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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K 님의 서재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왕군 제 1 군단장이 되었습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2NK
작품등록일 :
2019.06.28 20:35
최근연재일 :
2020.09.04 10:03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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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07,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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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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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Story. 1 어그러지기 시작한

DUMMY

* * *







마왕군 제 11군단장, 칠흑의 베르하토.

16년 전쯤에 홀연히 데이라크에 나타나서 마왕군에 들게 해달라고 온갖 깽판을 치고 다녔다고 하는 존재.

스스로를 천족의 이단아라고 지칭하고 다니며 익히 알려진 바로는 모종의 이유로 멸족당했기에 세상에 단 하나밖에 남지않은 순수한 천족의 혈통을 가진 군단장.

또한, 정보부를 총동원해봐도 과거의 조그마한 흔적조차 도통 알아낼 수가 없는 존재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그를 못 믿는다는 말은 결코 아니었다.


그의 드러나지 않은 과거사가 상당히 미심쩍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등을 마음놓고 맡길 정도의 사적인 신뢰까진 하지 않아도, 자신이 마왕이기 이전부터 몸담고 있었던 군단장인데다 그동안의 실적이 워낙 뛰어났기에 적어도 적들이 쳐들어온다고 할지라도 그라면 막아낼 수 있을거라는 공적인 신뢰정돈 충분히 갖고 있었다.


그것만큼은 크리스 스스로도 부정하지 않았다, 분명 그랬다. 하지만 지금 그의 머릿속에선 위험을 알리는 경종이 세차게 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짙은 불안감이 싹트고 있었다.





"아무래도 조금 불안하군..."





크리스는 엄습해오는 알 수 없는 이 불안함에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지금 마음속 깊이에서 느껴지는 이것은 한낱 배신 따위에 대한 걱정어린 불안감이 전혀 아니었다. 이것은 그저 순수한 직감이었다, 솔레스 요새에서 확실치 않은 무언가에 의해 판도가 뒤바뀔지도 모를만한 큰일이 날 것만 같다는 아주 순수한 불안감이었다.

그의 중얼거림에 담긴 짙은 불안감을 대강 눈치챘는지 데카르트가 무얼 걱정하냐는 듯이 의아해하며 그에게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괜찮을 겁니다 크리스님, 그 베르하토가 지키는 요새라면 굳이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분명 괜찮을겁니다.

결코 짧게 생각하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수성하는 것을 직접 보았기에 확신하고 단언하는 겁니다, 이쪽에서 제때 물자보급만 충분하게 해준다면 알아서 충분히 막아낼겁니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카를라일 또한 그에게 동조하고 나섰다.

크리스가 시선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자 카를라일은 더없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제 생각 그대로를 말씀드리자면, 베르하토 님은 충분한 물자와 성 하나, 그리고 1만의 병력만 있다면 능히 50만의 적병이 쳐들어온다고 한들 버텨보이고도 남을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건 결코 빈말이나 과장 따위가 아닙니다 크리스님, 제가 예전에 참전했던 전투때 옆에서 지켜보았던 그의 지휘력과 수성능력은... 왜 제국연합과 용사들이 그가 지키는 요새를 뚫지 못했는지 알고도 남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제국연합 그 멍청이들이 괜한 오기를 부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제 생각이 짧다고 느껴지시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저는 데카르트의 말대로 하는 것이 괜찮을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는 '신뢰'라는 벽이 굳건하게 서있었다.

크리스는 자신처럼 보고서로만 접한 것이 아니라 수성하는 것을 직접 육안으로 봤다면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글로 묘사한 상황을 보는 것과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에는 사벨레인과 무영만큼의 '엄청난' 차이가 있으니까 말이다.

("어라아? 이상하게 방금 막 기분이 나빠졌는데요오...? 대체 뭐지이?")





"으음..."





크리스는 작게 침음성을 흘리면서 깊게 생각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 둘의 생각에 크리스 자신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였다, 베르하토가 지키는 요새가 뚫린다는 상상을 할래야 하기가 힘들었다.


가끔 올라오는 베르하토의 보고서에 기록된 아군이 입은 피해와 적군이 입은 피해를 비교해보면, 긴말 할 것도 없이 존경심이 절로 솟아나올 정도의 경이로움 그자체였다.


보고서로만 접한 자신도 이리 생각할 정도인데, 직접 지켜본 그들이야 오죽할까. 그러니 얼핏 들으면 생각없어 보이는 발언과 안일해보이는 태도도 전부 이해할 수 있는 범주 안에 드는 것이었다.





'...그래, 내가 괜한 걱정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보고서로 본 나보다야 곁에서 그가 어떻게 하는지를 지켜본 이들이 훨씬 더 잘 판단하겠지.'






그런 점을 고려해서 놓고 볼때 카를라일과 데카르트의 말은 분명 일리는 있었다.

그녀의 말대로 제국연합이 오기를 부려 전보다 훨씬 더 많은 병력을 갖다 부으면 뚫어낼 수 있다고 미련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의 말대로 제때 물자보급만 적절하게 해준다면 이런 걱정을 한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리 생각해봐도 크리스는 치솟는 불안감과 의심을 이상하리만큼 도저히 억누를 수가 없었다.





'단순하게 그런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이상해, 이것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인건지 전혀 모르겠어...'






베르하토에게 이미 한번 대차게 깨졌는데도 또 솔레스를 골라 쳐들어온다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스스로가 제국연합을 단차원적인 생각 밖에 못하는 바보들로 평가하고 있기는 했다, 허나 아무리 그래도 그들이 생각이라는 것을 할줄 아는 이상. 확실하거나 성공률이 높은 어떠한 작전이 없는 이상, 단체로 정신이 나가지 않은 이상, 지난번과 같은 병력 박치기를 또 다시 할리가 없었다.





'으음...'





크리스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차근차근 정리하며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어째서 저들은 하고많은 최전방 지역중에 굳이 솔레스만을 겨냥해서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오는 것인가.





'어쩌면 솔레스가 아닌 베르하토 그자체를 두려워 하기에 일찍 어떻게든 해보려고 수를 쓰는 것일 수도 있다.'





병력 박치기를 하는 미련한 방법을 다시금 시도하면서까지 그럴만한 이유가 과연 그곳에 있는 것일까?




'솔레스 요새를 차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베르하토를 목적으로 한다면 그럴만은 하지.

왜 이런 방법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일단 접어두자.'




그렇다면 베르하토라는 지휘관 하나가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과 용사들과의 관계 악화까지 고려하지 않을만큼 가치가 있는 곳인걸까?





'...절대 아니다, 베르하토라는 이름이 그들에겐 무겁게 다가오겠지만 관계 악화와 민심 악화보단 가볍기 짝이 없다.'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크리스는 혹여나 솔레스 요새에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이 있을까 기억을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높은 산맥에 세워진 요새, 험난한 지형과 모래먼지가 흩날리는 건조한 기후.

이 모든것을 뒤엎을만한 것이 솔레스 요새에 과연 있던가, 천천히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솔레스 요새가 그럴만한 가치를 갖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아, 내 기억으로는 딱히 특별한 것도 없다.

장점이라고는 적은수로 많은 수를 막아내기에 괜찮은 지형을 갖고 있다는 것, 단지 그뿐... 뚜렷한 수입원이나 하다못해 광산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을텐데...'





자신이 알기로는 분명 솔레스 요새는 방어에만 유리하지 공격에는 썩 유리하지 않아 군사적 요충지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땅이었다.

다른 도시와 거리가 상당해서 물자 보급이 힘들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고, 따로 자체적인 보급을 하기에도 토질과 지형이 그것을 받쳐주지 못했다. 심지어 베르하토가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것이 스스로의 의지였기에 놔두고 있었던 것이지 크리스는 딱히 솔레스 요새가 딱히 중요한 거점이라고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럴만한 가치는 확실하게 없는게 맞는데...'





여러가지 조건을 종합해 본다고 해도 솔레스 요새는 그런 대다수의 병력을 투입할만한 매력적인 곳이 확실히 아니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의문이었다, 뭐 굳이 차지한다면야 나쁠것은 하나 없기야 하겠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잃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 그가 통상적으로 내린 결론이었다.



게다가 논리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먼젓번의 전투의 결과로 이곳을 차지하는 데에는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깨지고, 설령 쏟아붓는다고 할지언정 차지할련지도 의문이라는 것이 분명히 밝혀졌을터.


그리고 애초에 그들이 솔레스 요새가 차지해봤자 별 영양가가 없는 땅이라는 것쯤은 모를리가 없었다.


아무리 그쪽으로 새어나가는 정보를 차단한다고 쳐도 한계점은 명확하게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러니 상상하기도 힘든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솔레스를 차지하려고 한다는 것부터가 전혀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말도 안되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거야, 설마 이 문서가 가짜인건가? 아니야, 무영이 그런 것을 구별해내지 못할리가 없어, 혹시 그놈들이 하다하다가 이젠 제대로 미쳐버린건가? 그럴리가 없잖아! 젠장...! 일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냐!'





지금 이것이 단순한 제국연합의 오기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 있는것일까.

자신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용사와 그들의 계약이 너무나도 빨리 체결된 것과 연계되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빠드득-





크리스는 신경질적으로 어금니를 꽉 악물었다.

어떤 식으로 생각해봐도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상식적으로 도저히 말도 안되는 일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었다.





'...지금 여기에서 내가 내릴 수 있는 선택은... 별 것 없지만, 이게 최선이라고 봐야겠지.'





약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간신히 차분해진 크리스는 생각을 끝마치고 나서 서서히 감았던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그의 초록색 눈동자에는 침착함이 충분히 깃든 상태였다, 시야에는 잔뜩 긴장한 눈치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군단장 둘과 무심한듯한 군단장 하나, 왠일로 진지한 모습의 군단장 하나가 들어왔다.





"후우-...."




한번 깊게 한숨을 들이내쉰 크리스는 그들에게 말했다.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했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그는 계속해서 말을 잇었다.





"데카르트, 카를라일 너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충분한 양의 군수물자와 약간의 병력만 딸려보내도록 하겠다."




크리스의 말에 그들은 딱히 이견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였다.

하지만 말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었다.




"단!"




계속해서 그의 말이 이어지자 슬슬 일어나려던 움직임이 전부 동시에 멈췄다.

일제히 군단장들의 의문어린 시선이 크리스에게 모였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계속해서 잇었다.




"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사태를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중에 무슨 일이 있을지, 솔레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련지는 그 누구도 감히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니까 말이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솔레스에 하나를 더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그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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