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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만렙 둔재는 영웅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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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5.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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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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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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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5화

DUMMY

“고대 유적?”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아서였다.


그만큼 사르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아서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벌써 발견되었다고?’


전생에선 반년이 넘은 시점에서 발견되었다.


그것도 사르칸이 아니고 다른 용병단이었다.


‘미래가 달라졌다.’


머리가 재빠르게 굴러갔다.


머릿속에서 추측들이 빛살처럼 스쳐 지나갔다.


“타시? 타시!”


하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부름에 아서는 잠시 생각을 접어 두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


‘한가하게 생각하고 있을 틈이 아니군.’


“위치를 아는 건 너뿐인가?”

“지금으로서는 그렇습니다.”

“규모는?”

“꽤 큽니다. 자세한 건 들어가 봐야 알 거 같습니다.”

“미치겠군. 하필이면 이 시기에 유적이라니.”


조르쥬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거리가 어느 정도 되지?”

“걸어서 대략 여섯 시간 거리 정도입니다.”

“문제는 유적의 규모인가.”

“그렇습니다.”


유적에 따라 일정 규모의 조사대를 꾸리는 게 보통이었다.


‘전생에선 오백 명의 조사대를 꾸렸지.’


각 세력에서 찾아온 조사대는 일주일이 넘는 조사 끝에 산더미처럼 쌓인 보물을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우리 셋만으로는 힘들다는 건데.’


“유적의 규모는 그렇다 쳐도, 만약 보물이 있다면 어떻게 사람들 몰래 옮길 건지도 관건입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지.”


유적지 내에 잠들어 있는 보물은 결코 적지 않다.


많은 수의 사람들을 동원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되건 유출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동원할 사람들이었다.


사람이라는 건 눈앞에 놓인 재물에 약한 법이다.


태도를 뒤집으면서 강도로 돌변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뒤통수를 치지 않을 사람들을 구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저번처럼 경비대원 몇 명을 차출하는 건 오히려 리스크가 컸다.


“저희의 힘만으로 보물들을 갖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설령 저와 같은 이들이 몇 명 더 있다고 해도, 그들이 언제 배신할지 알 수 없습니다.”

“전부 챙길 필요는 없겠지.”

“그러면······?”

“소수라도 괜찮으니 믿을 수 있는 자로 몇 사람만 차출해서 구해와라. 나랑 도미닉이 그들과 함께 비고로 들어가서 최대한 값진 것만 챙겨 오면 되겠지. 그것들만 나눠도 충분할 거다.”

“과연.”


원래는 아서 혼자 독식하려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웠다.


괜히 이곳에서 한 달을 넘게 버틴 것이 아니다.


그런데 사정이 생각보다 안 좋았다.


설마 이렇게까지 변수가 틀어질 줄은 몰랐다.


유적지를 발견하기까지 어림짐작해도 삼 개월 이상은 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으나, 잘못됐다.


그래서 사르칸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계획을 수정했다.


양을 최대한 버리고, 값진 걸 노리자고.


어차피 아서가 노리는 건 마력의 샘물 단 하나였다.


그리고 사르칸에게도 나을 것이다.


한 달 동안 옆에서 사르칸을 지켜보면서 내린 결론은, 그는 그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일단 이 사실은 우리 셋만 알고 있고, 삼 일 뒤에 있을 마수 소탕에서 네가 인원들을 차출하여 함께 유적지로 가도록 하지.”

“알았다.”

“그럼, 전 뭘 하면 되겠습니까?”

“당분간 입 다물고 있어. 그리고 웬만해서 그쪽으로 가려고 하지 마.”

“알겠습니다.”


그리곤 방금 전 모습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미소 지었다.


“일확천금을 노릴 기회를 놓치는 것만큼 배 아픈 짓거리는 없겠지. 모두 입조심하자고.”

“알았다.”

“알겠습니다.”


***


일주일 후.


조르쥬는 열 명의 인원을 차출하여 그들을 확인했다.


일곱 명은 경비대원들이었고, 나머지 세 명은 아서와 같은 은패 용병이었다.


“실력은 그렇게까지 높지 않아야 한다. 중요한 건 신뢰다. 유적에 대한 건 후에 어차피 알려질 테니 상관없지만, 재물을 들고 도망치지 않아야 할 사람들로 전부 구성해야 한다.”

“그거라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조르쥬가 걱정 말라는 듯이 말했다.


“이 녀석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뿐이다. 내부 기록을 살펴보니 그렇게 나오더군.”

“특징은?”

“이런 오지에 오면서까지 생활이 궁핍한 녀석들로만 구성했다. 또한, 인성도 사전에 조사해 두었다.”


아서는 조르쥬의 말에 씩 웃었다.


얼핏 협박 같아 보여도, 그녀는 자신의 권력을 적절히 사용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에겐 마수를 소탕할 예정이라고 미리 일러두었다.”

“잘했다. 그리고···.”

“아니, 나는 여기에 있겠다. 누군가는 이곳을 지켜야지.”


조르쥬는 고개를 저었다.


“후회하지 않겠나?”

“···솔직히 후회는 되지. 하지만 경비대장으로서 이곳을 지키지 않으면, 분명 도시의 돼지들이 날 의심할 거야.”


조르쥬는 끝끝내 미소를 유지했다.


“그러니까 좋은 보물을 가지고 와. 그래야 이 지긋지긋한 경비대장직이나 내려놓고 은퇴하려고 하니까.”


아서는 씩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두들겼다.


“알았다.”


***


사르칸이 찾은 유적지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형태를 알 수 없는 넝쿨 식물로 잔뜩 가려져 있었다.


평범한 이였으면, 자칫 못 보고 넘어갈 수도 있었다.


“여긴가?”

“예, 그렇습니다.”


그의 시선 너머로 서로 겹겹이 붙어있는 동상들이 보였다.


사르칸은 손으로 동상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제 개인적인 해석으로는 어떻게든 동상의 눈을 서로 마주 보게끔 움직여야 하는데···.”

“무거워서 움직일 수 없나?”

“예,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사르칸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근력으로는 누구보다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동상을 상대로 통하지 않았다.


“비켜봐.”

“차라리 다 같이···.”


딸깍-!


이때, 동상을 한참 만지던 중 무언가 소리가 났다.

그 직후, 곧바로 굉음이 터지면서 동상의 머리가 움직였다.


“뭐, 뭐야!?”


조사대가 기겁했다.


특히 맨 처음 동상을 움직여 본 장본인 사르칸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허, 마력을 써도 움직이지 못한 걸 어떻게?”


그러자, 지면에서부터 치솟아 올라오는 진동에 주변 일대가 울부짖듯이 흔들렸다.


사르칸과 아서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신기하다는 듯, 주변 상황을 살펴보면서 중얼거렸다.


그렇게 십여 분이 지난 뒤, 일행들 앞에 나타난 것은 지하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었다.


“가지.”


아서는 바닥에 주저앉은 조사대를 일으키면서 말했다.


“이, 이런 곳에 유적이라니···.”

“대체 여기에 뭐가 있습니까?”


아서는 씩 웃으며 대꾸했다.


“보물.”


***


아서는 가져온 횃불로 어둠을 밝혔다.


계단을 타고 내려오자 보이는 건 수백 명은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공동이었다.


“여긴······.”


사르칸이 주변을 둘러보고 무언가를 떠올렸다.


다른 이들은 정작 궁금증이 미칠 지경이라, 사르칸에게 물었다.


“이게 뭔 줄 아십니까?”

“저는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어서···타시,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


사르칸이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암흑시대. 과거 외부신의 권속에 맞서 싸웠던 바위 피부의 고대인이 살았던 지역 같군.”

“···암흑시대라고요?”

“그건 단순히 구전되어 온 설화가 아니었습니까?”


바위 피부의 고대인은 현재에 이르러서도 그 존재 여부가 불투명한 존재였다.


그렇기에 더더욱 그들이 남긴 흔적과 유산에 대해서 말이 많았다.


상아탑의 일부 학자들은 고대인의 유산은 분명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상아탑 내에서도 조사를 시작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소문만 무성했을 뿐, 바위 피부의 고대인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도굴꾼도, 트레져헌터도 전부 나서서 찾아봤지만, 단서 하나 찾지 못했다.


그렇게 바위 피부의 고대인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잊혀졌다.


“그건 들어가 보면 알겠지.”


아서는 앞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그렇게 일행은 공동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통로 앞 지척에 도착했다.


“너희는 뒤에 서서 날 따라와라.”

“알겠습니다.”

“전 이들의 뒤에 서겠습니다.”


사르칸이 창을 까딱이며 뒤로 물러섰다.


“그래, 그럼······가지.”


일행은 통로를 따라, 안쪽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섰다.


그리고 삼십여 분이 채 지났을까.


통로가 조금 넓어지나 싶더니만, 안쪽에서 검은 인형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니었다.


아서는 횃불을 들어 인형의 모습을 천천히 살폈다.


“···골렘.”


그곳엔 십여 개의 골렘들이 양옆 벽에 붙어있었다.


일행은 마른침을 삼키기 바빴다.


“허, 이제 전부 골렘이라니···.”

“어우, 저 팔 두께 좀 봐. 내 허벅지보다 더 두꺼운 거 같은데?”


저마다 골렘의 모습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이들에게 있어서 골렘은 익숙했다.


골렘은 마술사들이 인공적으로 만든 조형물이었다.


오직 마술사들이 만든 마력의 핵으로만 움직이며, 핵을 부수지 않은 한 아무리 박살을 내도 돌덩어리가 도로 뭉쳐서 부활한다.


“사르칸, 후방에서 지원해라.”

“알겠습니다.”


아서는 살짝 경계하면서 앞으로 천천히 한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일정 부근에 들어선 순간.


제일 앞에 있던 골렘이 번개같이 반응하려 거대한 주먹을 날렸다.


“흐음!”


아서는 재빨리 발을 놀려 주먹을 피했다.


“으음?”


다음 흐름을 기다려 봤으나, 골렘의 공격은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무엇인가 하고 다시 전진하니 동일한 공격이 들어왔다.


이번에는 팔을 X자로 교차하여 주먹을 막아보았다.


쿠웅-!


건틀릿에 맞은 주먹에 금이 갔다.


아서는 다시 후퇴했다.


그러자 골렘의 팔은 금이 간 채로 원래의 위치로 돌아갔다.


“그런 건가.”


어떤 방식인지 이해했다.


일정 영역에 들어오면 정해진 행동을 하도록 설계된 모양이다.


“사르칸, 좌측을 맡아라.”


아서가 뒤를 돌아보며 사르칸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전부 부숴!”


아서가 먼저 몸을 날렸다.


일단 맨 앞의 골렘부터 주먹을 내질렀다.


주먹이 나아간 경로에 골렘의 몸이 산산조각 났다.


이후로 사르칸과 아서의 공격에 골렘들은 처참하게 부서져 나갔다.


작금의 골렘과 암흑시대의 양식을 떠올리면 당연히 후자의 내구성이 현저히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저게 금패 용병의 힘이구나.”

“그보다 저 사람, 은패 용병이라 하지 않았어?”

“그러네? 근데 도미닉하고 움직임이 별반 다르지 않은데?”

“어디 산속에서 평생 수련하다 왔나?”


저마다 감탄사를 내뱉으며 아서와 사르칸의 움직임에 감탄할 때쯤.


콰드득-!


마지막 골렘마저 처리한 아서는 어깨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확실히 내구성 면에선 현재보다 현저히 뒤떨어지는군.”

“하지만 움직임을 보면 제법 흥미롭습니다. 마음 같아선 이것들을 조사해 보고 싶군요.”


사르칸이 눈을 반짝였다.


조금 전에 상대한 골렘들은 현재의 골렘 양식보다 뛰어난 움직임을 보였다.


“일단 가지.”

“예.”


사르칸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일행은 골렘을 처리한 뒤 다시 통로를 걸었다.


다시 삼십 분이 되었을까, 통토의 끝이 보였다.


아서는 횃불을 꺼뜨렸다.


통로 끝에서 환한 빛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통로의 끝엔, 여태껏 상상으로만 접했던 풍경이 일행을 반겼다.


“허어억!”

“이, 이게 무슨···!”


다들 하나같이 경악했다.


그들의 눈에 펼쳐진 건 여태껏 보지 못한 금화의 산이었다.


산더미. 이 이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없었다.


금화가 그야말로 산더미를 이루고 있었다.


“거기 정지.”


탐색 도중 사르칸이 일행의 손길을 제지에 나섰다.


일행은 사르칸과 눈이 마주치자, 재빨리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했다.


“죄, 죄송합니다! 욕심에 눈이 멀어서 그만···!”

“어차피 보물 중 일부는 너희들에게 줄 거다. 하지만 이것도 어쩌면 함정일 수도 있다.”

“아!”


사르칸의 대답에 다들 탐욕서린 눈빛을 가라앉혔다.


“금화는 언제든지 가져갈 수 있지만, 중요한 건 값진 걸 가져가는 게 우선이다.”


아서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게 깔고 경고했다.


미연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아직 두 개나 더 남았어.’


금화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이제 막 첫 관문을 통과했다.


앞으로 있을 보상에 가슴이 마구 두근거렸다.


“가지.”


일행은 다음 관문을 향해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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