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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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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9.1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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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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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25. 가장 밑바닥에서 일어선 자들

DUMMY

-쿠구구구구구.....

탑이

레베른이 새롭게 세운 세계의 중심축이 무너져 내린다.

누군가가 힘으로 부숴버린 것이 아닌,

규칙적으로 무너져 내린다.

이미 온몸의 마나가 역류해 검게 물들어버린 춘향의 시체를 끌어안은 아디나도 중심축을 바라본다.

핵이 없는 중심축이 가동될 리는 없으니..

가동된 중심축이 저렇게 무너져 내릴 일은 없으니..

아마 카린이 재설계에 성공한 것이리라.

“ ..저쪽 술래잡기는 우리가 이긴 모양인데..? “

아디나가 어떻게든 웃어 보이며 한 방 먹였다는 듯이 크릭에게 말을 걸었지만, 크릭은 이미 아디나는 자신의 손아귀에 있다고 확정 지은 것인지 자신이 만들어낸 중심축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디나는 그 틈을 타 어떻게든 [단 하나의 잔(Ace of Cups)]을 이용해 춘향을 살려보려 하지만..

여전히 숨을 쉬지 않는다.

“ ... 다프트. 넬크. 피아슈페르. 먼저 가라. “

크릭에게 불린 다프트도. 넬크도. 피아슈페르도.

전부 중심축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 크릭. 괜찮겠어? “

“ ...그래. 어차피 검은 마나는 죽었다. 날 위협할 존재는 레크라시아에 남아있지 않아. “

-그럼 부탁하지. 얼른 파피나에게 가봐야겠어..

피아슈페르는 잘려나간 팔이 조금 쓰라린지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탑에 남아있을 다른 가족들을 걱정하며 무너져 내리는 탑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 친구들을 보내도 정말 괜찮겠어? 순식간에 4대1에서 1대1이 됐는데? “

“ 크큭.. 그 시체가 살아 움직이지 않는 한 이 손이 너에게 닿는 순간 내가 이기는 것이 아닌가? “

아디나는 억지로 춘향을 꽉 움켜쥐고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위를 살펴본다.

“ 너희의 중심축이 무너지는 순간부터 우리의 승리라고 봐야지. 단지 너는 얼마나 크게 패배하느냐를 고를 뿐이야. “

“ 하지만 네 녀석이 가진 78장의 아르카나는 내 손으로 들어오게 되겠지. “

아디나는 무너져 내리는 중심축을 바라보며 크릭 몰래 손을 움직여본다.

아까까지만 해도 음파로 인해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내면의 마나가 흔들렸었는데 이제는 조금 움직일 수 있을 만한 느낌이 들었다.

제대로 신경 쓰고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

방심했다.

그렇게 방심해서 크릭을 상대할 네이렌의 유일한 무기인 춘향을 잃었다.

“ 뭐... 물론 이대로 가면 그렇겠지... 우리의 목표는 중심축의 재설계까지가 아니라 탈출까지니까. “

크릭이 한발 다가간다.

그러자 아디나가 억지로 춘향을 끌어당기며 뒤로 물러서기 위해 노력한다.

“ ...한 가지 물어보지. “

“ 아르카나 사용법이라면 안 알려줄 건데? “

물론 아르카나를 쥐는 순간 온갖 지식들이 머릿속에 강제로 주입되어 알게 되겠지만 상대가 그걸 알 리가 없다.

하지만 크릭은 같잖다는 듯이 비웃었다.

“ 흥. 너는 유일하게 최초의 신의 밑에서 일하는 녀석이지. “

뜬금없는 이야기에 아디나가 눈살을 찌푸린다.

“ 그게 뭐 어쨌다는 거지? “

“ 네 녀석은.. 그 최초의 신을 ‘ 정의 ‘ 라고 믿고 따르는 건가? “

안 그래도 뜬금없는 이야기에 더욱더 이해 안 되는 말이 크릭의 입에서 튀어나온다.

“ ..그 아저씨가 정의일 리가 없잖아. 여자 이름도 하나 똑바로 기억 못 하는 멍청이지. “

“ 그럼.. 넌 어째서 최초의 신을 따르고 있는 것이지? 고작 신이라는 것 때문인가? “

솔직히 말하자면.. 따른다기보다 은하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까 봐 걱정되어 대신 일을 처리해주고 있다는 표현이 더 올바른 표현이라고 생각하기는 한다.

물론.. 한심하고, 쓸모없어 보이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저씨지만..

최초의 신은 말 그대로 신이다.

그의 미래는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 뭐.. 그럴만한 사정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 아니겠어? “

“ ..멍청한 신에 멍청한 대리인이군. “

크릭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무너져 내려가는 중심축을 바라본다.

“ 이 은하에.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수의 인간이 죽고 있는지 알고 있는가? “

잘 알고 있다.

아디나가 매번 하는 일이니까.

“ 아마 네 녀석이라면 잘 알고 있겠지. 그렇다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 적은 있는가? “

“ ..그게 뭔 소리야. “

“ 언제나 나약한 쪽은 공격받는다. 그것이 개인이 되었든, 집단이 되었든, 행성이 되었든 말이지. 그렇게 나약한 쪽이 공격받고, 일부는 너에게서 구원받는다.

그런데 그거 아는가? 그렇게 다른 행성에게서 구해진 나약한 행성에서도 자기들끼리 서열이 정해져 있으며, 그 서열 내에서도 더 약한 자들은 결국 밑바닥에 처박히게 되지. “


행성 간의 전쟁부터 시작해 사소한 말다툼까지.

어느 행성이나 마찬가지로 싸움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당연한 말이다.

“ 그것이 전혀 모르는 사람이 될 때도 있고.. 본인의 가족이 될 때도 있지. “

저절로 눈이 찌푸려지는 말이다.

“ 그래서 뭐 어쩌라는.. “

“ 그렇게 싸움의 끝에. 패배하고 패배하고 또 패배하고. 끝없이 패배해서 더이상 이길 수도 없는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가? “

행성 간에 전쟁을, 약탈을, 점령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아디나는 바쁜 몸이기에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신의 대리인이라는 자가 그런 사소한 인간의 삶 따위 알고 있을 리가 없다.



크릭은..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친다.

“ 우리 같은 레베른이 된다. “

“ ..뭐? “

“ 네 녀석이 하지 못하는 일. 은하계에서. 행성에서. 한 나라에서. 한 도시에서. 한 가정에서.

끝없이 패배하고 포기하고 죽어가던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 레베른이 해왔던 일이며 그들을 일으켜 세우고. 그들을 쓰레기 취급한 진짜 쓰레기들을 청소하는 것이 우리 레베른이 지금까지 해온 일이다. “

크릭은 생각한다.

먼 과거 자신이 그랬듯.

밑바닥의 밑바닥에 있던 자신만이 알 수 있는 이 감정으로 같은 바닥에 있는 사람에게 손을 내민다.

그 손을 붙잡고 일어나봤자 바닥인 것은 똑같지만

그런 더러워진 손을 잡아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것만으로도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과거 크릭 레베른에게는 아무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이 손을 내미는 사람이 되었다.

“ 그거 아는가? 무한히 패배하던 자들은 단지 나약해서 패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물론 나약한 자들도 존재하지만,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특이하다는 이유로, 다르다는 이유로, 사소한 실수로도 모든 곳에서 버림받을 수 있다는 것을. “

“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

크릭은 다시 아디나를 바라보고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간다.


“ 아디나. 나는 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네 녀석이. 최초의 신이 하지 못한 일을. 최초의 신이 방관한 일을 내가 해낼 것이다.

이 은하의 그 어떤 사람도. 단 한 사람도 버리지 않고 소중히 할 것이다.

모든 인간은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

살아갈 권리가 있다.

무시당해야 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옳은 말이지만..

이상향일 뿐

불가능한 일이다.

사람은 언제나 더 나은 삶을 원한다.

그렇게 발전해나가고, 진화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마찰이 없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런 마찰도, 다툼도 없이 아무런 문제도 없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두가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발전도, 욕심도 내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삶인가?

진열장에 전시된 인형일 뿐이지.

“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겠지. 왜? 너희는 이미 포기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미 이렇게 평화로운 세상을, 모두가 만족하는 세상을, 모두가 발전을 꿈꾸며, 모두가 욕심을 내면서도 모두가 다투지 않는 ‘ 레베른 ‘ 이라는 세상을 만들었는데도. 너희는 그것을 끝까지 부정하며 우리를 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

크릭의 말을 듣고 있자니 피아슈페르의 음파에 의해 떨리던 아디나의 손이 조금 더 떨리기 시작했다.

레베른..

길드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 아니 어쩌면 사람에 따라 그 이상의 존재로 취급될 수도 있다.

레베른을 건드리는 자들은 용서하지 않는다.

레베른을 건드리는 행성은 레베른 전체가 멸망시켜버린다.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가족을 아끼고,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가족을 지킨다.

그것은..

단순한 악행이 아닌 이런 속뜻이 담겨있던 것인가.

“ 아디나. 아르카나를 넘겨라. 그리고 네 녀석이 직접 두 눈으로 레베른의 은하를 경험해라. 그때도 내가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그 아르카나를 네 녀석에게 돌려주마. 그리고 네 녀석이 신이 되어라. “

...

“ 만약 내가 정답이라면. 그래도 아르카나를 돌려주겠다. 나를 도와 단 한 명도 소외당하지 않는, 아름다운 은하를 만들어나가자. “



...

어쩌면..

크릭은 최초의 신보다도 더욱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크릭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새하얀 아디나다.

크릭이 말한... 조금 특이한 사람이다.

아디나는..

춘향을 내려놓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억지로 일으킨다.

“ [X.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 운명의 발자취] “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크릭에게 내민다.

“ 이건 뭐지? “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르카나야. ‘ 운명 ‘ .. 멋진 단어지? “

크릭의 앞에 멈춰선 동그란 거울 같은 판에서 지금보다는 조금 앳돼 보이는 아디나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두건을 두르고, 언제나 장갑을 끼고, 머리카락을 가리고, 항상 고개를 숙이고 다닌다.

그래도 사람들은 아디나의 주위를 슬금슬금 피해서 다닌다.

그러다.. 한사람과 부딪치자 아디나는 무한한 사과를 하며 황급하게 골목으로 도망쳐버린다.

“ 아르카나라는 존재도 없었지. 아니. 마나라는 존재도 없었어. 그런 곳에서도 네가 말한 밑바닥은 존재하지. 그게 바로 나야. “

이유는 간단하다.

정말 크릭이 말한 대로 너무나도 사소한 이유다.

온통 하얗다는 것.

무언가를 했다는 것도 아닌 오직 하얗다는 것.

남들과 다르다는 것.

그것 하나 때문이다.

“ 그리고.. 그런 나에게 손을 내밀어준 건.. ‘ 운명 ‘ 이었지. “

한참 울고 난 뒤였는지 훌쩍이는 아디나가 옥상에 내던져지고. 아르카나라는 신비한 힘을 경험하고.

‘ 운명 ‘ 을 받아들인다.

“ 뭐어.. 물론.. 미친 변태 스토커에 쓰레기에 별별 욕을 다해댔지만.. 어쨌거나 그 사람은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줬었어. 마치... 음.. 그래. 너처럼. “

순간 크릭의 눈살이 찌푸려진다.

아디나의 과거를 통해 자신이 하던 일을 이미 경험해본 아디나라면 최초의 신이 만들어낸 지금의 은하는 잘못되었다는 것쯤은 당연히 알았어야 했다.

그러나 아디나는 지금도 최초의 신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도 불쾌했다.

“ 그런데 말이야... 나는 그렇게 구원받고 나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

아디나는 한발.

크릭에게 다가간다.

“ 잘못된 것은 이 세상이 아니라고. 내가. 내가 차별받고 내가 무시당하고 내가 괴롭힘당하고. 내가 패배해도. 결국, 마지막에 마지막은 내가 잘못한 거라고. “

“ 웃기지도 않는 소릴 지껄이는군. “

“ 웃기지도 않는 소리? 너야말로. 네가 손을 내밀어줘서 버림받은 사람들이 레베른으로 다시 태어나 일어난 것도 인정할게. 그리고 그 레베른은 지금 훌륭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도 인정해. 그래. 레베른은. 그때 버림받은 사람들은 단 한 명도 버려질 필요가 없는 소중한 사람들이야. 그래. 너의 말대로 세상은 잘못됐어. 무시당해야 하는 사람들은 아무도 없어. “

크릭은 아디나의 말이 앞뒤가 맞지 않고,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버림받은 사람들이 자기들이 잘못했다고 말하면서도 레베른은 칭찬한다.

“ 그 버림받았던 사람들. 네가 봤을 땐 어때? 정말 훌륭하지 않아? 난 지금 피아슈페르라는 사람의 음파 공격만 봐도 아직도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엄청난 인재라고 생각되는데. “

당연하다.

그 강력한 힘이 두려워 행성에서도 버림받은 피아슈페르에게 크릭이 손을 내밀었으며,

피아슈페르를 쫓아낸 쓰레기들을 부숴버렸었다.


“ 그렇기에 그들이 잘못이라는 거야

어째서 그런 힘이 있으면서,

일어날 힘이 있으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으면서,

세상을 부정하고 스스로 죽지도 않아놓고서,

손을 잡을 용기가 있었으면서...

어째서 누군가가 내밀어 줄 때까지 기다렸던 거야?

왜 꼭 그제서야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일어나려고만 하는 거야?

그렇게 일어나놓고... 왜 자기만의 삶을 살아가지 않는 거야? “


“ 그건 당연히 나약하기 때문에.. “

아디나가 한순간 손을 휘젓는다.

그러자 크릭의 앞에 있던 거울의 화면이 바뀐다.

비교적 최근인지.. 아니...

..

최근이다.

아까 전까지 우중충한 분위기를 내뿜으며 피부를 완전히 가리고 다니던 아디나와는 전혀 다른.

자신의 하얀 피부를, 하얀 머리카락을 마음껏 뽐내며 활짝 웃으며 거리를 돌아다니는 아디나다.

오직 똑같은 건 주변 사람들의 시선뿐이다.

여전히 똑같이 이상하게 여기고 피해 다니지만, 아디나 만큼은 전혀 다르게 행동한다.

“ 지금 과거로 돌아가서 ‘ 운명 ‘ 이 손을 내민다고 해도 나는 과거의 내가 선택한 방법이 아닌, 네가 보고 있는 그 아디나처럼 행동하는 게 패배한 자들이 해야 할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

크릭이 본 거울 속 아디나가 누군가와 시비가 붙는다.

하얀 얼굴과 하얀 머리카락을 보고 못 볼 걸 봤다는 듯이 짜증을 내는 남자가 있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움츠러들고 사과를 하며 도망갔겠지만.. 지금의 거울 속 아디나는 다르다.

지금 다리가 후들거리면서도 억지로 일어나있는 아디나처럼 주먹 쥔 한 손을 치켜들고

가운뎃손가락을 꼿꼿이 세운다.

그리고 거울 속 아디나와 지금 눈앞에 있는 아디나가 똑같이 말한다.

“ 엿이나 먹어라 개성도 없는 쓰레기야. 평생을 그렇게 평범하게 살다 평범하게 뒈지기나 해. 난 니들 같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특별한 존재거든. "

-엿이나 먹어라 개성도 없는 쓰레기야. 평생을 그렇게 평범하게 살다 평범하게 뒈지기나 해. 난 니들 같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특별한 존재거든.


특별한 존재.

그 말이 맞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아디나가 엿을 날린 그 사람도 특별한 존재다.

주위에

행성에

은하에

특별하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 너는 그런 특별한 사람 중에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훌륭히 도왔다. 정말.. 나도. 최초의 신도 하지 못한 일이야. 정말 훌륭해... 그런데. “

아디나가 손을 내리자 크릭의 눈앞에서 만들어졌던 아디나의 발자취도 사라진다.

“ 거기까지 했어야지. 손을 내밀기만 했어야지. 그 손을 잡고 끌어올리고 업어서 데려가진 말았어야지. 그 때문에 특별한 사람들이 너의 등에만 의존하고, 개성을 잃어버리고, 자기 자신을 맡겨버리고, 걷는 법을 잊어버리잖아. “




안타깝게도..

정말 너무나도 안타깝게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각자의 경험이

각자의 삶이 말해준다.

상대가 하는 말은 잘못된 말이라고.

지금까지 걸어온 자신의 길이 옳은 길이라고.

만약.. 잘못된 길이라고 해도.. 그것은 ‘ 잘못 ‘ 이 아닌 ‘ 다른 ‘ 길이라고.


“ ..악연 또한 인연인 것을. 대화라도 해보려고 했더니 말이 통하지 않는 여자군. “

크릭이 자세를 잡는다.

더이상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상대로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

이제 한 번에 달려나가 자신의 영역 안에 아르카나를 집어넣기만 하면 끝이다.

그렇게 아디나를 죽이고,

아르카나를 빼앗고,

최초의 신을 죽이고,

세계의 중심축을 다시 세워

크릭이 원하는

단 한 명도 무시당하지 않는 평화로운 은하를 만들어내면 된다.


그러나 아디나는 웃는다.

“ 미안. 넌 나에게 시간을 너무 많이 줬어. “

아디나와 크릭의 사이로

새하얀 꽃 한 송이가 떨어진다.


작가의말

흠...

그냥 있는대로 다 때려 부수던 녀석들이 아니었어?

몰랐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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