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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7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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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글자수 :
40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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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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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Story. 2 Inaccurate

DUMMY

* * *



그로부터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야영지는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전부를 철거하여 마차 안에 곱게 접혀들어간지 오래였다. 마차를 몰아야할 말들의 갈증과 허기도 전부 해결되어 이제 다시 출발하기만 하면 되는 상태, 하지만 그들은 아직까지도 출발하지 않고 있었다.

되려 일제히 분주하게 움직이며 마차에서 각종 식재료와 건량을 꺼내고 식수를 담은 통을 나무 궤짝에 담아내고 있었다.





"여기, 2인 기준 2주치 물하고 식량하고! 읏차, 여기엔 각종 치료물약 들어있다? 쓸일 있으면 약병마다 상표 붙여놨으니 잘 읽어보고 써."





어느정도 물과 식량이 나무 궤짝에 찼을때 즈음, 마지막으로 데하무트가 안에서 꽤 시끄럽게 달그락거리는 상자를 바로 옆에 바닥에 힘겹게 내려놓으며 월영에게 말했다.

수색이 하루만에 끝난다는 보장도 없었고, 천운이 따라 사벨레인을 찾았다고 해도 마땅한 이동수단이 없이 도보로 이동해야하니 이렇듯 넉넉하게 챙겨준 것이었다.





"흠, 넉넉하군."




월영은 꽉꽉 들어찬 상자에서 포장된 건량을 하나 꺼내어 이리저리 살펴보며 중얼거렸다.




"어때, 그정도면 충분하지?"




데하무트는 그의 옆에 슬쩍 다가서며 물었다.

그녀의 말에 월영은 짧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지극히 사무적인 어투로 대답했다.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이왕 이렇게 많으니 숲을 전체적으로 다시 둘러보는 것도 무리는 없겠군."




"적당히 수색하고 와, 사벨레인님이 지금 어디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돌아오실테니."




그의 대답에 데하무트는 걱정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하지만 어조와 어투에는 이루 말하기 힘든 맹목적인 신뢰와 확신이 짙게 묻어나고 있었다.




"후우우...그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매한가지다. 도대체 아프신 몸으로 어딜 가신건지..."




월영은 머리칼을 한번 쓸어올려 정리하며 깊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마치 중얼대듯 대답했다.

사벨레인을 향한 충성심이 깊기는 그도 매한가지 였기에, 목소리에는 유별스럽다고 느껴질만큼 걱정스러움이 녹아나 있었다.




"어쨌든...돌아올땐 꼭 좋은 소식 가지고 와. 우리는 이제 가봐야 하니까."



그의 대답을 들은 데하무트는 역시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작별을 고했다.

그들에겐 이제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비록 현재 수뇌가 없다고 할지라도 물자는 제시간에 반드시 도착해야만 하니 말이다.

이것의 중요함은 백번 천번을 설명해도 모자름이 없는 것이었다.




"물론이다. 지금도 충분히 늦었다고 볼 수 있으니, 서둘러라. 돌아갈땐 반드시 사벨레인님과 함께 가도록 하겠다."




데하무트는 몇 번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그를 뒤로하고 단숨에 마차에 올라탔다.

그녀가 올라탐과 동시에, 그것을 신호로써 수많은 보급물자를 실은 마차와 병사들의 행렬이 숲길을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월영은 경쾌한 말발굽 소리와 쇠로된 병장기가 부딪히며 내는 짤랑짤랑 소리를 감상하듯 그저 서있었다.

마침내 그 기나긴 행렬이 하나의 점이 되어 더는 보이지 않을때, 더는 소란스런 소리도 귓가에 들려오지 않을때, 그제서야 그는 미간을 꾹꾹 모아누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졸립군."




고유능력을 몇시간 내내 쥐어짜듯 써버린 것에 대한 후유증과 더불어 극심한 피로감에 눈이 따끔거릴 지경이었기에 월영은 근처 나무 한그루에 몸을 기댄채 상당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아무리 깐깐한 그라도 잠을 안자고 버틸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 * *



쨍쨍하게 숲을 비추던 붉은 해가 기울어 끝의 너머로 떨어졌다.

잠시후에, 해가 모습을 바꿔 단장한듯 하얀 달이 은은한 광채를 머금고 하늘높이 차올랐다.





"경계가 쉬는 시각인가, 다행히도 딱 맞춰서 깨어났군."




월영은 잠에서 방금 깨어났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태도로 품속에서 꺼낸 회중시계와 가득차오른 달을 번갈아보며 중얼거렸다.

피로는 거의 다 풀렸고, 어깨부근의 통증도 어느정도는 가라앉은듯 했다.

날씨 또한 샅샅이 수색하기에 딱 알맞게 달빛도 환하게 뿌려지고 있으니, 하늘도 자신을 돕는 것만 같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월영은 거대한 한쌍의 검은 날개를 활짝 폈다.





팡-!





검은 깃털이 몇 가닥 살랑살랑 부드러이 흩날림과 동시에 그의 몸체가 마치 튕겨지듯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순식간에 땅과 두 발의 거리가 멀어지며 점점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숲의 모습. 차가운 밤공기가 쓸쓸하게 뺨을 쓸고 지나갔다.

그는 날개를 펄럭이며 수색에 알맞게 어느정도 땅에 떠있는 높이를 조절한다음, 품속을 뒤적여 고이 접어두었던 지도를 꺼내보았다.




"여기서부터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야 하는건가. "




월영은 그리 중얼거리며 지도를 한손에 쥔채 날개를 움직여 전에 표시해두었던 장소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동하는 내내 아래를 흘깃거리고 지도를 흘깃거리며 잠시도 눈을 쉬지 않았다.





"1000...900...800..."





그리고 정말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나자, 지도를 한번 흘깃거린 그는 갑작스레 무슨 뜻인지 종잡기 힘든 숫자들을 연신 중얼거리며

아래 대신 전방을 흘겨보기 시작했다.




"500...200...100...여기군."




그러한 행동들을 반복하던 월영은 되뇌이던 숫자가 0에 가까워질때까지 천천히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더니 0이 될때쯤 바로 아래 땅바닥을 향해 부드럽게 내려 착지했다. 거대한 한 쌍의 날개는 두 발이 땅바닥을 딛음과 동시에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그는 지도를 제대로 펼쳐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맞게 온게 확실하군."




지도에 그려진 대략적인 지형지물과 육안으로 보이는 숲과 땅의 생김새가 엇비슷하게 들어맞고 있었다.

월영은 자신이 임무에 임하는 통상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곳이 목적지가 맞다는 것을 확신하자마자 곧바로 품속에 지도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대신하여 검은색 광택이 감도는 큐브를 하나 꺼내들었다.

바로 사벨레인이 목걸이처럼 줄을 매달아 매고다니는 큐브와 똑같은 종류의 것이었다.



꾹.




큐브 주위로 푸른 마나가 한번 먼지처럼 일어나더니 급속도로 팽창해갔다.

안에 담긴 마나를 완전 방출하는 과정이었다. 그것은 다시금 원래의 모습, 검은색 상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딸칵-



눈에 보이지도 않는 속도로 암호를 입력했는지 월영은 금새 상자를 열어젖히고 있었다.

안에는 꽤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많이써서 여기저기 닳은 구석이 많은 랜턴과 검은색으로 칠한 단검이 가득 채워져있는 매는 단검집.

그리고 무언가 부슬거리는 것들이 많이 들어있는 주머니와 네모난 검은 물체가 들어있었다.

월영은 단검집을 어깨와 허리부근에 단단히 매고, 랜턴을 집어 바닥에 내려놓고 미리 켜두었다. 그리고 두둑한 주머니를 풀어헤쳐 안에 든 것을 한줌 집어들었다.





"후우-"




그리고 손바닥을 펼치곤, 후- 하고 숨결을 불어주었다.

달빛을 받아 신비하지만 위험하게 반짝 반짝 빛나뵈는 푸르스름한 가루들이 공기 중으로 흩날려 날아갔다.

'바쿠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이것은 '바움쿠스'라는 나무의 수액을 굳혀서 만든 가루였는데, 이게 특이하게도 대기 중에서 떠나니는 자연스런 마나 혹은 기운이 아닌, 쓰고 남은 후나 넘쳐버린 잔재들이 주변에 약간이라도 남아있다면 가장 가까이 있는 곳까지 흘러가 따라 엉겨붙어 흡수하는 성질을 갖고 있었기에 비슷한 일에 종사하는 이들이 추적용으로 주로 가지고 다니는 물품이었다.




환한 달빛을 받아 아름답게 반짝이는 푸르스름한 가루들이 구름과도 같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월영은 그저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서 어느 한순간, 둥둥 떠다니기만 하던 푸르스름한 가루들이 일제히 아래를 향해 빨려들어가듯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 저기부터인가."




그런 현상이 발현되자마자 월영은 가루가 빨려들어간 장소를 향해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곳에는 푸르스름한 가루는 커녕 달빛을 받아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빛을 발산하는 황금빛의 알갱이들이 그저 흩뿌려져 있을 뿐이었다. 그는 알갱이 한줌을 손바닥으로 퍼들어 올리곤 면밀하게 관찰하며 중얼거렸다.




"...황금색인가..."




배불리 잔재들을 흡수하여 만족한듯 번쩍이는 금광이 눈을 따갑게 찔러왔다.

하지만 그는 시선을 거두기는 커녕 오히려 그것을 더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티끌 한 점 없는 완벽한 순금을 녹인 것마냥 진하고 부드러운 황금 빛은 왜인지 모르게 정감이 가면서도 위압감마저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틀림없이 사벨레인님의 잔재다."




그는 확신에 차 황금빛 알갱이를 꽉 쥐고 중얼거렸다.

직감도 직감이지만 잔재만 흡수했음에도 이리 강렬한 느낌을 풍기는 잔재는 그녀말고 달리 없을 것이란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이 근처라는 얘기인가..."




월영은 그자리에서 아까와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허나, 이번엔 그조차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음...? 다시 아래로...?"




새로이 뿌린 가루가 곧바로 아래를 향해 곤두박질치듯 가라앉아버린 것이었다.

이미 잔재를 먼저 뿌렸던 가루가 흡수했으니 색이 황금빛으로 바뀌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더없이 간단명료한 사실이었다.




"바로 아래에 흔적이 있다는건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잔재에 달라붙는 바쿠스의 특성상 그럴 가능성이 농후했다.

월영은 곧바로 상자 안으로 주머니를 되돌려 놓은뒤, 바로 아래에 쌓여있는 가루와 흙먼지, (아래에 사벨레인이 있다는 것에 더욱 강력한 확신을 하게 만드는) 뽑혀나가고 꺾인 풀뭉치등을 손으로 쓸어 치워내었다.

그러자 꽤나 녹슬어 낡아보이는 철판이 일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것을 본 순간 그에게 더는 망설임이란 없었다.

월영은 날개를 활짝 펴 거세게 펄럭이며 광풍을 일으켜 철판 부분을 뒤덮고 있던 흙과 잡초를 전부 걷어내었다.




"찾았군."




그는 녹슬고 칠이 벗겨져나간 철문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아주 살짝 끌어올리며 중얼거렸다.

고유능력을 해제하지는 않고, 그는 철문으로 다가가 손바닥으로 살짝 문을 밀어보았다.




끼이이익-




낡아빠진 경첩과 뻑뻑한 문짝에 의한 소름끼치는 쇳소리가 들려오며 문이 열렸다.

안을 들여다보자 끝없어 보이는 나락만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사벨레인이 이곳에 있다는 것이 거의 확실해진 이상, 충심으로 가득한 월영에게 그런건 결코 앞길을 방해할만한 건덕지가 되지 못하였다.




탓-!




그는 활짝 열려진 문 안쪽으로 주저없이 뛰어들었다.

그에게 망설임이란 티끌만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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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외전1 - 다르칸의 스승님 +2 19.07.10 321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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