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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놈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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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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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0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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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0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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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화

DUMMY

1화


[저기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새처럼, 우리의 미래도 아름다울 거야.]


늘 환자들의 차트와 영어 논문만 가득했던 컴퓨터 화면이 오늘은 싱그러운 음악 방송으로 꽉 차 있었다.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나는 조용히 화면에 나오는 가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청순한 음색, 밝은 미래를 그리는 노래 가사.

보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미모와 노래로 오늘도 무대를 장식하고 있는 이유나.


현재 잘 나가고 있는 가수 중 하나다.


“뭘 하고 있나 했더니. 또 그 가수 무대 보고 있냐?”


아침에 모닝 커피를 마시며 일을 시작하기 전 휴식을 즐기고 있는 것이 나의 루틴이었다. 하지만 늘 평화로운 일상을 방해하는 불순한 자들이 있는 법.


내 동료 의사인 김시을이었다.


“이유나 맞지? 평소에 가요 한번 안 듣는 놈이 이상하게 이유나 거는 뮤직비디오까지 꼬박 챙겨서 본단 말이지.”


그러자 오늘 환자 명단과 차트를 주기 위해 같이 들어온 간호사가 말을 거들었다.


“이유나가 우리 강 선생님 최애잖아요.”

“흐흐. 너 같은 놈이 가수를 다 좋아하고. 다행이다. 난 네가 여자한테 아예 관심이 없는 줄 알았거든. 혹시 그쪽이면 어떡하지? 라고 가끔 걱정할 때도 있다니깐?”


난 짜게 식은 눈으로 김시을을 노려보았다.


“나 여자한테 관심 많아. 알게 모르게 만나서 네가 몰랐던 거지. 그리고 내가 그쪽이라도 넌 거들떠보지도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라.”

“그래. 아주 잘 생겨서 좋으시겠어요. 그러니까 의사 극혐하는 간호사들이 넌 다 좋아하지.”

“호호. 맞아요.”


눈웃음을 보이며 나가는 간호사를 김시을이 어이없게 쳐다보았다.


“저봐 저봐. 저런다니깐?”

“과연 이게 얼굴 때문일까? 네 평소 행실을 돌이켜 보면 돼. 결국 인간 관계라는 것도 공식이라는 것이 있으니까.”

“웃기지 마. 얼굴이 첫인상의 90%를 결정하고, 그 이후의 관계에서도 유리한 이점을 가져가게 되어 있어. 정신과 의사인 새끼가 모른 척하기는.”


틀린 말은 아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얼굴이 잘생기고 예쁜 사람을 좋아한다.

이미 이건 수많은 연구 결과도 있어서 반박할 수도 없었다.

아니. 굳이 연구를 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근데 넌 이유나 무대를 볼 때마다 꼭 환자 보듯이 보더라. 노래를 듣는 사람처럼 보이지가 않아.”


대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그런지, 이놈은 나를 너무 잘 안다.


“맞아. 솔직히 좀 흥미롭거든.”


가수 이유나.

나이 27.

형제 자매 없음.


특징으로는 친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임.

20살에 솔로 가수로 데뷔해 주목을 받더니 23살부터 인기가 절정에 올라 지금에 이르게 됨.


유명한 예술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학창 시절 때부터 저 인형 같은 외모로 학교 내에 팬클럽이 있을만큼 인기가 엄청 났음.


너무 얼굴이 예뻐서인지, 같은 연예인들조차 가까이 가기를 꺼려한다고 함.

소문에는 성격이 무척 차갑고 주변에 친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함.


“거기다 보통 가수는 노래를 부를 때 감정을 넣거든. 실력 있는 가수일수록 더욱 감정을 노래 안에 녹아들게 만들지. 근데 이유나는 달라. 지금 이렇게 행복한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도 뭐랄까······ 어둠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

“왜 그렇게 쳐다 봐?”

“아니. 이유나 학창 시절까지 조사했었냐?”

“그냥 인터넷에 있는 글을 본 거야.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실제로 인터뷰를 아예 안 하고 예능에도 절대 나오지 않아. 사람들은 신비주의 컨셉이라고 하는데, 내가 볼 땐 이건 컨셉 같은 게 아니야.”


이유나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깊은 어둠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 오묘한 음색과 저 억지로 짓고 있는 듯한 표정.


내가 정신과 의사라서 그런가, 보면 볼수록 흥미롭다.

대체 무슨 사정이 있는 건지, 어떻게 저런 밝은 노래를 부르면서 어두운 느낌을 낼 수가 있는 것인지-.

나는 그게 궁금했을 뿐이다.


“그러니까 넌 결국 팬심이 아니라 환자로 보고 있는 거네? 그게 무슨 최애야.”

“왜? 노래도 자주 듣고 이렇게 음악 무대 나올 때마다 편집본도 챙겨 보고. 이 정도면 나름 팬심아닌가?”

“아니야, 병신아. 그냥 환자 분석을 하고 있는 거지.”


난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말은 이렇게 했어도 난 이유나의 노래를 좋아한다.

그녀가 나오는 가요 무대도 좋아한다.

어쩌면 가수 중에 유일하게 내가 좋아하는 가수일 것이다.


“넌 앞으로 날 형님이라 불러라.”

“뭐라는 거야. 미친놈이.”

“후후. 이걸 보고도 그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김시을은 내게 배정된 환자 명단을 보여 주었다.


“이번에 우리 병원에 상담 신청한 신청자들 목록이야.”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신 병원이기에 예약 잡기도 힘들고, 보통 유명인들이 거금을 쥐여 주면서 빠른 예약을 잡는다.

특히 직업 특성상 연예인들이 많았는데, 목록에는 익숙한 이름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그 중간에 박혀 있는 이름을 보고 내 시선이 멈췄다.


“잠깐만. 이건······.”

“원래 나한테 넘어오는 명단이었는데, 이 형님이 너한테 특.별.히 넘겨주는 거야.”


나는 의기양양하게 팔짱을 끼고 있는 김시을을 올려다 보았다.

······하마터면 형님이란 소리가 입 밖으로 나갈 뻔했다.



* *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수호라고 합니다.”

“하하. 의사 선생님이신데 엄청 잘생기셨네. 저는 SD 엔터의 대표, 황문혁이라고 합니다.”


나는 황문혁 대표가 건네는 명함을 받았다.


“선생님 혹시 미디어에 관심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한번 주십시오. 어디 프로그램에 나가도 주목을 확 받으실 거 같네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대표님께서는 왜 여기 계시죠?”

“······네?”

“전 오늘 황 대표님이 아닌, 이유나 씨를 상담하기 위해 왔습니다만.”

“아. 그게 말입니다. 저희 유나가 무척 말이 없는 아이라, 선생님께서 오해하실까 봐 제가 옆에서 보조를······.”

“이유나 씨의 상태는 전문의인 제가 판단을 하겠습니다. 정말로 대표님의 도움이 필요하면 그때 다시 불러 드리죠.”


나의 차갑고 딱딱한 말투에 황 대표는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유나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잘 대답하고. 평소 했던 것처럼 하면 절대 안 돼. 알겠지?”


이유나는 답 없이 고개만 살짝 까닥였다.

황 대표는 짧게 한숨을 내쉬며 밖으로 나갔다.


“······.”


상담실 안에 흐르는 정적.

나는 이유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솔직히 믿기지가 않는다.

그저 미디어를 통해서만 봤던 이유나를 실물로 보는 것에 모자라 이렇게 상담까지 하게 되다니.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역시 실물이 굉장했다.

저게 사람 얼굴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유나 씨.”

“······네.”


내 부름에 이유나는 아주 잠깐 나를 쳐다보다 다시 허공에 시선을 돌렸다.

안절부절 못 하는 게 대충 각이 나왔다.


“요즘 잠은 잘 주무시나요?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다든가 하는 건 없고요?”

“그······.”


이유나는 말을 이어나가질 못했다.

강적이군.


‘연예계에서 왜 이상한 소문이 도는지 알겠어.’


싸가지 밥 말아 먹은 년.

그것이 연예계에서 이유나에게 붙여 놓은 꼬리표였다.


매우 고혹적이지만, 차가운 인상과 눈동자.

거기다 사람이 물으면 뭐라 대답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말을 못 한다.


얼굴이 너무 눈부셔서 그런가, 언뜻 보면 그냥 사람을 개무시하는 것처럼 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치 귀족이 천민에게 질문을 받고 언짢아 하는 것마냥 말이다.


‘충분히 일반인들이라면 오해를 할 만도 해.’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냥 이유나가 자존심 세고 성격이 더러워서 사람이 말해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결코 악의를 갖고 저러는 것이 아니다.


“이유나 씨. 진정하세요. 대답하는 데에 불편함이 있다는 건 잘 알겠습니다. 굳이 대답하려고 하지 말고 고개만 움직이셔도 됩니다.”


이유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나.’


소심한 사람이 말을 잘하지 못 하는 것과, 어떠한 장애 때문에 말을 잘 표현할 수 없는 건 명백히 다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이유나는 후자에 달했다.

어쩌면 둘 다 일지도.


단순히 소심한 성격이라고 해서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저렇게 불안 증세를 보이며 손을 잘게 떠는 사람은 없다.


‘의사소통장애.’


나는 수첩에 짧은 병명을 적었다.


지독한 현대 사회에서 의사소통장애를 겪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특히 언어 장애는 유아일 때 발병하여 성인까지 이어진다.


의사소통장애에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는데, 내가 볼 때 이유나는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할 순 있지만, 정작 자신이 그것을 표현함에 있어서는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마음에는 이미 완성형 문장이 있는데, 그걸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을 무척 어려워 하는, 일명 언어 장애였다.


‘저 얼굴에 의사소통장애라니.’


만약 학창 시절부터 연예계에 이르기까지 저랬다면 그녀의 인간 관계는 무척 좁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저렇게 차가운 얼굴로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 사람들은 그녀가 자존심이 높아 누구와도 말을 잘 섞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터.


‘마음고생이 꽤 컸겠어.’


의사소통장애가 이래서 위험하다.

사람들은 상대에게 어떤 병이 있는지 모르기에 그저 오해를 하고 또 오해를 하며 나중에 이르러서는 그냥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정작 당사자는 그 수많은 오해 속에 결국 자신감을 잃고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이유나가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는 거지.’


보통 언어 장애가 있으면 누구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녀는 수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그때만큼은 그녀에게 장애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웠다.

심지어 무대에 서는 데도 말이다.


‘노래는 가능하지만, 일상적인 대화는 어렵다?’


흥미롭다.

이런 사례가 또 있었나.

내 기억으로는 없다.


이래서 내가 정신의학을 좋아하는 것이다.

늘 새로운 유형의 무언가가 튀어나온다.

그렇기에 더욱 이유나라는 사람을 탐구해 보고 싶었다.


“오늘은 고갯짓으로나마 대화를 했네요. 좋아요. 이렇게 천천히, 하나씩 해 봅시다 우리.”


이유나는 조금 놀란 눈빛으로 천천히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두 번째 듣는 그녀의 음성은 그 어떤 사람의 목소리보다 맑았다.

좋은 첫 스텝이었다.



* * *



어둡다.

긴 터널을 지나서가 아니다.

이유나가 바라보는 세상은 그저 어두웠다.

그녀의 눈동자에 보이는 건 모두 색을 잃었고, 회색빛이 사방에 가득하다.


“······.”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어둠이 사라지고 빛이 내리쬐는 순간이 있었다.

바로 노래를 부르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최근 빛이 보이는 순간이 하나 더 생겼다.

그건 아마도 강수호에게 상담을 받는 순간일 것이다.

그때만큼은 잃어버렸던 색이 돌아왔다.


‘오늘은 또 무슨 얘기를 하게 될까?’


심리 상담을 받은지 어느덧 한달째.

처음에는 고갯짓으로만 이어지던 대화가 지금은 수첩을 통해 서로 글을 써서 대화를 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서서히 대화의 문을 열고 있었다.


물론, 대화 수준은 그리 깊지 않았다.

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무슨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또 평소에는 무엇을 하는지 등등.


그냥 신변잡기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유나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예전 어렸을 적에도 정신과를 다닌 적이 있다.

그땐 병원이 무서웠다.

그래서 기피했다.


그러다 뒤늦게나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병원으로 간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무척 좋은 선택이었다.


비록 글과 글로 이어지는 대화지만, 누군가와 이토록 오랫동안 대화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이유나는 강수호를 만나는 시간이 요즘 제일 기다려졌다.

마음 같아서는 일주일에 3번이 아니라, 7일 동안 내내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럼 뭐해.’


아직 제대로 소리 내서 대화를 한 적이 거의 없는데.

사람들은 무척 편하게 대화를 하고 있지만, 이유나에게는 그것이 무척 낯설고 어려웠다.


‘하지만 여기서 조금 더 시간이 지난다면······.’


남들과 다를 바 없이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첫 상대는 아마도 강수호 선생님이 되겠지.


‘어서 가고 싶다.’


어두웠던 풍경이 터널을 빠져나와 밝게 바뀌어 간다.

하지만 그 밝은 빛은 저 앞에서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빠아아앙-!!


거대한 트럭과 함께 말이다.



* * *



인생이란 참 덧 없구나.


[가수 이유나 씨가 오늘 오후 1시, 차량을 타고 이동 중 화물 트럭과 충돌하여 사망했습니다. 현재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가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으며······.]


이번 한 달 동안 나는 조금씩 하나씩 이유나라는 사람에게 있는 마음의 벽을 허물며 의사로써 그녀를 치료하는 데에 전념했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의사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환자였기에,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이유나와 관련된 정보, 그리고 수많은 의학 서적을 읽으며 반드시 그녀를 고치겠노라고 매번 다짐했다.


‘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이런 결말이구나.’


이 정도로 허무하고 공허한 기분을 느끼는 내가 낯설었다.


“괜찮냐? 장례식장은 안 가봐도 되겠어?”


김시을은 날 걱정 어린 눈동자로 바라보았다.

그 어떤 환자보다도 내가 이유나에게 신경을 썼다는 것을 알기에 저러는 것이다.

나는 애써 괜찮은 척 대답했다.


“응. 괜찮아. 그리고 할 게 많아서 장례식장 갈 시간도 안 돼.”


사실 괜찮지 않다.

그저 장례식장으로 갈 힘이 없었다.


“너······ 아니다. 알겠어. 고생해라.”


탁-.


문이 닫히자마자 몸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잠깐 화면을 내려놓았던 뉴스를 보며 그 안에 나오는 이유나의 영정 사진을 보게 되었다.

그녀의 영정 사진도 늘상 그랬던 것처럼 웃음기 하나 없이 딱딱하고 차가웠다.


“한번쯤 크게 웃는 걸 보고 싶었는데.”


그녀가 대화를 나누며 가끔, 정말 가끔 희미하게 미소를 보일 때가 있었다.

하지만 끝끝내 나는 그녀의 환한 미소도, 밝은 목소리도 꺼내지 못했다.


‘의사로써 최악이다.’


오랜 세월 동안 이유나의 마음이 닫히고 또 닫히면서 치료까지는 꽤나 긴 여정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압박감이 내 마음을 짓눌렀다.


“······.”


어느새 유통기한이 지나 싸늘하게 굳어 가고 있는 크림빵 두 개.

편의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것이었지만, 그녀는 이것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다.

그래서 편의점을 들렸다가 괜히 생각이 나서 샀었다.


이제까지 환자와 음식을 같이 먹은 적은 없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상담을 진행하면서 함께 나눠 먹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쳇.”


나는 눈을 감았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나한테 다시 기회가 온다면 그땐 난 이유나를 고칠 수 있을까?

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이미 다 끝났는데 그런 생각을 해서 뭐하냐.”


이미 끝난 일이다.

더는 마음쓰지 말자.

다음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완전히 잊어버리자.


“······.”


그리 중얼거리며 나는 눈을 감았다.

그렇게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이대로 잠들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으로 다시 눈을 떴을 때였다.


“······응?”


그러자 낯선 천장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심지어 나는 침대에 누워 있는 채였다.


“뭐, 뭐야.”


똑똑-.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대체 여긴 어디야?


“유성아. 아직 자니? 아침 먹어야지?”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나는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

분명 난 방금 전까지 병원이었는데, 대체 왜 남의 방 침대에서 일어나는 거지?

그리고 유성?

그건 또 누구······.


“······.”


허둥지둥 거리던 나는 방 안에 있던 거울을 보고 그 자리에서 멈췄다.


“이게······ 나라고?”


거울 속에는 전혀 다른 내가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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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15 24.05.14 12,275 378 12쪽
32 32화 +16 24.05.13 13,262 366 13쪽
31 31화 +20 24.05.12 13,323 407 12쪽
30 30화 +20 24.05.10 14,535 409 12쪽
29 29화 +19 24.05.09 14,187 399 13쪽
28 28화 +23 24.05.08 14,659 364 12쪽
27 27화 +15 24.05.07 15,051 370 14쪽
26 26화 +30 24.05.06 15,328 410 12쪽
25 25화 +14 24.05.05 15,686 36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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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18 24.05.02 16,021 370 14쪽
22 22화 +14 24.05.01 16,272 400 13쪽
21 21화 +21 24.04.30 16,423 383 15쪽
20 20화 +18 24.04.29 16,767 392 13쪽
19 19화 +10 24.04.29 17,024 345 12쪽
18 18화 +15 24.04.26 17,340 362 12쪽
17 17화 +12 24.04.25 17,384 349 13쪽
16 16화 +11 24.04.24 17,528 366 15쪽
15 15화 +18 24.04.23 17,534 370 13쪽
14 14화 +16 24.04.22 17,685 350 13쪽
13 13화 +14 24.04.21 18,000 357 14쪽
12 12화 +9 24.04.19 18,313 367 12쪽
11 11화 +10 24.04.18 18,544 391 12쪽
10 10화 +16 24.04.17 19,078 389 15쪽
9 9화 +14 24.04.16 19,062 407 13쪽
8 8화 +14 24.04.15 19,553 43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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