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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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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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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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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Story. 2 Inaccurate

DUMMY

* * *



이것이 사벨레인이 익힌 전투술이었다.

사제가 되기 위한 단련을 거쳐 강력해진 근력과 신성력의 방어적 성향을 응용한 그녀만의 독창적이며 강력한 반격술.

보이는 대로, 행해진 결과가 바로 이것이었다. 육중한 몸집을 가진 골렘을 바닥에 내리 꽂은 여파가 여실하게 공간에 울려 퍼뜨려지고 있었다.




우두득...파츠측- 지지직-





정수리부터 내려오는 검은 그을음이 가득한 몸뚱아리가 잠시 부르르 떨리더니 이내 축, 힘없이 늘어뜨려졌다.

공기의 내음에서 자욱하게 맡아지는 묵은 먼지의 매캐한 잔향과 여파로 인해 나타난 씁쓸하고 따가운 돌가루가 이곳에 퍼져만 갔다.

하얀 전류가 석재 바닥에 내리꽂혀 전투불능 상태가 되어버린 골렘의 몸체에 점멸하길 계속 반복하고 있었다.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한 골렘의 붉은 안광도 그에 따라 연신 깜빡이기를 반복했다.





---지-이잉...





허나 곧, 생각하는 것을 그만둔 것인지 골렘에게서 별안간 힘빠진듯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붉은 안광이 단숨에 꺼뜨려졌다.

축 늘어진 몸뚱아리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치 어딘가 고장나 작동을 멈춘 것만 같은 모습이었다.





"..부서진건가? 아니야, 그럴리가 없지."





그녀는 문득 골렘이 망가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으나 역시 망가진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정정했다.

좀 심하게 매다꽂아버리기는 했지만 외견상 골렘의 몸체에는 별다른 손상이 없어보였기도 했고, 내리친 하얀 번개 때문에 내부적인 손상이 가해졌을 수도 있겠지만, 암만 그래도 내부에 있을터인 골렘의 핵에 그다지 강한 피해를 줬던 것 같아보이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무엇보다도 골렘은 재료가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마법으로 이루어진 반-생명체.

그 내구도는 말로 설명하자면 입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런고로 저것은 작동을 잠시간 멈춘 것일게 분명했다.

물론 그런게 고작 매다꽂기 한번 당했다고 작동을 멈춘 것도 이해가 딱히 가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지금 그건 사벨레인에겐 아무런 신경 쓸 필요없는 문제였다.





"왜 작동을 멈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일단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겠다."





비록 골렘이 지금 당장은 전투불능에 빠졌다고 할지라도 여기서 시간을 계속 지체했다간, 언제 다시 움직일지 모르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쓰러져버린 골렘의 시체(?!)를 밟고 서둘러 앞을 향해 나아갔다.

희미한 푸른 빛의 범위를 넘어서니 눈앞의 암흑이 커튼처럼 짙게 드리워져 시야를 방해했지만, 그것은 그녀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될 '수'가 없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었다.





"신성력을 이렇게 뭉치면..."





바로 사벨레인이 가진 힘 중 하나인 신성력 덕분이었다.

마나가 태워짐으로써 불과 빛을 내뿜는다면, 신성력은 그자체로도 하얀 빛을 내뿜으니 말이다.





"됐다, 이걸 이제 손바닥에 놓으면..."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렇게 둥글게 뭉쳐서 랜턴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방식은 단언컨대 정상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었다.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죽은 신체조직마저 치료하며, 망자의 살을 태우고 가루로 만드는 강력한 힘을 어느 누가 어둠을 밝히는 용도로 사용한다는 생각을 한단 말인가. 그건 아마 세상과 역사를 통틀어서 사벨레인 하나 밖에 없을 것이었다.





화아아악-





뭉쳐진 신성력의 구슬에서 부드럽고 포근한 하얀 빛이 주변에 화악- 퍼져나가 암흑을 단숨에 걷어내었다.

장막처럼 쳐져있던 암흑이 걷어지면서 가리고 있던 내부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딘가의 유적지인가...?"





암흑이 걷혀진 내부의 모습은 책에서만 보고 읽었던 유적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모습이었다.

벽을 쌓은 회색 빛깔의 석재는 세월의 흐름에 못이겨 약간 깎여나가진 것도 같고 먼지가 쌓여 확 낡아보이기도 했다.

석재 사이사이의 틈을 차지하고 눌러앉은 초록 빛깔의 이끼는 이곳이 상당한 시간동안 관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왕군 영토 내부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사벨레인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이곳 저곳을 빛으로 비춰대며 찬찬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끼가 잔뜩 낀 석재벽돌이 나오던지, 무언가로 인해 깨부숴진 석재 바닥이 나오던지 그 모든것들이 그녀에겐 신기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나저나 뭐하는 곳이었을려나...혹시 마탑의 한 종류였을까?"





한참을 앞을 향해 걸어가며 둘러보던 사벨레인은 문득 그렇게 중얼거렸다.

처음에 나타난 속도를 감속시키는 그 푸른 막과, 아주 뛰어난 마법사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골렘 한 기. 이 유적지가 옛날엔 마탑으로 사용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단순한 예측에 힘을 실어주는 증거들이었다.





"일단 조금만 더 둘러봐야겠다."





하지만 사벨레인은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다.

그런 것들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는 생각도 들었고, 막말로 그런 것들이 아닌 더 위험천만한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는 장소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타각- 타각- 타각-





구둣발과 석재 바닥이 부딪혀 묘한 울림이 있는 소리를 내었다.

앞을 향해 걸은지 꽤나 시간이 되었다고 느꼈지만, 막연하게 아직 길의 끝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하며 되려 발소리의 리듬감을 즐기며 걷고 있던 도중이었다.





타각- 타각- 타각- 따각-!





"....?"





사벨레인은 걷다말고 갑자기 멈춰서더니 신성 구슬을 아래를 향하게 하여 빛을 비추었다.

문득, 아까 전의 발소리가 서로 조금 달랐던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




사벨레인은 마른 입술을 핥으며 아까 자신이 밟았던 바닥을 꼼꼼하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부 다 똑같아 뵈었다. 둘다 석재로 만들어졌고, 둘다 비슷하게 낡아뵈는 외관과 비슷한 양의 먼지가 쌓여있는듯 했다. 육안으로는 도저히 구별이 가지 않았다. 서로간의 위화감이 전혀 없었다.





타각- 따각-





사벨레인은 말없이 행동으로 실천해보였다.

처음 발소리는 안이 꽉 들어차게 느껴진다면, 두 번째 발소리는 지갑처럼 안이 텅텅 비어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점점 바닥 부분이 수상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타각- 타각- 타각-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느낌이었을뿐, 확신은 아니었기에 사벨레인은 밟았던 석재바닥 주변을 한번씩 소리나게 밟아보았다.

모두가 처음 밟았던 것과 똑같고, 일정한 발소리가 나는 것이 확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사벨레인은 아까 전에 텅 빈듯한 소리를 내었던 바닥을 밟아보았다.





따각-




"호오...?"




이제 더는 볼 것도 없었다.

이걸로 검증은 확실하게 끝마친 셈이었기에 사벨레인은 신성 구체를 그 바닥 타일에 들이밀고 면밀하게 살펴보았다.

신은 구두의 발자국 모양대로 찍혀있는 먼지, 군데군데 가있는 실금, 그리고-





"초승달 모양의...틈?"





육안으로 자세히 살펴봐야만 알아차릴 수 있을터인 작은 초승달 모양의 움푹 패인 홈이 눈에 들어왔다.

어쩌다가 나버린 흠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을만도 하지만, 깎인 면면이 너무나도 정밀했던데다 이부근만 유독 먼지가 쌓여있지 않았기에 사벨레인은 그렇다는 생각을 추호도 하지 않았다.





"...뭐 열쇠 같은게 필요한건가...?"





하지만 찾으면 무엇하나, 초승달 모양의 틈을 뚫어져라 봐라봤자 아무런 일도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분명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열쇠나 어떠한 것을 끼워맞춘다면 열리는 모양새였다.





"...귀찮은데.."





이미 여기저기를 빛을 비춰보며 꼼꼼하게 둘러봤던 사벨레인이기에 다시 찾아본다는 선택지는 역시 꽤나 귀찮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가장 단순하고 (작가에게 유독) 편한 방법을 택하기로 결정했다.





"-흐읍...!"





주먹에 힘을 꽉 쥔채로 사벨레인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웅웅웅-




몸속에서 슬며시 올라오는 하얀 신성력이 사벨레인의 주먹에 응집되기 시작했다.

이것만 보더라도 지금 사벨레인이 어떠한 짓거리를 하려는건지 금방 유추가 가능했다.





"후우..."




그녀는 숨을 다시 깊게 내쉬었다.

서로 단단하게 결속된 아름답고 하얀 신성력이 오른 주먹에 은은하게 맺혀 눈을 즐거이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이것은 외관과는 달리 몸에 두른 것만으로 거대한 골렘의 일격을 막아내고 더해 반격까지 할 틈을 만들어준 강력한 힘.

그것이 한데 모인채, 단단하게 응집되어 있는 것이었다.





"햣!"




사벨레인은 기합을 내지르며 하얀 빛이 맴도는 주먹을 높게 치켜든 후, 그대로 땅바닥에 내리 꽂았다.





쩌어어엉-!

돌 파편이 튀어오르고 돌가루가 흩날렸다... 이런 단순한 말로 묘사하고 치부할 수 있을만한 광경이 아니었다.

그정도였다. 지금 펼쳐진 광경은 고작 주먹을 내리꽂았다고 하기엔 너무 엄청난 광경이었다.




..후두둑..




내지른 정권에 정통으로 직격당해버린 바닥은 참혹하게 뭉개진채 움푹 파여있었다.

조각조각 갈라지고 깨어져 파편이 흩날린 것이 아닌 그냥 말 그대로의 상태였다. 소위 말하는 납작포가 되어버렸다고 하는 것이 정확했다. 그외 나머지 주변 바닥도 무사하지 않아,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확인이 가능한 진한 금과 실금이 거미줄처럼 넓게 펼쳐져 있었다. 심지어 전체적으로 평평했던 바닥은 들쑥날쑥하게 바뀌어 버린지도 오래였다.





"어...으음, 좀 세게 쳤네."





결과가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만큼, 괜히 최상의 공격이 최상의 방어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걸 여실히 증명하는 광경이었다.





"어디이..."




덜걱.

사벨레인은 쪼그리고 앉아 납작포가 되어버린 바닥 타일을 들어올렸다.




후두둑... 사르륵-




"어...음.."




들어올리는 순간 으스러져 죄다 가루로 변해버리기야 했지만, 그녀는 크게 개의치 않고 안쪽을 연신 뒤적였다.

넓적하고 둥글면서도 살짝 튀어나온 어떤 것이 만져졌다. 딱히 이질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오히려 익숙하다면 몹시 익숙한 느낌이었다. 이것은 마치-




"...버튼?"




버튼이었다. 다른게 아닌 흔하디 흔한 그 버튼.

왜 이딴데에 버튼이 있는건지, 어떻게 바닥이 갈라지고 으깨지는 충격에서도 형태가 멀쩡한건지 도통 알 수 없는 의문투성이였지만, 그렇게 생각하다간 한도 끝도 없으니 사벨레인을 일단 지체없이 버튼을 누르기로 생각을 정리했다.




꾸욱-




버튼이 눌리며.




찰칵-




무언가 쇠사슬 같은 것이 감겨지는 소리가 들렸다.




철커덩-!




그와 함께 금속제의 무언가가 맞춰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기이이잉- 기기기기긱-





톱니바퀴가 맞물리고, 무언가 작동하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이쯤되면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려고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리가 없었다.





쿵-! 철컹, 촤르르르르르륵- 우우우우웅- 웅- 웅-




바로 아래에서 들려오는 금속으로 된 무언가들이 자아내는 소음과 심상치 않은 가동음.

그리고 예상치 못하게 바로 코앞에서 펼쳐지는 그것들은.





"...이게 대체, 무슨...?"





사벨레인의 넋을 풀어놓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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