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운좋은놈 님의 서재입니다.

탑스타의 남동생이 되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새글

운좋은놈
작품등록일 :
2024.04.10 00:28
최근연재일 :
2024.05.20 22:3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747,118
추천수 :
16,054
글자수 :
225,579

작성
24.04.19 19:28
조회
20,702
추천
406
글자
12쪽

12화

DUMMY

12화



대한민국 락 발라드 여가수, 임하윤.

그녀는 일본과 한국을 오고 가며 밴드 데뷔를 했고, 시원한 가창력과 꾸준한 활동으로 많은 팬덤을 지니게 되었다.


이런 얘기가 있지 않던가.

만약 가수가 되고 싶다면 임하윤의 노래를 들어 보라고.


음색, 고음과 저음, 음의 높낮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스킬까지.

임하윤은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가창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 뒹굴 거리니까 하루하루가 너무 재밌다.”


요즘 그녀는 앨범 활동이 없어서 침대 위를 뒹굴 거리는 중이었다.


즐겁다.

역시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노는 것이 최고다.


그냥 이렇게 누운 채로 하루종일 핸드폰만 해도 행복했다.

요즘 세상이 워낙 좋아져서 그냥 배달로 먹고 싶은 걸 아무거나 시키면 되고, 보고 싶은 게 있으면 ott 어플로 들어가 찾아서 보면 된다.


정말 하루가 질리지 않을 정도로 재밌었다.

뱃살도 이 생활이 즐거운지 툭 튀어나오고 있긴 하다만······.


“이거야 나중에 빼면 되지!”


요즘 SNS는 한번 빠져 들면 헤어나올 수가 없다.

약 15초에서 최대 1분까지 밖에 되지 않은 영상들로 가득해 그것들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시간이 정말 순삭 된다.


그렇게 오늘도 임하윤은 SNS의 바다 속에서 표류 중이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나면 자신의 이름을 SNS에 검색해 본다.


연예인이 제일 많이 하는 행동이 바로 자기 이름을 인터넷이나 SNS에 검색하는 것이다.

오늘도 그 루틴을 벗어나지 못했다.


“음~.”


요즘 활동을 거의 안 하다 보니, 글이 새로 업데이트 되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매일 똑같은 글과 영상 목록을 주륵 내리다 한 곳에 멈추고 말았다.


“이건······ 처음 보는 거 같은데?”


팔로워도 별로 없는, 사진으로 봤을 땐 여고생인 것만 같은 한 계정이 올린 영상 하나.


[천일고 학생이 부르는 ‘하늘 높이 – 임하윤’ 레전드 영상]


보아 하니 조회수가 거의 없다.

올린지 얼마 안 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사람들이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임하윤의 흥미를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


“이 곡······ 오랜만이네.”


하늘 높이라는 곡은 굉장히 긍정적인 노래였다.

희망찬 미래를 그리는 곡이랄까.


하지만 이 곡은 소리 소문 없이 묻혔다.

앨범 메인 곡이 아니기도 했고, 생각보다 사람들이 잘 들어주지 않았다.

아니. 솔직하게 말해서 앨범 자체가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정말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던 곡이고, 수십 차례 반복하며 녹음을 했던 터라 더욱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그런데 그 곡을 누군가가 부르는 건 처음 보는 것 같다.


“천일고면 우리나라 최고 예술고 아닌가?”


거기 학생이 부르는 하늘 높이라.

노래 난이도가 굉장히 어려워서 커버곡이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고, 풋풋한 고등학생이 자기 혈기에 이 곡을 부른다니까 왠지 귀엽기도 했다.


그래서 웃으며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시작된 피아노 반주.


“우와. 엄청 예쁘다.”


제일 먼저 놀란 건 피아노 옆에 서서 노래 부를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의 모습이었다.

얼굴부터 몸매 비율까지.

여자라면 누구나 부러워 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미녀상이었다.


하지만 겉보기에는 이 노래를 과연 소화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하늘 높이’라는 노래는 락 발라드 곡이기 때문에 어지간히 음역대가 높지 않다면 부르기가 힘든······.


[날아올라~ 저 하늘 높이~.]


“!?”


그런 생각도 잠시.

임하윤은 순간 제 귀를 의심했다.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이다 보니, 음질이 나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불리한 조건을 뚫어 버리는 음색이 튀어 나왔다.

그 충격적인 반전에 임하윤은 멍하니 영상을 감상했다.


[거친 운명의 벽에서도 난 웃으며 뛰어 넘을 수 있어.]


음이 정말 높은 부분인데도 가볍게 올려 버린다.

그 뒤에 갑자기 음이 확 낮아지는데도 조절 감각이 예술적이다.


이 노래가 어려운 것이 바로 이 성구전환 때문인데, 마치 발성의 그라데이션처럼 저음, 중저음, 고음을 부드럽게 컨트롤 하는 것이었다.


“이, 이게 정말 고등학생의 실력이라고?”


그런데 이 학생은 그것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원작자가 들어도 정말 군더더기 없는 가창력이었다.


“미쳤다······.”


천일고가 왜 대한민국 최고의 예술고인지 알겠다.

저런 괴물들이 득실 거리는 곳이니, 최고라 불리는 것이다.


“와. 아무리 그래도 이건 진짜 장난 아니네.”


임하윤은 이대로 영상을 흘려 보내기가 너무 아까웠다.

그녀는 얼른 좋아요를 누르고 해당 영상을 자신의 계정으로 공유했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본인 노래 때문이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 이런 목소리는 꼭 한번쯤 들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 *



-야 이윳ㅇ크ㄴ이났ㅓ!!!


“······.”


뭔 소리지.

민유리가 보낸 문자에 눈살을 찌푸렸다.

대체 얼마나 급한 일이기에 문자를 저렇게 보내나 싶었다.


-차단함

-아잇 진짜


민유리는 그제서야 제대로 된 문자를 보냈다.

근데 어떤 링크를 같이 보냈다.


-해킹이냐?

-그런 거 아니라고. 빨리 눌러 봐!


원래 남이 보낸 링크는 안 눌러 보는 사람이긴 하지만, 이유나에게 유독 잘해 주고 열혈 팬클럽 회원이니 이번만 봐주겠다.


“이건······.”


민유리가 보낸 건 본인이 직접 SNS에 올린 영상이었다.

보통 SNS는 15초에서 1분 정도 길이의 영상만 올리지 않나?


민유리는 무려 3분 30초짜리 영상을 통으로 올려 두었다.

이러니까 사람들이 안 보······ 는 게 아니라 왜 조회수가 300만이 넘는 거야?


그것도 영상을 올린지 고작 이틀 만에 조회수 300만 돌파.

거기다 영상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유나였다.


저번에 보컬 트레이닝을 하면서 부른 걸 고스란히 찍어 올린 것이었다.

나는 당연히 예전 누군가가 올린 영상들처럼 파묻힐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떡상을 한 거지?

-임하윤이 영상에 좋아요도 누르고 자기 계정으로 공유까지 한 거 있지? 그것 때문에 엄청나게 떴나 봐.


요즘 활동을 거의 안 한다지만, 탄탄한 팬층을 가지고 있는 임하윤.

그가 우연찮게 이 영상을 보게 되었고, 이유나의 노래 실력에 감탄하며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공유를 한 것이었다.


-300만이면······ 많은 거지?

-야 장난해? ㅈㄴ많은 거지! 그것도 이틀 만에 300만이잖아!


내가 이쪽 방면을 잘 알지 못해서 그렇다.

어릴 때부터 공부만 하느라 SNS는 쳐다도 안 봤으니까.

하지만 그런 나라도 이틀 만에 300만은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설마 원곡자가 이 영상을 볼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


임하윤이 어디 삼류 가수도 아니고.

심심하면 차트 1위를 하는 가수인데, 그런 사람이 SNS에 떠돌아다니는 영상 중에 이유나 것을 우연히 보게 되고, 그것을 자기 계정에 공유까지 하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역시 이유나. 무시무시한 스타성이다.’


예상은 했지만, 벌써부터 이렇게 스타성을 마구 퍼트리다니.


“······?”


이유나는 그런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댓글들도 봐봐. 다 우리 유나 예쁘다는 얘기 밖에 없어. 어휴. 다들 진짜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ㅋㅋㅋ


민유리는 정말 유나를 좋아하는구나.

저리도 좋아하는 것을 보니, 대단한 팬심이다.

나도 궁금해서 댓글들을 쭉 살펴보았다.


-와 여신이다.

-핸드폰 화질을 뚫고 나오는구나. 미친······.

-어? 천일고네? 이 사람 우리 동네에서 엄청 유명해요. 주변 학교 학생들이 매일 천일고 쪽에 몰려오는 게 저 학생 때문임.

-얼굴도 얼굴인데 진짜 목소리 뭐임?


그런데 사람들이 듣기에는 이유나의 목소리가 너무 비정상적으로 들렸던 것일까.


-이거 아무리 봐도 보정해 준 거 같은데?

-후처리 아니냐? 말이 안 되는데?

-제발 보정이라고 해. 저 얼굴에 저 목소리라니.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저 천일고 학생인데요. 저 목소리 보정 아니고 찐입니다. 저도 저 자리에 있었어요.

ㄴㅋㅋㅋ그럼 난 하버드생임

ㄴ222

ㄴ333


이유나의 얼굴도 비정상적인데, 목소리까지 저러니 불신의 댓글들이 상당수 있었다.

얼굴도 그렇고 목소리도 누군가가 보정 처리를 한 것이 아니냐는 글들.


“······.”


평소라면 나는 참 사람들 할 짓 없다, 라고 일갈하며 그냥 무시했을 것이다.

혹은 정신과 의사답게 지금 이 사람들이 질투심 때문에 이런 댓글을 다는 건지, 아니면 정말 순수하게 궁금해서 그러는 건지를 분석하며 리포트 하나를 뚝딱 작성했을지도 모른다.


지금도 그렇다.

난 상담을 하러 오는 연예인들에게 늘 같은 말을 했었다.


댓글에 일일이 신경 쓰지 말라고.

남의 시선에, 남의 평가에 동요하지 말라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계속 AI 보정이다, 뭐다 떠드는 사람들의 말에 신경쓸 필요 없다.


“······.”


정말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자.


‘······천천히 생각해 봐도 좀 화나네?’


저 얼굴이, 저 목소리가 가짜라고?

대체 어딜 봐서?


아니지. 격해지지 말자.

그냥 흘려보내자.

흘려 보내야 하느니라.


‘아니.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잖아.’


연예인들이 댓글에 신경 쓰지 않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오늘 처음 알았다.



* * *



동생이 SNS를 타고 엄청나게 유명해진 영상을 보여 주었다.

이유나 본인이 선생님과 함께 트레이닝을 하는 영상.

그걸 무려 300만 명이나 넘게 봤다고 한다.


처음에는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300만이란 숫자가 너무 거대해서 말이다.

단지, 많은 사람이 자기 얼굴을 보고 또 노래를 들었다는 게 얼굴이 벌겋게 올라와 터질 것만큼 부끄러웠다.


이유나가 생각하기에 그때 음정도 흔들렸고, 고음도 별로였다.

그런데 그걸 그 많은 사람이 들었다고?

조금 더 잘 부를 걸.


“유리가 영상을 정말 잘 찍어줬어. 누나 모습도 예쁘게 잘 나오고, 무엇보다 목소리도 잘 녹음됐잖아. 음질이 떨어지는 건 좀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동생이 저리 말해 주니, 이유나는 이상하게 안심이 되었다.

부끄러운 본인 실력에 콩닥콩닥 뛰던 심장도 안정을 되찾았다.


“아. 그리고 댓글은 신경 쓰지 마. 그냥 흘려 들어. 일일이 반응할 필요도 없어. 알겠지?”


어차피 SNS를 하지 않아서 어떤 댓글이 달렸는지 볼 수도 없었다.

거기다 동생은 자꾸 혼잣말로 뭐라 중얼 거리는 중이었다.


“반응하지 말자. 신경 쓰지 말자. 후. 그래. 괜찮아. 흘려듣는 거야.”


혹시 내가 안 좋은 댓글을 보고 상처를 받을까 봐 저러는 건가?

그럼 동생을 위해서라도 더더욱 보지 말아야겠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이유나는 해당 영상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와 닿지 않았다.


애초에 귀여운 동물 영상 말고는 보는 것이 없기도 하고 직접 찾아보지도 않은 탓이다.

오히려 기억 속에 서서히 잊혀질 정도였다.


“헉. 이유나다.”

“와. 오늘도 진짜 예뻐.”


“아. 그 영상 벌써 500만 넘었더라?”

"500만? 개미쳤네?"

“하. 그때 직관을 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학교에 돌아오니 다들 그 얘기만 하고 있었다.

심지어 반 아이들은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며 격분하는 중이었다.


“뭐? 우리 유나 얼굴이 AI로 편집한 거라고? AI가 아무리 기를 써봐도 유나 미모는 못 따라와! 우리 유나가 그냥 예쁜 거라고!”

“유나 목소리가 보정? 어딜 봐서 이게 보정이야! 이런 구진 음질로 보정을 하는 사람이 어디 있다고!”

“······.”


덕분에 이유나도 영상에 우수수 달린 댓글 내용들을 알게 되었다.







작가의말

항상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연재가 없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탑스타의 남동생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달디달디단 크림빵 후원 목록 +1 24.05.01 17,291 0 -
38 38화 NEW +16 18시간 전 7,291 298 12쪽
37 37화 +16 24.05.19 11,144 380 14쪽
36 36화 +20 24.05.17 13,346 422 13쪽
35 35화 +18 24.05.16 14,160 392 13쪽
34 34화 +25 24.05.15 14,464 419 14쪽
33 33화 +16 24.05.14 15,151 419 12쪽
32 32화 +17 24.05.13 15,893 406 13쪽
31 31화 +21 24.05.12 15,751 446 12쪽
30 30화 +21 24.05.10 16,871 442 12쪽
29 29화 +20 24.05.09 16,415 432 13쪽
28 28화 +23 24.05.08 16,868 392 12쪽
27 27화 +17 24.05.07 17,263 403 14쪽
26 26화 +32 24.05.06 17,537 444 12쪽
25 25화 +15 24.05.05 17,947 394 14쪽
24 24화 +20 24.05.03 18,201 419 13쪽
23 23화 +19 24.05.02 18,232 399 14쪽
22 22화 +15 24.05.01 18,483 429 13쪽
21 21화 +23 24.04.30 18,652 411 15쪽
20 20화 +20 24.04.29 19,024 424 13쪽
19 19화 +11 24.04.29 19,279 377 12쪽
18 18화 +21 24.04.26 19,604 401 12쪽
17 17화 +15 24.04.25 19,682 382 13쪽
16 16화 +13 24.04.24 19,811 401 15쪽
15 15화 +21 24.04.23 19,810 416 13쪽
14 14화 +18 24.04.22 19,976 385 13쪽
13 13화 +16 24.04.21 20,373 393 14쪽
» 12화 +11 24.04.19 20,703 406 12쪽
11 11화 +12 24.04.18 20,975 430 12쪽
10 10화 +18 24.04.17 21,630 424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