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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놈 님의 서재입니다.

탑스타의 남동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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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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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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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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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화

DUMMY

11화



늘 이렇다.

이유나가 개인 연습을 하는 날이면 이렇게 아이들이 몰려 든다.


이 아이는 천일고에 들어오자마자 슈퍼스타가 됐다.

듣기로는 중학생 때부터 엄청 유명했다고 한다.

심지어 아버지가 무려 세계적인 마에스트로이자 카리스마의 제왕, 이천호였다.


그런 아버지를 똑 닮은 것일까.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외모.

가벼운 행동에서도 숨길 수 없는 격조.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아우라.


그래. 이유나는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가르치는 이하영은 늘 천국을 맛보고 있었다.


‘아. 이렇게 천상의 목소리라니. 말도 안 돼.’


이하영은 원래 이번 학기에 천일고를 맡을 생각이 없었다.

소속사에서 트레이닝을 시켜 주는 가수들이 많아 학교일까지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일고에 들어오고자 하는 지원자들의 오디션을 봤을 때.

바로 그때 이유나를 만나고 말았다.


고혹적인 외모와 한기를 내뿜는 것만 같은 아우라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압도를 당했다. 그런데 거기서 나오는 반전 같은 목소리를 들었을 때 이하영은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다.


그래서 그녀는 학교에 남았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굉장히 고된 일이다.

그냥 소속사에서 연습생들한테 몇 마디 해주고 꿀을 빠는 것이 최고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행복했다.

그동안 그녀가 한번도 접해 보지 못했던 천상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에 말이다.


그래서 몸이 힘들어도 괜찮았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피아노 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이유나를 보는 것이 마치 모든 걸 보상 받는 기분이었으니까.


‘그런데 분위기가 조금 바뀐 것 같은데?’


가수는 정직한 직업이다.

신기하게 그 목소리에서 감정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본인은 그 노래에 맞춰 감정을 조절한다고 해도 현재 본인 상태가 어떤지 이하영은 그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가 있었다.


이유나의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무미건조였다.

목소리는 무척 아름다우나, 그 안에서 흘러 나오는 감정은 회색빛이었다.

사랑도, 희망도, 원망도, 미움도, 정말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았다.


그것이 이유나였다.

감정이 없는 아이.

그게 늘 안타까웠다.


그런데 지금 노래에서는 느껴진다.

지금 이유나의 마음에 한줄기 빛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대체 뭐가 이 아이를 이렇게 바꾼 거지?’


평소 이유나는 노래를 부를 때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을 한다.

일부러 다른 곳에는 시선을 두지 않는다.


이유나가 노래를 부를 때면 사방에서 학생들이 몰려 들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집중을 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리고 한번 몰입에 들어간 이유나는 주변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

이처럼 빠르게 음악에 몰입하는 학생은 이하영도 처음 봤다.


그런데 오늘은 어디를 자꾸 힐끔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몰입을 하는 것도 조금 시간이 걸리기까지 했다.


‘아까부터 어딜 보는 거지?’


이하영도 궁금증에 이유나의 시선이 향하던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리고 그 주인공을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거리에서도 딱 한 사람만 유독 빛나 보였기 때문이다.


‘이유성이구나.’


천일고에서 여자쪽 외모 원탑을 이유나가 차지하고 있다면 남자쪽은 아주 당연하게도 이유성이었다. 워낙 유명해서 이하영도 일부러 이유성의 얼굴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과연 이유나와 쌍둥이 남매답게 어마어마한 외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듣기로는 둘 사이가 무척 안 좋다고 했는데.

이하영도 남동생이 하나 있어서 안다.


어릴 때 서로 사람 취급도 안 했다.

그러다 어른이 돼서 관계를 회복했는데, 어쩌면 저 둘도 그런 것이려나.


‘잠깐. 이유나처럼 이유성도 외모가 저렇게 잘났는데, 그럼 혹시 목소리도?’


그렇다면 이 천상의 목소리를 남자 버전으로도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하영은 이유성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누나의 목소리에 넋이 나간 귀여운 동생이 서 있었다.



* * *



이래서 사람들이 목숨 걸고 콘서트를 예매하는 거구나.

솔직히 요즘 같이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에 굳이 직관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 나는 한번도 누군가의 콘서트를 가본 적이 없었다.


애초에 이유나 말고는 좋아하는 가수도 없었을뿐더러, 이유나 콘서트를 가려면 어마어마한 경쟁률의 티켓팅을 해야 하기에 시도조차 안 했었다.

그저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만 했을 뿐.


그런데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피켓팅이라 불리는 그 미친 경쟁을 뚫고,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콘서트를 가려 하는 이유를.


‘아무리 미디어가 발달해도 라이브를 못 따라가는구나.’


음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전율.

그것이 발끝에서부터 치고 올라와 내 말초 신경을 건드렸다.

아마 이 느낌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것이 이유나의 라이브였다.


얼굴만 놀라울 정도로 예뻐서 탑스타가 된 것이 아니다.

듣는 사람의 감정을 뒤흔들며 압도하는 가창력이 있으니 그녀가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가 된 것이었다.


“아~ 너무 아쉽다.”

“으으. 짧아. 너무너무 짧다고!”

“이건 학교에서 시간 정해서 이유나 콘서트라도 개최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 마음이 지금 학생들의 마음과 같았다.

30분도 안 되는 시간.

잔인할 정도로 짧다.


“휴. 그래도 오늘은 영상 건졌다.”

“저번에는 너무 넋 놓고 있어서 제대로 뭘 찍지도 못했잖아.”


난 넋을 놓고 보느라 영상을 찍는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뭐랄까.

마치 최면처럼 빠져 들었달까.

다른 무언가를 한다는 생각 자체가 들지 않았다.


“이거 sns에 올려볼까?”

“야. 아무리 그래도 허락 없이 막 올리는 건 안 되지.”

“맞아. 내 소중한 이유나를 남한테 막 보여 줄 순 없어.”

“왜 ‘내 소중한’이야? 유나가 네 거야?”


그러다 여학생들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올려도 돼.”

“응? 저, 정말?”

“대신 편집 잘해서 올려야 한다.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무, 물론이지!”


이유나는 어차피 스타가 될 운명이다.

여기 학생들이 올리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학생들이 올릴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정성스럽게 잘 꾸며서 올리도록 유도하는 수밖에 없다.


또한 굳이 천일고 학생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유나는 스타가 될 운명이다.

저 얼굴과 목소리로 태어난 이상, 이 세상이 결코 그녀를 가만 두지 않을 터.

아무리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란 것이 있다.


‘그리고 sns에 막 올린다고 해서 금방 유명해지는 것도 아니니깐.’


사실 이유나와 관련된 영상은 이미 여러 개가 SNS에 올라가 있다.

내가 집요하게 찾아본 결과, 학생 몇몇이 몰래 올렸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이놈들을 싹 다 추적해서 참교육을 시켜야 하나 싶었지만······.

편집을 엉망으로 해서 그런지, 아니면 알고리즘 문제인지, SNS에서 해당 영상들은 반응이 거의 없었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만 개의 글이 올라오는 곳이 SNS인데, 한번에 주목 받는 게 쉽지 않았을 터.


‘아마 이번에도 그렇게 되겠지.’


그러나 지금 잠깐 SNS에 주목을 못 받는다고 해서 이유나의 운명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그녀는 아무리 주변에서 막아도 결국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저 시간 문제였다.

다만 지금 당장이 아닌 것일 뿐.


물론,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기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 *



개인 보컬 트레이닝은 이유나에게 늘 괴로운 시간이었다.

그냥 선생님과 단둘이 하는 거라면 모를까.


어떻게 알았는지 늘 사람들이 우글우글 모여 들었다.

그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다니!


이 정도면 학교에서 전체 공지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음악에 집중하고, 노래에 빠져 들면 주변 시선은 금방 잊게 된다.


그래서 이유나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걸 잊고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많이 달랐다.

학생들이 많이 모인 것도 있지만, 처음으로 동생이 와주었기 때문이다.

키도 크고 가장 앞에 있기도 해서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예전에 내가 노래 부르는 걸 엄청 좋아했었지.’


어릴 적에 동생은 이유나에게 달려와 동요를 불러 달라고 칭얼 거린 적이 많았다.

그렇게 노래를 한번 불러주면 동생은 굉장히 좋아해 주었다.


그리고 그날 그 연습실에서 이유나는 어릴 적 봤었던 동생의 눈동자를 오랜만에 마주할 수 있었다.

누나의 목소리가 최고라고 반짝여 주었던 그 별 같이 순수한 눈빛을 말이다.

그런데-.


“음. 이상하다. 분명 저번 주에도 이거랑 비슷한 문제를 틀렸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동생의 눈빛은 매섭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이질적인 건 얼굴은 웃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


“혹시 동생의 말이 말 같지가 않아서 복습을 안 한 것일까요?”

“······!”


이유나는 고개를 열심히 가로 저었다.


“근데 이걸 또 틀렸어?!”


이유나는 어깨를 축 내렸다.

이런 멍청이.

동생이 이렇게 과외까지 해주면서 알려주고 있는데, 저번에 틀린 문제를 또 틀렸다.


“안 되겠어. 벌칙이라도 하나 만들어서 긴장감을 줘야지. 이렇게 해서는 발전이 없잖아, 발전이.”


이유나는 더욱 고개를 파묻었다.

그런 딸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것일까.

방에 있다 슬그머니 거실로 나온 아빠가 동생을 만류했다.


“크흠. 유성아. 누군가를 가르칠 땐 말이다. 최대한 부드럽게, 보듬듯이 해 주는 게 가장 좋은······.”

“아빠는 그런 말씀하실 거면 방에 다시 들어가세요!”

“헉.”


하지만 금방 진압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새엄마는 호호 웃으며 과일을 들고 나타났다.


“당신은 아이들 공부하는 걸 왜 방해하고 그래요. 우리 선생님만의 교육법이 있는 건데. 그렇죠, 유성 선생님?”

“그럼요, 어머니. 잘 아시네요.”


새엄마와 동생은 정말 죽이 잘 맞았다.


“호호. 우리 유나 파이팅.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당신은 나랑 방이나 들어가요. 방해하지 말고.”

“그······ 그래.”


동아줄이었던 새엄마도, 아빠도 가버렸다.

결국 다시 단둘이 남게 됐다.


“휴. 자. 다시 한번 설명해 줄게. 이 화성학 문제에서는 말이야. 이 음표가 나왔을 때······.”


그러나 이유나는 이 시간이 싫진 않았다.

어느 날부터 이유나와 함께 거실에서 숙제를 하며 모르는 것이 있으면 다 알려 주었다.


동생이 이렇게 똑똑했나? 싶을 정도로 모르는 것이 없었다.

특히 화성학은 선생님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았다.

가끔 엄하게 가르칠 땐 무섭긴 하지만.


“내 말 듣고 있지?”


끄덕끄덕

이유나는 귀를 쫑긋 세우며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물론, 이해는 못 했다.


“좋아. 다음에 또 틀리기만 해 봐.”


윽.

다음에 또 틀릴 거 같은데.


“우리 10분만 쉬자. 오늘 할 게 많아. 학교 과제도 해야 하고, 학원에서 내 준 것도 해야 하고. 누나는 특히 수학이랑 화성학 쪽이 약하니까. 그걸 집중적으로 알려줘야겠어.”


덕분에 이유나는 요즘 공부 실력이 는 것 같았다.

뭐······ 아직은 아주아주 조금이지만 말이다.


‘오늘은 뭘 보지?’


이유나는 주로 뉴튜브에서 동물 영상을 본다.

귀여운 고양이, 강아지, 등등.

오늘은 저번에 보다 말았던 오리 영상을 봐야겠다.

그냥 멍하니 보고만 있어도 힐링 받는 듯한 영상이 좋았다.


“음?”


그때 앞에서 따로 핸드폰을 보고 있던 동생이 갑자기 인상을 찌푸렸다.

무슨 심각한 일이라도 벌어진 것일까.


“어? 어어?”


그러다 점점 눈이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 이게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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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화 +9 24.04.19 17,625 35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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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16 24.04.17 18,329 375 15쪽
9 9화 +14 24.04.16 18,315 39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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