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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부 님의 서재입니다.

비얼라이브 - 그들의 생존 게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이야부
작품등록일 :
2019.10.28 14:22
최근연재일 :
2019.11.05 06:05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105
추천수 :
29
글자수 :
80,917

작성
19.11.04 06:05
조회
63
추천
2
글자
13쪽

012_파국의 시작 (1)

DUMMY

"우진이 자네도 일단 활쟁이는 아니니까네.. 같이 입구 막으면 안되것는가..?"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 우진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더니, 이내 모두의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모두의 놀라는 표정. 그가 이렇게 나오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제가 저도 모르게 리더 행세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어? 아, 아니. 자네 왜 그러나.. 내 말은 그냥-"


"아니요. 상황이 어떻게 그렇게 흘러가, 몇번 의사를 타진했었다고.. 제가 잠시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모두 의견을 모아 결정해야 했는데요"


눈에 띄게 당황하는 광춘의 표정. 이내 우진은 말을 이었다.


"말씀하신 대로, 저도 함께 광춘 아재와 함께 입구로 가겠습니다. 다들 좋은 생각 있으시면 얼마든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우진의 말이 끝나자 미묘하게 감돌던 긴장감이 조금씩 풀어지는 느낌이었다.


'..오히려 잘 됐어. 원치도 않는 리더 역할이었으니'


우진은 작게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


최종적으로 결정된 진형에는 다소 변동 사항이 있었다. 원래 광춘 혼자 배치될 예정이었던 입구에 우진이 함께 배치되기로 했고, 좌측과 우측 해자에는 각각 일행중 활쏘기 실력이 가장 뛰어난 미지가 배치되기로 하였다.


'..소연과 혜란은 중앙에서 취약한 부분을 돕기로 했지'


전반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배치는 아니었으나, 소연과 혜란이 함께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앙에 배치되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배치의 근거는 납득이 되었기에 이의를 제기하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광춘 아재와 현이도 미묘하게.. 소연씨나 혜란이가 말할 때 마다 편을 들어주는 느낌이었어'


"오빠, 무슨 고민이 그렇게 많아요?"


혼자 앉아 고민하고 있는 우진에게, 어느 새 다가온 미지가 말을 걸었다.


"내일 전투때문에 고민이 많은 거에요?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 했는데, 잘 되겠죠"


"..미지야"


"응?"


"요즘 사냥 나갈 때 가죽 갑옷 잘 안 입고 다니지?"


미지가 뜨끔한듯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


"아이.. 그거 입으면 아무래도 불편하단 말이에요. 활 쏠때 움직이기 편한게 얼마나 중요한데"


"아무튼!"


우진은 그녀의 변명을 자르며, 평소같지 않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일은 꼭 입어. 알았지?"


"아이.. 진짜 불편한데. 어짜피 첫 방어전때는 원거리는 없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 뭐..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얼마 전에 현이가 모르는 것 나왔었는데, 방어전도 꼭 현이가 알고 있는 대로 진행될지는 모르는거지"


미지는 그의 말에 이내 수긍한듯 툴툴대며 대답했다.


"에이.. 알았어요"


"그, 갑옷에 덧대는 키트도 끼울래?"


"아 진짜! 그거까지 달면 무거운데! 왜 그렇게 자꾸 뭘 더 끼우래요?"


"아니.. 그야"


이내 우진이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했다.


"걱정되니까 그러지"


그의 말에 미지는 우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얼굴에 짓궂은 미소를 띄웠다.


"내가 그렇게 걱정돼요?"


"어, 뭐.."


"왜요?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더 걱정돼요?"


".."


우진이 시선을 피하며 우물쭈물 하자 이내 피식 웃음을 띄운 미지가 말했다.


"알겠어요, 알겠어. 갑옷 앞쪽에만 덧대면 되죠? 키트"


"아니, 뒷쪽에도 덧대"


"아이, 뒤쪽에는 우리편밖에 없는데 그냥 앞에만 대면 안돼요?"


"안돼"


"아이.. 왜요?"


미지의 물음에 우진은 잠시 가라앉은 표정으로 뜸을 들이고는, 이내 작게 읊조렸다.


"그냥.. 혹시 모르니까.."


----


비얼라이브 세계로 떨어진지 15일째, 첫 방어전 이벤트


- 부우우우..


아침해가 밝자, 모두의 귀에 뿔나팔 소리가 낮고 길게 울려퍼졌다.


"..시작되는건가"


불안한 마음에 물품들을 조금이라도 더 챙기고 있던 사람들, 가만히 앉아 무기를 매만지고 있던 사람들, 미리부터 자리로 가서 적들이 나타날 방향을 응시하고 있던 사람들.


모두는 나팔소리를 듣자 결연한 눈빛을 보였다.


"다들 자리로!"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들을 내보일 시간. 모두는 지정된 자리로 이동해 화살을 활시위에 매기기 시작했다.

우진은 광춘의 옆에 서서 큼지막한 방패와 창을 들고는 광춘을 힐끔 바라보았다.


"어, 우진이도 방패가 제법 태가 나는디? 허허-"


이내 으아- 하고 커다란 함성을 내지르며 들고있던 창과 방패를 쾅쾅 부딫치는 광춘. 마치 다른 게임에서 함성 소리로 아군들을 강화시켜주는 야만 전사같은 모습에 우진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옵니다!"


이내 언덕 너머에서 상당한 수의 무리가 줄지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약 백수십 마리의 고블린 전사들이 하루종일 조금씩 나뉘어 나타나야 했다. 한시간에 한번씩 열번을 나타나니, 한번에 약 십수마리의 고블린 전사떼.


그랬다. 오직 고블린 전사만이 나타나야 했다.


"..고블린 궁수!"


예기치 못한 궁수의 출현. 역시 제갈현과 우진이 알고 있는것과 동일하게 흘러가지는 않는 모양이다.


'미지한테 핑계삼아 말한게 현실이 됐네.. 말이 씨가 된건 아니겠지'


우진은 쓴 웃음을 지으며 모두에게 외쳤다.


"궁수 숫자는 두어마리밖에 되지 않습니다! 모두 자신에게서 가까운 궁수를 최우선적으로 노려주세요!"


달려오는 십수마리의 고블린 무리. 이내 제갈현과 미지가 활시위를 당기는 까드득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퉁- 퉁-


"키익!"


"키긱"


일행의 가장 믿음직한 두 궁수. 제갈현과 미지가 쏘아올린 화살은 이내 한마리의 궁수와 한마리의 전사를 쓰러뜨렸다.


"제길! 전사 한마리가 궁수를 가렸어!"


미지의 아쉬운 외침. 그녀도 궁수를 노렸는데, 그걸 눈치챈 고블린 전사가 궁수를 보호했나보다.


"멈추지 말고 계속 쏴!"


퉁- 투퉁- 퉁-


파악!


"키에엑!"


대부분의 인원이 궁수를 맡고 있는 우리 일행의 편제. 이내 우리의 화살이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눈치챈 고블린떼는 손에 들고 있는 작은 방패를 앞세운 채 빠르게 달려든다.


"자꾸 방패에 막혀!"


"계속 쏴! 저런 작은 방패로 다 막지는 못해!"


고블린들이 방패를 든 후 화살의 위력은 눈에 띄게 감소하였으나, 적들의 숫자는 착실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우진아! 온다, 잘 버티레이!"


"네!"


숫자가 확연히 줄어든 채 어느 새 입구까지 당도한 고블린 전사들. 광춘과 우진은 방패를 힘차게 들어 바닥에 꽂아넣었다.


"키에에엑!"


콰악! 콱!


방패 뒷쪽에서 고블린들이 도끼로 방패를 가격하는게 느껴진다. 생각보다 큰 충격에 방패를 잡고 있는 손이 아려왔으나, 우진은 이를 악물고 다른 손에 들고있는 나무창을 뻗었다.


퍼억


"케엑!"


"한마리!"


손에 걸리는 느낌이 있다. 우진이 흥분된 목소리로 외치자 옆에서 광춘이 껄껄대고 웃었다.


"거의 다 잡았어요, 형님! 조금만 더 버티세요!"


제갈현의 외침에 슬쩍 방패 옆으로 고개를 내민 우진은 뛰어오는 고블린의 험악한 얼굴과 눈이 마주치고는 순간 몸이 얼어붙었다.


퍽!


"키에엑!"


그때, 달려오는 고블린의 머리에 꽂히는 화살 한방. 미진이었다.


"마무리!"


"으아아아!"


첫번째 무리를 물리친 그들은 기쁨의 함성을 크게 내질렀다.


----


퉁- 퍽!


"우진아! 그쪽에 또 간다! 조심해!"


"키르륵!"


방어전은 어느덧 일곱번째 고블린 무리가 진행되고 있었다. 첫 무리를 수월하게 물리치고 한껏 고무되었던 일행들은 점점 고갈되어가는 체력에 어느덧 얼굴에 미소를 잃었다.


떨려오는 팔에 궁수들은 화살을 날리는 빈도가 점점 적어졌으며, 입구를 막고 있는 광춘과 우진의 몸에는 조금씩 상처가 늘어가고 있었다.


"광춘아재! 혼자 조금만 버텨줘요, 제가 힐 드릴께요!"


"빠.. 빨리혀! 오래는 못 버텨!"


본래 여섯명의 일행이면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는 첫번째 방어전. 그러나, 적들은 우진이 예상한 것 보다 많고, 강했다.


'다들 조금 있으면 한계다.. 앞으로 세 단계를 더 버틸 수 있을까?"


"우진이! 뭐혀!"


"아.. 회복 촉진!"


광춘의 상처가 천천히 아무는 것을 본 우진은 이내 주변을 돌아보았다. 땀 범벅이 된 얼굴들, 활 시위를 튕기는 손가락에서 흐르는 핏방울.

모두의 모습에는 단호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아니, 살아남고자 하는 절규일지도..


"으아아!"


울컥하는 마음에 다시 입구로 달려가 적의 몸통에 나무 창을 박아넣고는, 우진은 모두에게 크게 외쳤다.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힘냅시다!"


그의 외침을 듣고 조금은 생기가 돌아오는 일행들의 모습에 안도하던 우진은 이내 자신을 향한 제갈현의 급박한 외침을 들었다.


"우진이형! 화살!"


순간, 착각일까. 우진의 시간이 느려진 듯 했다.


모두를 바라보던 우진은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왠지 평소보다 몸이 느려진 것 같았다. 아니, 자신의 몸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것이 느리게 움직이는듯 보였다.


제갈현의 경악 어린 시선. 광춘의 필사적인 몸짓. 그리고, 방패 너머에서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한 발의 화살.


우진의 동공이 서서히 커지더니, 화살이 날아오고 있는 방향으로 손 뻗었다.


'하급 스몰 매직 실드!'


투우웅


그의 손에서 창조 스킬. 하급 스몰 매직 실드가 펼쳐졌고, 화살은 허공에서 마법에 막혀 튕겨져 나갔다.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 했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우진은 이내 일행들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경악어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제갈현과 눈이 마주쳤다.


'..제길'


제갈현에게 창조 스킬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버렸다.


소연은 제갈현과 눈을 마주친 채 얼어붙은 우진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


일곱번째 고블린 무리를 격퇴하고, 모두는 초췌한 모습으로 캠프파이어 주변에 아무 말 없이 모여 앉아 있었다.


'..현이 말고는 본 사람은 없는건가'


복잡한 얼굴로 우진을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는 제갈현. 이미 한계가 임박한 상태에서 세 단계의 방어전을 치뤄야 하는 일행들.


'..외통수다'


우진은 제작 창조 인터페이스를 열었다.


'완전 회복 물약. 마시면 상처가 완쾌되고, 사용한 마나와 기력을 모두 회복시켜준다'


===========

▶ 제작 창조 - 원하는 스킬의 이름과 설명을 입력해 주세요

이름 : 완전 회복 물약

설명 : 사용자의 체력, 마나, 스테미너를 최대로 회복시켜준다

창조비용 : 12


제작 창조 포인트가 부족합니다 (보유중인 포인트: 9)

===========


'..재충전 물약. 마시면 마나와 스테미너를 최대로 회복시켜준다'


===========

▶ 제작 창조 - 원하는 스킬의 이름과 설명을 입력해 주세요

이름 : 완전 회복 물약

설명 : 사용자의 마나, 스테미너를 최대로 회복시켜준다

창조비용 : 2


생성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


'..예'


< 스킬 창조가 성공했습니다 >


제작 창조를 마친 우진은 8의 창조 포인트를 소모해 네개의 물약을 만들고는, 모두의 앞으로 나섰다.


"..지금까지 여러분께 말씀 드리지 않았던 내용이 있습니다"


"..?"


"최근, 제게는 두 가지 스킬들이 생겼습니다. 하급 스몰 매직 실드라는 스킬과, 재충전의 물약이라는 이름의 제조법입니다"


모두의 눈빛에 이채가 어린 채 우진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이 둘은 제약 사항이 있어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었지만, 지금이 사용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거기까지 말을 마친 우진은 인벤토리에서 방금 제조한 재충전의 물약 네개를 꺼내들었다.


"이 물약을 드시면 사용하신 마나와 스테미너가 즉시 회복될겁니다. 다만, 말씀드린 제약때문에 현재로서는 네개밖에 만들지 못했습니다"


"..제약 사항이 뭔데요?"


듣고 있던 미지가 묘한 표정을 하며 우진에게 물었다.


"물약의 경우.. 창조 포인트라는 이름의 별도의 포인트를 소모해서 만들어. 그 포인트는 어떻게 얻는건지 아직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일전에 전투를 처음 치뤘을 때 얻었었어"


".."


모두의 표정이 낮설다. 항상 웃음과 신뢰를 보여왔던 평소와는 전혀 다른 표정.


'..아, 그래. 튜토리얼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받았던 눈빛이랑 비슷하네'


다들 그를 의심하고 있다. 우진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고는, 모두에게 말했다.


"다들, 궁금한 점들이 많으실 걸로 압니다. 추후에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은 방어전을 치루는 것에 집중합시다"


----


퉁-


"키에엑-!"


재충전의 물약에 힘입어, 일행들은 무리 없이 아홉번째 고블린 무리를 격퇴할 수 있었다.


물약은 광춘과 제갈현, 미지. 그리고 소연에게 돌아갔다. 탱커겸 하나뿐인 힐러, 우진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모두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마지막 고블린 전사가 쓰러진 후 모두를 돌아보는 우진에게 아무도 눈빛을 마주쳐주지 않았다.


'..제길'


비얼라이브 세계로 떨어진지 15일째, 첫 방어전 이벤트.

마지막 열번째 방어전만 남겨둔 시점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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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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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_파국의 시작 (2) +1 19.11.05 92 2 11쪽
» 012_파국의 시작 (1) 19.11.04 63 2 13쪽
11 011_다가오는 위협 (2) 19.11.03 67 2 13쪽
10 010_다가오는 위협 (1) 19.11.02 61 2 13쪽
9 009_갑작스러운 알림 (2) 19.11.01 60 2 14쪽
8 008_갑작스러운 알림 (1) 19.10.31 71 2 13쪽
7 007_창조의 힘 (2) 19.10.29 66 2 14쪽
6 006_창조의 힘 (1) 19.10.29 72 2 15쪽
5 005_믿음 (2) 19.10.29 68 2 14쪽
4 004_믿음 (1) 19.10.28 74 3 14쪽
3 003_생존의 시작 (3) 19.10.28 77 2 14쪽
2 002_생존의 시작 (2) +2 19.10.28 111 3 15쪽
1 001_생존의 시작 (1) 19.10.28 223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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