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Paradox World 님의 서재입니다.

패러독스 월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Paradox.W.
작품등록일 :
2019.06.06 16:12
최근연재일 :
2019.06.28 18:35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669
추천수 :
1
글자수 :
120,161

작성
19.06.13 18:35
조회
25
추천
0
글자
16쪽

10화. 너 진짜 재수없어

DUMMY

따스한 햇볕. 선선한 바람. 대학 내 조형미를 갖춘 분수대에서 나오는 물살이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었다. 여기저기서 이미 맺어진 커플들의 웃음소리와 아린과 유리는 측은하게 서로를 바라보았다.

평소라면 그 커플들을 보며 배 아파해야 정상이었지만 오늘은 그저 우울하기만 하여 굳이 그 일을 지적하고 싶지 않았다.


「망했네.」


「망했어.」


아린은 전공 시험지의 맨 첫 번째 장을 받았을 때를 회상하였다. 류환에게서 받은 족보와 마찬가지로 개념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헌법의 역사, 국민주권의 원리, 법치국가의 원리 등등.


사실상 시험 범위의 모든 부분을 다 외워야만 어떠한 경우의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류환이 준 족보는 무의미하다는 것이 그녀들이 내린 결론이었다. 밤을 새워 외운 그녀들은 눈에 피곤이라는 추를 달았지만, 덕분에 마음만은 한결 편한 상태로 시험에 임할 수 있었다. 첫 번째 장에 대한 답을 다 썼을 때까지는 말이다.


곧이어 두 번째 장으로 넘긴 후, 아린의 샤프는 순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개념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물어보는 논술형 문제가 나왔기 때문이다. 3년 전 족보의 문제와도 현 2, 3학년 선배들에게 들었던 문제 유형과도 상이하게 다른 문제였다.


아무리 자세하게 쓰고 싶어도 어디까지나 ‘법학개론’이라는 전공 서적을 통해 쓰려는 답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 전에 이 문제들이 전공 지식을 묻고자 하는 목적이 아닌 듯하였다.

샤프를 놓고 천장을 바라본 아린은 생각에 잠겼다. 작년 수능을 위한 주입식 교육의 폐해에 대해 슬픔을 느끼며 교수님의 의도를 차분히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변태다.’


이 교수는 학생들의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쾌감을 느끼는 그러한 부류인 것 같다고 아린은 결론지었다. 하지만 교수를 탓한다고 책상 위 시험지의 문제가 바뀌지는 않았다. 머리를 차갑게 식힌 그녀가 다시 샤프를 들었을 때 시험지를 제출하는 학생이 있었다. 시험 시작이 된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낸 것으로 보아 포기했을 거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아린은 자신이 살아온 20년이란 짧은 인생에서 보고 들은 뉴스와 인터넷 기사를 토대로 꾸역꾸역 쓰던 중 마지막 문제에서 숨이 턱 막혔다.


대한민국은 1997년 12월 30일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폐지국이다. 유영철, 강호순과 같은 연쇄살인범들을 포함해 최근에 이르러서는 이영학이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그들 모두 무기징역에 가까운 입장에 놓여있다. 사형집행제도에 따른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논하라.


아린은 눈앞이 아득해진다는 느낌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동시에 밤을 새운 그녀들의 노력이 하얗게 불타 잿더미로 변해버렸음을 직감하였다.

시험지를 제출하고 시험장을 빠져나왔음에도 마음은 무형의 압박에 의해 짓눌려지는 것 같았다. 시험이 끝나면 당분간 있을 휴식의 달콤함과 해방감에 놀러 갈 생각이 들 줄 알았지만 풀었던 시험문제에 대한 집착이 그녀 마음속에 계속 잔류했다.

동병상련의 심정이었을까. 유리는 아린에게 밤에 술이나 마시러 가자는 제스처를 취하였다. 한숨을 내쉰 아린은 과거의 일어난 일은 과거일 뿐 더 이상 생각치 않기로 하고,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의사 표현을 하였다.


저녁 약속에 가기 전 아린은 쪽잠을 자려 집으로 가던 중 저 멀리서 류환이 보였다. 류환은 성현과 함께 대화를 하는 중이었는데 아린을 보더니 그대로 멈춰 섰다. 류환은 성현에게 먼저 가 있으라는 말을 한 뒤, 아린이 있는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중요한 일인가 싶어 긴장해 있던 아린은 꼼짝없이 얼어붙어 있었으나 류환은 그녀 옆을 스쳐 지나가면서 단 한 문장만 말했다.


「이번 주말부터 훈련이다.」


‘이런 개같···’


아린은 어이가 없어 멀어져가는 그의 뒷모습만 보았다. 시험은 잘 봤냐는 따스한 말을 바랬던 것은 아니었지만 단지 저 통보를 하려고 왔다는 사실에 그녀는 황당하기만 하였다. 덕분에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자는 신념을 뚫고 입에서 욕이 튀어나올 뻔했다. 그 일에 휩쓸린 것도 억울한데 자비 없는 말만 하고 떠나가다니.

아린은 그의 뒤통수가 뚫릴 만큼 째려보았지만 류환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듯 묵묵히 갈 길을 걸어갔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서야 아린도 집을 향해 걸어갔다.



「아니, 내가 어처구니가 없었다니깐?」


술이 꽤 들어간 유리는 흥분된 어조로 말을 하였다. 노력이 휴짓조각이 되어 불태워진 것처럼 거의 분노에 가까운 심정을 바깥으로 표출하였다.


「이거 점수는 어떻게 줄 건데! 배운 거는 반만큼만 나오고! 장난치나!!!」


「진정해.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유리 옆에서 같이 술을 마시던 친구가 그녀를 말렸다. 학교 근처 술집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같은 법학과 사람들이 들을까 조마조마했던 것 같았다. 그제야 유리도 잠잠해지더니 술을 들이켜고는 안주로 시킨 통통한 족발을 깻잎쌈에 싸 먹었다.


「지나간 걸 어떻게 하냐. 그냥 잊어라.」


테이블에 같이 앉아있던 남자 동기가 말했다. 남자는 이미 시험 점수에 집착하지 않기로 다짐했기 때문에 공감은 전혀 하지 못했지만 분위기상 격려의 말을 꺼내야 한다는 생각에 아무 말이나 하였다.


「그래. 뭐 지나간 걸 어떻게 하냐.」


축 처진 유리는 빈 술잔을 기울여 친구가 따라주는 소주를 받으며 수긍했다. 그러나 유리의 반대쪽에서는 이 침체된 분위기가 밝아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듯 검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부정적인 기운을 내뿜고 있는 아린은 빈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족발을 쏘아보았다.


「먹을 거면 먹고, 말 거면 말어. 족발이 너무 부담스러워하잖아.」


유리에게 소주를 따라주던 동기는 곧이어 아린의 술잔에도 부어주며 말했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아. 지나간 거에 발목 잡히는 수가 있다.」


이미 네거티브 마인드가 장착되어버린 아린은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말하였다. 그 모습에 테이블 동기들은 모두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물론 유리만이 입으로 내뱉을 수 없는 뒷사정을 이해하고 있었기에 아린의 기분을 맞춰주려 온갖 노력을 하였다.

접시 위 족발이 사라지고 모두 어느 정도 배가 부르자 동기들은 하나둘 기숙사를 향해 가기 시작하였다. 2차를 가자고 유리는 제안했지만, 다음 날 영어 시험이 있다는 동기들의 말에 더 이상 붙잡을 수가 없었다.


「그냥 너희처럼 토익 900 넘기고 학교 들어오면 우리도 이 시험 안 봐도 됐을 텐데 말이지.」


「아니야. 오늘 술자리 와 준 것만으로도 고맙지. 시험 잘 봐!」


그렇게 나머지 동기들을 떠나보내고 테이블에는 어느새 유리와 아린 둘만 남아있게 되었다. 테이블 위의 안줏거리라고는 이제 밑반찬들뿐이었지만 아린은 기계적으로 빈 술잔에 술을 부었다. 마음이 싱숭생숭한 그녀를 이해하는 모양인지 유리는 죽을 각오로 마시는 아린을 딱히 제재하지 않았다.


시간이 더 지나고 아린이 술에 잔뜩 취했을 무렵 가게의 문이 열리고 성현과 류환이 술집 안으로 들어왔다. 성현은 가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유리를 발견하고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성현은 같이 데리고 온 류환과 함께 그녀들이 있는 테이블로 걸어갔다. 그리고 웃으며 말했다.


「엄청 마셨나 보네? 뭐, 나도 첫 전공시험을 보고 엄청 마셨긴 했지. 그리고 성적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기로 했어.」


「뭐지? 선배님들은 여기 어떻게 오신 거예요?」


「아···, 그게. 내가 불렀어. 그 사이코가 어디 있을 줄 몰라서」


아린의 가시 돋친 어조에 황급히 유리가 대답하였다. 왠지 아린의 목소리에 적대감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아 유리는 서둘러 집으로 가자고 하며 아린의 팔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아린은 그런 그녀의 팔을 뿌리쳤다.


「아, 잠만, 그럼. 선배도 그거에요? 그 뭐냐··· 생각도 안 나네. 이 학교 무슨 집합소예요?」


신경질적인 목소리를 듬뿍 머금은 말에 성현은 그제야 분위기를 감지했다. 하지만 미소를 유지한 채 그녀의 기분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유리는 안절부절 못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는 이미 오가는 술잔에 취해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소리로 가득 차 그들에 대한 신경은 조금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아냐, 아냐. 우리 팀 기준으로 이 학교에서는 우리 4명이 끝이야.」


다급하게 뒷수습을 하려는 성현과는 달리 류환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러고는 아린의 반대편 자리에 앉았다.


‘지금 웃은 건가?’


좀처럼 표정이 드러나지 않는 류환이었기에 유리는 놀라워하였다. 하지만 놀라움도 잠시 류환이 자리에 앉았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경악했다. 만취한 아린이 무슨 짓을 할지 감도 오지 않아 빨리 집을 가야만 하는데 류환이 자리에 앉아버린 것이었다.


「저기요? 선배님들? 집에 좀 가죠?」


유리는 웃으며 말하였지만 문 쪽으로 류환과 성현에게 빨리 가자는 고갯짓을 하였다.


「그럴 것까지야. 우리 막내분께서 할 말씀이 많으신 것 같은데.」


하지만 류환은 나긋나긋하게 대응했다. 그 순간, 성현은 류환의 의도를 눈치챘다. 취중 진담.

S.I.N.의 경우, 보통 사회와 비교를 하면 극단적인 면이 존재하고 철저한 비밀이 유지되어야 하는 만큼 오랜 사상검증 이후 조직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하지만 아린은 매우 짧은 기간에 강제적으로 들어오게 된 만큼 그 속내를 알 수 없으니 류환은 이 상황을 이용하려 한 것이었다.


「아, 할 말이요? 많죠, 할 말!」


아린은 숨을 몰아쉬며 술잔을 잡았다. 하지만 유리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리 테이블 위의 모든 술을 치워버린 상태였고 그녀는 물이 가득 찬 물컵을 아린에게 건넸다.

물컵은 받아든 아린은 마시지도 않고 물을 노려보며 숨을 내쉬었다. 류환은 그녀로부터 공기 반 알코올 반이 섞인 바람이 그에게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참을 노려보던 아린은 흔들거리는 시야를 바로잡으려 고개를 흔들다 생각이 정리가 됐는지 입을 뗐다.


「연습은 이번 주말부터다? 원래 사람이 좀 그래요? 앞으로도 계속 볼 입장이면 시험은 잘 봤냐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유리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며 ‘Oh my gosh’라고 속으로 외쳤다.


「선배가 속한 동아리 되게 웃겨요. 알아요? 사람을 죽이네 마네 하면서 신이 된 것 마냥 그러니까 좋아요? 우리 사회가 거지 같은 건 사실인데 그런 짓을 하면 범죄에요. 범죄. 네?」


아린은 대놓고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류환을 바라봤다. 그런 모습에도 류환은 ‘더 할 말이 있으면 해보아라’라는 표정으로 대꾸했다. 그 와중에 성현은 아린이 취한 상태에서도 S.I.N.을 동아리, 훈련을 동아리 연습으로 바꾼 것에 감탄했다.


「오늘 시험 마지막 문제가 뭔지 알아요? 사형집행제도였어요. 사형집행.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인데 넌 사형집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묻더라고요.」


아린은 손으로 턱을 괴면서 류환의 눈을 그윽하게 바라봤다. 그녀의 눈빛은 류환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려 하는 것만 같았다.


「제가 뭐라고 답했게~요? 네? 맞춰봐요. 선배는 천재라면서요?」


아린은 콧소리를 넣어 애교까지 부리면서 류환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그녀의 질문에 류환은 무표정으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하였다.


「상세한 답은 유추할 수 없지만, 사형집행에 반대했겠지.」


「이야, 정말 대단하네요. 괜히 천재라고 부르는 게 아니네. 맞아요. 전 반대한다고 했어요.」


아린은 비꼬듯이 말하였다. 그리고는 물잔에 찬 물이 찰랑찰랑 흔들리는 것을 그녀는 바라보았다.


「당시 여론을 상황만 봐도 살인범들은 사형에 처해 마땅하다는 인식이 강했죠. 이영학 같은 미친놈들을 처벌할. 그런데 말이에요. 그거 알아요? 사형제도가 세계적으로 폐지되는 추세예요. 트렌드. 그러한 이유에는 근거가 있다는 거잖아요.」


아린의 말이 점점 빨라졌다.


「대표적인 것들만 나열해 볼까요? 첫 번째, 오판의 가능성. 죽은 사람은 되돌아올 수가 없어요. 두 번째, 사형은 감정적인 측면이 너무 심화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법은 이성적인 면모가 필요한데 말이죠. 세 번째, 권력에 의한 악용 가능성···. 그러는 선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 이미 답은 나와 있었네요.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데.」


그녀의 쏘아붙이는 말투에도 류환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묵묵히 듣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아린의 옆에서 유리는 이미 정신이 승천한 듯 소파 등받이에 축 처져있었다. 성현과 유리는 공통된 생각을 하였다.


‘조졌다.’


「전 그 동아리 모임, 진짜 이해가 하나도 안 돼요. 죄책감도 안 들어요?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드라마나 영화에 나올 법한 그런 사이다식 전개? 답 좀 해줘요. 나 이렇게 솔직하게 다 말했잖아.」


그녀의 얼굴에는 다양한 표정이 드러났다. 순진한 얼굴로 류환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굉장히 매혹적이라는 생각마저 들 수가 있었다. 취한 모습 속에서도 그의 진심을 꿰뚫어 보고자 하는 차가운 표정이 언뜻언뜻 스쳐 지나갔다.


「마지막으로 있잖아, 뭐? 미끼? 내 목숨이 무슨 낚싯줄에 걸린 지렁이야? 사람 대할 때 항상 그래? 솔직히 말해봐. 오빠, 친구 없지?」


이제 더 이상 존대조차 하지 않는 아린을 보고는 유리가 말리기 시작했다. 점점 인사불성이 되어가는 그녀가 더 이상 어떤 말을 할 지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충분히 파격적이었지만. 하지만 유리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알 수 있었더라면 아린을 더 적극적으로 막아야만 했었다. 왜냐하면···.


「나 여기에 너 들어왔을 때부터 이 생각했다? 이렇게 해주고 싶었어.」


아린은 그 말을 끝으로 그녀가 쥔 물컵을 류환의 얼굴에 투척했다. 취해서인지 물만 뿌린다는 것이 물컵 통째로 류환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꺄악’ 옆에서 유리가 놀라 비명을 지르며 일어섰고 성현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응하지 못했다. 다만 정작 공격을 받은 당사자는 놀라운 반사신경으로 물컵을 쳐내 컵의 궤도를 틀었다. 물컵은 안에 있던 찬물을 흩뿌리며 창문에 부딪혔다.

깡- 하고 맑은 소리를 낸 물컵은 바닥에 떨어져 데구루루 구르기 시작했다. 덕분에 소란스러웠던 가게는 순식간에 정적이 되었고 모든 이목이 그들에게 집중되었다. 유리는 다행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나마 창문은 깨지지 않았다는 것이 위안이 되었다. 그 후에 성현은 주위 사람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연발하였고 유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것도 막냐. 이 나쁜 놈아. 개재수없어. 짜증나. 내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졌음 좋겠어.」


아린은 이제 테이블에 고개를 파묻고 세상 가장 불운한 비련의 여주인공 마냥 목놓아 울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떻게! 왜 나한테만 그러는 거야! 왜!」


옆에서 유리는 아린을 안쓰럽게 바라보며 ‘얠 어떻게 해야 할까’ 연신 고민했다. 류환은 갑작스러운 공격에도 놀라는 표정 하나 없이 일어나더니 짧게 말하였다.


「이제 가볼까?」


작가의말

여러분들은 사형집행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패러독스 월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 18화. 집행 제안서 19.06.28 19 0 15쪽
17 17화. 어제 가져온 것에는 없는 데이터 19.06.25 24 0 14쪽
16 16화. 첫번째 조사형 임무 시작 19.06.23 19 0 14쪽
15 15화. 리듬이야 리듬 19.06.20 26 0 13쪽
14 14화. 난 선택을 할 수 있을까? 19.06.19 21 0 14쪽
13 13화. 네 손에 피를 묻히지 않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19.06.18 19 0 15쪽
12 12화. S.I.N.의 포지션 19.06.15 20 0 13쪽
11 11화. 술은 적당히 19.06.14 21 0 16쪽
» 10화. 너 진짜 재수없어 19.06.13 26 0 16쪽
9 9화. 넌 내 장기말이 되어야겠다 19.06.13 23 0 14쪽
8 8화. 게놈 프로젝트 1세대 19.06.12 27 0 14쪽
7 7화. S.I.N.의 기술 19.06.12 21 0 14쪽
6 6화.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진실 19.06.11 20 0 15쪽
5 5화. 그의 붉은 눈은 타올랐다 19.06.10 18 0 17쪽
4 4화. 무한히 지속되는 밤, 그 안에서의 죄 19.06.09 37 0 15쪽
3 3화. 도대체 넌 누구야? 19.06.08 67 0 14쪽
2 2화. 우연은 그렇게 그날 밤에 찾아왔다 19.06.07 99 1 17쪽
1 1화. 네게 죄가 있다면 밤을 두려워 해라. 19.06.06 163 0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