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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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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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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글자수 :
407,100

작성
19.07.13 09:00
조회
240
추천
9
글자
12쪽

Story. 2 Inaccurate

DUMMY

* * *



그러나 그들도 한가지 간과한 점이 있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기에 깜빡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그들과 사벨레인의 사이에는 고작 문 한짝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나누는 대화소리는 아무리 목소리를 낮췄다고 한들 들릴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말을 꺼낼때마다 감정이 불안정했던 데하무트의 말은 더더욱 잘 들려올 수 밖에 없었다.





"야이 미친새끼야...!"





닫힌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데하무트의 말에 사벨레인은 절로 어깨를 움츠렸다.

현저하게 낮춘 목소리가 마치 귓가에 대고 자신에게 속삭이는 것만 같았기도 했고,뭔가 타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귓구멍은 여전히 활짝 열려있는 상태였기에 이어서 데하무트의 말이 들려오고 있었다.





"너 죄지은거 있잖아! 근데 왜 갑자기 앞으로 뛰쳐나와서 서있는건데?!"





사벨레인은 저 말을 듣고 나서 확신했다, 저것은 명백한 타박이었다.

하지만 그 말의 주체가 자신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었기에 그녀는 약간은 안심한채로 고개와 귀를 좀 더 문쪽으로 기울였다. 마치 자신이 엿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라도 한 것인지 목소리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미안."




기운없어 보이는 남성의 목소리가 닫힌 문 틈새 사이를 비집고 힘겹게 들려왔다.

자신의 귓가에 들려온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사벨레인은 의아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가 알고있는한 제 1군단의 간부들 중에서 저렇게 기운빠진 목소리와 현저하게 낮은 음을 자랑하는 목소리는 존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뭐지? 아까 너무 빠르게 닫아버려서 잘 못봤긴 했는데, 부관들 말고 다른 사람들도 있었던 건가?'





사벨레인은 으레하던 습관대로 저도 모르게 방바닥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순간 데하무트의 것이 분명한 깊은 한숨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그리고 연이어지는 진심어린 화가 담긴 욕설들.





"이 미친새끼야...너...와...씨바알..."





그녀가 봐왔고 알고있는 데하무트라고는 (이게 본모습이다) 생각하기도 힘든 모습이었다.

평소에 늘 웃음지으며 밝게 살던 그녀가 저리 욕설을 내뱉을 정도라면 자신이 문을 닫아버린 그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사벨레인은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긴장감에 침을 삼키며 귀를 더욱 기울였다.





"씁- 후우...그래."





심호흡을 하며 화를 삭히는 소리가 들렸다.

뜨거운 달아오른 금속에 물을 뿌려 식히듯 한번에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점차 가라앉아가고는 있었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듯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는 목소리로 데하무트가 중얼거리는 것이 문너머로 들려왔다.





"그래,너도 생각이 있어서 그런거겠지..."





그녀는 곧장 말을 잇었다.





"그러니까 그거 하나만 물어보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거야?"





데하무트가 던진 물음에 그 기운빠진 목소리의 남성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어투로 대답했다.





"그거야...당연히 용서를 빌기 위함이었지,내가 할 것이 그것말고 달리 또 뭐가 있겠어."





'으음...?'





그 말을 들은 사벨레인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의문점을 느꼈다.

분명 데하무트는 제 1군단의 간부다,그런데 그에 대답하는 남성은 당연하다는 듯이 경어를 쓰지 않고 반말을 쓰고 있었다.

자신이 외출하는 것에 다른 군단의 간부가 올리가 없을테니 그렇다는 것은 저 남성이 제 1군단의 간부진 중 한명이라는 뜻.





'설마... 월영이나 다르칸이?'





사벨레인은 크게 경악하며 입을 멍하니 벌렸다.

데하무트가 타박하는 주체가 다르칸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도대체 다르칸이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인지 그녀는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지금껏 들은 데하무트의 말로써 미루어 보았을때 분명 다르칸이 문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며 서있던 것이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그게 어디가 잘못되었고, 어째서 저리 데하무트의 화를 돋구게 된 것인지 상상하기 힘들었다.





'일단...더 들어봐야겠다.'





그리 생각하며 사벨레인은 다시금 귀를 기울였다.

곧바로 다시 격분한 데하무트의 목소리가 귀청을 때려왔다.





"이 병신같은...!"





복도가 떠나갈 정도는 아니었어도 가까운 문짝 하나쯤은 충분히 떼버릴만큼 큰 목소리가 아주 쩌렁쩌렁하게 울려퍼졌다.





'역시 얌전한 사람이 화나면 더 무섭다는 말은 틀린게 아니구나...?'





아주 임팩트 있게 들려온 욕설 뒤에는 무언가가 빠드득 하고 갈리는 소리.

사벨레인은 마른 윗입술을 핥으며 묵묵히 귀를 바짝 문가에 갖다대었다.





"그러니까... 용서를 빌기 위해서 그랬다, 이말이지?"





다시 던지는 데하무트의 물음.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대답조차 들려오지 않았다.

혹시 말은 했는데 일부러 작게 한 것일까, 사벨레인은 손바닥을 문짝에 붙이고 머리를 기대어 귀를 더더더더욱 찰싹 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문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갑옷을 미리 입고 왔는지 쇠가 부딪히며 자아내는 거슬리는 마찰음만이 이따금씩 들려올 뿐이었다.





'...? 뭐야,벌써 끝난건가?'





대화는 끝인지,곧 끝날것만 같았던 침묵이 깨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것은 슬슬 다시 밖으로 나가야만 한다는 것, 체감상 종이 울린지 시간이 꽤 지나있었기에 그래야만 했다.





'그럼 슬슬 나가볼...'





"하아...너, 진짜 진심이구나."





문에서 막 기울였던 귀를 떼고 일어서려던 중, 침묵이 깨지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타탁-

사벨레인은 막 일으켰던 몸을 다시 원래대로 되돌렸다, 땅바닥에 손을 짚는 탓에 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그정도야 대화가 시작된 밖에선 거의,어쩌면 아예 들리지 않았을 터였다.




...




그러나 다시 또 이어지는 침묵.

하지만 그건 단지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이었는지, 곧 데하무트의 말이 이어졌다.





"너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내 말을 받아들였는지 표정만 봐도 잘 알것 같으니까 미리 말하는거지만, 네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니까 일단 넣어둬. 내가 다 설명해줄테니까."




'드디어 설명인가?'





그리 생각하며 사벨레인은 계속 경청했다.





"잘들어,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는 절대로 오늘 용서를 빌지 말았어야만 했다고."





'무엇을? 자신에게? 대체 누구에게?'





"비유해서 설명해주자면,사벨레인님은 아직 꺼지지 못한 잔불과도 같아.

장작을 준다면,언제라도 타오를 수 있는 잔불 말이야, 알아듣겠어?"





마침내 풀려나는 의문에 사벨레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순순히 수긍하지 않았다.

파나이아스를 피하려다 타리카르를 만난다는 속담처럼 한가지 의문이 풀려나자 더 강한 의문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아하...나였구나... 근데 왜?'





의문은 실로 당연했다.

다르칸이나 월영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그녀 자신이 모르고 있는 상황이니까 말이다.

제대로 된 짐작조차 가지 않는 그 잘못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일까,사벨레인은 어쩌면 그것이 최근에 있었던 무의식 상태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말은... 내가 오늘 잘못을 빌려고 한게 사벨레인님의 화를 돋군 장작역할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뜻?"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는 듯한 어투, 그렇지만 아직은 확신을 내릴 수가 없는 누군가와 데하무트의 문답이 계속 이어졌다.





"그것도 그렇지만, 절반만 맞는 대답이야.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자면...그래, 잔불이 다 꺼지면 뭐가 남지?"





"...당연히 재만 남지?"





비록 이제야 알아챘지만, 다르칸의 것이 분명한 목소리었다.

하지만 사벨레인이 혼나는 것의 주체가 다르칸이라는 것에 놀라기도 전에 먼저 데하무트의 일갈이 청각을 마비시킬 듯이 밖에서부터 밀고 들어왔다.





"그래! 넌 바로 그 재만 남았을때 장작을 던졌어야만 했어.

사벨레인님의 화가 얼마나 누그러지셨는지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너가 발빠르게 움직여서 잘못을 빌러오는 것도 아니라 어느정도 충분한 시간이 흘렀을때 말이야! 그런데 단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 자신을 화나게 만든 당사자가 바로 눈앞에 있으면 그분의 기분이 어떠시겠어? 당연히 또 화가 나겠지!


다르칸, 다른 누구도 아니라 사벨레인 님이야. 우리가 모시는 상관이라고! 넌 방금 전에 그 목이 떨어져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는 위치고! 사벨레인님은 그 목을 떨궈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런데 사벨레인님은 그냥 문을 닫고 다시 들어가버리셨지, 이게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거 같아?

널 보면 그분 스스로도 모르게 멋대로 죽여버릴지도 모르니까 차라리 자신이 안보는 길을 선택하신거야, 부하를 죽이기 싫어서!

억지로 끼워 맞춘거 같아? 평소 그분 성정을 생각해보면 답이 나오지? 그래, 그럼 내 말에 어디 틀린 구석이라도 있어?

말해봐!"




데하무트가 입밖으로 쏟아내는,파도처럼 미친듯이 넘실대며 격류처럼 난폭한 감정의 물결이 목소리의 폭포수처럼 문너머에서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비록 금방 사라지기는 했지만,분명 자신에게 향하는 타박이 아님에도 심한 심적 압박감에 짓눌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한 데하무트였다.





"하아...후우...아무튼,이제 알겠어? 그분처럼 평소에도 감정을 숨기고 다니시는 분은 상당히 드물어,그런만큼 한번 분출한 감정 때문에 패인 골이 그리 얕지는 않을거라는 거야.

솔직히 내가 말한 그 시간이 얼마나 갈지는 몰라도, 그러기엔 지금은 때가 너무 일렀다는 것만은 확신하고 있어."





데하무트는 상당히 힘빠진 어투로 말을 잇어 마저 대답했다.

그러자,다르칸은 살짝 음산하게 느껴지면서도 무겁디 무겁게, 느릿느릿하게 중얼거렸다.





"...그런가...그랬던건가.."





눈으로 직접 보지않아도 밖의 심각한 분위기가 보였다.

그런 분위기에서 데하무트 역시 어딘가 허탈한 듯한 목소리로 그 중얼거림에 대답해주었다.





"...알아들었다면 앞으로 주의해. 아무리 그분이 성격 좋으시고 얌전하시다고 해서,감정을 못느끼시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

....어쩌면 그럴 틈조차 없으신 것일지도 몰라. 우리가 뭘 알겠냐만은.."





그렇게 다르칸과 데하무트와의 대화가 끝을 맺었다.

분명 다른이들이 듣는다면 저런 충신들이 또 없을거라고 극찬을 하고도 남을만한 대화였다.

하지만,정작 그 대화의 주제가 되버린데다 본의아니게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버린 당사자 사벨레인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런거 아니야... 그런거 아니라고...!'





데하무트가 일갈할때 기세와 분위기에 눌려서 별다른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대화가 끝나고나니 엄청난 자괴감과 미안함이 가득찬 댐을 허물듯이 터져나왔다.





'데하무트가 저런 오해를 하고 있었다니...!'





진실을 다 알고있는 다르칸이 저걸 듣는 순간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그건 대화하는 줄곧 내내 기운빠진 듯이, 마치 별 영양가없는 대답이지만 어쩔 수 없이 해준다는 듯한 목소리가 바로 그렇기에 나온 것이었다는 것을 사벨레인은 그제서야 알아챌 수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을 마치자 다시 머릿속의 회로가 가동되었다,아마 초반에 나눈 대화에서 용서를 빈다던 부분은 원래는 그냥 어찌저찌 아무도 모르게 넘어갈 수도 있었지만 어쩌다보니 널리 퍼지게 되었으니 일단 부하된 입장으로써 장단을 맞춰야겠다는 임기응변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고,그러지 않고서야 그럴리가 없다고. 그녀는 강력하게 확신했다.





'하아...진짜 난 어쩌다가 이딴 자리에 덜컥 앉아서...!'





자신 인생의 최대 실수라고 사벨레인은 자책하면서 나갈 타이밍을 잡기 시작했다.

밖에서 무슨 소리가 계속 나는 것을 보아하니 대화가 어째 다시 잇어지고 있는 것만 같지만, 이미 수습 불가능할 정도로 커져버린 오해가 더 커져서 연쇄되어서는 안되었다. 사벨레인은 적당한 타이밍에, 슬쩍 손잡이를 슬며시 돌리고는 소리없이 문을 열어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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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Story. 2 Inaccurate +1 19.07.18 221 8 12쪽
40 Story. 2 Inaccurate +2 19.07.17 247 11 11쪽
39 Story. 2 Inaccurate +4 19.07.17 212 12 14쪽
38 Story. 2 Inaccurate +1 19.07.16 219 7 10쪽
37 Story. 2 Inaccurate +1 19.07.16 228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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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Story. 2 Inaccurate +1 19.07.15 272 9 18쪽
34 Story. 2 Inaccurate +2 19.07.14 258 11 13쪽
33 Story. 2 Inaccurate +1 19.07.14 241 10 11쪽
» Story. 2 Inaccurate +2 19.07.13 241 9 12쪽
31 Story. 2 Inaccurate +1 19.07.13 257 13 14쪽
30 Story. 2 Inaccurate +2 19.07.12 270 11 10쪽
29 Story. 2 Inaccurate +1 19.07.12 277 10 10쪽
28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417 6 16쪽
27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1 19.07.11 268 7 8쪽
26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2 19.07.10 321 7 12쪽
25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10 328 12 13쪽
24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9 314 16 11쪽
23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9 306 13 10쪽
22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1 19.07.08 346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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