지금이나 무의식적으로나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는 내용이기도 했다.




'...내가 찾아올 것을 이미 알고 계셨기에...?'




왜냐하면 그것은 부하된 자로써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했으니까, 그러니 더욱 용납할 수 없었다.

문득 온몸이 몹시도 차갑게 느껴졌다. 내 몸속을 도는 피가 싸늘하게 식고도 남아 아예 얼어붙어버린 느낌, 방금 전까지만 해도 쿵쿵 거리며 뛰었던 심장은 아마 푸르딩딩하게 굳어있을지도 모른다고, 한순간이나마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온몸의 체온이 극한으로 낮아진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코 추측이 아니야, 분명 사벨레인 님께선 우리가, 그중에서도 내가 찾아올 것이라는걸 정확하게 예측하고 계셨다.'




안개에 휩싸여 흐릿했던 의문이라는 모호한 형태의 퍼즐은 점차 명확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온몸에 소름이 쫘악 퍼졌다. '이것은 전부 미리 계획해놓으셨던건가? 그렇다면 대체 언제부터지?' 막상 돌이켜 생각해보니 군단장 회의후, 솔레스 요새로 사벨레인 님이 지원군으로 간다는 말만 나왔지, 그걸 굳이 거부하셨다거나 못마땅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때부터 이곳에 오기로 계획하셨다는 말인가?'




사벨레인 님의 치밀함과 정교함에 바닥을 짚고있던 손이 저절로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 어떤 지도상에도 전혀 기록되어있지 않은 곳, 정보부 소속이 된지 근 십년이 다되가는 자신조차도 이런 장소가 존재한다고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사벨레인 님은 이곳의 존재를 어떻게 알고 있었던 것일까.

모든 것이 미궁속에 빠져버린 것만 같았다.




"..."




Aou----! 쿵- 쿵- 쾅!

여전히 귓가엔 소란스러운 잡음이 맴돌고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난 주변이 고요하다고 느껴졌다.

나는 살며시 두 눈을 감았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질때까지, 나는 출구는 있는 것인지 모를 미궁을 해메기로 작정했다.

확실히 주변은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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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Story. 2 Inaccurate +2 19.07.12 270 11 10쪽
29 Story. 2 Inaccurate +1 19.07.12 277 10 10쪽
28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417 6 16쪽
27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268 7 8쪽
26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2 19.07.10 321 7 12쪽
25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10 328 1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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