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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om
작품등록일 :
2023.07.10 21:13
최근연재일 :
2024.01.07 21:2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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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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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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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89)

DUMMY

Episode 88 - 두 부류의 적 1



"전대장님이 돌아가셨다."

그 한 마디는 그곳에 존재하는 모든 이들을 당황시키기 충분했다.

지휘대원들은 가민의 기백에도 현재의 상황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저, 전대장님이 돌아가셨다고?"

"그 백마전대 몰살 사건의 범인이 그렇게 만든건가?"

"나도 몰라."

"그럼 이제 우리 전대의 책임자는 누가 되는 거지?"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흘러나오자 가민이 한번 더 기백을 뿜었다.

"내가 분명히....."

쿠구구구-!

진동과 함께 계수들이 공중으로 튀어올랐다.

모든 대원들의 시선이 가민의 기백으로 향했다.


"정숙하라고 했을 텐데?"

대원들은 서로 시선을 회피하며 말을 아꼈다.

"지금부터 도민호 지휘관님을 제외하고 이곳에서 대화 소리가 조금이라도 들린다면 모두 징계 조치하겠다."

살벌했다.


사실 대원들뿐만 아니라 지휘관들 역시도 이 사실이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민호가 계속해서 말했다.

"충격적일거다, 말하는 나조차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데 듣는 너희는 어떨지 전혀 예상할 수 없을 정도야."


대원들은 서로 말을 하지 않을 뿐, 눈빛으로 자신들의 생각을 주고받고 있었다.

하지만 정혁과 윤 설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그저, 이렇게 공표하는 것이 맞는 방법인지 속으로 생각하기 바빴다.

"일단 이야기된 바는 이렇다, 공석으로 비워진 현 전대장 자리는 하진명 지휘대장님이 대리인으로 메워질 거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지휘대장의 자리가 비워지게 되겠지."


민호는 자신의 가슴팍에 손을 얹었다.

모든 이들의 시선이 쏠려있는 지금.

"진명 대장님이 대리 전대장의 위치에 있는 시간 동안, 지휘대장의 자리는 나 도민호가 맡게 되었다. 여기서 질문이 있는 사람?"


저 멀리서 대원 한 명이 손을 들었다.

민호는 대원을 바라보며 말해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우렁찬 남성의 목소리가 모든 이들의 귀에 울려퍼졌다.

"비워진 지휘대장님의 자리를 지휘관님께서 맡으신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조하나 지휘부대장님을 승격시키는 게 더 빠르지 않습니까?"


일리 있는 이야기였다.

한 단계씩 대리인으로서의 승급이 이루어진다면 지휘대장의 자리는 조하나가 메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건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대원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결론이었다.


민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그 의견에 반박했다.

"좋은 의견이고, 나조차도 조하나 지휘부대장님께서 대장의 자리를 맡아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하지만 당장은 그럴 수 없다."

민호는 내적 갈등을 겪었다.


현 상황에서 전대장의 사망과 함께 조하나의 상태를 말해준다면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는 아랫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다.

'아니야, 아직은 아니야. 지금 이 사실을 말하먼 겉잡을 수 없어져.'


민호는 단상에서 내려오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지휘관들을 통해 전달하겠다. 해산!!"

민호의 연설이 끝나자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모든 대원들은 저마다 무리를 이루며 대화하기에 바빴다.


가민은 곧바로 민호에게 달려갔다.

"제가 말했잖아요, 선배. 처음부터 그냥 전출로 포장했어야 한다니까. 안그러면 더 악화될 수도 있었는ㄷ...."

"그러면."

민호가 뒤를 돌아 가민에게 시선을 맞췄다.


"거짓말을 해야 하잖아, 난 그런 거 잘 못해서."

그는 가민의 어깨를 툭툭 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가민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 후에 말했다.

"후우, 거짓말 같은 거 잘 하시잖습니까."


------


정혁과 윤 설은 자신들의 생활관으로 돌아와 제복 상의를 벗었다.

"저는 이렇게 갑작스레 전대장님의 부고 소식을 말씀해주실지 몰랐어요."

윤 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이제 와서 뭐 어떡해? 다 불어 버렸는데."


"그건 그렇지만......, 차라리 저는 숨기는 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윤 설이 헛웃음을 내뱉으며 상의를 정리했다.

"그걸 어떻게 숨기냐, 어차피 곧 있으면 다 알게 될 사실이니 지휘관님도 말하신거지."


"그래도 지휘부대장님의 상태를 아직 말씀 안하신 건 다행이라 생각해요."

윤 설도 그 사실에는 동의했다.

"그래, 만약 그것까지 밝혔으면 지금보다 더 혼란스러워졌을 테니까."


띵띵-!

천장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마이크 음량을 체크하는 숨소리.

[ 후후, 아아, 지휘대장인 도민호가 전파한다. 1지휘대부터 5지휘대의 인원들은 식사를 마치고 19시까지 제복 착용 후 백조전대 A건물의 앞으로 집합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전파한다...... ]


정혁은 흘러나오는 도민호의 목소리를 유심히 들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실전인가?"

"그렇겠지, 아마도. 아, 이거 다시 입어야 하잖아. 아까 전인원 집합시켰을때 얘기해 주시지."


"일단 밥부터 빨리 먹으러 가야겠는데요? 지금 14분이라 당장 안가면 집합 시간에 늦을 수도 있어요."

"좋아, 그럼 가볼까?"

두 사람은 식당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PM. 18 : 49

정혁과 윤 설이 A관 건물 앞에 도착했다.

아직 집합시간이 10분이나 남았음에도 거의 모든 이들이 모여 있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1지휘대.

오른쪽 끝에 집합해있는 5지휘대까지.


각 지휘대의 지휘관들은 손가락으로 지휘대 인원들의 숫자를 파악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빠르게 2지휘대의 줄을 섰다.

인원 파악을 마친 지휘대는 이런저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등 뒤에서 누군가가 숫자를 세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도민호가 손가락으로 2지휘대의 인원들을 가리키고 있었다.

"오케이, 2지휘대 다 모였고."


민호는 앞으로 벌걸음을 옮긴 뒤, 정중앙에 서서 입을 열었다.

"자, 먼저 이 늦은 시간에 모든 인원이 빠짐없이 모여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금 본 지휘대장이 여러분들을 호출한 것은 모두 예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민호가 한석에게 시선을 보내자 그는 구석에 놓여진 나무 박스를 가져왔다.

꽤나 무거워 보이는 눈치였다.

"하나씩 나눠줘."

지휘관들이 한데 모여 박스안에서 물품을 꺼냈다.


어두웠기에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스카우터같이 생긴 물건이었다.

곧 정혁과 윤 설에게도 스카우터가 들어왔다.

"모두 받았나?"

""옙!""


우렁찬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민호가 스카우터를 착용했다.

"이건 적외선 스카우터다, 시야가 어두운 밤에도 상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주지. 인간의 경우에는 스카우터가 체온을 측정하여 빨간색으로 형체를 드러내지만 괴수는 초록색으로 발현된다."


'역시 이 시간에 이렇게 많은 인원들을 모은 이유는.....'

"바로 실전 때문이다."

민호가 안주머니에 있던 레이더를 꺼내 거대한 홀로그램 창을 띄웠다.


"오늘 우리가 가야할 곳은 강서지역이다, 상부에서 내려온 보고에 따르면......, 강서지역에 새로운 형태의 게이트가 나타났다고 한다."

'새로운 형태.....?'

모든 이들이 긴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우리의 목적은 강서 지역에 존재하는 괴수들의 소탕, 그리고 새로 발현된 게이트를 조사하는 것이다. 여기서 질문이 있는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민호는 고개를 끄덕인 후 단상에서 내려왔다.

"두돈반 차량 대기시켜, 10분 뒤에 출발한다!!"


"알겠습니다."

가민이 급하게 어디론가 달려갔다.

"야, 담배나 한 대 피자."

병태가 사람들을 소집했다.

그의 말에 일곱 정도가 되는 인원이 모였다.


그 중에는 재승의 모습도 보였다.

인원들은 곧장 흡연실로 걸어갔다.

윤 설은 코를 막으며 숨을 참는 시늉을 했다.

"어우, 무슨 담배를 펴. 몸에도 안 좋은 걸 왜 피는지 모르겠네, 우리는 저 멀리 떨어져 있자."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정혁의 팔을 잡아 억지로 흡연실에서 멀어졌다.

"으, 저런 걸 도대체 왜 피나 몰라. 안 그래?"

"아, 네, 네. 그렇죠."


------


흡연실.

치익-!

불이 붙은 담배 연기가 허공을 떠돌기 시작했다.

"야, 나 한 개비만."

병태가 옆에 서있던 강하민에게 말했다.

하민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병태에게 담배 한 개비를 건네주었다.


"아, 좀 사가지고 다녀라."

그의 말에 병태가 억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X신이냐? 지금 세상 다 죽어가는 마당에 담배 살 곳이 어디있냐?"

하민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생각해보니까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네."


뿌연 연기가 흡연실 내부를 가득 채웠다.

일행들은 그 후로 아무런 말없이 담배만 피워댔다.

재승은 입에 물고 있는 담배를 빼 생각에 잠겼다.

병태는 그 모습을 보고는 재승의 팔을 쳤다.


"하루종일 생각만 하고 다닐거냐?"

"뭐가, 이 X끼야."

"나한테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한번 들어볼 생각있냐?"

병태는 사악한 곁눈질로 재승을 향해 말했다.


"뭔데?"

재승이 귀를 갖다 대자 병태가 소곤소곤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이야기가 지속되자 재승의 동공이 커졌다.

"허...., 미친."

주변에서 담배를 피던 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재승과 병태에게로 향했다.


"야, 뭔데 둘이서 그렇게 속닥거리냐? 우리한테도 좀 알려줘."

"너넨 알 필요 없어, 임마. 그나저나....., 어때 송재승?"

재승은 담배를 재떨이에 털며 병태에게로 눈을 돌렸다.

"한번 해볼까?"

드르르륵-!


흡연실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응? 뭐야?"

병태는 얼굴을 찌푸리며 들어온 이를 응시했다.

"조태훈?"

그는 담배를 끈 후에 자리에서 일어나 태훈에게 다가갔다.


"우와, 담배에는 손도 안대는 양반이 여기에 뭘 하려고 오셨을까? 존나게 궁금해지네."

병태의 비아냥에도 태훈은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그저 재승을 바라보고는 한 마디를 날릴 뿐.


"야, 송재승. 적당히 해. 쪽팔리지도 않냐?"

순간 재승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는 태훈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뭐라고 했냐?"

하지만 재승의 분노에도 태훈은 무표정으로 상황을 일관했다.


하민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려 태훈을 노려보았다.

"뭐야, 넌? 왜 갑자기 담배피고 있는 사람한테 와서 시비야?"

태훈의 시선이 흡연장에 위치한 모두에게로 향했다.

그러고는 헛웃음을 터트리며 모두에게 일침을 날렸다.

"끼리끼리라는 말은 역시 과학인가?"


순간 병태의 표정이 굳으며 태훈의 멱살을 잡았다.

콰악-!

긴장감이 고도되었다.

병태는 태훈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말했다.

"야, 다시 한번 말해봐."


태훈 역시 병태의 멱을 잡았다.

두 사람의 얼굴 간격은 이제 고작 5센티미터 안팎에 자리잡았다.

"아주 끼리끼리 놀고 있다고, 강병태 이 X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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