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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한스그레텔 님의 서재입니다.

근력 만렙 둔재는 영웅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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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5.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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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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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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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화

DUMMY

트롤의 강함은 말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오직 파괴와 살육을 반복하기 위해 태어난 종족이며, 기사에 빗대면 최소 5성급 ‘그레듀에이트’다.


물론, 이마저도 최소에 불과하다.


마력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레듀에이트조차 생사를 장담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이제 막 마력을 깨우친 수련생들로선 놈과 싸워 이길 가능성이 한없이 0에 수렴했다.


“아, 아아···.”


수련생들의 얼굴에 핏기가 싹 가셨다.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건 공포와 절망, 단 두 가지의 감정뿐.


제아무리 명가의 자제들이라고 해도, 실전도 치르지 못한 애송이들에 불과했다.


“우어어어-!!!”


트롤이 통나무를 휘두르며 앞으로 뛰었다.


족히 삼백 킬로그램은 넘은 통나무를 회초리 휘두르듯이 달려드는 그 모습이 너무도 두려워, 모두 발을 떼지 못했다.


트롤의 일격이 아이들에게 쏟아지려던 그 순간.


콰아아아앙-!!


엄청난 굉음과 함께 트롤의 통나무가 그대로 산산조각 나버렸다.


그리고 트롤의 앞으로 다가온 자는···.


“아직 늦지 않았나···.”


아서였다.


“허어, 허어···!”


그 뒤로 가론과 에드가 숨을 잔뜩 헐떡이며 뒤따라오고 있었다.


“가론, 에드! 여긴 내가 막고 있을 테니 너흰 아이들을 구출해라!”

“···예?”


조원들이 당황한 기색을 드러냈다.


“트롤입니다! 5성의 기사도 생사를 장담하기 힘든 놈입니다. 그런 놈을 조장님 혼자 상대하시다니요!”

“차라리 본가에 지원요청을 보내면···.”

“가론, 에드.”


아서가 싸늘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여기서 누군가가 시간을 끌지 못하면 전부 죽을 수 있다. 너희들 역시 마이어의 기사 후보생이지만, 아직 마수를 상대하는 방법을 모르지 않은가.”


아서가 시선을 돌려 다시 트롤에게로 향했다.


“그러니 아이들을 대피시키고 명령에 따라라.”


가론과 에드는 마지못해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서의 말대로 자신들이 짐이 될 수 있기에 더 입을 열지 못했다.


퍼억-!


“어이, 여기다!”


아서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을 집어 던진 다음, 트롤이 서 있는 반대 방향으로 뛰어갔다.


“우어어어-!!”


이에 트롤이 잔뜩 흥분한 채 아서에게 달려들었고, 수련생들은 트롤로부터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다.


“···전원 비상용 아티팩트를 작동해라!”


아서가 트롤을 향해 도발하는 사이.


가론과 에드는 발 빠르게 수련생들을 피신시켰다.


***


조금 전, 딱 한 번 트롤과 부딪쳤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 손목이 부러졌다.


아니, 손목뿐만 아니라 팔 전체가 덜덜 떨릴 정도로 아릿한 감각이 전해졌다.


놈과의 정면 승부에서 버틸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도 장담할 수 없었다.


현재 아서의 성취는 태산격 5성.


이 모든 걸 열 살에 이뤘다고 말하면 아무도 믿지 못할 성취지만, 트롤을 상대하기엔 아직 요원했다.


문제는 트롤의 재생 능력이다.


머리와 심장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불과 수 초 만에 재생시킬 수 있는 능력은, 아무리 아서라고 해도 도저히 방도가 없었다.


최악의 경우엔 트롤이 아닌 자신이 당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다.


‘태산격 6성이면 해볼 만한데···.’


곁눈질로 뒤를 보는 동안, 아서는 트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트롤의 또 다른 이명은 폭군.


트롤 정도 되는 놈이라면 능히 산의 주인이 될 수 있었다.


허나, 아서의 눈앞에 있는 트롤은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하게 말라 있었다.


‘···트롤조차 먹이 경쟁에서 쫓겨났다고?’


한편으로는 히페리온 산에 군림하는 산군이 누군지 궁금한 찰나에.


“크워어어어-!!”


굶주림에 이성이 완전히 마비된 트롤이 본능적인 사나움을 드러내며 달려들었다.


주변의 나무와 바위를 부숴가며 악을 내지르고 돌진해 왔다.

이성이 마비되어 고통을 느낄 새도 없었는지, 녀석의 몸뚱이는 피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후우.”


아서는 놈의 경로를 예상하여, 그대로 왼쪽으로 몸을 날렸다.


콰아아아앙-!!


트롤의 경로에 커다란 고목이 뿌리째 뽑혀 날아가고, 집채만 한 바위는 산산조각이 나 자갈과 돌멩이 형태로 바닥을 잔뜩 굴렀다.


‘살벌하군.’


정면으로 맞았다면, 온몸의 뼈가 부러져 연체동물처럼 죽었을 터.


한편으로는 놈의 상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빈틈투성이군.’


승산이 없는 싸움이었다면 진즉 녀석으로부터 도망쳤을 것이다.

제아무리 트롤이라고 해도 6성의 경지에 오른 교관들을 상대로 순식간에 온몸이 분해될 터.


그러나 겨우 이 정도 위기에서 도망칠 아서가 아니다.


또한 이만한 위기조차 극복하지 못한다면, 외부 신을 격살하겠다는 본인의 신념을 스스로 버리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트롤과 대면을 한 순간부터 아서는 죽음을 각오한 상태였다.


그래도 승산은 있었다.


아서는 손으로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기회는 단 한 번.’


정면 승부는 피한다.


그렇다면 남은 건 단 하나.


아서는 독 발린 단검을 역수로 쥐어 놈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놈이 지척에 다가온 그 순간.


푸욱-!


독 발린 단검을 놈의 목덜미에 쑤셔 넣었다.


‘됐······.’


콰아아앙-!!


재차 이어지는 일격에, 아서는 저 멀리 날아갔다.

그 모습이 마치 귀찮은 모기를 쫓아내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크윽!”


두꺼운 나무에 부딪히며 온몸의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았으나,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재생 능력을 발동시켰다.


으드득-!


피 섞인 가래를 내뱉는 도중, 트롤이 다시 한번 괴성을 내지르며 직선의 경로로 달려들었다.


“크워어어어-!!”


괴성을 내지르며 주먹을 내지른 찰나의 순간.


“크, 크우우···?!”


트롤은 다음 공격을 이어 나가지 못했다.


“우웨에에엑-!”


돌연, 갑자기 커다란 고통과 함께 입에서 검게 죽은 녹색의 피를 쏟아낸 것이다.


오장육부가 잔뜩 뒤틀릴 정도로 심한 고통이 트롤의 이성을 단박에 흔들었다.


태어나면서 이런 고통은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녀석은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크, 크으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을 때, 트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자신을 농락한 자그마한 인간의 얼굴이었다.


“효과가 있군.”


저 인간은 자신을 비웃고 있었다.

트롤은 당장이라도 저 작은 인간을 찢어발기고 싶었지만, 자신의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주 잠깐이었으나, 왠지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기묘한 느낌도 함께였다.


‘다행히 녀석에게 효과가 있었군.’


녹독각(鹿毒角)은 마력의 흐름을 꼬이게 만드는 독초이자, 마수에게도 치명적인 효능을 가졌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다.’


트롤의 재생 능력으로 해독까진 불과 5분.


‘그 안으로 머리를 부순다.’


아서는 전신의 모든 힘을 오른팔에 집중시켜 녀석의 머리통을 향해 정권을 내질렀다.


콰드드드득-!!


“끄르륵-!”


트롤의 머리가 부서진 그 순간, 아서가 돌연 팔을 부여잡으며 고통의 신음을 토했다.


방금의 일격으로 팔이 완전히 걸레짝이 되어버린 것이다.


“···끄으읍!”


허나, 아서는 고통을 무릅쓰고 계속해서 주먹질을 이어 나갔다.


부서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부서질 때까지 계속 치면 된다.


재생 속도가 빠르다?

재생 속도보다 빠르게 부수면 된다.


콰득-!

콰드득-!!

콰드드득-!!


광기마저 느껴지는 주먹질은, 어느새 트롤의 가죽을 찢고 뼈를 부숴 이내 뇌를 헤집으며 나아갔다.


그러고 마침내.


콰드드득-!!!


트롤의 뇌를 부수는 데 성공한 순간, 아서는 돌연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소리는 아서의 평소 목소리와 전혀 다른, 거칠고 끔찍했다.


놈의 머리를 부순 것까진 좋았으나, 재생 과정에서 발생한 고통은, 아서에게 온몸이 찢어지고 부서지는 고통을 생생하게 느끼게 했다.


다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트롤, 그리고 수련생들의 구출.


그래도 트롤의 심장을 얻을 수 있었지만.


“끄으으으으-!!”


수차례 뼈가 부서지는 고통에 아서는 또다시 어금니가 부서지도록 비명을 참았다.


실시간으로 근육이 찢어지고, 뼈가 부서지는 도통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었다.


‘의식을 잃으면 끝이다.’


여기에서 정신이 끊기면 정말로 모든 것이 끝이다.


연체동물처럼 늘어져 냄새나는 트롤의 시체 옆에서 죽는다.


전생과 현생을 통틀어 이보다 더한 고통은 느껴본 적은 없었다.


“끄으으읍!”


그 외에도 신체 이곳저곳이 멀쩡한 구석이 한 군데도 없었다.


실핏줄이 터져버린 피부는 검붉게 되어버린 지 오래고, 구멍에선 검게 죽은 피가 줄줄 새어 나왔다.


떨리는 입술 사이로 죽은 피가 흐르고, 눈동자는 핏줄이 터져 흰자위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때.


아서는 심장에서 용솟음치는 거대한 기운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건······.’


부러진 위치에서 벗어난 뼈가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고, 끼워 맞춰진다.


동시에 재생도 이루어졌다.


요란한 뼈 소리와 함께, 잔뜩 비틀린 골격의 위치가 제모습을 되찾아 갔다.


뇌를 헤집고 있던 격한 통증이 서서히 가라앉고, 붉게 물들인 흰자위와 피부가 제모습을 되찾았다.


“허억, 허억···.”


이내 아서가 몇 차례 숨을 고르자, 고통은 어느새 싹 씻겨 사라졌다.


재생의 부작용이 더 이상 아서를 고통스럽게 만들지 않는 것이다.


‘거인의 혈통.’


아서는 심장에서 느꼈던 용솟음치는 기운을 상기했다.


‘창궁에서 가주님을 봤을 때를 제외하곤 오늘이 처음이었지.’


아서는 머릿속으로 거인의 혈통을 떠올리며 곰곰이 생각했다.


‘죽음과 직결되는 위기에 놓이면 자동으로 발동되는 건가?’


일어서서 몸을 풀어보니,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갈가리 찢긴 근육은 유연함을, 부러진 뼈는 그 단단함을 되찾았다.


‘당장이라도 움직일 수 있겠군.’


아서는 눈앞에 널브러진 트롤의 시체를 향해 나아갔다.


머리가 터져 죽어버린 트롤의 사체를 헤집어 뒤지곤, 성인 남성의 머리통만 한 심장을 꺼내 들었다.


‘트롤의 심장.’


일반적으로 트롤의 심장이라고 하면, 대륙의 내로라하는 명가조차 돈이 많아도 구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희귀성을 자랑했다.


섭취 시 기사는 단전의 그릇이 확장되고, 마술사는 심장이 강화되어 보다 서클을 운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더구나 지속되는 남획으로, 트롤은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해있으니, 눈앞의 심장은 아서에게 엄청난 기연이자 기회였다.


‘트롤의 심장을 여기서 얻게 될 줄이야.’


문제는 트롤의 심장은 가공을 거쳐 독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이상 섭취할 수 없다.


그래서 치료사들 가운데 독기만 전문적으로 제거하는 전담반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반적인 방법이라면 그렇지.’


아서는 녹색의 피가 뚝뚝 흐르는 트롤의 심장을 그 자리에서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식감은 질긴 육포를 뜯는 것보다 더 질기고.

찐득하고 역한 누린내가 뇌를 잔뜩 휘저었다.


몇 번이고 뱉어내고 싶은 충동이 있었지만, 끝끝내 참아가며 트롤의 심장을 먹어 치웠다.


“후우···.”


이후로 배낭에서 스파릴라스를 전부 꺼내 통째로 입 안에 쑤셔 넣었다.


질겅질겅, 입안에서 응축된 민트의 향이 뇌를 헤집고 나아갔다.


두근-!

두근-!!

두근-!!!


생명이 용솟음친다.


트롤의 심장에 담긴 기운이 유레없는 속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뇌가 쾅쾅 울리고 맥박이 터질 듯이 빠르게 뛴다.


온몸에 열이 올랐다가 차가워지고 반복하길 오랜 시간이 흐르고···.


“으음···.”


영약의 섭취를 끝낸 아서는 신기한 듯 몸을 이리저리 둘러보다 몸을 움직였다.


몸을 깃털처럼 가벼웠고, 신체의 전반적인 강도와 유연성이 한층 더 향상되었다.

정말로 자신의 몸이 맞나 착각이 들 정도의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


솔직히 이 정도로 약효가 뛰어날 줄 몰랐다.


지금이라면 레미디오스의 신체 단련술을 연마해도 차고 넘칠 정도다.


“구경은 다 하셨습니까?”


아서는 수풀 너머로 드리운 어둠 속을 응시하며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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