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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님의 서재입니다.

라이트 포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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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1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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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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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55,407

작성
23.10.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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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95)

DUMMY

Episode 94 - 두 부류의 적 7



"하, 당했네."

"그러게 제대로 확인했어야지, 싸움에서는 조금의 방심조차 치명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모르나?"

윤 설은 오른손으로 회복의 계수를 집어넣었다.

"알지, 아는데....., 나도 참 무른 사람이란 말이지."


피가 멎었다.

통증은 어느 정도 사그라졌지만 그 이질감을 벗겨내지는 못했다.

남자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나름 응용은 할 수 있나 보구나."

"당연하지."


헥토마 펑션 - 광전사 각성.

붉은 오라가 발산되고 있는 윤 설의 몸체.

남자는 믿을 수 없는 얼굴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너, 어떻게......"

"말 그만 하고 하자, 어쨌거나 저쨌거나 싸워야 하는 입장인 건 똑같으니까."


"동감이다."

남자가 말을 뱉은 직후 공기가 무거워졌다.

쿠구구구구구.

'뭐, 뭐지?'

몸이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이 주변의 중력이 거세진 것 같은.


"으윽!!"

두통이 몰려왔다.

머리에 깨질 듯한 고통이 느껴지며 윤 설이 눈을 찌푸렸다.

하지만 눈앞의 남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뭔 개같은 수를 쓴거야?"


점점 몸이 짓눌렸다.

'아, 안 돼. 이대로 가다가는 정신을 잃어버려!'

그녀는 몸에 축적된 오라를 끌어모았다.

그리고 분노했다.

광전사의 두 번째 각성 단계가 다가온 것이다.


광분(狂奔).

그리고 조커(Joker).

윤 설의 손에서 발현된 양날의 도끼.

남자는 조커를 응시했다.

"예사롭지는 않은데."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윤 설이 상체를 일으켰다.

아까보다는 몸의 움직임이 가벼워졌다.

물론, 아직까지는 전투에 있어서 많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해.'

조커에서 붉은 기운이 맴돌았다.


그녀는 발을 떼어 앞으로 돌진했다.

보였다.

남자의 주위를 감싸는 불투명한 방어벽이.

'저걸 깨트려야 해, 안 그러면 져!'

조커에 계수를 실어 있는 힘껏 휘둘렀다.


"으아압!!!"

남자가 자세를 잡아 손을 펼친 후 뻗었다.

- 백장(白掌).

조커와 남자의 손바닥이 맞닿았다.

콰과과과과과-!

스파크와 함께 엄청난 충격파가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유리창이 깨지고 벽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구구.

"이건 맞으면 좀 위험할 것 같아서 말이지."

그의 태연한 말에 윤 설이 두 다리에 힘을 실었다.

움직임을 더욱 극대화 시킬 수 있는 행동이었다.


그녀는 바닥에 발을 착지시킨 후, 힘을 주며 튀어올랐다.

'됐어, 가볍다!'

윤 설은 조커를 휘둘러 붉은 참격을 쏘았다.

"허."

남자는 헛웃음을 뱉으며 모습을 감춰 윤 설의 앞으로 날아올랐다.


"엇?!"

쾅--!

그녀의 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 뭐야? 왜 이렇게 빨라?'

확실히 체감이 들었다.

괴상한 기운으로 인해 몸의 움직임이 둔해졌으니 대처를 빠르게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남자의 손에는 뾰족한 가시가 드러나 있었다.

손가락 하나하나에 뻗어있는 보라색의 발톱 형상.

30센티미터 정도의 크기인 듯 보였다.

"계수로 만든 건가?"

남자가 눈을 부릅 떴다.


콰아아아아앙-!!!!

순간 엄청난 기백이 윤 설을 덮쳤다.

이제 층 뿐만 아니라 건물 전체가 무너질 위기에 봉착한 듯 흔들렸다.

직선으로 뻗어지는 엄청난 충격파.

발 한번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었다.


'뭐야, 왜 이렇게 쌘건데?!!'

이 정도의 강함은 윤 설조차 예측하지 못했다.

쿠구구구구구구-!!!

건물의 6층 벽이 가로로 갈라졌다.

'안 돼, 이 곳이 버티지를 못해!!'


위의 층들이 점점 기울기 시작했다.

남자의 기백으로 인해 고층의 빌딩이 옆으로 쓰러졌다.

엄청난 충격음에 고막이 터질 지경이었다.

검은 밤하늘이 드러났다.

남자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고작 이 정도 기백으로 움직이지도 못할 거면서 뭐 어떻게 하겠다고?"

그의 입장에서는 매우 하찮은 발언이었을 것이다.

윤 설은 분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못 이긴다, 절대.'


그녀가 차고 있던 스카우터의 창이 깨졌다.

"아, 씹!"

남자는 떨어진 스카우터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뭐냐, 그건. 뭐하는 물건이지?"

기백에 의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도 윤 설은 온 힘을 다해 입을 열었다.


"몰라, 씹새야."

- 누나아아아아!!!

정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드디어 왔네, 이 새끼."

남자가 기백을 감췄다.

파앙- 소리와 함께 계수 결정들이 터져 공중에서 흩어졌다.


윤 설은 다리가 풀린 듯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남자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서 빌딩을 향해 달려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열 명 정도.

"흠, 재밌네."


그는 게이트의 아랫 받침 부분에 위치한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검은색의 홀이 사라지고 받침만이 남았다.

남자가 윤 설을 향해 입꼬리를 약간 올렸다.

"다시 보게 될 날이 올 거다."

"난 너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그럼, 이만."

남자의 형상이 결정으로 변해 사라졌다.

윤 설은 허무한 듯 하늘을 응시하며 조커와 함께 붉은 오라를 소멸시켰다.

"하, 진짜......, 존나 약하다."

아랫층에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누나!!!!"

정혁이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올라오는 대원들.

"누나, 괜찮아요? 뭐가 어떻게 된 거에요?!"

정혁은 윤 설의 몸을 살폈다.

군데군데 약간의 제복 찢어짐이 보였다.


그리고 복부를 관통한 상처.

정혁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누가 이런 거에요?"

윤 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누나!!!"

"아 좀 쉬자, 임마."


정혁이 소리치자 그녀는 눈을 감으며 말했다.

"몸 아파 죽겠는데 계속 말을 시키고 있어."

뒤에 서있던 대원들이 손목에 차고 있던 링을 통해 민호에게 전화를 연결했다.

"아, 지휘대장님. 다름이 아니라 여기......"


"이제 곧 대장님이 올 거에요, 그러니까 조금만 참아봐요."

"나 좀 잘게."

어떻게 태연하게 잔다는 말을 할 수가 있을까.

정말 속 모르는 여자였다.

정혁이 물었다.

"아니, 잠을 잔다고요? 안 아파요, 누나?"


"아프지, 그것도 존나게. 그래도 잠이 오는 걸 어떡하냐?"

어차피 하지 말라고 해도 안 할 여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놔두기로 결정했다.

"죽지나 마세요."

"안 죽어, 임마.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그렇게 정적이 조금 흐른 뒤 윤 설이 다시 눈을 번쩍 떴다.

"아, 맞다. 게이트 찾았어."

"찾았어요? 어디서?"

윤 설이 검지로 바닥을 가리켰다.

"여기. 일단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전대로 복귀하면 해줄게."


"알았어요."

그리고 곧 민호가 도착했다.


------


"으, 으으으......"

쓰러져 있던 태훈이 눈을 떴다.

주위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즐비어 배치된 건물들 뿐.

그리고 괴수들의 사체.


태훈은 눈을 똑바로 뜨고 하체에 힘을 주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극심한 고통 뿐이었다.

"하아, 지금 이게......"

다리는 거의 만신창이였다.

사실 다리 뿐만 아니라 온 몸이 그랬다.


"아주 그냥 꼴이 말이 아니네."

- 일어났나?

- 일어났나 본데?

머리맡에서 대화 소리가 들렸다.

태훈이 흐릿한 초점으로 소리가 들리는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 때.

퍽-!!!

망토를 두른 누군가가 그의 턱을 주먹으로 돌려버렸다.

태훈은 다시 한번 눈을 감았다.

옆에 있던 일행이 말했다.


- 야, 갑자기 그렇게 죽탱이를 꽂으면 어떡하냐?

- 그럼 어떡해? 시간도 없는데 우리가 일일히 이 녀석 붙잡고 설명을 해야 하냐?

- 그래도 조금 더 신사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잖아.

그의 말을 듣자 웃음을 터트렸다.


- 풉, 신사? 웃기고 앉아있네. 어차피 이 놈들은 우리를 적으로만 인식하지 신사라고 생각도 안해. 안 그렇냐?

- 에휴, 그래 모르겠다. 어차피 혼나는 것도 네가 혼나는 거지, 내가 혼나는 거냐?

- 존나 의리없게 말하네, 어쨌든 빨리 데리고 가자.


남자가 태훈을 어깨에 짊어지며 형체를 소멸시켰다.

- 구제불능 새끼.

그렇게 두 사람은 태훈을 납치해 사라졌다.


------


모든 인원(?)들이 다시금 한 자리에 모였다.

지휘관들이 앞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천천히 인원 파악을 실시했다.

윤 설은 이미 엠뷸런스 차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정혁은 고개를 숙이며 생각에 잠겼다.


'뭐지, 도대체 누가 설이 누나한테 그런 상처를 낸거지? 괴수가? 아니야, 절대 그럴 리가 없어. 지금 누나의 실력으로는 절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야.'

본인의 말을 직접 듣지 못했으니 결론이 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뭔가 간지러운 이 기분.


끝내 그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에이, 모르겠다. 나중 되면 다 알려주겠지.'

그 때, 가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그 소리가 어찌나 컸는지 모든 이들의 시선을 한 몫에 받을 정도였다.


민호가 물었다.

"뭐야, 무슨 일이야?"

가민의 동공이 흔들렸다.

"하, 한 명이 없습니다."

민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한 명이 없다고? 누가?!"


순간 목소리가 커졌다.

재승과 병태는 아무런 말 없이 정면을 응시했다.

그러나 재승은 표정이 변해 있었다.

'X발, 드, 들키지는 않겠지? 아니야, 안 들킬 거야. 어차피 그 X끼는 괴수들한테 죽을 거고 그러면 남들 눈에는 싸우다 당한 걸로 밖에 보이지 않아. 그래, 괘, 괜찮을 거야!'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억지 미소를 지었다.

병태는 곁눈질로 재승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입꼬리를 올렸다.

'크크크, X신.'


가민이 보고했다.

"조태훈, 지휘대원 조태훈이 없습니다."

"이런."

그 말이 정혁의 귀에도 들려왔다.

'태훈 씨가 없다고.....?'

순간 동공이 커진 그는 아까의 일을 생각했다.


정혁은 이마에 손을 얹었다.

'설이 누나의 구조 신호 때문에 정신이 팔려서 깜빡했구나!'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민호는 스카우터의 버튼을 조작해 위치 추적을 시작했다.

"떠라, 떠라.....!"


그의 얼굴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혹여나 자신의 부하가 잘못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

하지만 홀로그램 창에 뜬 것은 추적 불가라는 메세지 문구 뿐.

민호는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모든 이들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명령한다, 강서 지역의 모든 곳을 뒤져서 조태훈 지휘대원의 위치를 파악해라."

""예, 알겠습니다!!""

시간은 이미 12시가 조금 넘은 시점.

최대한 빠르게 전대로 복귀해야만 했다.


한석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갑자기 이런 사태가 발생하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본래 실전에서는 이런저런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법이지."

민호는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디 가십니까?"


"어딜 가긴 어딜가, 찾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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