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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부 님의 서재입니다.

비얼라이브 - 그들의 생존 게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이야부
작품등록일 :
2019.10.28 14:22
최근연재일 :
2019.11.05 06:05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111
추천수 :
29
글자수 :
80,917

작성
19.11.0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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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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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3쪽

010_다가오는 위협 (1)

DUMMY

비얼라이브 세계로 떨어진지 10일째 되는 날.


우진은 모두를 불러 모아 중대 발표를 했다.


"저희가 이 곳에 온지 어느덧 열흘째가 되었습니다"


".."


모두의 표정이 좋지 않다. 그간의 격렬한 활동에 심신이 지치고, 의빈의 죽음에 밤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모양새다.


그들의 모습을 본 우진은 말을 꺼내도 될지 다시 한번 망설여지는 것을 느꼈으나, 이내 입을 열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다.


"오늘부터 우리는.. 적들이 처들어 왔을 때의 대비를 시작하겠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제갈현은 어두운 표정을 지었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피로로 얼룩진 얼굴에 한가닥 의문을 띄웠다.


"시방.. 무슨 적이 처들어 온다는겨?"


".."


비록 모두를 위해서라고 하나, 지금까지 말하지 않고 감추고 있던 사실을 입에 올리려니 괴로운 마음부터 든다.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린 우진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앞으로 5일 뒤. 우리가 떨어진지 2주가 지난 날, 첫 몬스터 침공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뭐여!?"


"..네? 오빠, 그게 무슨!"


당황하는 모두의 모습에 우진의 얼굴 또한 덩달아 어두워졌다.


"제갈현이 알려준 바에 따르면.. 게임을 시작하고 보름이 지난 시점에 첫 몬스터 침공 이벤트가 있다고 합니다"


"몬스터 침공 이벤트라니! 침공이라니! 그게 뭔 말이여!"


이 와중에 침묵하고 있는 소연과 혜란의 모습이 신경쓰였지만, 일단 무시하기로 한 우진은 말을 이었다.


"침공이 있을거라는 사실은 이미 이곳에 떨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들었습니다. 다만, 그 때는 우리 모두 정신적으로 불안정할 때였기 때문에 조금 시간을 두고 밝히는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


모두의 얼굴에 당황과 미미한 분노가 어리고 있었다. 사람들이 어느정도 화가 날 것은 예상하고 있던 바. 오히려 저 뒤쪽에서 무표정하게 지켜보고 있는 소연과 혜란이 더욱 신경쓰인다.


"미리 말씀 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만. 이제는 말씀 드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이렇게 밝히게 되었습니다"


우진과 제갈현을 당황한 표정으로 번갈아 바라보던 미지는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표정이었으나, 끝내 입을 다물었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여?"


"..일단, 다행스럽게도 첫 몬스터 침공의 난이도는 그렇게 놓지 않을 것입니다. 두번째 침공부터는 일주일에 한번씩 발생하니 첫번째 침공을 막은 후 다 함께 방어에 용이한 장소를 찾아 이주를 할 예정입니다"


광춘도 마지막 질문을 끝으로 별 말 없이 입을 다문다. 우진은 잠시 모두를 슥 훑어보고는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입을 열었다.


"더 하실 말씀이 없으시면, 이제부터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갈현과 광춘 아재는 소연씨와 혜란이를 데리고 숲 외곽에서 사냥을 진행해주시기 바랍니다. 가급적 침공 전까지 두 사람 모두 스킬을 배웠으면 합니다"


여기까지 말을 한 그는 소연과 혜란을 바라보며 물었다.


"두 사람은 혹시 원하는 병과가 있나요? 별다른 희망 병과가 없으면 두 사람 다 활을 들게 될 겁니다"


"아니요. 없습니다"


"..저도 없어요"


"그러면.. 두분 다 활을 들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광춘 아재와 현이는 두 사람이 신속 조준을 배울 때 까지 수고해주시기 바랍니다"


호명된 네명은 이내 숲쪽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지씨는 저와 함께 숙소 근처에 방책을 설치하고, 이후의 상황들을 대비해 물품을 조달할겁니다"


"..오빠"


"네?"


이내 미지에게 다가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논의하려니 그녀가 우진을 불렀다.


"우리.. 살아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제야 우진은 그녀의 표정을 살필 수 있었다. 항상 표독스럽고 장난스러운 그녀지만, 내심은 무척 두려웠던 것이다. 당당해보였던 그녀의 모습은 어느새 무척 작아져 있었다.


"그냥, 채집좀 하고 나무같은것 좀 베고.. 그러다 보면 집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어느새 정신 차려 보니 활로 사냥을 하고 있고.."


조금씩 울음이 섞인 그녀의 말에 그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모두를 안심시키려 했던 건 그의 선택이다. 진실을 밝혔을 때 모두가 동요하는 것도 결국 그의 선택인 것이다.


"..괴물들이 쳐들어오면? 처음에는 어떻게 이겨 내도, 점점 더 강해지고.. 그러다 보면 우리 모두 무사할 거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어요?"


끝내 그녀의 이슬같은 눈망울에서 눈물이 흘러 내리기 시작했다.


"정말, 사람이 죽을 거라고.. 그럴 수도 있는건 알았지만, 진짜 그럴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벌써 한명이 죽었잖아.. 다음은 또 누가 죽을지.."


그 순간 우진이 와락 그녀를 안아주었고,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엉엉 울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미안해. 미진아, 오빠가 잘못했어"


"흑흑, 아니.. 오빠가 잘못한게 아니라.. 흑흑"


"그래. 다 알아.. 그래"


끝내 그의 품 안에서 오열을 터뜨리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는 나지막히 말했다.


"오빠가 다 알아서 할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그녀의 오열은 한동안 계속 되었고, 그는 말 없이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


"훌쩍. 아이 씨.. 쪽팔리게"


어느정도 진정된 미지는 코를 훌쩍이며 창피한듯 쭈뼛거렸고, 우진은 그녀의 그런 모습에 쿡쿡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쪽팔릴게 뭐가 있어? 우리 사이에. 흐흐"


"우리 사이는 무슨.. 아무튼, 우리 무슨 일 하면 돼요?"


그의 너스레에 괜스레 무안해진 미지는 은근슬쩍 말을 돌렸다.


"일단은 목책부터 쌓자. 제작 인터페이스 보면 나무 목책이 있을거야. 그걸로 일단, 몬스터들이 진입하는 경로부터 제한해야지"


그녀에게 설명을 하며 우진은 제작 인터페이스의 목책을 확인해보았다.

===========

▶ 제작 목록 (검색어:목책)

나무 목책 (돌 x8, 목재 x32, 섬유 x8, 짚 x12)

===========


"와. 나무 엄청 들어가는데요?"


미지도 그새 확인을 해 보았는지, 압도적인 목재 사용량에 질겁한 기세다.


"하하.. 뭐, 명색이 나무 목책이니까. 모아둔 목재만으로는 좀 부족하겠는데?"


대충 숙소 근처를 빙 두르기 위한 목책의 갯수를 눈대중으로 가늠해본 우진은 결론을 내렸다.


"아무래도 한명이 목책 설치하고 있을 때 나머지 한명이 나무좀 해와야겠다. 아무래도 나무 해오려면 힘들테니까.."


슬쩍 미지를 쳐다본 우진은 말을 이었다.


"미지가 나무 해오렴"


이어진 그의 말을 들은 그녀는 순간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요?"


"응"


"아이. 나무 해오는건 힘드니까 내가 해오라구요 오빠?"


"그럼, 연약한 내가 해오리?"


잠시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는 이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우진의 팔뚝을 찰싹 내리쳤다.


"아이, 진짜 이 오빠가. 킥킥"


"아! 아퍼아퍼! 역시 미지가 힘이 장사네"


"아 빨리 나무 해와요!"


엄살을 떨던 우진은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정 그러면.. 가위바위보로 정하는건 어떠니?"


"아 빨리 갔다 와요!"


그녀가 웃으며 때릴듯이 손을 올리자 그는 잽사게 뛰어나갔다.


----


퉁- 퍽!


"우와. 생각보다 잘 쏘시는데요?"


소연이 쏘아낸 화살이 정확히 멧돼지의 미간에 꽂히자, 제갈현이 탄성을 내질렀다.


"히야. 이 처자 간댕이가 부어도 한참 부었네- 어떻게 멧돼지가 미친듯이 뛰어오는데, 눈 하나 깜빡 않고 그렇게 쏠 수가 있댜?"


광춘까지 옆에서 칭찬을 하자 소연은 여유롭게 미소지었다.


"아니에요. 저도 무서운데 그냥 표정에 드러나지만 않은거에요"


대꾸하던 소연이 슬쩍 한 손으로 옆에 있던 혜란의 어깨를 감싸 안자, 혜란은 눈에 띄게 흠짓 놀라며 움츠려든다.


"후후. 뭘 그렇게 놀래니? 언니 무안하게"


"아.. 안 놀랐어요 언니"


어제 밤 우진에게 들은 말 때문일까. 제갈현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는 표정이 미묘해졌다.


"어이쿠- 우리 혜란이도 아까 보니까 잘 쏘드만!"


"아,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아저씨"


"아녀- 혜란이도 쪼금만 더 있으면 여 현이보담두 잘 쏘겠드만! 안 그르냐?"


소연과 혜란을 힐끔거리며 바라보고 있던 제갈현은 광춘이 부르자 괜히 뜨끔해 대답했다.


"아. 하하, 네 뭐.."


"월라리여? 오늘 따라 이놈이 왜 이렇게 고분고분 하댜? 평소같으믄 왠종-일 까불까불 거릴 녀석이?"


"아니, 제가 뭘. 하하.."


제갈현은 소연이 자신을 미소띈 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 속으로 식은땀이 나는 것을 느꼈다.


'이거 괜히 의식되네..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닌데'


"요거요거, 이제 보니 소연 처자가 곱다고 쑥스럼 타는거 아녀?"


"아이. 아저씨 왜 그러세요. 하하.."


"아닌게 아닌 것 같은디? 소연 처자가 보기에는 좀 어떤가?"


제갈현이 당황하는 것을 본 광춘이 그를 놀리듯 소연에게 묻자, 그녀도 호호 웃으며 대답했다.


"호호. 현씨야 머리도 좋고, 활도 잘 쏘고 저한테는 과분하죠-"


능청스러운 소연의 대답에 광춘도 재미있다는듯 껄껄 웃었다.


웃고 있는 두 사람과 당황하고 있는 제갈현.


혜란은 옆에서 가라앉은 눈으로 그런 제갈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


어느덧 또다시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한 해안가.


노란 지푸라기들을 얼기설기 엮어 만든 그들의 숙소 주변에는 평소와 다르게 뾰족하게 다듬어진 통나무들이 이리로 들어오지 말라고 어설프게 외치듯 배치되어 있다.


사냥을 마친 일행들이 숙소로 돌아오자 안에서 물품들을 정리하고 있던 우진과 미지는 따뜻하게 그들을 반겨주었다.


"하하.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생은 무슨 고생이여- 그보담도 집 근처가 하루 사이에 꽤나 그럴싸해졌든디?"


"아. 일단은 그냥 적당히 세워만 둔거에요. 아직 멀었어요"


그의 말대로 방책은 아직은 그저 숙소 근처를 둘러만 싸 뒀을 뿐이다.

앞으로 진행될 방어전의 양산을 충분히 고민한 후 다시금 배치를 해야 할 것이기에, 우진은 속으로 고민이 많았다.


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소연은 슬쩍 다가와 우진에게 말을 꺼냈다.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아, 소연씨.. 아닙니다. 소연씨쪽이 수고 많으셨죠"


갑작스럽게 다가온 그녀의 모습에 우진은 자신도 모르게 덜컥 긴장부터 되었다.


"앞으로 해야될 일이 많으실텐데 매번 우진씨가 고생이 너무 많으시네요"


"하하.. 다 같이 고생하는거죠. 저만 특별할게 있나요"


잠시 당황하고 있던 우진은 어찌 보면 기회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자, 슬쩍 말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의빈씨 일 때문에 많이 놀라셨을텐데. 좀 괜찮아요?"


그의 질문에 물끄러미 우진을 바라보던 소연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을 리가 있나요. 지금은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최대한 잊으려 노력하는거죠"


"혜란이는 계속 표정이 많이 안 좋아보이던데.. 걱정이네요"


"아. 많이 힘들겠죠. 그래도, 어찌 보면 스스로가 짊어진 업보니까요. 잘 이겨내야죠"


업보. 조금은 이질적인 그녀의 단어 선택에 잠시 움찔한 우진은 태연한척 말을 이었다.


"하하. 혜란이가 잘못한건 아닌데요. 괜히 죄책감을 갖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죄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다들 크던 작던 잘못을 하나씩 이고 살아가는거죠"


"너무 무거운 이야기인데요. 하하.. 그러면 소연씨도 잘못한게 있나요?"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도 모르게 너무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 것 같다는 생각에 우진은 내심 자책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묘한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저도 죄를 지었죠. 저라고 왜 아니겠어요"


당황해서 아니라고 말하는 우진에게 의뭉스러운 미소를 띄워준 소연은 이내 몸을 돌려 혜란에게로 돌아갔다.


"소연 언니랑 무슨 이야기 했어요?"


당황해서 소연을 멍하니 보고 있는 그에게 미지가 슬쩍 다가와 말을 건다.


"으응? 아니 뭐. 별 이야기는 안했는데?"


"흐응.. 그래요?"


우진의 대답을 들은 미지가 쭈뼛거린다. 그녀는 영문을 모른 채 꿈뻑거리고 있는 그의 모습이 답답한듯 괜히 틱틱대기 시작했다.


"오빠는, 그. 왜 그렇게 사람이 기운이 없어요?"


"응??"


"맨날 멍-하니 딴데 보고 있고, 눈은 퀭-해 가지고.."


"하하. 갑자기 무슨 소리야"


"아, 됐어요! 갑자기는 무슨.."


갑작스러운 미지의 타박에 당황하는 우진. 그런 우진의 모습에 덩달아 우물쭈물 하고 있는 미지. 티격태격 하는 둘의 모습에서는 조금씩 훈훈한 봄냄새가 묻어나는 듯 했다.


".."


그리고, 소연과 혜란은 조용히 그런 둘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연은 흐릿한 미소를 머금고. 혜란은 다소 어두운 표정으로.


그렇게, 그들이 비얼라이브 세계에 떨어진 지 10일째 되는 밤이 저물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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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12_파국의 시작 (1) 19.11.04 64 2 13쪽
11 011_다가오는 위협 (2) 19.11.03 68 2 13쪽
» 010_다가오는 위협 (1) 19.11.02 62 2 13쪽
9 009_갑작스러운 알림 (2) 19.11.01 60 2 14쪽
8 008_갑작스러운 알림 (1) 19.10.31 72 2 13쪽
7 007_창조의 힘 (2) 19.10.29 67 2 14쪽
6 006_창조의 힘 (1) 19.10.29 72 2 15쪽
5 005_믿음 (2) 19.10.29 69 2 14쪽
4 004_믿음 (1) 19.10.28 74 3 14쪽
3 003_생존의 시작 (3) 19.10.28 77 2 14쪽
2 002_생존의 시작 (2) +2 19.10.28 111 3 15쪽
1 001_생존의 시작 (1) 19.10.28 224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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