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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 만렙 둔재는 영웅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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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그레텔
작품등록일 :
2024.05.2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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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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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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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4화

DUMMY

두 달 뒤 새벽 공기가 스산한 연무장.


아서는 가장 먼저 연무장에 나와 격투술을 연마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계의 아이들 역시 차례대로 들어왔다.


“허, 이 시간까지 계속 수련하고 있었던 거야?”

“괴물 같은 놈···.”


하나같이 전부 질린다는 표정으로 아서를 품평했다.


뒤늦게 나온 수련생 역시, 가볍게 수다를 떨며 훈련 준비를 했다.


그렇게 평소와 같은 하루가 시작될 때였다.


콰앙-!


연무장 문이 거칠게 열리고 아론이 들어왔다.


“모두 주목!”


그는 손뼉을 쳐서 시선을 모았다.

훈련 중이었던 아서도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너희들에게 두 번째 임무가 내려왔다.”

“임무요?”

“두 번째 임무라면······?”


임무라는 단어에 수련생들의 눈동자가 아론의 입을 향했다.


아론이 입을 열었다.


“두 번째 임무는 외부 임무다.”

“우와아아!!”

“드디어 첫 외부 임무인가?”


수련생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기대감에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 기대감에 소리를 지르며, 흥분하여 고양된 표정을 상기하기도 했다.


“물론, 너희들만 가는 건 아니다. 혹시나 있을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나와 교관들이 함께 가게 될 거다.”

“임무가 무엇입니까?”


세르타가 손을 들어 올렸다.

녀석의 표정은 이번 기회를 통해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마이어의 영역을 조금 벗어난 곳에 오렌이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이 있다.”


아론은 지도를 펼쳐 손짓으로 오렌 마을이 있는 지역을 가리켰다.

자세히 보니 지도에도 나오지 않을 만큼 작은 규모의 마을이었다.


“오렌 마을에 가서 사람들을 위협하는 마수만 처치하고, 마을을 지키는 게 너희의 임무다. 임무의 중점은 마을 보호와 마수 토벌이지.”

“마수 토벌이요?”

“으음···.”


두 달 전, 히페리온 산에서 트롤을 만났던 경험이, 아직도 수련생들의 뇌리에 깊숙이 박혀있었다.


“뭐, 마수는 대부분 약한 놈들이니 그건 너무 걱정하지 마라. 저번의 트롤 같은 경우엔 우연히 일어난 사건이니까.”


아론이 손을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고 이번 임무가 쉽다곤 말하지 않겠다. 설령 너희들이 모든 마수를 쓰러뜨렸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마을 역시 지켜야 하니까.”

“질문이 있습니다.”


시에라가 손을 들어 올렸다.


“조 편성은 저번처럼 그대로입니까?”

“그래. 다만, 이번에는 경쟁이 아닌 협력이니 조장끼리 협동하는 것도 너희들의 능력이다.”


아론의 시선이 수련생들을 쭉 훑다가 이내 아서에게서 멈췄다.


“이번에는 리더의 능력이 중요하다.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상황과 분위기를 읽어가며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출발은 사흘 새벽. 그때까지 훈련은 쉬고, 준비를 단단히 해라.”

“사, 사흘 후?”

“너무 촉박하잖아?”


수련생들 사이로 당황이 깃든 여파가 일었다.


“으음···.”

“사흘 후라···.”

“점수 책정 방식은 어떻게 진행되는 겁니까?”


세르타가 질문했다.


“이번 임무는 협동으로 진행되는 방식이라 점수는 없다. 다만, 이번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본 총교관이 너희들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마.”

“그게 무엇입니까?”


아론이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걸 미리 알려주면 재미없지. 한 가지만 말해주면, 너희들에게 매우 도움이 되는 선물이라는 건 미리 알고 있어라.”


아론의 말을 경청했던 수련생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마이어의 수련생 신분이지만, 그들 역시 한 명의 동심이 깃든 아이들이었다.


“그럼 오늘은 훈련 없으니까, 이만 해산하도록”

“알겠습니다.”


수련생들이 우렁차게 대답하고 각자 텐트로 뛰어갔다.


‘외부 임무라.’


아서는 곁눈질로 지도를 쳐다보았다.


‘정비를 해야겠군.’


슬슬 무기에 대한 필요성을 느낀 참이었다.


‘언제까지 맨주먹만으로 놈들에게 대적할 수 없는 노릇이니.’


고민을 마친 아서는, 곧바로 아론에게 다가섰다.


“응? 원하는 거라도 있나?”

“대장간을 소개해 주십시오.”

“대장간?”

“이번 임무를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게 있어서 그렇습니다.”


아론은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내 질문에 답했다.


“여기서 나가면 오른쪽에 붉은색 지붕 건물 사이로 들어가면 대장간이 나오거든? 그곳으로 가봐.”

“알겠습니다.”

“근데 뭐로 준비하게?”


아서가 자신의 손을 툭툭 치며 답했다.


“건틀릿입니다.”

“···건틀릿?”


건틀릿은 보통 기사들이 손등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구지만, 검술을 다루는 데 불편하다는 이유로 시장 된 방어구 중 하나다.


물론, 격투술을 배우는 이들에게 무기로 다루기도 하지만, 대륙에서 격투술을 다루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래. 아무튼 구할 수 있으면 잘 구해봐.”


아론은 응원의 의미로 손을 흔들며 연무장을 떠났다.


아서는 그런 아론의 뒷모습을 보며 뒷걸음질로 텐트로 들어섰다.


***


아서는 차가운 우물물로 대충 씻고, 마이어의 공방 거리를 활보하며 아론이 말한 곳으로 향했다.


밤늦게까지 대장간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열기가 잔뜩 피어오르고 있었다.


“실례합니다.”


아서는 각종 장병기를 진열해 놓은 전시장을 쭉 둘러보았다.


‘나쁘지 않군.’


검의 무게 중심부터, 예기와 강도 또한 잘 맞춰져 있었다.

실력 있는 장인의 손길이 절로 느껴지는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옛날 생각이 나는군.’


전생에서 검을 수련하면서 새로 검을 장만했던 때가 생각났다.


‘그땐 멋모르고 좋아 보였던 걸 샀었는데.’


용병으로 뛰면서 받은 첫 의뢰금으로 샀던 검이 알고 보니 짝퉁이었다는 사실에 정말 열이 확 올라온 적이 있었다.


‘저쪽인가?’


붉은색 지붕 사이로 후끈거리는 열기가 마구 피어올랐다.


콰앙-!

콰앙-!!


골목 안으로 들어가자, 골통을 부술 듯한 망치 소리가 들려왔다.

안쪽으로 진입할수록 흘러나오던 열기도 강해졌다.


‘제대로 찾아왔군.’


쇠를 두들기는 소리와 간격만 봐도, 실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파악할 수 있다.

전생부터 봐왔던 대장장이들과 차원이 다른 망치질이었다.


대장간 앞에 놓인 검 하나를 집어 들었다.


화려함도, 세련됨도 없는 평범한 검.

하지만 균형이 완벽하고, 내구력이 상당했다.

숙련된 장인에게서도 보기 드문 장인의 혼이 느껴졌다.


콰아앙-!!

콰아앙-!!!


대장간 내부엔 백발이 성한 근육질의 노인이 쇠를 내려치고 있었다.


그는 아서가 가까이 다가왔음에도, 망치질을 계속해서 이어 나갔다.

아서도 그에게 말을 걸지 않고 무기들을 살폈다.


콰앙!

콰앙!


열기가 감도는 공간 속에서 오직 망치질 소리만이 울렸다.


망치질을 마친 노인이 망치를 내려놓았다.


“예절 바른 손님이군.”


첫인상과 마찬가지로 무뚝뚝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품격이 깃든 목소리가 울렸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간섭받지 않아야 한다. 여태까지 찾아온 놈들은 그걸 모르는 예의 없는 것들이었지만, 너는 그나마 예의를 갖추었군.”


아서를 바라보는 노인의 시선에는 약간의 호의가 담겨 있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온 손님이니, 이야기는 해야겠지.”


노인이 아서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 이름은 무엇이냐?”

“아서라고 합니다.”

“아서, 너는 이곳이 어딘 줄 알고 들어왔나?”

“화염을 두들기는 망치의 요람. 총교관의 소개로 찾아왔습니다.”

“···그 미친놈이 이곳을 추천해 줬다고?”


대장장이 노인이 아서의 몸과 팔을 쭉 살피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육체는 훌륭하군. 하지만 마력이 없어. 태생부터 그랬던 것이냐?”

“그렇습니다.”

“그래서 격투술을 중점으로 단련했던 거군,”


아서는 노인의 눈동자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신이 단련해 온 길을 엿보고 있었다.


“너는 미친놈이군. 그것도 무(武)에 미친 놈.”

“···그렇습니다.”


딱히 부정할 생각은 없었기에, 아서는 노인의 말에 긍정했다.


“북방의 뇌신이 괴물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군. 수많은 녀석을 봤지만, 너 같은 녀석은 처음이다.”

“······.”

“나는 드왈린이다. 불꽃에 매료되어 죽을 때까지 망치를 두들기는 우둔아(愚鈍兒)지.”


그는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


“그래서 날 왜 찾아온 게냐.”

“무기를 구하러 왔습니다.”

“무기?”

“꽤 험한 전투가 벌어질 것 같아 미리 무기를 구하려고 왔습니다.”

“흠, 격투술에 어울리는 걸 만들어 달라는 건가?” “그렇습니다.”


드왈린이 우뚝 멈춰 섰다.


“···제법 험한 인생을 살아왔군. 아직 10살이 간신히 넘어 보이는 거 같은데.”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아서를 어디론가로 데려갔다.


“네 마음에 드는 걸 가져가라. 전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들이니, 무얼 가져가도 쓸만할 테지.”

“감사합니다.”

“됐다. 오히려 내 무기가 버텨주려는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군.”


드왈린은 손을 쫙 펼친 뒤 테이블 위에 있던 물병을 순식간에 들이켰다.


“음······.”


아서는 규칙적으로 깔린 건틀릿들을 차례로 살폈다.


‘훌륭하군.’


한눈에 봐도 전부 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물건들이다.

무얼 골라도 만족스럽게 쓸 수 있겠지만···.


‘다만 무게가 전부 가볍군.’


대부분이 양쪽 합쳐 5에서 8킬로그램 후반대를 차지하는 물건들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제일 무거운 건 10킬로그램이 채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것들은 아서의 폭발적인 육체를 감당할 수 없는 무기들이었다.


‘아쉽군.’


다른 건틀릿을 살피고 있을 때 오른쪽 창고에서 거무튀튀한 무언가가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적인 철 덩어리나 다름없어 보였다.


“호오.”


창고 깊숙한 곳에서 검은 광택이 번뜩이는 건틀릿을 발견한 아서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드드득-!


“묵직하군.”


두께만 해도 성인 남성의 허벅지만 한 건틀릿은 팔 부분과 손목이 따로 떨어져 있고, 아서의 팔 전체를 감쌀 만큼 크고 무거웠다.


그 살벌한 생김새에서 적을 확실하게 분쇄해 버리겠다는 의지가 물씬 풍겼다.


‘···전생에 쓰던 것과 비슷하군.’


놀랍게도 모양이 전생의 애병과 비슷하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마음에 쏙 들었다.


“이걸로 하겠습니다.”


아서가 빙긋 웃으며 건틀릿은 팔에 장착했다.


“···들어올리기도 힘든 무기를 어찌 휘두르겠느냐? 그냥 내려놔라. 차라리 다른 걸······.”


드왈린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젓는데, 이내 그의 눈에 기함을 토할 만한 풍경이 펼쳐졌다.


“······허?!”


파앙-!

파아앙-!


건틀릿을 몇 차례 휘둘러보던 아서는 이내 한 손으로 주먹을 내지르기까지 한 것이다.


거기다.


콰아아아아앙-!!!


가볍게 바닥을 후려친 건틀릿의 일격에 건물 전체가 일순간 흔들렸다.


“하, 저런 무식하기 짝이 없는 무기를 가져가겠다는 미친놈은 처음이군.”


어처구니없다는 말과 달리 드왈린이 표정은 시원하고 만족스럽게 보였다.


“이 무기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혹시나 없다면 직접 지을 생각으로 물어본 것이었는데, 생각이 난 듯 드왈린이 이내 답했다.


“산의 심장.”

“산의 심장(Heart of the Mountain)······.”


생각보다 마음에 든 이름에, 아서는 빙긋 웃었다.


한편 드왈린은 아서의 모습에 기가 질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런 무식한 놈을 아기 다루듯이 다룰 줄이야.’


무게만 족히 수십 킬로그램이나 육박하고, 기사들도 쉽게 다룰 수 없을 정도로 단순 무식한 녀석이었다.


그런데 그런 건틀릿을 마력도 다루지 못하는 애송이가 다룰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돈은 됐으니, 그냥 가져가라. 가서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내라.”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은혜는 무슨. 어차피 굴러다니는 잡동사니 하나 준 걸 가지고.”


도리어 재미있는 구경을 했으니, 이득을 본 쪽은 드왈린이었다.


“그럼.”


아서가 고개를 숙인 뒤 대장간을 나갔다.


골목 사이로 아서가 사라질 때까지 시선을 한시도 떼지 않은 드왈린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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